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산 청보리' 사는 이야기

로봇랜드? 가서보니 콘도랜드!

마산 청보리 2014. 5. 22. 07:00

마산 합포구 구산면 반동리 일원에 로봇랜드 공사가 한창입니다.

▲ 로봇랜드 조감도(경남도민일보 DB)


마산 로봇랜드 사업은 국책사업으로 126만㎡에 국비 560억원, 도비 1,000억원, 시비 1,100억원, 민자 4,340억원 등 총 7,000억원 의 사업비가 투입되는 대규모 사업입니다.


로봇을 테마로 한 공원이라고 박완수 전 창원시장은 말했었죠.<관련기사.2010.9.3. 경남도민일보> 


허나 사업계획을 보면 산업단지인지 위락시설인지 개념이 모호합니다.


 간단히 소개하자면 1단계는 R&D(연구개발)센터, 컨벤션센터, 전시시설, 기반시설(도로, 주차장)등 공공부문과 테마파크를 조성할 계획이고, 2단계는 호텔, 콘도를 지을 예정입니다.


1단계 사업은 2016년 9월, 2단계 공사는 2018년 말 완공예정입니다.


그간 추진 현황을 정리해 보면

<과거추진현황>


일        자 

사   업   추   진   내   용 

 2007. 11.13

 로봇랜드 예비사업자 확정(경남, 인천) 

 2008. 12.29 

 로봇랜드 최종사업자 확정(경남, 인천) 

 2011.11.14

 로봇랜드 조성실행계획 승인(지식경제부) 

 2011.12.01

 로봇랜드 조성사업 기공식 

 2012.3월~6월

 총사업비 관련 협의(기획재정부, 지식경제부) 

 2013.11.07

 공공부문 토목공사 착 


<향후추진계획>


 일        자

사   업   추   진   내   용 

 2015.1월~5월

 건축공사 인, 허가(건축위원회 심의 등) 

 2015. 6월

 공공부문 건축공사 착공 

 2015.10월 

 공공부문 콘텐츠 구축공사 착공 

 2016. 9월

 공공부문 건축 및 토목공사 준공 

 2016.12월 

 공공부문 콘텐츠 구축공사 준공 

 2017. 1월~3월

 유기시설, 유기기구 허가전 안정성 검사 

 2017. 3월 이후

 로봇랜드 사업 공(1단계) 및 개장 



사실 로봇랜드는 시작시 시공업체부터 투자비용, 환경문제, 민자유치 등 잡음이 끊이지 않았습니다.  


관련기사들입니다.



◇마산 로봇랜드 = 첫 삽을 뜬 로봇랜드에 대한 우려가 잇따랐다. 명희진(민주당·김해4) 의원은 "민간사업자인 울트라건설이 이전에 보였던 모습을 고려하면 사업이 제대로 추진될지 의문"이라며 "경남도가 제대로 견인장치를 둬야 한다. 논란이 많았던 만큼 예산 편성 등에 신경 써달라"고 했다.

석영철(통합진보당·창원4) 의원은 "2009년부터 4년을 끌었는데, 사업성이 없거나 민자 기업이 실제로 자금을 댈 능력이 없는 이유 등으로 미뤄졌던 게 아니냐"고 따졌다. 그러면서 "울트라건설은 코스닥 상장 기업 900개 가운데 부채 순위가 여섯 번째다. 재무 상태 등 문제점을 짚지 않고 나중에 가면 더 큰 문제가 생긴다"며 "로봇랜드 관련 조례에도 자문위원회를 구성하게 돼 있는데, 여태 단 한 번도 안 열었다. 전문가 의견을 들어볼 필요가 있다"고 짚었다. 경남도는 로봇랜드 사업과 관련, 내년까지 예산 100억 원을 쓸 것으로 보고 있다.<경남도민일보.2013.11.14>



경남도와 창원시는 로봇랜드를 유치하기 위해 엄청난 노력(?)을 했습니다. 인천과 더불어 사업자로 최종 승인이 되고 나서는 "공공성, 수익성 조화 복합관광시설을 조성, 종합 지원체계를 구축하여 로봇 및 IT산업의 메카로 성장할 것!"이라며 장밋빛 홍보를 했었죠.


바로 그 로봇랜드 공사현장을 다녀왔습니다.


▲ 마산시내에서 차로 30분 정도를 달려 도착했습니다. 멀리 민둥산이 되어있는 공사현장이 보입니다. 이때까지만 해도 "공사중이구나."는 생각 정도였습니다.


▲ 고개를 넘자 민둥산이 한 눈에 들어오기 시작했습니다.

▲ 저류조를 만들고 있습니다. 저류조란 물을 고이게 하여 토사 등 이물질이 바닥에 쌓이게 하고 상층의 깨끗한 물이 바다로 유입되도록 하는 시설입니다. 하지만 공사현장의 저류조는 규모도 너무 적었으며 주변 땅보다 높게 시공되어 있어 그 역할을 제대로 할 지 의문이 들었습니다. 

▲ 고개를 넘어갑니다. 민둥산이 계속 펼쳐집니다. 바다 바로 옆까지도 깎여 있었습니다. 비가 오면 토사의 바닷물 유입은 불 보듯 뻔해 보였습니다.

▲ 바닷가에 토사의 유입을 막기 위해 2중으로 설치된 붉은 색의 오탁방지막이 보입니다. 과연 100%안전할 지 의문이 들었습니다. 토사는 물 속으로도 들어가기 때문입니다.

▲ 벌겋게 드러난 땅을 보자니 마음이 아파 눈이 너무 시렸습니다. 산 중간중간에 나무무덤이 보입니다.

▲ 오른쪽에 쌓여 있는 것이 베어낸 나무입니다. 왼쪽에는 그 나무를 갈아놓은 나무가루들입니다.


▲ 장비들을 이용하여 나무를 갈고 있습니다. 뒤의 노란색 기계 가운데에 나무를 넣습니다. 오른쪽의 길다란 부분으로 나무 가루들이 쏟아져 나옵니다. 이 기계가 어찌나 잔인해 보이던지요..

▲ 분쇄된 나무가루입니다.

▲ 끝이 보이지 않습니다.

▲ 주차장으로 예상되는 지역입니다.

▲ 콘도미니엄 입지 예정지역입니다. 산의 정상부분이었습니다. 전망이 너무 좋았습니다. 바다쪽 전망 좋은 곳은 모두 콘도와 호텔, 유스호스텔의 입지 부지였습니다. 평평하게 잘 정리되어(?)있었습니다. 부지에서 바다를 보고 있자니 절로 한숨이 나왔습니다.

▲ 건너편의 부지들도 콘도와 호텔, 컨벤션 센터의 입지 예정지입니다.

▲ 시설배치 계획표를 보며 입지 예정 시설을 비교해 보았습니다. 

▲ 다시 넘어옵니다. 저 먼 왼쪽 끝까지 산을 깎은 것이 보입니다.

▲ 산을 깎은 것에 비해 규모가 너무 적은 저류조가 보입니다.

▲ 주차장 예상지역입니다.

▲ 너무 이쁜 육계도가 있었습니다. 암목섬이라고 하는데요. 이 곳 또한 콘도미니엄4의 입지 예정지 입니다. 이쁘고 전망좋은 곳은 모두 콘도, 호텔 등의 입지 예정지 였습니다.


제가 포스팅을 하며 찾아보니 로봇랜드에서 입지가 확정된 것은 호텔, 콘도 등 2단계 주요시설들이었습니다. 민자유치계획 중인 시설들은 제때에 계획대로 유치될 지 의문이 들었습니다.


법적으로 아무 문제가 없는 개발


저희는 현장 사무소를 찾아가 담당자에게 강하게 물었습니다. "왜 온산을 다 파헤치고 공사를 합니까? 계획에는 1단계 후 2단계 공사를 한다고 되어 있는 것 아닌가요? 산을 깎고 나무를 베어도 조금씩 하면 그나마 토사유출 등 생태계 파괴가 덜 할 것인데 이렇게 한꺼번에 다 파내 버리면 얼마나 자연이 파괴되겠습니까!!"


공사 담당자는 한꺼번에 다 해야 한다고 답변했습니다. 그리고 법적으로 문제가 없다고 했습니다... 


하지만,


자연은 법이 생기기 훨씬 이전 부터 있어왔습니다. 


산이 파헤쳐져 있고..나무 무덤이 쌓여 있으며..바다로는 토사물이 흘러들어가고 있었습니다. 


자연은 아무런 말이 없습니다. 


인간의 안락과 자본을 위해 자연을...법이라는 이름 하에 함부로 대하는 것이 옳은 것인지..자꾸만 의문이 들었습니다.


시공업체인 울트라 건설은 이번 사업의 주업체로서 1단계 사업이 완공되는 2016년 부터 30년간의 독점적인 테마파크 운영권을 확보하게 됩니다.


▲ 마산 앞바다입니다. 구산쪽만 가도 이렇게 아름다운 우리의 바다가 있습니다. 우리 후손들도 이 바다를 볼 수 있을까요? 로봇랜드사업 장소는 '수자원 보호구역'을 해제하여 유치, 개발하고 있습니다.


높으신 분들이 어련히 알아서들 하셨겠지만 놀라운 사실은 이곳에 골프장도 개설될 예정이라고 합니다. 골프를 좋아하시는 분들에게는 희소식이겠지만 골프장이 들어설 경우 지하수 오염과 삼림파괴는 당연한 것입니다. 과연 골프를 좋아하시는 몇 몇 분을 위해 우리 모두가 즐길 수 있는 산과 바다를 없애는 것이 바람직한 일일까요?


지속적으로 관리해야!


지속적인 모니터링이 필요합니다. 해당 지자체 관련 부서에서도 시민환경단체들과 함께 공사현장을 수시로 방문해야 할 것입니다. 사무실에서 종이만 보고 체크를 해서는 안됩니다. 오늘 함께 하셨던 환경단체분들도 수시로 방문하기로 했습니다. 비가 올 때도 따로 와보기로 했습니다. 


개발?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일자리 창출?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자본을 위해서 자연을 무지막지하게 필요이상으로 파괴하는 것은 있어서는 안 된다고 생각합니다. 나무든..바다든..말 못하는 미물이라 하여 함부로 해서는 안된다고 생각합니다.


태풍 매미를 잊었습니까? 


자연은 아픔을 다 기억합니다.


마지막으로 2011년 12월 1일. 로봇랜드 기공식에 참석했던 당시 김두관 지사와 박완수 시장의 말로써 마무리합니다.

김두관 지사는 "마창진환경운동연합 등 환경단체가 많은 우려를 하고 있는데, 이런 우려가 불거지지 않도록 잘 반영해서 사업을 진행하도록 하겠다"고 덧붙였다.


박완수 시장은 "미래의 큰 희망을 위한 새 도전에 첫 삽을 뜨는 역사적인 날"이라며 "지금 보는 것처럼 훌륭한 자연경관을 우리는 망치거나 훼손할 수 없다. 세계적인 관광테마파크로 이뤄내야 하고, 할 수 있다"고 말했다.<2011년 12월 1일 로봇랜드 기공식에서>


말이 구호가 되지 않기를 바랄 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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