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용만의 함께 사는 세상 :: '아고라광장' 태그의 글 목록

46년간 헌책과 함께 하셨던 영록서점 박희찬 대표가 지난 해, 2017년 11월 23일 별세하셨습니다. 향년 63세, 상속자가 없는 상황에서 갑자기 돌아가셨기에 120만권에 달하는 책들과 여러 자료들의 행방에 대해 많은 분들이 걱정하셨습니다. 그 후 영록서점에서 책과 자료들을 다시 판매한다는 소식을 들었고 일부러 시간을 내어 창동으로 향했습니다.

갈때마다 느끼는 거지만 창동은 골목이 참 예쁩니다. 물론 사람마다 호불호가 갈리겠지만 저는 정감이 있어 좋습니다. 무질서해 보이지만 그 속에 나름의 규칙이 있는 정다운 길입니다.

최근에는 골목길을 더 예쁘게 만들기 위해 많은 공을 들이고 있는 것 같습니다.

한글 대신, 알파벳이 적혀있다면 유럽의 한 골목이라고 해도 믿을 정도입니다. 여유가 느껴지는 길입니다.

방문객들을 위한 이정표도 잘 되어 있습니다.

창동 허새비 이선관 시인 유품 전시관도 꼭 들러보시길 추천드립니다.

창동예술촌 입주공간 현황표

오! 새로운 건물이 들어섰군요. 예전에는 이렇지 않았는데?

창동예술촌 아트센터라고 되어 있습니다. 예전에는 이곳에 골목해설사 분들 사무실과 공용화장실, 전시장이 있었습니다. 지금의 이 곳은 어떻게 사용되는 지 궁금하군요.

저는 이곳을 아고라 광장이라고 알고 있는데, 야외 공연장은 그대로였습니다.

창동 예술촌 아트센터 바로 위에 영록서점이 위치해 있습니다. 가보니 새로 인수하신 분으로 보이는 분들이 정리를 하고 계셨습니다.

자유롭게 내부를 둘러봤습니다. 우와, 아주 오래된 고서적부터

옛날 만화책들

무협지들

시대를 풍미했던 책

추억 돋는 책들까지...정말 책이 많았습니다.

저는 이날 1층만 돌아봤습니다. 2층은 돌아보지 못했습니다. '무조건 싸게 책, 테이프, CD, LP판을 팝니다!!'라는 문구가 있는 걸로 봐서 2층에는 책이 아닌 다른 물건들이 있는 것 같습니다.


개인소견으로 영록서점에는 책은 정말 많았지만 쇼핑하기에는 불편한 구조였습니다. 검색해 볼 수 도 없고, 책들이 너무 많아 바닥에 쌓여있는 등, 원하는 책을 골라서 사기에는 힘들어 보였습니다. 다만 가서 맘에 드는 책을 고르실 분들이라면 재미있을 것 같기는 합니다.


책장의 간격도 좁아서 눈높이에 있는 책들 말고는 찾기가 힘들었습니다. 좁은 공간에 엄청난 책들을 수납하기 위해선 별 방법이 없었겠지만 책을 사려는 입장에서 불편했던 것은  사실입니다.


요즘의 중고서점을 상상하며 갔던 저는 솔직히 좀 놀랬고, 책을 한 권도 사지 못했습니다. 이건 개인 취향이지 영록서점을 디스하는 것은 아닙니다. 그래도 인수해주신 분이 나타나셔서 참 다행이라고 생각합니다. 폐기되기에는 자료들이 너무 아까웠습니다.


고서적, 추억의 LP판, CD, 테이프에 관심있으신 분들에게는 보물창고라고 생각됩니다. 


영록서점 방문 뿐 아니라 골목길을 걸으시고, 맛집도 탐방하실 분들께 창동 마실코스를 추천합니다. 


이번 주말 창동에 나가보시는 것은 어떨까요? 생각보다 즐기고 놀 꺼리가 많습니다. 


사진 찍을 곳도 많고 은근히 틈새 가게들이 많아 구경하는 재미가 있습니다.


창동이 더 잘되기를 바라지 않습니다. 그냥 그자리에 계속 있어주면 좋겠습니다. 왠지 창동하면 마산의 역사, 마산의 과거라는 향수가 짙습니다. 혹시 더 이상하게 변하기 전에, 이번 주말 창동에 가보시지요. 예전의 감흥은 아니겠지만 추억을 돋우기에는 충분한 곳입니다.


더 이상 골목길이 사라지지 않기를 바랍니다.^-^


Posted by 마산 청보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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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4월 26일(토). 저녁 6시에 창동 아고라 광장에서 특별한 퍼포먼스가 있었다. 


이정희 작가님이 준비하신 것이라 했다. 사실 이정희 작가님이 누구신지 몰랐다. 후에 알고 보니 서양화가 셨다. 


▲ 평소 작품활동 중이신 이정희 서양화가님.


'서양화가가 무슨 퍼포먼스를 한단 말이지?' 의문이 들었다. 하지만 호기심이 더 컸다. 서둘러 아고라 광장에 도착했다.이미 아고라 광장에는 사람이, 특히 외국인들이 너무 많았다.


"오늘 무슨 일 있습니꺼?"


김경년 창동 아지메께 여쭈었다.


"마산국제연극제가 있는데 그 곳에 참석한 연극인들이 창동에 구경왔다 아이가."


오~~신기했다. 이렇게 많은 사람이 모인 것도 신기했고 퍼포먼스의 내용은 무엇일지. 더욱 기대도 되었다.


시간이 되었고, 장엄한 음악이 흘렀다.


한쪽에서 한지로 된 새하얀 옷을 입으신 일화선생이 등장하셨다. 


"아...아름답다.."


처음 든 생각이었다. 일화선생의 거침없는 춤사위는 사람들의 관심을 끌기에 충분했다.

▲ 장엄한 음악에 맞쳐 등장하시는 일화선생님(명상요가하시는 분)


퍼포먼스와 음악에 심취해 한참을 보고 있는데 무대 위편에서 그림을 그리고 있는 이정희작가님이 보였다. 파란색으로 미친듯이 색칠을 하고 있었다. 순간. 퍼득 드는 생각이 있었다.


'혹시...세월호인가?'


다시 일화선생을 보니...


그랬다. 노란리본으로 뒷머리를 묶고 계셨고, 노란리본으로 묶인 꽃다발을 들고 계셨다.


이정희 작가님 또한 노란색의 긴 삼베를 목에 두르고 계셨다.


'아...그랬구나..'


▲ 세월호의 아픔을 표현하고 있는 이정희 작가


적어도 이때부터는 나에게 퍼포먼스가 단순한 볼꺼리가 아니었다. 


음악...춤사위...이정희 작가의 거칠고 거친 붓터치가 세월호의 감정을 담아내고 있었다.


난..솔직히 눈물이 났다. 너무 웅장하고 너무 비장했으며 너무 애절했다.


후반부로 가면서 퍼포먼스는 격렬해졌다. 일화선생께서 구경하시는 분 사이로 들어와 격렬한 춤사위를 보여주시고, 이정희 작가도 나름 몸으로 작품을 표현하고 있었다. 


이미 사람들은 몰입하여 숨소리도 들리지 않았다. 중간 중간 들리는 탄성소리와 한숨소리..


퍼포먼스는 그렇게 마지막을 장식했다.

▲ 구슬픈 노래로 퍼포먼스의 마지막을 더욱 빛내주셨던 천복희 여사님. 

▲ 퍼포먼스가 끝난 뒤 함께 있는 이정희 작가와 일화선생님. 두 분은 고교 동창이라 하셨다.


박수소리가 들렸고 이정희 작가는 사람들 사이에서 수줍게 인사를 하셨다.


나는 퍼포먼스가 끝난 뒤 한참을 움직일 수 가 없었다.


4월 29일, 우연히 창동 사랑방에서 이정희 작가님을 만났다. 너무 신기했다. 왠지 연예인 보는 느낌? 솔직히 말씀드렸다. 그 날 퍼포먼스, 너무 감동적이었다고, 너무 느낌이 커서 소름이 돋았다고 말씀드렸다.


이정희 작가님은 수줍게 웃으시며 말씀하셨다.


"제 작품을 좋게 봐주셔서 정말 감사합니다. 사실 그 날 퍼포먼스도 준비하느라 상당히 힘들었어요. 원래 같이 준비했던 요가작품은 선보이지도 못했고 저의 개인적인 노력으로 준비된 작품이었어요. 일화 선생도 개인적인 친분으로 함께 해주셨던 것이구요. 예술인이, 사실 보기에는 화려하게 보일지 모르지만 상당히 힘들어요."


"그렇군요. 사실 저 그 날의 퍼포먼스가 세월호를 뜻하는 지 한참 후에 알았습니다. 알고나서 보니 너무 슬펐습니다. 그만큼 감동적이었다는 말씀을 드리는 것입니다. 예술인으로 이런 시대적 아픔을 표현하시는 것을 보고 큰 감명을 받았습니다."


"아니예요. 전 세월호의 아픔을 함께 하고픈 마음이 있었을 뿐이예요. 너무 마음 아픈 일이죠. 제가 할 수 있는 것이 이런 작품활동 뿐이라 더 미안하고, 더 마음 아픕니다. 힘들게 예술하지만 전 제가 하고 싶은 것은 합니다. 이번 작품도 그 연장선상이죠. 제 작품 좋게 봐주셔서 다시금 감사합니다."


소녀같은 분이셨다. 보고 느낀 그대로 감동적이었다고 말씀 드린 것 뿐이었는데 너무 수줍어 하셨다.


'예술가는 이래야 한다.'는 생각이 들었다. 시대에 무관심한 것이 아니라 시대의 아픔을 표현하고 일반 사람들이 예술을 통해 아픔을 공유하고 치유할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한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정희 작가 같은 분이 창동예술촌에 계시다는 것이 큰 자부심으로 다가왔다. 


적어도 모두들 눈치보며 자기 앞가림하기 바쁜 시대에 자신의 생각을 당당하게 표현하고 세상과 함께 소통하는 예술인을 보기가 드물기 때문이다.


앞으로도 그녀의 활동이 기대된다. 덧붙여 창동의, 지역의 많은 예술인들이 세상과 더욱 소통하시기를 조심히 바래본다. 세상이 없으면 예술도 없지 않은가? 예술은 이성으로 치유할 수 없는 것을 치유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예술은 꼭 필요한 것이다. 창동에 이런 예술인들이 많이 모여 열심히 작품활동을 하시는 것은 지역사회의 큰 자랑이다.


창동은 스스로 진화하며 성장하고 있다.


-사진출처:김경년 창동 아지메 페이스북& 블로그, 사전에 사용 허락을 받았음을 알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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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마산 청보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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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창동아지매 2014.04.29 23:51 Address Modify/Delete Reply

    역시,,~용만샘은 창동예술촌 명예홍보대사입니다. 창동은 온통 예술가들의 영혼이 춤추고있는곳. 그속에서 삶의틈새로 설레임이 언듯언듯~~그맛에 창동을 사랑하는거죠

  2. 마산 청보리 2014.04.30 00:02 신고 Address Modify/Delete Reply

    네, 김경년 이사님. 늦은 시간에도 읽어 주시고 응원해 주시니 감사할 따름입니다. 창동이 좋아서 가는 것 뿐입니다. 우연히 좋은 공연 보고 느낀 점을 적었구요. 창동아지매가 계셔서 더욱 창동이 신나는 곳이 되는 것 같습니다. 항상 지지합니다.^-^

페북친구분들께 고함!!


아래 그림을 보는 순간 눈물이 너무 났습니다..운전하며 에이 씨팔!!하며 눈물을 훔쳤습니다.


▲ 도저히 불가능한 상황이라는고...상상해서 그런건가요?..너무 마음이 아팠습니다..


사고는 날 수있습니다. 대처가 문제겠지요. 지금 우리가 세금을 내고 있는 이 나라는 미쳐돌아가고 있습니다. 밀양의 할머니, 할아버지의 목숨도 모자라..이 땅의 수많은 노동자인 어머니. 아버지의 목숨도 모자라...이젠 아이들의 목숨까지 위험합니다. 


무슨 가치가 얼마나 대단하길래 우리들이 이렇게 살아야 합니까. 정녕 이 상황에서 우리가 할수있는일이 뉴스를 보고 발을 동동구르고 안타까워하며 눈물만 흘리는것 뿐입니까?


 바꿔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이 땅의 주인은 국민들이라고 그리 외치는 나라 아닙니까? 정녕 이 땅의 주인이 국민이라고 생각하십니까? 빼앗긴 권리는 되찾아야 하는것 아닙니까? 너무 원통하고 화가 납니다. 


근데 어찌해야 할지를 모르겠습니다. 저의 자식이 자랄 세상도 이렇다면 키울 자신이 없습니다. 우리가 할 수 있는게 무엇일까요..혹시 저의 생각에 공감하시는 분은 생각을 적어 주십시오.


 아직도 아이들은 공포에 떨며 어둠속에서 쓰러지고 있을지 모릅니다. 힘을 모읍시다. 제발 우리의 아이들이 살아갈 세상은 지금보다 조금이라도 더 인간다운 세상이 될수 있도록 힘을 모읍시다. 뭐라도 해야 겠는데 뭘 어찌할지를 몰라 너무 갑갑하여 글을 올립니다. 힘을 모읍시다.


저는 이 시대의 어른으로써..반성과 각성을 위해 오늘저녁 작은 촛불을 들고 창동에 가려고 합니다. 제가 할수 있는 작은 실천을 하려 합니다..오실 수 있는분은 6시 창동 아고라 광장으로 오시면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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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 페이스 북에 올린 글이었습니다. 창동의 황목수님과 물생명연대의 전박사님과 함께..처음엔 우리 셋만 하기로 했습니다. 우리끼리라도 모여..이 땅의 어른으로써의 지금 이 상황에서..어찌 뭘 할 수 없는 무능함과...아이들을 지켜주지 못한 미안함, 생명을 중시하지 않는 잘못된 사회적 풍토에 대해 끓어 오르는 분노에 대해 성토하고  이미..사망자로 밝혀진 사람들에 대해 추모하고...나머지 아이들의 무사생환을 진심으로 염원하는 모임을 갖자고 하였습니다. 


저희들끼리 전화를 통해 국화꽃을 준비하고..초를 사고...추모하는 글을 적고..조용히 준비했습니다. 그 와중에 한 분, 두 분씩 동참 의사를 밝히시는 분들이 계셨습니다. '우리와 비슷한 생각을 하시는 분들이 많이 있구나.'는 생각에 그래도 왠지 모를 힘이 났습니다.


비도 오는 날이었습니다. 저희 셋은 창동 아고라 광장으로 이동하여 촛불에 불을 켜고. 글을 붙이고..내리는 비에 초가 끄지면 다시 불을 붙히며 사람들을 기다렸습니다.


▲사람이 존중받지 못하는 우리 사회의 자화상, 세월호 희생자들을 추모하며...또 어둡고 차가운 물 속에서 두려움에 떨고 있을 이들의 생환을 간절히 기원합니다.


한 분, 두 분씩 모이기 시작한 인원이 어느 새 20여분 정도가 되었습니다. 서로에게 간단한 인사만 하고 다 같이 모여 희생자들에 대해 묵념을 하였습니다.



묵념 후 한 분씩 돌아가며 이번 일에 대한 자신의 느낌과 생각을 말하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너무 화가 났습니다..우리의 무능력함에 고개를 들 수가 없었습니다..왜 이 땅의 아이들이 죽어야 하는가..이 사회가 얼마나 잘못되고 있는가..어른의 한사람으로써 이런 사회를 더 인간다운 사회로 만들지 못했음에 대해, 생명을 중요시 하지 않는 사회적 풍토에 대해 분노했습니다. 


왜 하필 아이들인지..아이들의 사고와..유가족들을 생각하며 눈물을 흘리시는 분들도 계셨습니다. 아마 모든 분들의 마음이 마찬가지 일것입니다.




우리들은 어제의 촛불을 꺼뜨리지 않기로 했습니다. 다양한 곳에서 다양한 분들이 모였었습니다. 우리가 속한 각자의 위치에서 이 촛불을 계속 켜는 방법에 대해 고민하기로 했습니다. 


대단한 사회를 바라는 것이 아닙니다. 특별한 사회를 바라는 것이 아닙니다. 단지, 단지, 안전한 사회를 바라는 것입니다. 


사람이 사람으로써 존중받는 사회를 바라는 것입니다. 


다른 그 어떤 조건에서가 아니라 인간의 생명이 존중받을 수 있는 사회를 바라는 것입니다.


이곳은 경남 마산입니다. 이곳에서의 마음이...전해지기를 바랄 뿐입니다. 


너무나 할 수 있는 것이 없습니다. 그래서 너무 화가 납니다. 그래서 너무 미안합니다...


너무나 눈물이 납니다...




Posted by 마산 청보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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