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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립대안 김해금곡고등학교 이야기

김해금곡고등학교의 소박하지만 감동적인 입학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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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 3월 4일 금요일, 김해금곡고등학교(이전 교명 김해금곡무지개고등학교) 3기 입학식이 있었습니다. 김해금곡고등학교는 폐교된 금곡초등학교 자리에 2020년에 개교한 각종학교입니다. 각종학교는 쉽게 말씀드리자면 대안학교라고 이해하시면 됩니다. 국어/역사만 정규 시수의 50%를 하고 나머지 교육과정은 자유롭게 편성할 수 있는 학교입니다. 덧붙여 김해금곡고등학교는 남해 보물섬 고등학교와 같은 민간위탁형 고등학교입니다.

 

학교는 경남 김해에 있지만 원서를 접수 할 수 있는 학생은, 경남, 울산, 부산에 거주하는 학생도 가능합니다. 2020년에 개교했기에 올해, 2022년에 드디어 완성학급이 되었습니다. 한 학년에 15명 정원으로, 드디어 45명이 채워졌습니다. 실제 재학중인 학생수는 45명이 아닙니다. 2022년 3월 현재, 1기(3학년) 10명, 2기(2학년) 14명, 이번에 입학한 3기(1학년)은 14명, 총 38명의 학생과 23명의 교직원이 생활하고 있습니다.

 

개학은 3월 2일에 했지만 입학식은 금요일에 했습니다. 1학년들이 학교 적응할 시간도 갖고, 선후배들 벽깨기, 학교 오리엔테이션을 미리 했습니다. 공식 입학식은 부모님들이 많이 오시는 금요일로 잡았습니다. 저도 올해 금곡고등학교로 발령 받았는데요. 입학식을 개학날과 다르게 하는 것도 신선했고 좋았습니다. 그만큼 학생, 학부모님들을 배려한 학교의 작은 도전이었다고 생각합니다.

입학식 당일 걸린 현수막입니다. "너 하나를 위해 오늘은 온 우주가 있는 듯". 사진 찍고 몇 번이나 되새겨 읽었습니다. "너 하나를 위해 오늘은 온 우주가 있는 듯", 학생 한 명을 위해 오늘만큼은 모두가 너를 위해 존재한다는 뜻이었어요. 읽을수록 감동적이었다는..그만큼 학생 한명 한명을 귀하게 대하는 학교 철학을 엿볼 수 있었습니다. 

입학식 하기 전 금곡고 학생회에선 신입생과 재학생들을 위해 특별한 행사를 진행했었습니다. 그 중심에 있는 금곡고 학생회장입니다. 전 날까진 편하게 다니던데 공식 행사라 멋진 코트를 입고 오셨어요. 눈빛만 봐도 의젓해 보이지 않으신가요?^^ 정말 금곡고 학생회 친구들, 최고였습니다.

공식 입학식이 시작되기 전 조생연 교장선생님께서 1학년들을 찾으셨습니다. 사진에 보이는 공간은 '홈 베이스'라고 불리는 곳입니다. 집으로 보면 거실 같은 곳이예요. 2층 가운데 있어서 학생들이 편하게 쉴 수 있는 공간입니다. 뒤 편에는 책들(주로 웹툰.^^)이 꽂혀 있어 아이들이 편하게 책도 읽고 쉬는 장소입니다. 조생연 교장선생님께선 신입생들에게 우리 학교 생활에 대한 따뜻한 말씀을 해 주셨습니다. 1학년들이라고는 믿기지 않을 정도로 경청하는 아이들이 대견했습니다.^^

짜잔!!! 드디어 10시 50분이 되었고 신입생들은 일렬로 강당에 입장했습니다. 사진에는 없지만 선배들과 부모님들, 선생님들이 두 줄로 서서 지나가는 신입생들을 위해 뜨거운 함성과 따뜻한 박수로 맞이했고 신입생들은 환영받으며 입장했습니다. 그 과정 또한 소소했지만 감동적이었습니다.

 

첫 시작은 선배들의 작은 공연이었습니다. 한 학생이 나와 무엇인가를 들고 있습니다. 보이시나요? '사랑'이라고 하더군요. '사랑'을 오신 모든 분들께 듬뿍 나눠주는 귀엽고 깜찍한 여는 공연이었습니다.^^

금곡고등학교 과학선생님. 강당에 조명도 설치되어 있습니다. 조명이 움직이기에 저는 전문기사분이 오신 줄 알았는데 과학샘이 조절하고 계셨어요. 우와. 이 분, 정말 대단하십니다. 학생들과 카약, 전동자동차도 만드시고, 불도 잘 피우시고, 농사일에 산책로까지 만드시는, 정말 만능이신 샘이십니다. 금곡고 선생님들은 다들 일당 백 이셨습니다.^^

입학식 메인 순서가 정말 재밌었습니다. 2, 3학년 선배들이 1학년 한 명, 한 명을 맡아 인터뷰해서 그 내용을 발표했습니다. 즉 선배들이 1학년들을 대신 소개해 주는 형식이었습니다. 이게 정말 재밌더라구요. 1학년 중 몇 명은 부끄러워 하기도 했지만 선배들의 현란한 말솜씨와 재치있는 발표로 웃음이 끊이지 않았습니다. 덕분에 1학년들, 한명 한명에 대해 더 자세히 알 수 있었습니다.

 

첫 발표 때 희한하게 노트북이 자동 업데이트가 되어 발표를 할 수 없는 상황이 벌어졌습니다. 하지만 생방송에 강한, 학생회장이 아주~~ 자연스럽게 축하공연을 소개했고, 기타를 잘 치는 선배의 즉석 공연이 시작되었습니다. "조용히 해주세요."라는 주문이 없었음에도 불구하고 강당은 순식간에 조용해졌고 잔잔한 기타선율이 모두의 마음을 녹였습니다. 영상으로 소개하고 싶은데 안타깝네요.^^

노트북 업데이트가 완료되어 본격적인 선배의 후배 소개가 시작되었습니다. 발표자마다 후배를 소개하는 방식이 달랐습니다. 어차피 정해진 틀은 없었습니다. 말로만 해치우는 학생들, 멋진 PPT로 소개한 학생들, 질문도 개인들의 취향에 맞게 해서 어찌나 유익하고 재밌던지요.^^ 사진 속 3학년 친구는 입학하는 후배들을 위해 시를 지어왔습니다. 후배 소개 후 시를 읽었는데, 모두 박수를 크게 쳤습니다. 솔직 담백, 감동적인 시였습니다.

또 다른 축하공연! 3학년 친구였어요. 원래 2명이 준비한 무대였는데 한 친구가 코로나로 인해 학교에 못 나오는 바람에 이 친구가 혼자 무대를 채웠습니다. 부끄러울만도 한데 3학년이라 그런지 준비한 공연을 멋있게 마무리 했습니다. 제 기억에 두 곡을 준비해서 춤으로 표현했는데 정말 소름 돋았습니다. 사진 속 장면은 학생이 준비한 두번째 작품으로 두 눈을 가린 채로 춤을 췄습니다. 너무 멋졌어요.ㅠㅜ. 

마지막 학생 소개에 등장한 깜짝 이벤트!!!! 아마 이 순간이 1학년들에겐 제일 충격적인 장면이었을 겁니다. 자세한 소개는 못하겠습니다. 내년 신입생들에게 스포가 될까봐.^^;; 이런 기획을 준비하고 진행한 금곡고 선배들의 기발함이 너무 멋졌습니다.^^

10시 50분에 시작한 입학식은 12시 30분쯤 끝났습니다. 14명이 입학했지만 한 명, 한 명 소개하고 선배들의 축하공연, 선생님 소개 등 꽉 찬 입학식이었습니다. 위 사진 속 우주가 보이시나요? 2022년, 완성학급이 된 자랑스럽고 소중한 금곡고등학교 학생, 한 명, 한 명입니다.^^

 

아이들도 소중하고 선생님들은 따뜻하며 부모님들은 열정적인 학교, 김해 금곡 고등학교 입니다. 입학식이 이 정도면 앞으로 남은 학교 생활은 또 얼마나 유쾌할 지, 벌써부터 설렙니다.

 

내일 출근하는 길이 기다려집니다. 솔직히 제가 아직 학생들 이름을 다 못외웠습니다. 다음 주 저의 개인적인 미션은 수업시간 유쾌하게 아이들 만나기, 전교생 이름 외우기 입니다.

 

개학하고 3일간 금곡고등학교에서 생활했습니다. 3일간 생활하며 제가 느낀 점은, 학생과 선생님들 사이에 벽이 없다는 것, 선배와 후배간의 알력이 없다는 것, 선배들이 1학년들을 존중한다는 것, 선생님들께서 학생들을 잘 아시고 아이들의 건강한 미래를 진심으로 고민하시고 도와주려고 애쓰신다는 점입니다.

 

여러가지가 감동입니다. 항상 유쾌한 교무실 분위기도 좋고, 쉬는 시간 교무실에 내려와 선생님들과 놀고, 간식 먹는 아이들도 이쁘고, 처음 만났지만 인사하며 웃는 학생들이 고맙고, 맛있는 밥을 해주시고 하나라도 챙겨 주시려는 급식소 선생님들도 고맙습니다. 학교가 작아서 그런지 서로를 위하는 마음이 구석구석 느껴져 절로 충전되는 느낌입니다. 

 

이제 내일부터 본격적인 학교생활이 시작됩니다. 4월말에 전교생이 떠나는 제주도 로드스쿨 준비도 해야 합니다. 필수교과인 역사 수업도 준비해야 하고 학생들이 스스로 선택한 선택교과인 '금융교육'과 '시사사회'도 준비해야 합니다. '글쓰기' 방과 후 수업도 준비해야 합니다. 준비하는 것은 많지만 피곤하지 않습니다. 수업시간 만날 학생들 생각에 오히려 신납니다. 

 

의미있는 오늘이 모여, 건강한 내일이 됩니다. 오늘 하루를 열심히 살고 노력하는 금곡고 학생들을 응원합니다. 교사로서 아이들에게 도움은 못 줄지언정, 방해는 하고 싶지 않습니다. 아이들과 신나게 생활하겠습니다.

 

요절복통, 유쾌상쾌한 금곡고 이야기는 계속됩니다.^^

 

Coming so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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