김용만의 함께 사는 세상 :: [서평]고양이를 버렸더니 산 속에서 혼자 자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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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이 나를 웃게 합니다.


제목만 보고도 따뜻한 책임을 알 수 있었습니다. 전 개인적으로 이런 책을 좋아합니다. 특별한 지식은 아니더라도 마음의 훈훈함을 느낄 수 있고 이웃들의 사는 모습을 보며 세상은 살 만 한 곳이라는 것을 느낄 수 있는 책말입니다.


<당신이 나를 웃게 합니다. 책표지>


지은이 송은주씨는 특별한 이력이 있습니다. '사람'과 '세상'에 끊임없이 천착하는 글로벌 시티즌십 교육자이자 트랜드 분석가, 행정학 박사입니다. 우리 삶에 마법 같은 순간을 만들어 내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담아 이 책을 썼다고 합니다. 이 책은 사람들의 따뜻한 행동하나가 이 세상을 얼마나 변화 시킬 수 있는지를 보여주는 이야기로 가득합니다. '에이 설마'라며 읽던 내용이 '이야, 정말.' 이라는 감탄사가 나오게 합니다. 마지막 장을 덮는 순간, '그래 세상은 따뜻한 일들이 훨씬 많아, 나도 할 수 있어.'라는 생각이 듭니다. 


따뜻한 사람들의, 따뜻한 이야기를 소개합니다.


"아프리카 부족에 대해 연구 중이던 어느 인류학자가 한 부족의 어린이들을 모아놓고 게임을 제안했습니다. 누구든 제일 먼저 바구니까지 뛰어간 아이에게 과일을 모두 주겠노라 한 것이지요. 아이들은 마치 미리 약속이라도 한 듯 서로의 손을 잡고 달렸습니다. 바구니 앞에 도착한 아이들은 함께 둘러앉아 키득거리며 과일을 나눠 먹었습니다. 왜 함께 달렸나고 인류학자가 물었습니다. 아이들의 입에선 다음과 같은 단어가 합창하듯 쏟아졌습니다. "UBUNTU!" 그리고 한 아이가 덧붙입니다. "다른 아이들이 다 슬픈데 어떻게 나만 기분 좋을 수 있나요?" '우분투'는 아프리카 코사어로 "우리가 있기에 내가 있다."라는 뜻입니다.


지난 10월 초에, 한 초등학교 운동회에서 빨리 달리지 못하는 친구의 손을 잡고 일렬로 달리는 사진이 공개된 적이 있었습니다. 당시 많은 이들이 감동을 했으나 해당 학생들은 자신들이 왜 주목을 받는지 몰랐다고 합니다. 친구가 항상 꼴찌를 해서 마음 아플까봐 담임 선생님께 미리 양해를 구하고 달린 것이지요. 저 또한 그 사진을 보며 잔잔한 감동을 느꼈습니다. 


1등이 있다는 말은 꼴등이 있다는 말입니다. 선발하는 자의 입장에서는 1등이 필요하겠지만 함께 사는 삶에서는 친구가 더 필요할 것입니다. 저희 딸아이가 다니는 유치원에서도 운동회때 서열을 매기는 종목은 하지 않습니다. 몸체조, 율동, 격파, 요가 등으로 운동회를 꾸밉니다. 부모님들은 자녀들이 다른 아이보다 얼마나 잘하는지에 관심을 두지 않습니다. 다만 우리 아이가 하는 모든 것이 귀여울 뿐입니다. 서열을 매기는 것이 행복과 연결되는 것은 아닌 것 같습니다.


괴짜 판사의 명판결


"눈보라가 몰아치는 한겨울, 35마리의 새끼 고양이를 숲에 버린 26세의 주부에게 "아무도 없는 산 속에서 혼자 하룻밤을 보내라."는 판결이 내려집니다. 고성방가로 이웃에게 고발된 청년은 하루종일 록 음악 대신 클래식을 들으며 하루 동안 묵언하라는 명령을 받습니다. 초등학생 통학 버스의 타이어에 구멍을 낸 십대 말썽꾸러기들은 펑크 낸 통학버스를 초등학생들과 함께 타고 가서 피크닉을 열어주라는 판결을 내렸습니다.


괴짜 판사 마이클의 실제 판결내용입니다. 20년 넘게 판사로 살아온 마이클은 벌금을 물거나 감옥에 수감되었던 범법자들이 얼마 지나지 않아 비슷한 범죄를 저지르고 법정으로 돌아오는 현상에 조치가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마이클은 말합니다. 판사로서 저의 일은 범죄를 저지른 이의 나쁜 습관을 바꿔주고 타인과 더불어 살아갈 수 있도록 도와주는 일입니다."


마이클은 판사의 업무를 '죄 지은 자를 감옥에 가두거나 벌금을 물리는 일'에서 '인간을 보듬어 안고 각자가 삶의 무게를 반추해보도록 하는 일'이라고 말합니다. 인간을 보듬어 안고, 자신만의 잘못을 자신만의 벌로 해결하는 것이 아니라 결국 인간을 보듬어 안는 일에 대한 경험을 판결합니다. 벌의 내용이 너무 우스워 보이지만 결국 자신도 비슷한 상황을 경험해보고, 상대를 즐겁게 하는 경험을 하게 하는 것입니다. 처음 판결을 듣고 어이없어 하겠지만 벌을 이행하고 나서 사람이 어떻게 바뀔지 쉽게 예상이 됩니다.


마이클은 인간을 가해자와 피해자로 본 것이 아니라, 한 인간과 또 다른 인간으로 본 것입니다. 우리나라에선 영원히 보기 힘든 판결일까요? 사건을 보기 전에 인간을 본다는 점에서 '아니야, 우리가 미안하다'를 쓴 소년법정의 천종호 판사님도 비슷한 생각을 가지신 것 같습니다. 판사의 판결이 얼마나 중요한지를 새삼 깨닫게 되었습니다.


평범한 아빠가 할 수 있는 일


라이언 가르시아는 3개월 된 첫 딸만 보면 입이 귀에 걸리는 딸바보 아빠입니다. 2011년 12월 31일, 새해 계획을 세우던 가르시아는 문득 내 딸이 커서 살아갈 세상이 더 거칠어져서는 안 될 텐데, 라는 걱정이 들었습니다. 라이언은 366일(당시 윤년)동안 낯선 이들이나 친구, 가족에게 매일 한 개씩 '무작위 선행'을 하기로 했습니다. 그리고 그 선행을 블로그에 기록하기 시작했습니다. 2012년 1월 1일부터 시작된 그의 무작위 선행 여정은 다음과 같습니다.


"헌혈하기, 어르신과 신호등 함께 건너기, 놀이터에서 동네 꼬마들과 놀아주기, 동네 총각의 이력서 손 봐주기.."라이언은 아이디어가 바닥나지 않도록 친구들에게 선행 아이디어를 자신의 블로그에 올려달라고 부탁했습니다. 채택되면 건당 10센트씩 좋은 일을 하는 단체에 기부하겠다고 덧붙이면서요. 놀랍게도 전 세계에서 1만 건이 넘는 아이디어들이 그의 블로그에 모였습니다."


딸이 자란 세상은 좀 더 따뜻해 지기를 바라는 평범한 아빠의 노력이야기 입니다. 너무나 하찮은 이야기일 수 있습니다. 너무나 평범한 이야기 일 수 있습니다. 하지만 이런 아빠들이 많아지고, 이런 선행을 받은 사람들이 많아지면 딸이 자랄 세상은 한층 따뜻한 세상이 될 것입니다. 지치고 쓰러졌을 때 손 내밀어주는 이가 있는 세상을 만드는 데 힘을 보태는 것, 이것이야말로 아빠가 딸에게 줄 수 있는 가장 큰 선물일 지도 모릅니다. 


뭔가를 받을 수록 행복해 질 것이라는 통념과는 반대로, 자신의 것을 남에게 줄수록 더 행복한 감정을 경험한다고 합니다. 가르시아는 이미 행복한 감정을 경험하고 있고 그 감정은 딸에게, 딸의 친구들에게 전달 될 것입니다. 이 감정은 특별한 힘이 있습니다. 한번 경험하면 그 감동을 쉽게 잊을 수 없다는 것이죠. 사소한 선행, 따뜻한 세상을 위한 첫 단추일지도 모릅니다.


타임 트원을 찾아서


타임 트윈이란 나와 같은 날 태어난 사람을 말합니다.스코틀랜드 태생의 리처드는 마흔 살이 되는 날인 2014년 12월 1일까지 전 세계를 돌아다니며 40인의 '타임 트윈'을 직접 만나보자는 계획을 세웁니다. 생년월일이 같은 이들을 지구촌 어딘가에서 찾을 확률은 2만 5천분 중 1, 인터넷을 뒤지고, 지인들을 동원하고, 페스티벌에 가서 플래카드를 들고 수소문하기를 수십차례, 지금까지 리처드는 34명의 타임 트윈을 만나 서로의 궁금증을 해소했다고 합니다.40년 가까이 각기 다른 인생을 살아온 낯선 땅의 친구들과 인생 모험을 공유한 리처드는 이렇게 말합니다. "사연 없는 인생은 없더군요. 시련을 맞은 이야기를 나누며 부둥켜안고 울었던 적도 여러 번입니다. 인생은 선량한 사람들에게 왜 이리도 가혹한지, 가슴이 무너져 내렸습니다. 그러나 다시 추스르고 웃음을 놓지 않으려 노력하는 것 또한 인간이라는 것도 알게 되었습니다."


리처드의 특별한 여행은 많은 것을 느끼게 합니다. 전 세계 각지에서 같은 날 태어나 40년을 산 자들이 만나 공유한 경험, 그 속에서의 이야기를 들으며 리처드는 친구들과 함께 웃고 울었다고 합니다. 힘들게 살아온 인생이지만 그 속에서 웃음을 놓지 않으려는 친구들을 보며 인간의 경이로움을 느꼈다고 합니다. 삶이 힘들지 않은 사람은 없다고 했습니다. 그 삶의 힘듬은 각자가 짊어지고 가야 할 인생의 짐이라고 했습니다. 저도 인생의 짐이 있습니다. 이 짐의 무게는 어쩔 수 없습니다. 하지만 이 짐을 짊어지고 한발자욱씩 나갈 수 있는 것은, 오늘이라는 감사와 내일이라는 희망 때문인 것 같습니다.


'당신이 나를 웃게 합니다.'.. 이 책을 덮을 때 쯤이면 왜 오늘이 감사하고 내일이 희망적인지 알 수 있습니다. 간단한 것 같지만 간단하지 않은 책, 책장을 넘길 수록 따뜻한 향이 나는 책, 마지막 장을 덮으면 계절은 겨울이지만 마음은 따뜻한 봄날을 느낄 수 있을 것입니다. 


사람이 희망입니다.



<글이 공감되신다면 책을 읽어주세요.^^>




Posted by 마산 청보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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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스카이4 2014.12.06 08:13 Address Modify/Delete Reply

    이 책도 찜! 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