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산 청보리' 사는 이야기

당신은 핵으로부터 안전한가!!!

마산 청보리 2014. 2. 22. 17:59

2월 21일, 따뜻한 남쪽이라곤 하지만 바람이 찼다. 탈핵희망 국토도보순례단(이하 순례단)이 전남영광에서 부산 고리까지 가는데 오늘 마산 진전면에 도착했다기에 만나보았다. '탈핵만이 희망이다'라는 모토를 가지고 영광핵발전소로부터 고리핵발전소까지 기도를 하면서 하루에 20㎞정도 걸으시고 핵의 위험성을 국민들에게 알리고 계신 순례단, 이 순례단을 이끄시는 성원기 강원대학교 교수를 만났다.



▲ 성원기 교수 핵의 위험성과 우리나라의 에너지 정책에 대해 말씀하시는 성교수
ⓒ 김용만

- 이 행사를 기획하신 이유가 무엇입니까?
"핵은 무서운 겁니다. 핵발전소(원자력발전소)를 현재의 23기에서 18기를 증축하여 41기를 만든다는 정부의 발표는 너무나 무서운 발상입니다. 정부에선 핵의 필요성과 안전성, 효율성만 계속 강조하는데 실제로 원자력 발전소가 없어도 우리나라 전기수급은 차질이 없습니다. 없어도 되는 것을 무리하게 증축한다는 것이 이해가 되지 않습니다. 하지만 그 역효과에 대해 아무도 말하지 않습니다. 핵 발전소의 위험성에 대해 알리기 위해 저희는 걷게 되었습니다."

- 자세한 내용을 알려주시죠.
"다들 아시다시피 지난 2011년 3월 일본의 후쿠시마 핵발전소가 폭발했습니다. 그 후유증은 지금도 계속되고 있습니다. 인근의 어류섭취는 물론 그 지역의 생태계가 파괴되어 인간의 삶에도 큰 타격이 있었습니다. 이 때 유출된 방사성 물질은 인간의 몸에 유입되면 유전자 이상을 일으켜 돌연변이가 발생하고 암 발병으로 이어집니다. 후쿠시마의 핵발전소 폭발은 일본 내에서만의 문제입니까? 아닙니다. 우리나라도 영향을 받고 있습니다.

2011년 후쿠시마 핵발전소 폭발 후 독일에서는 핵 폐기를 선언했습니다. 유럽에선 구소련의 체르노빌 원자력 발전소 사고 이후 즉 10년 전부터 탈핵운동이 진행 중입니다. 원자력 에너지로 충당했던 전기를 대체에너지를 개발함으로써 수요를 맞추고 있습니다. 태양광, 풍력, 지열발전소 등을 지속적으로 개발하여 10년 만에 전체 전기 수요중 대체에너지의 비율을 20%로 끌어올렸습니다. 세계가 핵발전소를 줄이거나 없애는 추세인데 유독 한국만큼은 늘리겠다고 합니다. 이 위험한 시설을 현재상태에서 18기나 더 추가하겠다고 하니 기가 찰 노릇입니다. 핵발전소가 아니더라도 대체에너지로도 충분히 전력수급은 할 수 있습니다."

- 대체에너지의 가능성이 있다는 말씀인가요?
"물론입니다. 저희가 주장하는 것은 30년 동안 현재 원자력 에너지로써 생산되는 전력30%를 대체에너지로 채우자는 것입니다. 현재 우리나라에서 핵에너지의 전력 생산 비중이 30%이기 때문에 나온 결론입니다. 1년에 1%씩 핵발전소의 비중을 줄이며 동시에 대체에너지의 비중을 높여가면 충분히 가능합니다. 이미 우리나라의 기술력도 상당한 뿐더러 유럽의 기술을 벤처마킹하면 충분히 가능합니다."

- 그럼 무엇이 문제인가요?
"지난 1월 16일에 현 정부에서 확정한 제2차 국가에너지 기본 계획을 보면 핵발전소를 현재의 23기에서 41기까지 늘릴 것이라고 했습니다. 굳이 핵을 사용하지 않더라고 충분히 전기를 수급할 수 있는데 핵으로만 대처하려고 하니 너무 위험한 생각이라는 거죠."



▲  행사에 함께한 창원시민들
ⓒ 김용만


- 30년간 30%, 1년간 1%씩 대체에너지 비율을 높이는 것이 원자력 발전소와 무슨 관계가 있나요?
"이미 가동 중인 핵발전소는 그냥 두더라도 핵발전소의 평균 수명이 30여년입니다. 30년간 매년 하나씩 수명이 다한 핵발전소를 자연스레 끄는 만큼 대체에너지를 1%씩 늘이자는 겁니다. 앞서 말씀드린바와 같이 충분히 가능한 일입니다."

- 우리나라의 대체 에너지 현황은 어떻습니까?
"현재 우리나라의 대체 에너지(친환경 에너지)의 전력 생산 비율은 1%대입니다. 아주 낮죠. 이것은 우리나라의 대체 에너지원이 부족해서 그런 것이 아닙니다. 투자를 하지 않아서 그런 것입니다. 참여 정부 때엔 태양광 에너지를 설치할 경우 자부담 30%에 정부에서 비용의 70%를 보조해 주는 등 투자를 했었습니다. 하지만 그 후 정부의 보조금이 엄청나게 줄었죠. 그러면서 대체 에너지 산업이 침체된 것입니다."

- 누가 봐도 원자력 발전소보다는 친환경 대체 에너지가 좋다는 것을 알고 있습니다. 정부에서 원자력 발전소를 고집하는 이유가 있을까요?
"우리나라의 대체 에너지(친환경 에너지) 사업은 중,소기업과 개인의 업종입니다. 즉 대기업의 업종이 아니죠. 대기업의 업종이 바로 원자력 발전소입니다. 원자력 발전소 1기당 예산이 3조 정도 들어갑니다. 이 사업을 대기업들이 하는 것이죠. 정부의 대기업 일감주기입니다."

- 원자력 발전소의 폐해에 대해선 별로 알려지지 않았습니다. 자세히 소개좀 해 주시겠습니까?
"원자력으로 전기 생산 시 1급 발암물질이 다량으로 방출됩니다. 게다가 핵폐기물이 가지는 유해성은 말할 것도 없습니다. 게다가 핵폐기물을 완벽히 처리할 방법이 아직까진 없습니다. 화력발전의 경우 화석연료로 인한 온실효과를 이야기 하는데요. 원자력 발전소의 원료인 우라늄을 채굴하는 과정에서 화석연료가 엄청나게 소비됩니다. 게다가 우라늄을 캐서 녹이는 과정에서도 화석연료가 엄청 소비됩니다. 결국 온실효과의 주범이라고 하는 이산화탄소와 방사능 중 무엇이 더 무서운가의 문제입니다. 방사능은 현재 지구상에 담을 그릇이 없습니다. 방사능이 무해해 지는 기간이 10만년입니다. 10만년동안 썩지 않고 폐기물을 담을 그릇이 없습니다. 원자력은 그만큼 무서운 것입니다."

- 고리 발전소의 폐해가 어느 정도입니까?
"아래 그림을 보시면 고리 발전소 반경 30㎞지역에 부산광역시와 울산광역시가 포함되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이 반경 안에 사는 인구만 430만입니다. 원자력 발전소에 문제가 생겨 방사능이 유출되면 반경 30㎞지역은 직접적인 영향을 받습니다. 즉 1차 피해 지역입니다. 구소련의 체르노빌도 사고 후 반경 30㎞지역은 모두 막았습니다.



▲ 고리핵발전소로부터 반경 30키로 인 지역들 성교수의 말로는 이 지역모두가 위험한 지역이다. 만에 하나 방사능 유출시 1차로 직접적인 피해를 받는 지역이라고 한다.
ⓒ 김용만


수도권의 많은 인구가 사용할 전기를 생산하기 위해 수도권에서 먼 지역에 원자력 발전소를 짓고 있지만 이것은 손바닥으로 하늘을 가리는 꼴입니다. 만약 고리에서 방사능이 유출된다면 반경 30㎞, 이외의 지역은 안전할까요? 우리나라의 국토 면적을 보세요. 바람을 타고, 해류를 타고, 지하수를 타고 전 국토의 오염은 불 보듯 뻔합니다. 이렇게 위험한 핵발전소를 현재 정부에서는 18기나 더 지을 계획을 발표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이 피해를 고스란히 감내해야 하는 부산지역, 울산지역 시민들은 이 부분을 제대로 알고 있지 못합니다. 참담할 뿐입니다."

- 정부는 앞으로의 전기 수급이 급증할 것이라고 발표하고 있습니다. 작년 여름에도 전력수급의 차질이 있다고 누누이 발표했구요. 현재 원자력 발전소의 전력생산 비율이 30%나 차지하는데 이것을 바로 멈추면 문제가 있지 않을까요?

"정부가 발표한 앞으로의 전기 수요량은 단지 예측량입니다. 저희는 이것 또한 부풀려졌다고 판단합니다. 선진국들을 봐도 알 수 있습니다. 나라의 경제가 성장했다고 해서 그만큼 전력 수요량이 기하급수적으로 증가하지 않습니다. 증가하다가 일정량 유지되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공장도 그만큼 해외로 나가게 되구요. 정부는 예상량을 가지고 국민들에게 알리고 있습니다. 이 부분은 정확한 조사가 필요한 부분입니다.

제가 앞에서 말씀드린 것처럼 당장 원자력 발전소 모든 곳의 가동을 정지하자는 것이 아닙니다. 수명이 다한 30년 된 것부터 차차 가동을 중지해 나가자는 것이지요. 더 이상 짓지 말고 말입니다. 즉 1년에 1%씩만 줄여나가고 그만큼을 대체 에너지, 즉 친환경 에너지로 보완해 나가자는 것이죠.

원자력 에너지 건설비용을 대체 에너지 개발로 투자한다면 충분히 가능한 이야기입니다. 그럼 30년 후엔 원자력에너지로 생산했던 전력량 30%가 대체 에너지로 완벽히 보완될 수 있습니다. 이 부분은 상당히 중요합니다. 지금 이 시대에 사는 우리도 중요하지만 후손들을 위해서도 이 부분은 꼭 추진되어야 할 부분입니다."



▲  행사에 함께한 창원시민들
ⓒ 김용만


- 요구 사항에 대해 구체적으로 말씀해 주십시오.
"저희들이 요구하는 것은 똑같습니다. 첫째 대체 에너지를 육성하자. 둘째 핵발전소에 민간 기구 감시단을 두어 관리를 철저히 하자.(영광핵발전소는 시행중이다. 이것을 고리, 울진, 월성까지 확대하자. 그래야 짝퉁 부품을 사용하는 등 부조리를 감시 할 수 있다.) 셋째 일본에서 터진 원자력 발전소도 수명이 30년 된 것이었습니다. 즉 설계수명이 30년 이상 지난 핵발전소를 점진적으로 폐쇄하자는 것입니다. 현재 우리나라에서 30년 이상 된 핵발전소는 고리 1호기, 월성 1호기가 있습니다."

- 추후 활동계획을 말씀해 주십시오.
"3월 1일이 마지막 일정입니다. 기장 성당에서 월내역, 고리핵발전소까지 걷게 되죠. 이 날 부산대책위 주관으로 3.1절과 뜻을 같이 하는 "핵으로부터의 독립선언"을 할 것입니다. 그 이후에도 삼척 핵발전소 반대 운동을 지속적으로 해 나갈 것이며 기회가 되면 순례도 다시 할 것입니다."

핵발전소의 장점은 단지 전기를 생산해 내는 것이다. 하지만 그 위험성은 너무나 크다. 만에 하나 정부의 시책대로 우리나라의 원자력 발전소가 현재보다 근 두 배가 되는 41호기가 운영된다고 치자. 그 중에 한 곳이라도 폭발한다면 그 피해는 누가 받을 것인가? 수도권을 제외한 경상도 지역과 전라도 지역만 받는 것인가? 아니다. 우리나라 전체가 그 영향권에 들게 된다. 무조건 안전하고 무조건 효율성만 따지는 것은 시대의 흐름을 역행하는 것이다. 이미 미국도 40년간 핵발전소를 1기도 짓지 않았으며 유럽도 이미 지은 것을 폐쇄하는 중이다. 왜 한국은 계속 지으려는 것인가? 진정 국민을 위하는 것인가?

'탈핵만이 희망이다.'라고 말씀하시는 성교수의 눈빛에서 간절함과 진실함이 묻어났다. 진정한 가치는 무엇인가?에 대해 고민하게 한다. 국민들도 바른 사실을 알 권리가 있다.

'탈핵만이 희망이다.', 남의 나라 이야기가 아니다. 지금이라도 늦지 않았다. 정부는 무조건 적인 밀어붙이기가 아닌 대화를 통한 모두를 위한 결론을 고민해야 할 것이다. 지금의 우리가 아닌 미래의 후손을 위해서라도 현명한 판단을 해야 할 것이다.

내일도 성교수팀은 걷는다. 그의 걸음은 자신을 위해서가 아닌 인류의 미래를 위한 것이다. 원자력 발전소의 진실에 대해 우리 모두 고민해봐야 할 때이다. 지금도 원자력 발전소는 가동되고 있다.

▲ 직접 도보순례를 하는 창원시민들

ⓒ 김용만


참고로 순례에 함께하고픈 분들을 위해 일정을 수록한다. 매일 오전 8시 30분 출발예정이고 도착지의 도착 시간은 거리에 따라 다르나 대략 오후 3시~5시 경이다. 깃발, 탈핵희망 몸자보, 명찰은 순례단에서 제공한다. 참가비는 없으며 숙식은 본인 부담이다. 부산시청 앞에서 2월 27일(목)오전 10시 기자회견과 3월 1일(토)오후 2시에 고리핵발전소 앞에서 탈핵선언 행사가 있다.

2월 23일(일) 마산교구청-창원시청-경남도청
2월 24일(월) 경남도청-김해시 임호성당
2월 25일(화) 임호성당-김해시청-부산북구청
2월 26일(수) 부산북구청-부산사상구청-부산광역시청
2월 27일(목) 부산시청-부산외대-부경대-부산교구청
2월 28일(금) 부산교구청-해운대-기장읍기장성당
3월 1일(토)  기장성당-월내역-고리핵발전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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