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용만의 함께 사는 세상 :: '합포고' 태그의 글 목록


 아쿠아리움 앞에서 단체사진
ⓒ 김용만

2013년 10월 11일 금요일은 우리학교 현장체험학습(소풍)날이었다. 우리 반은 일찍이 부산 아쿠아리움에 가기로 결정하고 미리 티켓을 구매한 후 준비를 하고 있었다. 출발 2주 전부터 학급회의를 거듭했다. 우리반에는 특별히 잔치부라는 것이 있다. 잔치에 관련된 일을 추진하는 부서이다. 예를 들면 학급 단합 체육대회, 반 친구들 생일 이벤트, 현장체험학습 등이 주요 일이다. 이번에도 잔치부 부장 은이가 나섰다.

"이번에 소풍가서 뭐하면 좋을까?"
"진이 모래에 빨리 묻기 하자!"

와하하하하. 한바탕 웃었다.

"여러분 아쿠아리움에 가면 바로 옆이 해운대 백사장이기 때문에 모래를 활용한 놀이를 하면 재밌을 것 같습니다. 상품은 선생님이 푸짐하게 준비할 테니 잘 준비해 보세요."
"네!!!!!"

아이들의 대답이 우렁찼다.

회의가 끝난 뒤 반장 희와 잔치부장 은이가 와서 얘기했다.

"선생님 이번에 놀이는 모래를 활용한 모래 높이 쌓기와 모래 깊이 파기 등이 어떨까 싶은데요. 그리고 상품으로는 '야자 면제권', '자리 선택권', '짝지 선택권', '빽빽이 면제권' 등을 친구들이 원하고 있습니다."
"오야 수고했다. 선생님도 적극적으로 검토해볼게."
"네!"

해운대까지 가는 방법도 논의 대상이었다. 해운대역으로 가는 시외 버스를 타고 가자, 개인적으로 가자, 부모님 차를 타고 가자, 지하철을 이용하자는 등 의견이 많았다. 이 부분도 아이들과 협의하여 시외버스터미널에서 모두 모여 한 버스를 타고 이동하여 사상에서 지하철을 타고 해운대까지 가는 것으로 결정되었다. 모든 부분은 학급회의를 통해 결정되었다.

소풍에 관한 모든 내용이 정리되었고 최종본을 발표했다.

"우리의 일정입니다. 10월 11일 오전 9시까지 마산 합성동에 있는 시외버스터미널에 모입니다. 조별로 이동함을 원칙으로 하겠습니다. 조장들은 잊지말고 이동시에 조원들을 꼭 챙겨야 합니다. 9시에 버스를 타고 사상으로 이동합니다. 사상에 내려 지하철을 타고 해운대에 갑니다. 예상도착시간은 11시입니다. 도착하여 아쿠아리움으로 가서 1시간 정도 관람합니다. 그 후 식사 및 자유시간 1시간을 가지고 오후에 게임을 합니다. 게임 종목은 조별 미션 포토, 개인전, 조별 단체 놀이가 있습니다. 모든 놀이 후 상품은 개인이 직접 뽑을 겁니다. 질문 있습니까?"

"없습니다!!!"
"네 제일 중요한 것은 지각하지 않는 것입니다. 그럼 금요일 아침9시 시외버스터미널에서 봅시다!!!"
"네!"

사실 우리 반에 신경이 쓰이는 아이가 2명이 있다. 한명은 소풍에 올지가 걱정인 친구이고 또 한명은 와서 놀이에 즐겁게 참여할지가 걱정인 친구이다. 출발하기 전 날까지 이 아이들을 개인적으로 만나 많은 이야기를 주고받았다. 잘 할 것 같은 느낌이 들었다.

드디어 날이 밝았고 9시에 약속장소로 갔다. 아이들은 밝은 미소로 기다리고 있었고 함께 동행하기로 하신 상담 선생님 정성희 선생님도 와 계셨다.

"선생님 오늘 하루 잘 부탁드립니다."
"아닙니다. 2반과 함께 라서 아주 기대됩니다."
"감사합니다. 선생님"

정성희 선생님은 우리반 아이들을 잘 알고 계신다. 우리반에 상담실에 자주 들락거리는(?) 아이들이 좀 많아서이다. 우리반을 잘 아시는 선생님께서 동행하시는 것은 나에게도 큰 힘이 되었다.

"네 그럼 출발하죠."

헐레벌떡 영이가 와서 소리쳤다.

"선생님 두 명이 안 왔습니다."
"뭐? 누구누구?
"진이와 은이입니다."

걱정했던 진이가 오지 않았다. 은이는 늦잠을 잤다고 한다.

"어서 전화해봐라."
"네 지금 택시타고 오고 있답니다."

모두의 관심을 한 몸에 받으며 두 학생은 10분 늦게 도착했다. 도착하고 한 소리듣고 모두 버스에 타고 출발했다.

출발할 때의 분위기는 온데 간데 없고 아이들은 시외버스에서 전세버스 마냥 즐겁게 놀았다. 부산에 도착했고 날씨도 너무 좋았다. 신나하는 아이들을 보며 나 또한 기분이 좋았다.
우린 아쿠아리움을 신기하고 즐겁게 구경했다.

점심을 먹고 놀이를 시작했다. 놀이는 미션 포토부터 시작되었다. 미션 포토는 조장이 미션을 뽑으면 그 미션에 적혀있는 미션을 수행한 사진을 찍어 우리 반 밴드(스마트 앱)에 올리는 것이다. 미션을 소개하자면 ① 모르는 연인과 사진찍기 ② 비둘기 새우깡 먹이는 것 사진찍기 ③ 조별 단체 공중부양 사진 찍기 ④ 흰색 갈매기 찍기 등이 있었다. 그리고 조별 놀이로는 모래 높이 쌓기, 모래 깊이 파기를 했다.


 모래 깊이 파기에 도전중인 아이들.
ⓒ 김용만

"자 지금부터 5분 간 모래 깊이 파기를 하겠습니다. 시~~~작"
"와!~!!!"

아이들은 정말 상상이상으로 몰입하여 열심히 팠다. 물론 상품에 대한 욕구가 강해서였겠지만 즐거워하는 모습이 왠지 뿌듯했다. 남학생 4명으로 구성된 조가 우승했다.

"대단한데. 이렇게 깊게 파다니."
"선생님 이기 바로 상남자 아입니꺼!"
"수고했다. 자 상품을 뽑아~~~ 보세요."

▲ 상품을 뽑는 아이들 모래 깊이 파기에서 우승한 조의 아이들이 상품을 뽑고 있다.
ⓒ 김용만

"아싸! 자리 선택권이다!"
"선생님! 빡빡이 면제권은 뭡니까?"
"아 그걸 뽑았군요. 빽빽이 면제권 흉내낸... 쉽게 말해 꽝! 입니다."
"우하하하하. 고소하다!!"

아이들은 또 한번 웃는다.

이 후 모래 높이 쌓기를 했고 개인전으로 원안에 신발 차 넣기, 닭싸움을 했다.

▲ 원안에 신발 넣기에 도전 중인 아이들. 유일한 남녀 통합 개인전이었다. 원에 가장 가까이 찬아이가 우승이었고 예상을 깨고 여학생이 우승하였다.
ⓒ 김용만


▲ 닭싸움 개인전을 하고 있는 아이들. 개인전이라 그런지 정말 열심히 참여했다. 신나는 놀이 한판이었다.
ⓒ 김용만

어느 덧 시간은 훌쩍 지났고 귀가시간이 되었다. 귀가 때도 버스 시간 맞추느라 허겁지겁 달려서 버스를 타고 귀가했다.

사실 가까운 곳에 가서 그냥 아이들 풀어두면 소풍이 편하다. 하지만 이렇게 편한 소풍은 그 날만 편할 뿐이지만 아이들의 소중한 추억거리는 없다. 준비하고 진행하는 동안 고생은 많았지만 즐거워하는 아이들을 보면 모든 수고는 또 다른 희망이 되어 보람이 생긴다. 우리 반 아이들은 이번 소풍을 어떻게 기억할지 모르겠다. 하지만 확신할 수 있는 것은 이번 소풍을 아이들은 쉽게 잊지 못할 것이라는 것이다. 좋은 추억이든 나쁜 추억이든 학창시절에 잊지 못할 추억이 있다는 것은 그만큼 행복한 것이라는 생각이 든다. 아이들에게 공부를 시키는 것도 교사의 일이겠지만 잊지 못할 추억거리도 함께 하는 것 또한 소중한 일이라고 생각한다. 바다를 보며 즐거워하는 아이들을 잊을 수가 없다. 이 모습이 이 나이 아이들의 참모습이 아닌가 싶다. 함께 신나게 놀 수 있는 아이들과 함께 하는 난 행복한 교사다.


 모든 활동을 끝내고 찍은 단체사진. 아이들은 오늘을 쉽게 잊지 못할 것이다.
ⓒ 김용만

Posted by 마산 청보리

댓글을 달아 주세요

  1. 김현우 2014.03.17 09:02 Address Modify/Delete Reply

    여자애들 포즈가 하나같이 같군요 ㅋㅋ

  2. 마산 청보리 2014.03.17 15:03 신고 Address Modify/Delete Reply

    ㅎ 예리.^-^;;

2013년 11월 15일 오후 2시 30분.

특별한 날이었다. 이미 아이들은 새로운 만남에 설레고 있었고 몇몇 아이들은 얼굴에 홍조를 띄고 있었다. 삼삼오오 모여 <나도 잘하고 싶다구>라는 책을 끼고 열띤 대화를 나누고 있었다. 오늘은 이 책의 저자 이지은 작가님이 학교에 오셔서 아이들에게 진로에 대한 대화를 나누기로 한 날이기 때문이다.


▲ 나도 잘하고 싶다구! 이지은 작가는 청소년 학습코칭 상담가시며 청소년의 고민에 많은 관심을 가지고 계신다. 관련 주제로 활발한 저술 활동과 강연등을 펼치고 계신다.
ⓒ 김용만

이 행사는 마산도서관에서 2013년에 추진 중인 '진로교육 특강, 내일을 job아라'는 사업의 일환으로 실시되었다. 마산도서관에서는 청소년들의 올바른 진로 교육을 위해 10월부터 창원시 중고교 대상으로 참가 신청을 받아 선정된 12개 학교에 해당 주제의 도서를 30권 보내주어 학생들에게 사전 독서를 지도한 후 작가와의 만남을 주선하고 있다. 책에 관심이 많고 진로에 관심이 많은 아이들에게 더도 없이 소중한 기회다. 합포고는 이 12개 학교 중 하나에 선정되어 올해에 2번째 실시하고 있다.

아이들은 이지은 작가님의 <나도 잘하고 싶다구>라는 책을 미리 읽은 후 작가님을 기다리고 있었던 것이다. 시간이 되었고 작가님께서 등장하셨다. 아이들의 열띤 반응은 당연한 것이었다.


▲ 강의 중인 이지은 작가 강의를 듣고 참여하는 아이들의 관심도가 상당했다.
ⓒ 김용만

"반갑습니다. 여러분. 합포고 학생들과 이런 만나게 되어 선생님도 너무나 기분이 좋습니다. 이번 시간이 청소년기 때의 여러분이 가지고 있는 불안함과 걱정스러움, 진로에 대한 많은 의문점 해결에 도움이 되길 바랍니다. 그럼 시작해 볼까요? 

우선 100명의 학생에게는 100개의 공부법이 있습니다. 황석영 선생님께서 쓰신 <개밥바라기별>에 보면 '성인이 되는 길은 마치 독립운동처럼 험난하고 외롭다'라고 청소년기의 외로움을 지적하고 있고, 현기영 선생님께서 쓰신 <똥깅이>에도 청소년기에 다양한 고민과 현상에 대해 의미 있게 표현하고 있습니다. 

이미 여러분께서는 진로에 대해 많은 고민을 하고 있고 꿈에 대해서도 많은 고민을 하고 있을 줄 압니다. 꿈을 찾는 과정이 어렵고 그 꿈은 매일 바뀌죠. 그리고 그 꿈을 이루기 위해서는 결국 성적이 좋아야 되는 것 아닌가 하며 허무함을 느끼고 있을 것입니다. 하지만 우리들은 진로에 대해 잘못된 생각으로 접근하고 있는 것 같아요. 이 부분에 대해 오늘 선생님과 자유롭게 이야기 했으면 합니다."

아이들은 집중했고 이지은 작가께서는 준비해 오신 PPT를 넘기시며 강의를 시작하셨다.

"여러분 시기에는 직업 선정에 대해 많은 고민을 하지만 사실 이 시기에 해야 할 고민은 직업 선정이 아닙니다. 직업 선정은 평생에 걸쳐 해야 하는 것이지 청소년기에 해야 하는 것은 아닙니다. 

하지만 가치는 잘 바뀌지 않습니다. 나는 어떤 삶을 살까? 어떤 모습으로 살아갈까? 청소년기에는 이 고민을 먼저 하는 것이 바람직합니다. 청소년들의 진로 고민의 공통점을 보면 내 꿈이 뭔지 잘 모르고, 어떻게 이룰지에 대한 방법을 모르며 꿈과 현실과의 괴리감이 크다는 것입니다. 이는 결국 자기 비하와 부모님과의 관계 갈등으로 발전할 가능성이 많습니다. 

여기서 중요한 점은 부모님과의 관계 갈등인데 부모님을 원망하는 데 모든 에너지를 쏟을 필요는 없습니다. 설령 부모님께서 모두 잘못 하셨더라도 자신의 꿈을 이루는 훈련 과정이라고 생각하길 바랍니다. 사실 부모님과의 갈등은 자신의 꿈을 이루기 위한 노력중 가장 쉬운 싸움입니다. 결국 부모님은 내 편이기 때문입니다. 

상대를 탓하는 데 많은 에너지를 쏟을 것이 아니라 여러분들이 꿈을 위해선 자신의 성공을 정의하는 것에 더 많은 에너지를 쏟아야 합니다. 즉 나의 성공을 문장화 할 수 있어야 합니다. 단순히 잘 나가는 직업에 대다수의 학생들이 목메 달지만 여기 모인 60명의 성공모습은 60명 모두가 다 달라야 합니다. 나를 먼저 생각하십시오. 나는 어떤 사람이면 좋을까?"

많은 아이들이 필기를 하며 집중했고 선생님의 강의는 계속 이어졌다.


▲ 경청 중인 아이들 이날 강의를 듣기 위해 1, 2학년 60여 명의 학생들이 모였다.
ⓒ 김용만

"여러분, 성공이란 무엇이라고 생각하나요? 성공이란 '나로 인해 세상이 이로워지는 것'입니다. 나를 마주치는 모든 사람들에게 감동을 주는 것이 바로 성공입니다. 그리고 이 성공을 위한 진로 설계에는 순서가 있습니다. 먼저 나 자신의 가치를 발견 하는 것입니다. 그리고 자신의 흥미와 소질을 알아야 합니다. 흥미와 소질은 특별한 것이 아닙니다. 하고자 하는 마음입니다. 관련된 멋진 말을 소개합니다.

성공에 영향을 미치는 결정적 변수는 선천적 재능이나 후천적인 양육환경이 아니다. 그것은 오직 스스로의 가치관에 따라 선택한 일 즉 '하고 싶은 일을 했느냐'에 달려 있다. -벤자민 블름-

자신의 흥미와 소질을 모르겠다구요? 내가 좋아하는 것, 내가 잘하는 것, 잘하면서 좋아하는 것을 세세하게 적어보기 바랍니다. 그리고 그 내용을 토대로 자신의 흥미와 소질을 발견하면 됩니다. 마지막으로 직업을 탐색해야 합니다. 성공하는 방법을 모르겠다구요? 성공한 사람들의 자서전을 읽어 보시기 바랍니다. 다양하고 많은 방법과 노력을 알 수 있을 것입니다.

여러분 시기에 필요한 것은 직업을 정하는 것이 아닙니다. 자신의 감정에 충실한 것입니다. 그리고 친구들 감정에 충실하는 것입니다. 내 일상이 주는 지혜로움이 훨씬 중요합니다. 내 일상의 소중함을 잊지 마시기 바랍니다. 나의 욕구에 충실하고 내가 어떻게 살기를 바라는지에 대한 가치를 끊임없이 탐구해 보시기 바랍니다."


 강의 후 아이들과 담소를 나누는 이지은 작가
ⓒ 김용만

이지은 작가의 강의는 끝이 났고 아이들은 큰 박수로 호응했다. 그 후 Q&A시간을 가지면 학생들의 궁금함을 일일이 대답해 주셨다. 시종일관 유쾌한 분위기는 계속 되었다. 선생님만의 학습법도 공개하셨으며 아이들은 진지한 눈빛으로 응했다.

- 책을 쓰게 된 계기가 무엇입니까?
"청소년들의 고민을 나누고 싶었습니다. 혼자만 하는 고민이 아니라 많은 친구들이 공통적으로 하는 고민이라는 것, 어른들도 이 시기에 모두 했던 고민이라는 공감을 나누고 싶었습니다."

- 고민하는 청소년을 보면 무슨 생각이 드시나요?
"그 고민 속에 너무 빠져 힘들어 하지 말고 '내가 힘들어 하고 있구나.'라고 한 발짝 떨어져서 자신을 바라볼 수 있었으면 좋겠어요. 너무 큰 스트레스를 받지 말구요. 울고 싶을 땐? 우세요. 너무 힘들 땐? 자세요. 안정을 위해, 힘들다는 것은 성장의 자연스러운 과정입니다. 감정이 좀 더 부풀어 졌을 뿐 그리 큰 문제가 아닐 수도 있습니다."

- 성적이 낮은데 올릴 수 있을까요?
"당연합니다. 단지 학습하는데 방법이 필요합니다. 예습과 복습은 당연하구요. 적어도 50분 수업을 들은 후 그 시간에 배운 내용만큼은 그 내용을 수업하신 선생님과 동일한 수준이 될 수 있도록 해야 합니다. 즉 그만큼 잘 듣고 정성을 다해야 합니다. 집중력은 10여분 정도 지속되기 때문에 공부를 할 때도 10분하고 쉬고 다시 10분하고 쉬는 형태로 관리하셔야 합니다."

- 저는 꿈과 미래가 너무 불확실해서 너무 불안합니다. 어쩌죠?
"당연합니다. 선생님도 선생님의 미래가 불확실합니다. 누구나 불확실합니다. 자연스러운 것입니다. 너무 힘들게 생각하지 마세요."

- 영어공부가 너무 어려워요. 어떻하죠?
"본 마음은 영어가 귀찮아서 그럴 수도 있습니다. 외워야 하잖아요. 그런 막막함이 있을 것입니다. 암기에 대한 두려움 때문일 수도 있습니다. 단지 외우지 마시고 영어로 된 문장을 많이 읽어보세요. 모르는 단어는 뜻을 적구요. 계속 보다 보면 저절로 외워질 겁니다."

- 마지막으로 청소년기를 지난 어른들에게 하실 말씀이 있으시다면?
"어른들도 자신의 사춘기가 있었습니다. 자신의 일을 돌이켜 보면 아이들을 이해할 수 있을 것입니다. 아이들이 어른들에게 반항하고 이해할 수 없는 행동을 하는 이유요? 돈 때문에? 어른들이 마냥 싫어서? 아닙니다. 감정의 흔들림 때문입니다. 감정을 다루는 것이 서툴고 거칠어서 그런 것입니다. 하지만 어른들은 아이들의 이런 감정, 정서를 보지 않고 행동만 보기 때문에 사이가 멀어지는 것입니다. 어린 시절의 나를 생각하고 이해하면 잘 해결 될 것입니다."

이지은 선생님의 강의는 끝이 났다. 교사로서 참 많은 울림이 있었다.

'성공은 나로 인해 세상이 이로워 지는 것이다.'
'청소년들의 행동만 보지 말고 그 정서를 이해해야 한다.'
'직업을 정하는 것이 아니라 자신의 가치관을 정립하는 것이 더 중요하다.'

요즘 많은 부모님과 학생들이 선호하는 대표적인 직업 중 하나가 공무원이다. 작가님은 이렇게 말씀하셨다.

"공무원이라고 해서 모두 똑같은 공무원이 되진 않습니다. 가치 있는 공무원이 목표가 되어야 합니다. 그냥 나의 직업은 '공무원'이 아니라 '행복한 공무원', '약한 국민의 말을 먼저 듣는 공무원', '내가 먼저 행복한 공무원',이 되어야 합니다. 그래야 세상이 이로워 집니다."

저자와의 만남이라고 해서 사실 큰 기대를 하진 않았다. 하지만 강의가 끝난 후 바뀐 아이들의 눈빛을 보면서 이게 바로 진로 교육이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아이들을 이해하는 것? 나에게 순종하는 아이들만 이해하는 것이 아니라 나에게 반항하는 아이들도 이해해야 하는 것이다. 어른들이 뭐라고 해도 가장 잘하고 싶어 하는 자는 바로 '아이들'이기 때문이다.

지금도 아이들은 소리치고 있다. '나도 잘하고 싶다구요!!' 이 들리지 않는 외침을 듣고 '아빠도 그랬단다. 엄마도 그랬단다. 선생님도 그랬단다. 니 잘못이 아니야'라고 말할 수 있는 어른이 많아지길 바란다. 흔들리지 않고 피는 꽃은 없다고 했다. 나 또한 얼마나 많이 흔들리며 자랐던가.

"안녕히 가세요!"라며 반갑게 인사하며 뛰어가는 아이들의 뒷모습이 새삼 이뻣다.

Posted by 마산 청보리

댓글을 달아 주세요

2013년 6월.

지난 9일은 특별한 날이었다. 본인이 6월 19일에 썼던 학교 기사를 보고 방송국에서 취재가 나온 것이다.

KBS1 <당신이 바꾸는 세상>이라는 프로였다. 학교는 전 주부터 분주했고 아이들은 약간 흥분한 상태였다. 지역방송이 아니라 전국 방송이니 더더욱 그러했으리라. 취재팀이 왔고 아이들을 촬영하며 시간을 보냈다.

오전 11시 경부터 시작된 촬영은 밤 9시쯤이 되어서야 끝이 났다. 본방에서는 약 10분 정도 반영된다고 하니 실재로 촬영하고 방송으로 나오는 과정이 얼마나 고된 일인지를 짐작할 수 있었다. 학생들은 신이 났다.

"선생님 저 방금 인터뷰 했어요. 너무 떨어서 말이 버벅 거렸어요. 그래서 슬퍼요."
"마! 니는 사투리를 많이 써서 안 나온다. 짤린다."
"니는 잘했나? 억양만 표준어였지 '쌔리삐겠습니다'가 뭐꼬?"

와~~아이들은 웃는다.

"선생님 이번 촬영이 선생님 때문이라면서예? 선생님이 기사 쓰신 것 보고 왔다고 하던데예."
"그래. 맞다. 선생님이 쓴 것 보고 오신 거다. 오야. 그래 좋냐?"
"네!!! 선생님 기사 많이 많이 써주시예!"

아이들이 소리 질렀다. 촬영을 위해 3분의 카메라맨이 왔고, 온종일 땀을 흘리며 촬영에 임했다.



 응원 모습을 촬영중인 카메라맨.
ⓒ 김용만



 학생을 인터뷰하는 카메라맨.
ⓒ 김용만

하루가 바쁘게 지나갔고 아이들은 또 다른 유쾌한 경험을 하였다. 이 모든 것이 <오마이뉴스>와 인연을 맺은 덕이었다.


▲ 대한민국 특산품 오마이 뉴스 대한민국 특산품 오마이 뉴스
ⓒ 김용만
4월의 어느 날이었다. 우연히 이 책을 접하게 되었고 읽는 내내 가슴이 두근거렸다. 이러한 시도가 현실화 된 것이 놀라웠고 오연호 대표의 여러 다양하고 창의적인 생각들, 그리고 가치관이 너무 매력적이었다. 책을 덮은 후 심장이 두근거림을 한창 느끼고 있었다.

'나도 기사를 한번 써볼까? 아니 내가 쓴 글이 무슨 기사가 되겠어? 아니야 그래도 난 교단일기를 쓰고 있으니 혹시 모르니까 올려볼까?'

글을 올렸고 너무 놀랍게도 '잉걸'이 되어 배치가 된 것이다. 아내에게 제일 먼저 알렸다.

"여보! 여보!! 여기 봐 내가 쓴 글이 '오마이뉴스'에 올랐어!"
"오 당신 대단한데요. 당신 글을 잘 쓰니 계속 써 봐요. 참 당신은 끝임 없이 새로운 것을 만들어내네요."

아내가 웃었다. 그날부터 하나씩 하나씩 주변의 일을 기사화하기 시작했고 <오마이뉴스> 편집 기자에게 조언도 들어가며 글쓰기에 재미를 붙여가고 있었다. 글이 기사화될 때마다 더욱 기분이 좋았던 것은 내가 인터뷰한 당사자들이 좋아하는 것을 봤을 때였다. 아이들이 좋아했고 선생님들도 신기해하셨다. 나는 이미 또 다른 인생을 즐기게 된 것이다.

사실 나도 정치와 시사, 경제적인 부분에 관심이 많다. 메인에 오르는 멋진 글도 써보고 싶다는 생각도 많이 든다. 하지만 내가 제일 잘 알고 내가 몸담고 있는 학교에서, 우리 아이들의 생활을, 교육에 관한 내용들을 전달하는 것도 필요하다는 생각이 든다.

아직까지 '버금' 이상의 글은 하나뿐이다. 모두가 '잉걸'이다. 하지만 기분이 너무 좋다. 나의 기사를 보는 사람들이 많다는 것과 점수를 주는 분도 계시다는 것과 응원도 해주시는 분이 많다는 것, 제일 좋은 것은 나 자신의 삶이 더욱 의미있게 다가온다는 것이다. 세상에는 좋은 일과 나쁜 일이 있다. 좋은 일, 훈훈한 일을 전하는 것도 가슴 설레는 일이다.

나의 첫 번째 목표였던 <오마이뉴스> 시민기자는 이루었다. 이제 두 번째 목표인 명함을 받은 기자가 되어 10만인 클럽에 가입하는 것이다. 내가 가짐으로 행복해지는 것이 아니라 내가 가진 또 하나의 재주로 주변 사람들이 함께 행복할 수 있는 것. 바로 <오마이뉴스>라서 가능한 일이다. 다시 한 번 마음을 울린다. "모든 시민은 기자다!"

오늘도 특종을 생각하며 주위를 보고 관찰하는 나 자신을 보며 한 번씩 놀라지만, 생활이 더욱 활기차 진 것은 분명한 사실이다. 나의 삶에 큰 활력소가 된 <오마이뉴스>에 큰 감사하며 더욱 좋은 기자가 되기 위해 노력할 것임을 스스로 다짐한다.

오늘도 나에게 저희들의 뉴스를 제보(?)하러 오는 귀여운 학생들이 있다. 해서 나의 기삿거리는 무궁무진하다. 하지만 부끄러운(?) 내용이 많아 선별하는 작업을 오래해야 한다. 아이들과 계속 소통하며 기자로써의 삶을 산다는 것. 참 행복한 일이다.

Posted by 마산 청보리

댓글을 달아 주세요

2013.6.7 

올해로 교직 생활 10여 년을 맞고 있다. 참 많은 학생들을 만났고 참 많은 일들이 있었다. 첫 발령은 남중이었고 두번째 학교는 인문계 남녀 공학이다.

평범한 인문계 학교로써 대부분의 인문계 학교처럼 아이들에게 학습을 강조하며 인성교육도 병행하는 학교이다. 난 개인적으로 아이들을 숫자로 판단하는 교육을 지양하고 있다. 학교 성적으로, 모의고사 점수로, 내신 등급 등으로 아이들의 미래를 결정짓고, 성적만으로 아이의 미래 행복을 결정짓는 교육을 지양하고 있다.

내가 더 많이 가짐으로써의 행복한 것이 아니라, 내가 가진 것을 나눔으로써 행복할 수 있다는 것을 가르칠려고 노력하고 있다. 아이들에게 참다운 것을 조언만 하기 보다는 아이들의 이야기를 들으려고 노력하고 있다. 지금 학교에선 어떤 일들이 일어나고 있는지를 적어보려 한다. 물론 모든 인문계 학교에서 일어나는 일은 아닐 것이다. 지극히 개인적인 교육활동임을 미리 밝혀둔다.

우리 학교는 매주 금요일 8교시는 담임시간이다. 이 시간은 주로 자습이나 독서를 한다. 오늘도 별다를 바가 없었다. 1학기 2차고사(옛날의 기말고사)도 얼마 남지 않아 자습이 더욱 필요한 사항. 아이들에겐 자습시간을 주고 난 책을 읽고 있었다.

하지만 10여분 지나지 않아 아이들이 힘겨워 하는게 느껴졌다. 아이디어를 하나 냈다.

"오늘같이 날도 우중충하고 집중도 잘 안되는데 우리 좀 놀까?"
"네?"

아이들은 의아해 했다.

"자 책상을 다 밀어보자. 그리고 우리 수학여행때 해서 히트쳤었던 마피아 게임하자!"
"네?"

아직도 의아해 하는 아이들. 잠시후 마피아 게임이 시작되었다.

내가 사회자의 역할을 하며 마피아를 미리 지목하고 아이들은 서로 대화를 하며 마피아를 잡아내는 게임이다. 단순하지만 나름의 논리와 관찰력이 있어야 하며 은근히 중독성 있는 게임이다.

"니가 마피아잖아!! 몸에서 냄새나!!"
"그런게 어딘노? 땀냄새 나면 마피아가?"
"보통때 니가 마음에 안들었어! 임마 이거 마피아 맞다. 죽이자!!"

와~~하고 웃는아이들^-^. 숨가쁘게 게임은 진행되었고 첫째판은 마피아의 승리로 끝났다.

 



마피아 게임이 끝날때 쯤 반장의 또다른 제안.

"선생님. 이 게임도 재미있지만 윙크하는 마피아 게임도 아주 재미있습니다."
"그래? 방법이 어떻게 되는데?"
" 네 마피아를 정하시면 마피아가 몰래 윙크를 하는 거지요. 윙크를 받은 아이들은 다리를 꼬고 않고요. 최종적으로 다리를 꼬지 못한 4명이 마피아가 누군치 맞추는 게임입니다."

예상외로 단순했고 그리 하기로 했다. 아이들에게도 말하도 윙크 마피아 게임이 시작되었다. 이번에는 서로 눈을 마주치며 킬킬대며 다리를 꼬기 시작했다. 마지막쯤에 다리를 꼬지 못한 아이들은 너무나도 간절하게 " 윙크좀 날리도.." 라며 애원했다. 아이들의 웃음이 너무 보기 좋았다. 올해 처음 실시한 남녀합반이라 어색해 하여 게임이 재미없을 줄 알았는데 이미 아이들은 친해져 있었다. 즐겁게 30여 분을 놀았다.

저녁을 먹고 야자시간. 오늘 감독이어서 아이들 자습감독을 하고 있는데 2011년도에 졸업한 제자로부터 연락이 왔다.

"선생님 휴가 나왔습니다. 학교에 가서 찾아뵙겠습니다."
"오야. 오늘 선생님 야자감독이니깐 7시 이후 아무때나 와라^-^"
"네 선생님"

제자는 내가 고3담임할 때 제자였다. 참 성실했고 미소가 이쁜 아이였다. 남학생이었지만 자신의 소신대로 간호학과로 진학한 친구였다.

오후 7시 30분쯤 학교에 왔다. 계단에서 만났는데 어찌나 반갑던지. 큰 포옹을 하고 우리반 교실로 데리고 올라갔다. 아이들을 모아두고 말했다.

"여러분 이 학생은 여러분의 선배입니다. 선생님이 가르쳤던 제자이기도 하지요. 꾸준히 선생님과 연락이 되는 친구인데 오늘 이렇게 선생님을 보러 왔습니다. 온 김에 간호학과에 관심이 있거나 대학생활 등 여러분들의 인생 상담을 하고자 이렇게 자리를 마련했습니다. 선생님은 자리를 비켜줄테니 즐겁게 대화를 해보기 바랍니다."
"네!!!"

아이들은 신나했다. 40여 분의 시간이 흐르고 제자와 단둘이 시간을 가졌다. 올 9월에 제대하고 선생님의 노고를 이제서야 알겠다고 제법 의젓한 말들을 한다.

"임마, 그땐 몰랐나?"
"네 선생님 사실 그땐 잘 몰랐습니다."
"그래도 일찍 군대 갔구나. 9월 제대면 왕고겠는데?"
"아직 제 위에 일주일 고참이 있습니다. 환장하겠습니다."

크게 웃었다.

마치고 집에 오는 길에 제자를 집에 데려다 주었다. 차안에서도 참 많은 이야기를 나누었다. 마음이 너무 따뜻했다. 졸업한 제자와 이렇게 단 둘이 옛이야기를 나누는 것이 행복했기 때문이다. 제대하면 다시 보기로 하고 헤어졌다.

지금 이순간의 아이들은 물론 난하다. 요즘 아이들이 철이 없고 이기적이라고들 말을 많이 한다. 하지만 설사 아이들이 그렇다고 해도 이것은 아이들의 잘못이 아니다. 어른들의 책임도 있다고 생각한다. 어른들에게 상처받은 아이들이 의외로 많다. 어른들에게 상처받은 아이들은 교사들에게도 덤벼든다.

이런 아이들에게 윽박지르고 벌을 주는 것은 별로 도움이 되지 않는 것 같다. 왜냐하면 이 아이들은 이런 협박과 벌에 너무나 익숙해져 있기 때문이다. 우리반에도 참으로 대하기 힘든 아이가 있다. 가정방문을 갔었고 이놈의 집에서 참 많은 이야기를 나누었다. 나는 이놈의 상황을 이해하기 위해 노력했고 몇가지 약속도 했었다. 나의 일방적인 통고식의 약속이 아닌 서로의 합의를 통한 약속을 했었다. 사람이 바로 바뀔수는 없겠지만, 서서히 변해가고 있음을 느낀다.

시간이 지나 이 놈들이 나를 기억하지 못해도 좋다. 자신들의 학창시절을 욕해도 좋다.
단 한가지 내가 원하는 것은, 내가 추구하는 것을 그래도 자신을 봐 주었던 사람이 단 한명이라도 있었다는 것을 알게 해주는 것이다.

아이들은 아무생각이 없지 않다. 단지 자신의 말을 들어주는 상대를 못만났을 뿐이다. 이런 아이들에게 말을 할 수 있는 상대가 될 수 있다는 것, 이런 아이들이 변해가는 모습을 옆에서 지켜볼 수 있다는 것은 정말 큰 행복이다. 하루하루 힘든일도 물론 많지만 아이들의 웃음을 매일 지켜볼 수 있는 난 행복한 교사다.  

<덧붙여.. 이 글이 오마이 뉴스 사는 이야기에 기사로 등록되었습니다.^-^. 너무 신기합니다.

링크 http://www.ohmynews.com/NWS_Web/View/at_pg.aspx?CNTN_CD=A0001875769>

'교단일기&교육이야기' 카테고리의 다른 글

교실에서 떠나는 여행.  (0) 2014.01.28
태봉고 축제에 다녀오다.  (0) 2014.01.25
마피아 게임.  (0) 2014.01.25
스승의 날.  (0) 2014.01.25
벚꽃 축제.  (0) 2014.01.25
부모님 상담.  (0) 2014.01.25
Posted by 마산 청보리

댓글을 달아 주세요

2012.4.3 

 

올해도 1학년을 맡았다.

 

올해는 또 색다른 해이다. 바로 합포고 마지막 해이기 때문이다.

 

내년이면 합포고를 떠나야 한다.

 

참 많은 일들이 있었다.

 

정말...아이들과 신나는 추억뿐이었다.

 

첫해의 1학년들과 2년째와 3년째의 3학년들...그리고 작년의

 

즐거웠던 6반과 올해의 마지막 7반..

 

내가 나를 돌아보는 계기가 되었다.

 

올해의 아이들도 신나게 출발했다.

 

즐겁게 반장선거를 했고 역할을 나누었으며 생일을 챙기고 있고

 

생일엔 야자를 면제해주고 있다. 생일에 돌림편지도 쓰고 아이들을

 

위해 교실 뒤에 '나눔 도서관'을 만들어 아이들의 독서생활을

 

유도하고 있다. 레드카드와 블루카드도 부활했으며 올해도 여전히

 

칭찬카드로 아이들과 논다.^-^

 

여전히 유쾌한 학교생활을 하는 날 보며 천상 난 선생님이구나라는

 

생각이 든다.^-^.

 

올해 아이들도 참 이쁘다. 오늘 처음으로 아이들과 나가서 밥을

 

먹고 왔다. 이런 저런 이야기를 했고 학급에서 일어나는 일중에

 

바람직하지 않은 일이 있으면 학급회의를 통해 해결할려고 한다.

 

아이들이 공부만 하는 아이가 아니라 행복하게 자라길 원한다면서

 

다양한 시도를 하고 있다.

 

올해는 여름방학중에 아이들과 1박 2일로 모꼬지(MT)를 갈려고

 

계획중이고 3월 첫째주 토요일에 이미 단합체육대회도 실시했다.

 

신난다.

 

아이들과 생활하면 신나고 재미있다.

 

이런 모든 에너지는 아이들로 부터 나온다.

 

나를 보고 즐겁게 힘을 주는 아이들과 생활하는 난. 행복한 교사다.^-^ 

 

 

'교단일기&교육이야기' 카테고리의 다른 글

여름 모꼬지.  (0) 2014.01.25
뒤돌아보며.  (0) 2014.01.25
2012년  (0) 2014.01.25
겨울보충.  (0) 2014.01.25
학교축제.  (0) 2014.01.25
가정방문.  (0) 2014.01.25
Posted by 마산 청보리

댓글을 달아 주세요

2005.3.1 

 

2월 28일..2004년도의 우리 반이었던 1학년 8반친구들과

무학산 새벽등반을 하기로 한날..자유의지였다.

약속대로 새벽 5시에 집에서 출발했다.

출발하면서 상당히 궁금했다.

'몇놈이 와있을까..추운데 옷은 따뜻하게 입고 나올까..'

자전거를 타고 갔다.

너무 추워서 눈물이 막 흘러내렸다.

하지만 마지막으로 이놈들과 함께 한다는 생각에 추위보다는

설레임이 더욱 앞섰다.

약속장소인 팔각정을 가기위해 합포고 밑에 자전거를 세워두고

걸어올라가기 시작했다.

생각보다 멀었다.

'으..약속장소를 너무 멀리 잡았나?' 이때 시각이 5시 15분이었다.

한창 걸어올라가고 있는데 승용차 두대가 지나갔다.

얼마 안가 차가 서는 것이다.

그리곤 몇놈들이 내리는 것이 아닌가!

'선생님 함께 가요. 누구누구도 같이 가요.'

차 안에는 아버님과 친구들이 타고 있었다.

'그래도 될까? 아버님 감사합니다.'

인사를 하고 승용차를 같이 타고 팔각정에 도착했다.

원진이와 세진이의 어머님도 함께 오셨다.

'선생님 추운데 괜찮겠습니까?'

'괜찮습니다. 우리 아이들이 2학년이 되기 전에 일출을 보며

각오를 한번 다지고 오겠습니다. 부모님들이 더욱 고생이시네요.

죄송합니다.'

'아입니다. 선생님이 더 고생이시지예.'

'사고 없이 잘 다녀오겠습니다.'

부모님들 모두 가시고 우린 아직 안 온 놈들을 기다렸다.

시간이 지나 보니 14명이 왔다.

5시 30분..우린 출발!!했다.

손전등이 없었으면 정말 큰일날뻔했다.

깜깜했다.

큰 손전등이 3개라 제일 앞친구가 한개들고 가운데 한개.

그리고 내가 제일 뒤에서 켜고 갔다.

우리반의 작은 친구 원진이가 계속 쳐졌다.

참 힘들어 보였다. 하지만 격려하며..산을 올랐다.

오르다 보니 서서히 해가 떠올랐다.

끝내 우린 정상에 도착했다.

그리곤 해를 봤다.

너무나도 아름다웠고 너무나도 웅장했으며 너무나도 뜨거운 해였다.

'야~~~~~~~~~~~호~~~~~!!!!!!!!!!!!!'

모두들 크게 함성을 지르고 사진을 찍었다.

영준이가 초코렛을 가져왔더라

함께 하나씩 까먹고 이야기 하다가 내려왔다.

내려올때는 참 수월했다. 하지만 다리가 후들거려 혼났다.^-^;

원진이는 내려갈때도 쳐졌다. 하지만 친구들이 내가 말을 하지

않았음에도 불구하고 서로 손을 잡아주며 다정히 내려왔다.

정말 보기 좋았다.

한참 내려가다보니 먼저 갔던 놈들의 고함소리가 들렸다.

놀라서 후다닥! 내려가 보았다.

이놈들이 냇가에서 놀고 있는 것이 아닌가!

'선생님 고드름 보세요. 엄청 커요. 선생님 이 얼음 보세요.

너무 신기해요.^-^'

'신나게 놀고 가자!!!'

한참 놀았다.

이놈들은 고드름도 참 신기한 모양이었다.

그 추운 날씨에 고드름을 하나씩 들고 쪽쪽 빨고 있더라.

좀 달라고 해도 안 주더라.^-^;; 고드름을 빨며 내려왔다.

그리곤 돼지국밥집에 갔다.

아침부터 14명의 남성(?)들이 국밥집에 들이 닥치니 주인아저씨도

상당히 놀라신 모양이었다.

우리들의 사정을 말씀드리니 참으로 흐뭇해 하시며 친아들처럼

잘해주셨다.

'밥 모자르면 말해라~ 국물모자르면 말해라~ 정구지 넣어서

비벼먹으면 맛있다.'

우린 참으로 깨끗히 국밥한그릇씩을 다 비웠다.

그리곤 인사를 정답게 하며 각자의 집으로 향했다.

---

이 놈들은 사람을 감동시킨다.

강제로 나오라 한 것도 아닌데 이놈들은 나와서 나를 감동시켰고

친구가 힘들어 하니 말을 하지도 않았는데 서로서로 도와주었고

음식을 나누어 먹으며 정답게 지내는 모습으로 나를 또 감동시켰다.

이 놈들이 어느 새 2학년이 된다는 것이 참으로 대견했다.

이 놈들이 우리 반이었다는 게 참으로 행복했다.

난..행복한 교사다.^-^


 

'교단일기&교육이야기' 카테고리의 다른 글

반장선거.  (0) 2014.01.25
2005년 입학식.  (0) 2014.01.25
새벽등반  (0) 2014.01.25
2004년 종업식을 끝내고.  (0) 2014.01.25
자그마한 잔치.  (0) 2014.01.25
개학.  (0) 2014.01.25
Posted by 마산 청보리

댓글을 달아 주세요

2013.6.14 

올해로 교직 생활 10여 년을 맞고 있다. 참 많은 학생들을 만났고 참 많은 일들이 있었다. 첫 발령은 남중이었고 두번째 학교는 인문계 남녀 공학이다.

평범한 인문계 학교로써 대부분의 인문계 학교처럼 아이들에게 학습을 강조하며 인성교육도 병행하는 학교이다. 난 개인적으로 아이들을 숫자로 판단하는 교육을 지양하고 있다. 학교 성적으로, 모의고사 점수로, 내신 등급 등으로 아이들의 미래를 결정짓고, 성적만으로 아이의 미래 행복을 결정짓는 교육을 지양하고 있다.

내가 더 많이 가짐으로써의 행복한 것이 아니라, 내가 가진 것을 나눔으로써 행복할 수 있다는 것을 가르칠려고 노력하고 있다. 아이들에게 참다운 것을 조언만 하기 보다는 아이들의 이야기를 들으려고 노력하고 있다. 지금 학교에선 어떤 일들이 일어나고 있는지를 적어보려 한다. 물론 모든 인문계 학교에서 일어나는 일은 아닐 것이다. 지극히 개인적인 교육활동임을 미리 밝혀둔다.

우리 학교는 매주 금요일 8교시는 담임시간이다. 이 시간은 주로 자습이나 독서를 한다. 오늘도 별다를 바가 없었다. 1학기 2차고사(옛날의 기말고사)도 얼마 남지 않아 자습이 더욱 필요한 사항. 아이들에겐 자습시간을 주고 난 책을 읽고 있었다.

하지만 10여분 지나지 않아 아이들이 힘겨워 하는게 느껴졌다. 아이디어를 하나 냈다.

"오늘같이 날도 우중충하고 집중도 잘 안되는데 우리 좀 놀까?"
"네?"

아이들은 의아해 했다.

"자 책상을 다 밀어보자. 그리고 우리 수학여행때 해서 히트쳤었던 마피아 게임하자!"
"네?"

아직도 의아해 하는 아이들. 잠시후 마피아 게임이 시작되었다.


 해맑게 웃고 있는 아이들

ⓒ 김용만

관련사진보기


내가 사회자의 역할을 하며 마피아를 미리 지목하고 아이들은 서로 대화를 하며 마피아를 잡아내는 게임이다. 단순하지만 나름의 논리와 관찰력이 있어야 하며 은근히 중독성 있는 게임이다.

"니가 마피아잖아!! 몸에서 냄새나!!"
"그런게 어딘노? 땀냄새 나면 마피아가?"
"보통때 니가 마음에 안들었어! 임마 이거 마피아 맞다. 죽이자!!"

와~~하고 웃는아이들^-^. 숨가쁘게 게임은 진행되었고 첫째판은 마피아의 승리로 끝났다.

마피아 게임이 끝날때 쯤 반장의 또다른 제안.

"선생님. 이 게임도 재미있지만 윙크하는 마피아 게임도 아주 재미있습니다."
"그래? 방법이 어떻게 되는데?"
" 네 마피아를 정하시면 마피아가 몰래 윙크를 하는 거지요. 윙크를 받은 아이들은 다리를 꼬고 않고요. 최종적으로 다리를 꼬지 못한 4명이 마피아가 누군지 맞추는 게임입니다."

예상외로 단순했고 그리 하기로 했다. 아이들에게도 말하고 윙크 마피아 게임이 시작되었다. 이번에는 서로 눈을 마주치며 킬킬대며 다리를 꼬기 시작했다. 마지막쯤에 다리를 꼬지 못한 아이들은 너무나도 간절하게 " 윙크좀 날리도.." 라며 애원했다. 아이들의 웃음이 너무 보기 좋았다. 올해 처음 실시한 남녀합반이라 어색해 하여 게임이 재미없을 줄 알았는데 이미 아이들은 친해져 있었다. 즐겁게 30여 분을 놀았다.

저녁을 먹고 야자시간. 오늘 감독이어서 아이들 자습감독을 하고 있는데 2011년도에 졸업한 제자로부터 연락이 왔다.

"선생님 휴가 나왔습니다. 학교에 가서 찾아뵙겠습니다."
"오야. 오늘 선생님 야자감독이니깐 7시 이후 아무때나 와라^-^"
"네 선생님"

제자는 내가 고3담임할 때 제자였다. 참 성실했고 미소가 이쁜 아이였다. 남학생이었지만 자신의 소신대로 간호학과로 진학한 친구였다.

오후 7시 30분쯤 학교에 왔다. 계단에서 만났는데 어찌나 반갑던지. 큰 포옹을 하고 우리반 교실로 데리고 올라갔다. 아이들을 모아두고 말했다.

"여러분 이 학생은 여러분의 선배입니다. 선생님이 가르쳤던 제자이기도 하지요. 꾸준히 선생님과 연락이 되는 친구인데 오늘 이렇게 선생님을 보러 왔습니다. 온 김에 간호학과에 관심이 있거나 대학생활 등 여러분들의 인생 상담을 하고자 이렇게 자리를 마련했습니다. 선생님은 자리를 비켜줄테니 즐겁게 대화를 해보기 바랍니다."
"네!!!"

아이들은 신나했다. 40여 분의 시간이 흐르고 제자와 단둘이 시간을 가졌다. 올 9월에 제대하고 선생님의 노고를 이제서야 알겠다고 제법 의젓한 말들을 한다.

"임마, 그땐 몰랐나?"
"네 선생님 사실 그땐 잘 몰랐습니다."
"그래도 일찍 군대 갔구나. 9월 제대면 왕고겠는데?"
"아직 제 위에 일주일 고참이 있습니다. 환장하겠습니다."

크게 웃었다.

마치고 집에 오는 길에 제자를 집에 데려다 주었다. 차안에서도 참 많은 이야기를 나누었다. 마음이 너무 따뜻했다. 졸업한 제자와 이렇게 단 둘이 옛이야기를 나누는 것이 행복했기 때문이다. 제대하면 다시 보기로 하고 헤어졌다.

지금 이순간의 아이들은 물론 난하다. 요즘 아이들이 철이 없고 이기적이라고들 말을 많이 한다. 하지만 설사 아이들이 그렇다고 해도 이것은 아이들의 잘못이 아니다. 어른들의 책임도 있다고 생각한다. 어른들에게 상처받은 아이들이 의외로 많다. 어른들에게 상처받은 아이들은 교사들에게도 덤벼든다.

이런 아이들에게 윽박지르고 벌을 주는 것은 별로 도움이 되지 않는 것 같다. 왜냐하면 이 아이들은 이런 협박과 벌에 너무나 익숙해져 있기 때문이다. 우리반에도 참으로 대하기 힘든 아이가 있다. 가정방문을 갔었고 이놈의 집에서 참 많은 이야기를 나누었다. 나는 이놈의 상황을 이해하기 위해 노력했고 몇가지 약속도 했었다. 나의 일방적인 통고식의 약속이 아닌 서로의 합의를 통한 약속을 했었다. 사람이 바로 바뀔수는 없겠지만, 서서히 변해가고 있음을 느낀다.

시간이 지나 이 놈들이 나를 기억하지 못해도 좋다. 자신들의 학창시절을 욕해도 좋다.
단 한가지 내가 원하는 것은, 내가 추구하는 것을 그래도 자신을 봐 주었던 사람이 단 한명이라도 있었다는 것을 알게 해주는 것이다.

아이들은 아무생각이 없지 않다. 단지 자신의 말을 들어주는 상대를 못만났을 뿐이다. 이런 아이들에게 말을 할 수 있는 상대가 될 수 있다는 것, 이런 아이들이 변해가는 모습을 옆에서 지켜볼 수 있다는 것은 정말 큰 행복이다. 하루하루 힘든일도 물론 많지만 아이들의 웃음을 매일 지켜볼 수 있는 난 행복한 교사다.


'교단일기&교육이야기' 카테고리의 다른 글

영이의 결석.  (0) 2014.01.25
영이의 외박  (0) 2014.01.25
2007.7.6  (0) 2014.01.25
2004.7.5  (0) 2014.01.25
2004.7.3  (0) 2014.01.25
난 교사여서 참 행복합니다.  (1) 2014.01.25
Posted by 마산 청보리

댓글을 달아 주세요

  1. 2014.01.27 08:50 Address Modify/Delete Reply

    비밀댓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