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용만의 함께 사는 세상 :: '산지니' 태그의 글 목록
728x90

지난 10월 17일이었습니다. 경남도민일보 출판미디어편집국장이신 김주완국장님의 페북에 제가 태그되었습니다. 내용은 아래와 같습니다. 

'피플파워'는 경남도민일보 출판사입니다. 제가 애정하는 출판사이기도 하지요. 저는 평소 책을 읽으려고 노력합니다. 읽고 난 책 중 나름 괜찮은 책들은 서평을 꼭 씁니다. 더 많은 분들이 책을 읽었으면 좋겠다는 바램 문입니다. 해서 제 블로그에도 서평 카테고리가 따로 있습니다.

 지역출판사, 독립서점 책은 일부러 구매하여 읽는 편입니다. 김주완 국장님께서 저를 태그 해 주신 것만 해도 영광이었습니다. 공모전 포스터를 봤습니다.

올해가 2회째인 흥미로운 서평공모전이었습니다. 3,000자 내외의 서평 2편 이상 응모해야 하며, 대상책은 전국의 지역출판사에서 출간한 모든 도서(서울과 파주출판단지 소재 발간 도서 제외)라고 합니다. 한 눈에 지역 출판업계를 위한 서평전이라는 것을 알 수 있었습니다. 저도 일부러 지역 출판사책을 많이 읽었기에, 그리고 뜻에 공감했기에 감히 도전했습니다.


제가 경남 마산에 살아서 그런지, '피플파워, 펄북스, 산지니, 남해의 봄날' 출판사 책들은 더욱 마음이 갔습니다.


제가 읽고 응모한 책은

'남해의 봄날'에서 출간한 이미경님이 쓰신 '동전하나로도 행복했던 구멍가게의 날들'과 펄북스에서 출간한 '이소이 요시미쓰'씨가 쓴 '동네 도서관이 세상을 바꾼다.' 였습니다.

 

11월 초에 서평을 모두 써서 메일로 보냈습니다. 12월 15일에 발표한다고 했습니다. 솔직히! 정말 솔직히! 3등, 정말 운 좋으면 2등까지 기대했습니다. 기대만!!! 했습니다. 한국에 책을 많이 읽으시고 글을 잘 쓰시는 분들이 얼마나 많으신데 어찌 감히 제가 쓴 서평이 순위권 안에 들 것인지. 기대도 못했습니다. 3등, 2등은 옆에 분들께 허세 떤다고 그냥 뱉었던 말입니다.


서평을 제출하고 나서 한동안 잊고 살았습니다. 그러던 어느 날, 학이사로부터 전화가 왔습니다. 모르는 번호라 받을까 말까 잠시 망설이다 받았습니다.

"여보세요?"

"네 김용만님이시죠?"

"네 어디시죠?"

"네 여긴 학이사 입니다."

순간 귀를 의심했습니다.

"학이사요? 네 어떤 일이십니까?"

"서평공모전에 응모하셨죠?"

"네"

"네 김용만님 축하드립니다. 1등으로 선정되셨습니다."

헉!!!!

"네???? 뭐...뭐라고요? 제가 1등이라고요????"

"네 다시한번 진심으로 축하드립니다.^^"

우압!!!!!!!!!!!


"정말요???제가 1등이라고요? 오 마이 갓! 정말입니까? 제가요? 제가 쓴 글이요? 오 마이 갓, 믿을 수가 없습니다. 어찌 이런일이...실수하신 것 아닌가요?"

"아닙니다.^^ 다시한번 축하드립니다. 12월 21일 저녁에 시상식이 있는데 참여가능하신가요?"

"당연하지요!!!! 가겠습니다. 조퇴하고 가겠습니다. 정말 고맙습니다!!!"


믿을 수가 없었습니다. 이럴수가...내가 다른 대회도 아니고 서평공모전에 1등이라니...

꿈인지 생시인지, 믿기지 않았습니다.

학이사 홈페이지에 들어가서 이름을 확인했습니다.

오 마이 갓. 수상자 제일 위에 제 이름이 있었습니다. 그렇습니다! 꿈이 아니었습니다!

두 눈으로 사실을 확인하고 나서 페이스북과 지인들에게 얼마나 자랑질을 했는지.ㅋㅋㅋㅋㅋㅋㅋ


드디어 시상식날이 되었고 간만에 대구로 향했습니다. 운전이 즐겁기는 오랜만이었습니다. 

오! 대구출판산업지원센터가 있었습니다. 창원에는 없는데...부러운 마음이 들었습니다. 식 시작 시간보다 40분 정도 일찍 도착했습니다. 대구출판산업지원센터를 둘러봤습니다.

2층에 북카페가 있었습니다. 진짜 북카페였습니다. 출판산업지원센터라 그런지 앉아 계신 분들이 모두 중후해 보였고 작가분 같아 보였습니다. 대표님을 만나 인사를 했는데 왠지 제가 있을 자리 같지 않아 인사만 드리고 나왔습니다. 건물을 구경하고 싶은 마음도 컸습니다.

'2018 대구 올해의 책', '대구는 책관련 이런 행사도 하는구나.' 부러웠습니다.

'대구출판인쇄디자인공모전' 작품 전시회도 하고 있었습니다. 천천히 둘러봤습니다. 옛날에는 책 내용만 집중했습니다. 요즘은 책 디자인도 눈에 들어옵니다. 책표지와 제목에 따라 손이 가는 경우가 있기 때문입니다. 저는 신간 관련 정보를 거의 접하지 않습니다. 그러고보니 책 디자인과 저자, 제목을 보고 고르는 경우가 많습니다. 디자인공모공간을 둘러보며 '참 이쁘다.'는 생각이 계속 들었습니다.

드디어 시간이 되었고 시상식장으로 향했습니다.

제가 유명한 사람은 아니지만 선정해주셔서 고마운 마음에 감히, 방명록도 적었습니다.

자리에 앉아 있으면서도 '내가 1등이 맞나?'는 의심을 계속 했습니다. 그러다 옆쪽으로 눈을 돌렸는데...

'사랑모아독서상 김용만' 이라는 현수막이 눈에 딱!!!

'꿈이 아니었어...ㅠㅠ'

식이 시작되었습니다.

축하공연이 있었습니다. 긴장이 많이 되었는데 감미로운 노래를 들으며 마음이 한결 편안해졌습니다.

유명하신 분들의 격려사와 축사가 이어졌습니다.

솔직히 출판업계에서 아주 유명하신 분 같은데 저는 처음 뵈서..ㅠㅠ

제가 감히 상을 받았습니다. 상장, 상패, 상금을 받았습니다. 믿지 못할 정도로 과한 상이었습니다.

살다보니 이런 날이...ㅠㅠ

상을 받은 것도 좋았지만 출판업 관련 분들을 많이 알게 되어 더 좋았습니다. 산지니 대표님도 만나뵈었고 펄북스 편집팀장님도 인사드렸습니다. 제가 읽었던, 좋았던 책을 출간한 출판사 관계자분을 만난 것이 저에게는 연예인 만나는 특별한 감정이었습니다. '무슨 출판사 누구 십니다.'라고 내빈 소개할 때마다 '우와!!!! 저 분이셨구나. 우와....'라며 속으로 감탄했습니다. 티내면 부끄러울까봐 속으로만 탄성을 지르며 겉으론 덤덤한 척 박수쳤습니다. 하지만 입가에 미소는 숨길 수 없었습니다.^^..


심사평이 기억에 남습니다.

"사랑모아 독서상을 받은 서평은 투박했습니다. 하지만 서평으로서 갖춰야 할 내용들이 모두 포함되어 있었습니다. 책은 똑똑해지기 위해서가 아니라 풍성해지기 위해서 읽는다라는 대목에는 고개가 절로 끄덕여졌습니다."


오마이뉴스 서평단으로 활동했었고 책을 꾸준히 읽으며 서평을 써왔습니다. 아는 척하려고 썼던 것도 아니었으며 돈을 더 벌려고 썼던 것도 아니었습니다. 하지만 서평공모전에서 1등으로 선정되고 나니 마음이 좀 달라졌습니다. 그냥 혼자 쓰는 글이 전문가분들에게 인정받은 느낌이었습니다.

'어? 내가 쓴 글이 1등이라고??? 혼자 쓰는 글인데 다른 분들도 공감해 주시는 거네? 내가 글을 영 못쓰는 것은 아닌가봐.'라는 생각 들었습니다. 


공식적으로 제 글을 전문가분들에게 평을 받아보기는 처음입니다. 이전에는 서평전이 있으면 '나보다 훨씬 지적이시고 책 많이 읽으시고 글 잘쓰시는 분들이 모이는 곳이니 어찌 내가 감히 명함을 내밀어?'라고 지레 포기했었습니다. 하지만 이번 학이사에서 주최한 '사랑모아독서대상'은 지역 출판사 책들만으로 한정했기에 더 애착을 가졌고 서평을 썼습니다. 물론 엄청난 정성을 들였던 것은 아닙니다.ㅠㅠ. 하지만 보통때와는 달랐던 것은 주위에 책 좀 읽으시는 분들께 읽어봐 달라고 부탁하고 의견을 들어 약간의 퇴고과정을 거쳤습니다. 


이 상은 제가 잘나 혼자 받은 상이 아니라는 것을 잘 압니다. 좋은 책을 내 주신 지역출판사 덕분입니다. 그리고 지역출판업계를 위해 대회를 주최하신 분들 덕분입니다. 


저는 아마 이 상을 받지 못했다고 하더라도 서평을 계속 썼을 것입니다. 막상 상을 받고 나니 더 어깨가 무거워짐을 느낍니다. '좀 더 정성을 들여 서평을 써야 겠다. 그리고 내년에는 내 이름의 책을 내고싶다.'는 생각을 하게 됩니다.


책을 읽다보니 '내 책을 쓰고 싶다.'는 희망이 계속 솟아납니다.^^;;


제 인생에 큰 상을 받은 적이 몇 번 없지만 이번 상은 특별했습니다.(상금 때문만이 아닙니다. 알지요?^^;;)


글을 쓴 다는 것의 의미를 다시금 깨달았습니다. 제가 쓴 서평으로 지역 출판업계에 조금이라도 도움이 된다면 더 행복할 것 같습니다. 그리고 지역출판사지만 지역 출판사라는 한계를 기회로 승화시키기 위해 노력하시는 학이사에도 공감의 박수를 보냅니다. 상을 수상하고 돌아오는 길에 페북신청이 엄청 들어왔습니다. 한분 한분 수락하며 눈물이 흘렀습니다.

'이렇게 유명하신 분의 페친 신청을 받다니...ㅠㅠ...정말 영광이야...'


제가 원했던 원치 않았던 이제 저는 동네에선 한 서평쓰는 아저씨가 되었습니다. 블로그에 4년간 꾸준히 글을 써왔던 것이 큰 도움이 되었습니다. 오마이뉴스에 서평단으로 활동했던 근 2년간의 경험도 큰 도움이 되었습니다. 무엇보다 제가 쓴 글을 읽어주시고 격려해 주시는 많은 분들의 도움이 제일 컸습니다.


여기서 멈추지 않겠습니다. 함께 사는 세상을 꿈꾸는 제가 할 수 있는 몇 안되는 재주 중 하나인 글쓰기를 계속할 것입니다. 그리고 언젠가는 제 이름이 적힌 제 책을 출간할 것입니다. 받은만큼 돌려줘야 한다고 배웠습니다. 나눌 때 더 행복해진다고 알고 있습니다. 읽는다고 다 아는 것도 아니며 실천할 때 빛이 난다고 생각합니다.


앞으로도 꾸준히 책 읽고 글 쓰며 보다 따뜻한 세상이 되는 데 힘을 보태고 싶습니다. 책을 꾸준히 읽으시는 분들께 2019년 사랑모아독서대상전을 추천합니다. 무엇보다 대회의 의미가 좋습니다. 공감하시면 내년에는 꼭 도전하시는 걸로. 그리고 선정되시면 소개해준 마산청보리 김용만샘 덕분이다는 멘트를 꼭 부탁드립니다.^^;;


마산청보리!!! 서평전에서 1등 먹었습니다!!!!!


고맙습니다~~~~~~~~~~.^^


Posted by 마산 청보리

댓글을 달아 주세요

728x90


지인으로부터 책을 한권 받았습니다. 사실 읽고 싶었던 책인데 책을 분양(?)하신다고 해서 날름 받아 읽었습니다. 책 제목은 지니 출판사에서 2015년에 출간한 <지역에서 행복하게 출판하기>입니다.

산지니는 산속에서 자라 오랜 해를 묵은 매로서 가장 높이 날고 가장 오래 버티는 매입니다. 산지니의 대표인 강수걸님이 이 이름을 정하신 것도 이유가 있습니다. 그만큼 지역에서 출판하는 것이 어렵다는 뜻이지요.

산지니는 2005년 2월에 창업하고 그해 10월에 두 권의 책을 동시에 출간합니다. <반송 사람들>과 <영화처럼 재미있는 부산>이었습니다. 두 권 다 부산 관련물이었습니다. 산지니의 출판 철학을 엿볼 수 있습니다.


-지역 출판사 '산지니'가 출범해 <영화처럼 재미있는 부산>과 <반송 사람들> 두 권을 첫 출간물로 내놨다. 산지니 강수걸 대표는 "산지니는 가장 높이 날고 가장 오래 버티는 매이다."고 설명했다...한편 강 대표는 "소외된 삶의 르포, 우리 옷 이야기를 비롯해 불교 차 관련 번역물을 출간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2005년 11월 16일, 부산일보)


책에는 산지니가 초기부터 출간한 책들에 대한 사연들부터 소개됩니다. <부채의 운치>, <요리의 향연>, <차의 향기>, 그리고 제 1호 저작권 수출도서 <부산을 맛보다.> 등입니다. 각 권마다 사연이 재미있습니다. 


책 중간 중간, 지역 서점의 중요성에 대한 글들도 언급됩니다.

-지역 서점들의 몰락은 지역문화를 죽이는 일이다. 지역서점들이 건재해야 지역경제가 살고 지역문화가 투자도 한다. 온라인 서점에서 구매하는 이유는 완전한 도서정가제가 안 되고 있기 때문이고 할인 및 마일리지를 용인하기 때문이다. 지역 서점들이 생존하기 위해서 지역서점에서 책 사기 운동을 전개하는 것도 한 방법이 되지 않을까? 지역의 작은 서점들이 10년 안에 모두 사라질 운명에 처해 있다. 서점인들의 단결된 힘으로 이 위기를 극복해야 한다.(본문 중) 


산지니 출판사는 지역 서점의 몰락은 지역문화를 죽이는 일이라고 주장합니다. 사실 지역의 역사, 문화, 이야기를 편찬하는 것은 지역출판사가 제격이라는 것에는 이의가 없을 것 같습니다.


마침 지역출판사들이 2017년 5월 25일부터 29일까지 제주 한라도서관에서 <2017제주한국지역도서전>을 준비하고 있습니다. 관련 펀딩을 다음(DAUM) storyfunding 에서 진행중입니다.


 이 책에는 지역출판사의 어두운 면만 적혀 있지 않습니다. '편집일기'라고 해서 산지니 직원들의 업무 관련 에피소드도 재미있게 소개되어 있습니다.


-저자 : "오후에 책을 받았는데 너무 잘 나왔습니다. 표지 색감도 좋고 아주 마음에 듭니다. 감사합니다."

출판사 : "네, 마음에 드신다니 정말 다행입니다. 그럼...."

그런데 며칠 뒤에 걸려온 한 통의 전화, 무슨 일일까. 왠지 불길한 느낌이 들었다.

저자 : "지금 책 들고 계시면 146쪽 한번 펴보시겠어요?"

출판사 : "네, 잠깐만요. 혹시 책에 무슨 문제라도."

저자 : "146쪽 다음 몇 쪽이지요?"

출판사 : "146쪽 다음에 149쪽이 나오네요. 헉! 우째 이런 일이..."


페이지가 뒤바뀌다니, 말로만 듣던 제본 사고였다. 정합이 잘못된 것이다. 심장이 벌렁거렸다. 제본소 사장님께 전화했더니 제본 과정에서 실수가 생긴 것 같다고, 책을 모두 수거해 보내주면 표 안나게 수술해서 다시 보내주겠다고 한다. 수술한 책을 저자에게 다시 보낸 며칠 후 또 한통의 전화가 걸려왔다.

저자 : "어쩜 이렇게 감쪽같지요? 정말표가 하나도 안 나네요."

출판사 : "네. 아무래도 전문가들이다 보니, 잘 고쳐져서 다행입니다."

(권문경. 2010)


관련 글을 썼을 때는 과거의 에피소드로 적었겠지만 당시에는 얼마나 당황하셨을까요? 저는 사실 책은 완벽한 작품이라고 생각했기에 이런 실수를 상상해 본적이 없었습니다. 산지니출판사에 왠지 모를 정감이 느껴졌습니다.


이 외에도 EBS휴먼다큐<인생 후반전>촬영기, 대학생들의 영화촬영 장소로 출판사를 대여한 이야기, 히로시마의 독자로부터 온 편지, 출판학회 학술대회에서 지역출판에 대하여 발표한 일 등 다양한 사건들이 소개되어 있습니다. 모든 이야기가 마치 옆집 청년의 일을 직접 듣는 것처럼 생생하고 재미있습니다.


책의 마지막 파트는 책을 매개로 저자와 독자가 직접 만나서 소통하는 사례들을 소개합니다. 실제로 2015년의 경우 산지니는 지역에 있는 인문학 카페에서 매달 저자와 독자가 만나는 시간을 정기적으로 가지고 있다고 합니다. 산지니 출판사 관계자분과 통화해 보니 2017년에도 4월 29일 <生을 버티게 하는 문장들>의 저자인 박두규님과 만남 등 저자와의 만남을 지금도 계속하고 있다고 합니다. 


지역에서 살아남기 힘든 세상입니다. 더욱이 인터넷과 교통의 발달로 서울 집중화가 심화되는 상황에서 지역 출판사와 지역서점이 살아남기가 더욱 힘들어지고 있습니다. 5천만 인구 중 2천만이 서울과 수도권에 살고 있고 대기업 본사들도 서울에 집중해 있습니다. 대형출판사들도 수도권에 밀집되어 있습니다. 표준어만이 올바른 말이라며 방언도 사라질 처지입니다. 지역의 다채로움이 점차 사라지는 서울로만의 집중화는 심히 우려됩니다.


사람 사는 모든 곳이 소중합니다. 지역에 사는 사람들의 삶도 의미 있습니다. 사람들의 다양한 이야기를 담기 위해서라도 지역 서점과 지역 출판사가 흥해야 합니다. 흥하진 않더라도 최소한 유지는 되어야 합니다. 출판업을 준비하시는 분들, 지역을 사랑하시는 분들, 책을 좋아하시는 분들이 읽으시면 재미와 함께 유익함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을 수 있습니다. 모든 사람들의 삶은 소중합니다.

지역에서 행복하게 출판하기 - 10점
강수걸 외 지음/산지니


Posted by 마산 청보리

댓글을 달아 주세요

728x90


부산에 위치한 지역 출판사 '산지니'에서 나온 책입니다.


송인서적이 부도난 후 많은 출판사들이 연쇄부도 위기설이 돌았습니다. 당연하지요. 출판업계에서는 관행이었다고 하는데 송인서적은 많은 출판사와 어음으로 결재를 했다고 합니다. 어음이란 발행한 사람이 일정한 금액을 일정한 때에 주기로 약속하고 주는 유가증권입니다. 유가증권이란 쉽게 말하면 재산적 가치를 지니는 종이지요. 하지만 어음의 문제는 약속한 때에 약속한 돈을 줘야 하는 데 주지못할 때 발생하는 것이죠. 즉 물건을 먼저 받은 이가 유리한 시스템입니다. 물건을 주는 측에서는 한 달뒤에 돈을 준다고 하면 기다려야 하는 택입니다. 


송인부도에 어느 출판사들은 현금 딱딱 받아갔다거나 제때에 결재받았다는 소리가 돈다. 물론 그들도 부도의 여파를 비켜갈 수 없음을 잘 안다. 그렇더라도 사실이라면 충격이다. 중소규모의 출판사는 현금은 커녕 5개월 이상 어음만 찔끔찔끔 받아왔다. 자본력있는 출판사들이야 기다렸다 현금화할수 있었겠지만 대부분은 깡(할인)을 해서 쓰거나 거래처로 돌리고 돌린다. 이 연쇄의 시작과 끝이 어디서부터인지 합심 자성해야 한다.(출판저널 인용)


출판업계에서는 송인서적의 부도를 예상했던 분들이 많이 계셨습니다. 그만큼 문제가 있었다는 뜻이겠지요. 책을 사랑하는 한 사람으로서 책을 만드는 이들이 겪었을 또 다른 고통을 생각하니 마음이 썩 좋지만은 않습니다. 해서 송인서적이 부도났지만 내가 할 수 있는 것이 뭘까? 를 고민하던 중, "그래 해당 출판사의 책을 사면 되겠구나!" 해서 산지니의 책을 여러권 주문했습니다. 그 중에 한 권입니다.


'보통 사람 42인에게 듣는 삶의 지혜와 용기'라는 부제가 적혀 있습니다. 손정호님이 쓰신 책입니다. 그는 2016년 현재 부산일보 편집부 부장으로 근무하고 있습니다. 1년간 사람을 만나러 다녔고 그 결과 나온 책입니다. 


-인터뷰 기사는 매번 버리기 연습이었다. 쓸 것은 많았지만 버려야 했다. 처음으로 사람 만나러 가는 게 즐거웠던 1년이었다.(본문 중)


이 책은 총 4부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1부 / 신이 내린 목소리


신이내린 목소리 조수미 

한국춤의 현대화 40년 최은희

탈춤, 마당극의 대부 채희완

花, 나비를 부르다 황수로

뜨거웠던 반미운동의 효시 문부식

독서회 만드는 선생님 서창호

2015 원북원부산도서 선정 작가 최영철

지역출판의 가능성을 보여주다 강수걸

보수동 책방골목 1세대 서점 김여만

영정사진 촬영으로 행복을 전하다 박희진

네이버 월요웹툰<딥> 김태헌


2부 / 희망을 나눠드립니다


희망을 나눠드립니다 김영식

'느린 건축'을 꿈꾸다 김기수

'철의 여인' 김경조

5村 2都의 삶 정홍섭

쓴맛이 사는 맛 채현국

신뢰 경영 조성제

'개콘 내시'부산 정착기 김영민

나눔 천사 이정화

기부, 건강한 사회의 척도 신정택

국제시장 50년 터줏대감 오수찬


3부 / 유월의 아버지


유월의 아버지 박정기

참전, 조국에 맡긴 목숨 이만수

부산 민주화운동 산실 복원 최준영

역사의 진신을 밝힌다 전희구

시 쓰는 자갈치 아지매 한순지

동래의 옛 사진 수집 25년 이상길

부산 향토사 연구 60년 주영택

부산 노인복지 개척자 황영근

행복한 자원봉사 32년 한민정

행복한 이별 김미자


4부 / 사직 여신


사직 여신 박기량

위풍당당 비뇨기과 여의사 이경미

백만 불짜리 웃음 김지현

대한민국 남극 탐험의 산증인 이동화

박수로 웃음과 건강을 조영춘

낙동강 하구 지킴이 박중록

불교 이야기를 새기다 김규영

아이를 가슴에 묻은 엄마 정혜경

공부가 제일 재미있었어요 권서혜

낯선 곳에서 맞이하는 아침 최애경

예쁜 얼굴에는 스토리텔링이 있다 선욱


총 42분의 인터뷰가 수록된 책입니다.


한분당 분량이 거의 5면이내입니다. 읽다보니 내용이 더 있었으면...이라는 아쉬움이 컸습니다. 272페이지 입니다. 페이지가 더 많았어도 좋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사실 인터뷰 형식의 책은 잘 읽히기에 두께가 주는 압박이 그리 크지 않습니다.


보시는 바와 같이 유명인도 있지만 자신의 자리에서 열심히 살아오신 평범한 분들도 많이 계십니다. 평범하다는 것은 언론에 자주 노출되지 않아 유명하지 않다는 뜻이지 삶이 의미없다는 뜻이 결코 아닙니다. 평범한 것이 가장 위대하다는 말도 있지요.


한분 한분의 삶과 이야기를 읽으며 책장을 참 많이도 접으며 읽었습니다. 그만큼 감동적인 이야기가 많았습니다.

촛불정국에 소신있는 발언으로(?)을 했기에 세상의 지탄을 받았던 천호식품 김영식 회장의 이야기도 있습니다. 그 분의 기부형태와 사내 복지에 신경쓰는 부분은 확실히 알 수 있었습니다. 정치적 성향과 삶은 다를 수도 있겠구나는 생각도 들었습니다. 아니면 진실을 몰라서 그런 것인지...솔직히 알 수는 없습니다. 개인적으로 안타까운 마음이 큽니다.


-나는 책 덕에 잘 살았습니다. 문 열면 하루가 금방 갑니다. 많이 벌어야지 하는 욕심만 줄이면 정말 편안하고 행복한 직업입니다. 스트레스를 받을 일이 없지요. 책방은 순수합니다. 책 사러 오는 사람도 90%는 착한 사람이에요. 이야기 하다 보면 배울 점이 많이 있습니다. 스승이 따로 없어요. 책 사러 온 사람이 스승입니다. 고맙게 생각하며 평생을 살았습니다. 후회는 없습니다.(보수동 책방골목 1세대 서점 김여만 대표)


-옛날 학교 다닐 때 교장선생님 훈화, 교훈 생각나요? 안 나죠. 선생님의 어떤 행동이나 모습에서 느낀 것만 생각나잖아요. 내가 발견하고 깨달은 거니까 생각나는 거지요. 아이들이 나를 보고 혹 느끼는 것이 있다면 아마 '겉껍데기 보고 사람을 판단해선 안되겠구나.'하는 것이겠죠(효암학원 이사장 채현국)


-권력의 중심에 있는 사람이나 정책 입안자들이 공정한 심판자의 역할을 해 주었으면 합니다. 호루라기 잘못 불면 게임이 뒤집어집니다. 인맥으로 이기는 사회는 결국 편법이 난무하고 무너집니다. 열심히 일하는 사람을 힘 빠지게 하면 안 되지요. 하청업체 직원의 삶도 보장해야 합니다. 맑은 사회가 되기를 소망합니다.(비엔그룹 명예회장 조성제)


-우리 국민들이 아주 자랑스럽습니다. 내 일만 잘되는 것이 좋은 것이 아니고 내 일과 마찬가지로 남의 일도 잘 되기를 바라는 것이 국민 전체의 뜻입니다. 고문 없는 세상, 당연히 되어야죠. 안 보고 안 들은 이야기는 거짓입니다. 그러나 그 거짓을 그대로 놔두고 팽개치면 전혀 안 되는 것이죠. 민주주의를 갈망하는 모든 사람들은 좀 더 진지하게 인권문제를 고뇌하는 것이 정도일 것입니다.(박종철 아버지 박정기)


-보도연맹 사건은 국가 위기 상황에서 불가피하게 일어났던 일로 이해하려고 합니다. 그러나 아직도 우리 유족을 '좌익'이나 '빨갱이'로 보는 시각이 너무 억울합니다. 왜 죽었는지조차 모르고 살았던 통한의 시절이었습니다. 진상이 밝혀진 것은 2%에 불과합니다. 추가적인 진실 규명과 유골 발굴에 국가가 앞장서야 할 것입니다. 진정한 국민통합으로 가는 징검다리가 될 것입니다.(부산 국민보도연맹 희생자 유족회장 전희구)


-단재 신채호는 '역사를 잊은 민족은 미래가 없다.'고 말했습니다. 그만큼 역사가 중요하다는 거지요. 역사를 모르면 시행착오를 반드시 겪는다는 것입니다. 학생들에게 항상 강조합니다. 최고보다는 최선을 다하는 사람이 되라고요. 최고의 길은 자칫 결과만 따지기 때문에 샛길과 편법의 유혹에 빠지게 됩니다. 역사는, 과정을 즐기는 삶이 행복한 삶이라고 가르쳐 주고 있습니다.(가마골향토역사연구원 원장 주영택)


책을 다 읽고 나서 느낀 점은 세상에 가벼운 삶이란 없으며 쉬운 인생은 없다는 것입니다. 부산에 거주하는 42인과의 인터뷰를 엮은 책이지만 그 속에 우리나라의 과거와 현재, 미래가 담겨있습니다. 지역이라해서 사람의 삶조차 변방일 수 없습니다.


일부러 지역 출판사의 책을 사서 읽었습니다. 하지만 감동은 컸습니다. 가볍지 않은 삶, 타인의 삶을 통해 자신의 삶을 성찰할 수 있는 길을 보여주는 좋은 책입니다.


암울한 현실, 사람을 믿고, 사람에게서 희망을 찾는 분들께 추천합니다. 


사람이 희망입니다.


사람이 희망이다 - 10점
손정호 지음/산지니


Posted by 마산 청보리

댓글을 달아 주세요

  1. 산지니북 2017.02.13 11:04 신고 Address Modify/Delete Reply

    귀한 글 감사드립니다.^^
    출간 후 생각보다 독자님들 반응이 없어서 좀 힘이 빠졌었는데요
    책의 가치를 알아봐주셔서 감사합니다.

    • 마산 청보리 2017.02.13 15:31 신고 Address Modify/Delete

      잘 읽었습니다. 유명인이 아니라서 더 정감가는 책이었습니다. 지역의 삶을, 사람의 삶을 담으려는 노력을 보았습니다. '산지니'를 응원합니다.^^. 좋은 책 많이 만나게 해주세요.

  2. 단디SJ 2017.02.13 18:24 신고 Address Modify/Delete Reply

    '세상에 가벼운 삶이란 없으며 쉬운 인생은 없다는 것'이라는 말이 와닿습니다. 잘 읽고 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