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산 청보리' 사는 이야기

아파트에서 토끼 키우기

마산 청보리 2018. 7. 5. 07:00

우연히 토끼와 인연이 되었습니다. 예전에 저희 집에서 키우는 토끼 이야기를 썼고 그 이야기는 DAUM 메인에도 떠서 엄청난 반응이 있었습니다.

당시 귀여웠던 토끼들이 새끼를 낳았습니다. 지금은 새끼토끼를 키우고 있습니다. 처음에는 베란다에 키웠습니다. 허나 시간이 흘러 여름이 되었습니다. 여름에는 베란다에서 토끼를 키우기 힘듭니다.


이유는 간단합니다. 에어컨 실외기가 베란다에 있기 때문입니다. 에어컨을 켜면 더운 바람이 베란다에 가득 찹니다. 토끼들은 생각보다 더위를 많이 타기에 사람이 시원하려고 토끼를 힘들게 하는 것은 아니라고 생각했습니다.


가족회의를 했고 결론은 간단했습니다.


토끼를 베란다에서 방으로 옮기자!


바로 작업에 들어갔습니다. 방 하나를 비웠습니다.(제 방이었습니다.ㅠㅠ)

저의 물건들은 거실, 큰방, 딸아이 방으로 공중분해되어 흩어졌습니다.ㅠㅠ.


하지만 충분히 이해할 수 있습니다. 토끼를 위해서라면요.

짜잔! 새 집입니다. 바닥에 장판을 깔았고 애견샾에 있던 강아지용 망을 설치했습니다. 토끼가 생각보다 높이 뛰기에 높이가 있는 펜스를 준비했습니다.

사진 속 토끼는 어스입니다. 지구라는 뜻의 애기 토끼입니다. 지금은 딸아이가 어스를 희망이라고 개명(?)했습니다. 해서 저희 가족들은 희망이라고 부릅니다.^^


토끼를 키울 계획이 있는 분들께 TIP을 드리자면, 토끼를 방에서 키울 때 가장 우려되는 부분은 배설물 냄새입니다. 토끼 특유의 냄새가 있습니다. 그리 역하지는 않지만 계속 맡았을 때 기분 좋은 냄새는 아닙니다. 해서 환기가 가능한 환경은 필수입니다.

사진 속 토끼는 윤슬입니다. 윤슬은 "달빛이나 햇빛에 비치어 반짝이는 잔물결"이라는 뜻의 우리말입니다. 뜻이 너무 이쁩니다.ㅜㅜ. 동물농장 친구들이 지었던 이름입니다. 그런데 이 친구도 개명(?)했습니다. 딸아이가 처음에는 '하드'라고 불렀다가 지금은 '사랑이'라고 부릅니다. 희망이와 사랑이가 집안에 항상 있는 셈입니다.^^


딸아이는 토끼랑 있을 때 한번씩 망의 문을 열어 방에서 같이 놉니다. 아이들은 토끼 밥을 주고 쓰다듬으며 귀여워~라는 말을 계속 합니다. 토끼들도 아기때부터 봐서 그런지 딸아이를 무서워하지 않고 다가와 머리를 비빕니다.

아직 토끼들의 성은 모릅니다. 행동으로 봐서 암컷, 수컷이라고 예측할 뿐입니다.


토끼는 상당히 깨끗한 동물입니다. 한 시간에도 몇번씩 세수를 합니다. 사람에게 해(?)가 되는 점이 있다면 조금씩 날리는 털입니다. 하지만 날리는 털의 수가 많지 않습니다. 


토끼의 가장 큰 매력은 귀여움과 애교입니다. 저도 한번씩 마음이 갑갑할 때, 토끼에게 먹이를 주고 쓰다듬고 있으면 충분한 힐링감을 느낍니다. 


반려동물은 인간에게 더 큰 감동을 줍니다. 사람이 동물을 키우는 것이 아니라 동물이 사람을 케어합니다. 

동물은 사람을 배신하지 않습니다. 

동물은 사람에게 잔소리하지 않습니다. 

동물은 주인을 다른 주인과 비교하지 않습니다.


반려동물은 키우고 싶을 때 키우고 필요 없을 때 버릴 수 있는 존재들이 아닙니다.


사람이 동물을 버리는 경우는 많이 봤지만 동물은 사람을 버리지 않습니다. 사람이 만물의 영장이 아니라, 필요없으면 반려동물을 버리는 거만한 사람을 이해하는 동물들이 만물의 영장일 수도 있습니다.

토끼를 키우다보니 동물에 대한 생각을 많이 하게 되었습니다.


 내가 낳은 자식도 내 것이 아닌 듯, 내가 키우는 동물도 내 것이 아닙니다. 사람과 동물이 함께 행복한 세상을 꿈꾸는 것은 욕심일까요? 


인권이 소중하다면 동물권도 소중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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