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단일기&교육이야기

마산우산초등학교 2024학년도 우산 한마음축제

마산 청보리 2024. 5. 2. 21:24

2024년 5월 2일, 창원시 마산합포구 진동면에 있는 삼진체육관에서 우산초등학교 한마음 축제가 열렸습니다. 쉽게 말하자면 운동회입니다.     

우산초등학교는 2024년 5월 현재 병설 유치원생 2명, 전교생 46명의 작은 학교입니다. 일부러 시간내어 참석했습니다.     

오래된 이야기지만 제가 초등학교 아니 국민 학교 다니던 시절 운동회 땐 꼭 인간 탑 쌓기 같은 것을 했습니다. 머리에 흰색, 파란색 띠를 두르고 청군, 백군 하면서 말이죠. 왜 그땐 위험하게 친구들 등을 밟고 올라가는 종목들을 했는지 성인이 된 지금도 이해가 되지 않습니다. 전교생이 함께 즐기는 운동회가 아닌 운동을 잘하는 몇 명의 아이들이 열심히 하는 그들만의 리그 같았습니다. 운동장에 만국기가 달리고 전교생이 공연하는 등 신나는 행사이긴 했지만, 학생들이 주인공이라는 생각은 들지 않았습니다.     

요즘 초등학교 운동회는 확실히 달랐습니다. 우선 레크레이션 전문 강사님께서 진행하셨습니다. 시작 할 때, 레크레이션 강사님 말씀이 인상적이었습니다.

“여러분, 여러분은 우산초등학교의 보배입니다. 선생님들도, 부모님들도 여러분이 신나게 뛰어노는 것을 원하십니다. 오늘 하루 신나게 놀아 봅시다!”

“네! 네! 선생님!”

아이들의 대답이 우렁찼습니다.

덧붙여 부모님들을 보시며 말씀하셨습니다.

“부모님들 오늘 하루는 우리 아이들 비교하지 마시고 즐겁게 노는 것에 집중해 주시면 좋겠습니다. 코로나 시기를 경험했던 아이들입니다. 운동회에 건강히 참가하는 것만 해도 얼마나 고마운 일입니까? 열심히 응원해 주실 거죠?”

“네~~~”

부모님들도 화답하셨습니다.     

시간이 되어 운동회가 시작되었고 저학년부(유치원생부터 3학년), 고학년부(4학년부터 6학년)로 나눠 진행되었습니다. 한 살 차이가 크다는 것을 느꼈습니다. 확실히 저학년부에 비해 고학년부 학생들은 뭔가 달랐습니다. 저학년부는 무엇을 해도 귀여웠는데, 반해 고학년부는 왠지 모르게 진짜 선수 같은 느낌이 있었습니다. 그만큼 열심히 했다는 뜻입니다.     

모든 학생이, 신체 능력이 좋진 않습니다. 운동을 잘하는 친구도 있지만 못하는 친구도 있습니다. 우산초 운동회에도 운동을 잘하지 못하는 학생들이 있었습니다. 하지만 놀라웠습니다. 친구들과 선생님들은 그 친구들에게 아무도 탓을 하지 않았습니다. 도와주고 격려해 주며 끝까지 해낼 수 있게 응원했습니다. 지켜본 입장에서 저도 뭉클했습니다. 다른 팀 친구지만 공정하게 경기하며 팀을 위해 열심히 응원하는 아이들 모습에 진정한 스포츠 정신을 보았습니다.     

9시에 시작한 행사는 12시쯤 딱! 끝났습니다. 오늘 운동회는 학생들 경기, 학부모 경기, 전교생 경기 등 다양하게 꾸며졌습니다. 중간 중간 아이들 경기에 부모님들이 도와주러 함께 하기도 했습니다. 정말 좋았습니다. 내 아이, 니 아이가 아니라 우리 아이들을 위해 같이 하시는 부모님들 표정도 좋았습니다.    

뭐니 뭐니 해도 선생님들의 숨은 노력이 빛났습니다. 체육관 빌리시고 관련 예산 기안하여 집행하시고 경기 종목 짜시고 내빈 준비, 레크레이션 강사님 섭외, 수업 일수 고민, 아이들 안전 교육, 운동회 사전 연습 등 제가 직접 보진 않았지만 생각나는 것만 해도 최소 이 정도 일을 다 하셨습니다. 그리고 운동회 당일에는 아이들 인솔하시고 부모님들, 내빈들 챙기시고 경기 진행 도우시고 운동회 끝난 뒤 뒷정리까지 다 하셨을 겁니다. 지금 이 시각(밤 9시 5분) 아마 마산 우산초 선생님들은 댁에 가셔서 쓰러지셨으리라 예상합니다.     

지면을 빌어 다시 한번 오늘을 위해 수고하신 우산초등학교 모든 교직원분에게 고마운 마음 전합니다. 이상적인 답일 수 있지만 선생님들의 수고 덕분에 아이들 모두 즐거운 시간을 보냈고 오신 학부모님들도 함께 즐길 수 있었습니다.     

새로 오신 교장선생님도 인자해 보이셨습니다. 식 시작 말씀과 행사 끝난 뒤 마무리 말씀 하시는 데 아이들을 사랑하시는 것이 느껴졌습니다. 인자한 교장선생님과 따뜻하신 선생님들 덕분에 저도 오늘 하루가 즐거웠습니다.     

혼자만 알기 아까워 이렇게 기록을 남깁니다.     

작은 학교의 매력이 분명히 있습니다. 

촌 학교의 고마움도 분명 있습니다.     

초등학교 시절의 행복했던 기억들이 아이들이 자라감에 건강한 자양분이 될 것입니다. 전교생 이름을 전 선생님이 불러주는 학교, 아이의 변화를 확실히 보시고 도와줄 수 있는 학교, 작은 학교의 큰 매력입니다.     

마산 우산초등학교 운동회는 훌륭했습니다. 벌써 내년 운동회가 기다려집니다. 오늘 모두 수고한 우산초 학생들과 선생님들, 부모님들께 고마운 마음 다시 전합니다.     

미더덕 많이 나는 진동면에는 우산초등학교가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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