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용만의 함께 사는 세상 :: 밝은 아이로 키우는 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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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경남꿈키움중학교에 근무합니다. 경남꿈키움중학교는 진주 이반성면에 위치한 경남 최초의 공립 기숙사형 대안중학교입니다. 일반학교와는 다른 환경입니다. 아이들을 교과서를 중심으로 만나는 것이 아니라 생활교육 측면에서 많이 만나려고 합니다. 해서 일반학교와는 환경도, 고민꺼리도 다릅니다. 저는 우리학교가 신나고 재미있습니다.

 

새 학기가 되었습니다. 매년 새학기가 되면 아이를 학교에 보내는 부모님들도, 새로운 아이들을 맞을 선생님들도, 새로운 환경을 접하게 되는 아이들도 긴장을 합니다.

 

1학년 새내기 아이들을 만났습니다. 하나같이 어찌나 귀엽던지요.

, 안녕하세요.”

, 이 학교 신기해요. 재밌어요.”

, 중학교랑 초등학교는 다른 것 같아요.”

 

새내기들이 제 주위에 와서 쫑알쫑알 됩니다. 궁금한 것 투성입니다. 그런데 놀라운 말들을 들었습니다.

, 트렘플린에서 덤버링해도 되요? , 화장실 가도 되요? , 저기 가도 되요? , 이거 해도 되요?”

아주 사소한 것까지 일일이 허락 받으려는 아이들이 많았습니다. 물론 아이의 개인적인 성향일 수도 있습니다. 허나 너무 많은 아이들이 충분히 스스로 알아서 하면 되는 것을 일일이 물어보는 것에 의문점이 들었습니다.

니가 알아서 하면 돼. 뭔가 걱정되니?”

아이들은 특별한 대답을 하지 않았습니다. 허락받았다는 기쁨에 베시시 웃으며 달려갑니다.

 

개인적으로 고민했습니다. 혼자 하면 되는 것을 왜 이리도 많이 물어볼까.

아이들은 허락받는 것에 익숙한 것 같았습니다. 반대로, 허락받지 않고 스스로 하는 활동에 대한 지지를 많이 받지 못한 것 같았습니다. 어른들의 허락을 받고 해야 편안해 하는 것 같았습니다. ‘해봐라.’ 보다는 위험하다. 하지마라. 다친다.’등으로 제약받은 일이 더 많은 것 같았습니다.

 

창의성을 강조합니다. 도전하는 것을 권하는 사회입니다. 주체적으로 활동함이 옳다고 인정하는 세상입니다. 하지만 현재 어른들은 아이들에게 도전할 기회, 실패할 기회, 실수할 기회를 충분히 제공하고 있는 지 돌아봅니다.

 

실패할 수 있습니다. 좌절할 수 있습니다. 다칠 수도 있습니다. 허나 실패했다고, 좌절했다고 다쳤다고 아이들이 상처만 받는 것은 아닙니다. 실패를 통해 실수를 줄일 수 있습니다. 다침으로 인해 스스로 더 조심할 수 있습니다.

 

안전불감증이라는 말을 자주 들었습니다. 사고를 생기지 않게 하는 것이 안전이겠지만 그렇다면 아이들을 묶어둘 수 밖에 없습니다. 안전은 예방도 중요하지만 사고가 생긴 후 수습과정 또한 중요합니다.

그러게 엄마 아빠가 뭐랬어. 하지 말라고 했지.’, ‘샘이 하지 마라고 했잖아. 왜 마음대로 하고 그래.’보다는 실패했구나. 기분이 어때?’, ‘다쳤구나. 어때 괜찮아? 앞으로 어떻게 하면 되겠어.’라고 아이들이 스스로 고민하고 정리할 수 있는 기회가 많아졌으면 좋겠습니다.

 

아이들이 자라 어른이 됩니다. 스스로 자란 아이는 어른이 되어서도 책임지는 생활을 하게 될 것입니다. 반면 시키는 대로만 하고 자란 아이는 어른이 되어도 수동적일 수 있습니다.

교육은 다양한 것을 포함합니다. 근대학교가 지식 주입 위주의 교육을 행했다면 현재의, 미래의 학교는 자기주도적인 생활경험을 제공해야 합니다. 자기주도적인 생활습관은 옆에서 가르쳐서 되는 것이 아니라 직접 해봄으로써 얻을 수 있습니다. 아이들을 믿고 맡겨보시라고 말씀드리면 이런 답들이 많았습니다.

 

딴 애들은 혼자 하던데 우리 애는 안 그래요.’ ‘남들 다하는데 우리 애만 안 하려니 불안해요.’ ‘지금 이 모습 보세요. 커서 뭐가 되겠어요.’

 

미래의 불안함 때문에 지금 아이를 가둘 필요는 없습니다. 어른들의 불안함을 아이들은 곧잘 느낍니다. ‘하지마보다는 널 믿어. 실수할 수도 있어. 함 해봐.’라고 권하는 어른들이 많아졌으면 좋겠습니다.

 

사랑받고 자란 아이가 사랑을 나눌 수 있고 지지 받고 자란 아이가 주위에 긍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습니다. 신학기, 두려움보다는 설렘이 많아지길 기대합니다.

 

걱정해서 걱정이 없어진다면 걱정이 없겠습니다.^^ 아이들은 충분히 할 수 있습니다. 만약 아직 못한다면 기회를 주시면 됩니다. 아이의 행동에 대해 평가 먼저 하는 어른보다 지원해주는 어른들이 많아졌으면 좋겠습니다. 아이들이 자라 어른이 됩니다.

 

-이 글은 2019년 4월, '아이좋아 경남교육'과 '경남공감'에도 실린 글입니다.-

Posted by 마산 청보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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