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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17.09.27 8살까지 말 못하던 딸이...예상이 완전히 빗나간 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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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지맘의 괜찮아’

제목만 보고는 한 엄마의 평범한 에세이인줄 알았습니다. 책소개 글을 읽으며 마음이 짠했습니다.

-나는 발달 지연 아이와 같이 성장하는 평범한 일상의 삶을 조금 더 가치 있게 살려고 노력하며 사는 엄마일 뿐이다. 그래서 매일 기도하고 배우며 온전하게 성숙하길 바라는 바람 안에서 감사한 마음을 잊지 않으려 살고 있고, 그 과정을 책에 담아 보았다. 이 책을 읽고 난 후 독자들의 가슴에 아이에게 알맞은 좋은 길을 서로 나누며 사는 삶, 그 삶이 아이와 노는 엄마의 삶이고 참 괜찮을 수 있다고 기억되었으면 한다.(소개글 중)


예지맘의 본명은 오민주씨입니다. 자폐성발달장애인 딸과 살아가며 꿈을 다시 찾은 엄마입니다. 온라인 팟캐스트 맘스라디오의 발달장애인 자녀를 둔 부모들을 위한 프로그램 <예지 맘의 괜찮아>의 진행자로서 엄마들로부터 많은 응원을 받고 있으며, 현재는 희귀난치성질환을 앓고 있는 아동들을 후원하는 NGO 단체인 사단법인 여울돌에서 대외협력팀장을 맡고 있습니다. 


미혼모의 아이들, 요보호아동(고아)들을 포함한 모든 아이들이 행복하게 살 수 있기를 바라며, 발달장애인 아이들을 위해 기독교 정신이 살아있는 국제 예술 학교를 설립하여 정말 도움을 받아야 할 아이들을 예술가로 양성하고 싶다는 새로운 꿈을 갖고 있는, 이 시대의 엄마입니다. 평범한 엄마는 아닙니다. 아이가 평범하지는 않으니까요.


저자 소개글을 읽고 이 책은 예지맘(오민주씨)이 예지와 생활하며 느낀 감동, 아이의 감동적인 성장과정, 아이들이 건강한 것만 해도 행복한 것이라는 교훈이 담겨있을 것이라고 예상하며 책을 펼쳤습니다. 하지만 저의 예상은 완전히 빗나갔습니다. 예지맘은 사람들에게 동정을 얻을 생각이 추호도 없다는 것을 책의 중반쯤 읽었을 때 알게 되었습니다. 예지맘은 자신의 상황을 탓하지 않았습니다. 아이를 키우며 자신이 깨달았던 것, 부모들이 알아야 하는 것, 아이들의 마음을 헤아려야 한다는 것, 즉 바람직한 육아에 대해 같이 고민하자고 이 책을 썼던 것입니다.


-“이 아이는 치료가 필요합니다. 자폐아가 될 가능성이 높은 아이입니다.” 나에게 찾아온 세상에서 가장 귀하고 값진 보물 내 아이를 향한 이 말을 듣는 순간, 세상이 무너지는, 아무것도 보이지 않는 암흑 같은 심정을 추스르지도 못한 채 생후 28개월부터 이제 7살이 된 아이 손을 끌고 여기저기 치료 센터를 돌아다니다 집에 돌아오는 차 안에서 녹초가 되어 쓰러져 자고 있는 아이의 모습을 떠올립니다. 그리고 이 책을 통해 이제 깨닫습니다. 내 아이에게 필요한 것은 엄마의 믿음과 기다림이라는 것을, 지금 이 순간 내 아이가 다른 아이와 다름을 알며 어찌 할 바를 몰라 고통스러워 할 부모님들께 이 책이 위로와 희망이 되길 소망합니다.(율아맘의 추천사 중)


예지맘도 예지를 키우며 분노와 상실감을 많이 느꼈습니다. 일반 아이들과 비슷한 수준의 발달을 위해 아이를 데리고 센터를 다니며 노력에 비해 성장하지 않는 예지를 보며 화를 내기도 했습니다. 

-예지에게 무척 답답함을 호소하며 화를 낸 날이 있었는데 아마도 50개월 때 쯤 이었던 것 같다. 대소변을 못 가리는 모습을 보며 정말 괴로웠던 나는 아이에게 크게 화를 냈다. “너는 왜 이게 안되는데! 왜! 어째서!” 이렇게 소리를 질렀고, 이에 우는 아이를 보며 너무나 답답했고 막막했고 괴로웠다. 그 순간 엄마라고 부르지 못하고, 말 못하는 예지가 울면서 내게 다가왔다. 이 아이를 어찌 해야 하나 싶어서 나는 더 크게 소리 내어 울었다. 그리고 예지는 눈물로 범벅이 된 내 품에 안겨 어느 덧 잠이 들었다.(본문 중)


그 누구보다 예지를 사랑하는 엄마입니다. 예지가 정상적으로 자라 자신이 잘하는 것을 하며 사람들과 나누는 삶을 살았으면 좋겠다고 생각하는 엄마입니다. 해서 예지의 치료를 위해 많은 노력을 하게 됩니다. 시행착오를 거치며 예지엄마는 알게 됩니다. 제일 중요한 것을 놓치고 있었다는 것을요. 그것은 예지의 감정, 예지의 마음이었습니다. 


예지는 엄마를 위해, 엄마가 가자는 곳을 엄마 손에 이끌려 계속 다니고 있었던 것입니다. 예지 엄마는 이것을 알게 됩니다. 그리고 예지를, 다른 아이들과의 비교가 아닌, 예지 자체로 보게 됩니다. 그리곤 예지의 생각을 묻게 됩니다. 예지는 엄마와 함께 있고 함께 하는 것을 원했습니다. 2016년 12월로 예지의 학교생활은 마침표를 찍게 됩니다. 지금 예지는 엄마와 전국 투어를 하며 홈스쿨링을 하고 있습니다.


이 책을 읽다보면 예지 엄마의 마음이 그대로 느껴져 함께 눈물을 흘리게 된 부분도 있었고, 저 자신의 부끄러움을 깨닫게 된 부분도 있었습니다. 특히 8살까지 말을 못하던 예지가 어느 날 차 안에서 “엄마...”라고 부르며 있었던 일은 너무 마음 아팠습니다.


현재 예지 엄마는 맘스라디오에서 발달장애인 자녀를 둔 부모들을 위한 프로그램인 <예지 맘의 괜찮아>를 진행하고 있습니다. 세상에 아이를 내어 놓기가 불안한 부모들을 위한 프로그램입니다. 팟캐스트에는 검색이 되지 않았습니다. 제가 찾아보니 어플로 <맘스라디오>를 찾으셔서 폰에 다운받으시면 들으실 수 있습니다. 홈페이지 주소는 https://momsradio.modoo.at 입니다. 맘스라디오의 소개가 재미있습니다. “맘스라디오는 엄마들을 위한, 엄마들이 만드는, 엄마들만의 육아전문 모바일 방송국입니다.”


<예지 맘의 괜찮아>는 몸이 불편한 자녀분을 둔 부모님만을 위한 책이 아닙니다. 아이들을 어떻게 봐야 하는지, 아이들의 마음은 어떻는지, 부모로서 어떤 마음으로 아이들과 함께 성장해야 하는 지에 대한 내용이 적혀있는 훌륭한 육아책입니다. 그리고 이 책을 읽으면 예지맘을 비롯, 많은 부모님들이 보다 많은 아이들의 보다 행복한 삶을 위해 이렇게나 노력하고 있다는 것을 알게 되며, 우리 사회의 또 다른 희망을 보게 됩니다. 


최근 서울 강서구에 특수학교 설립 공청회에서 장애학생 부모님들이 주민들 앞에서 무릎을 꿇는 일이 있었습니다. 한 비대위 관계자는 ‘강서구는 동의보감을 지은 허준이 태어난 곳’이라며 강서구에는 한방병원 설립이 맞다고 주장했다고 했습니다. 과연, 허준 선생이 오늘날 이 상황을 보면 뭐라고 하실지 궁금합니다. ‘나의 고향이니 나를 기리라고 하실지, 몸이 불편한 아이들을 위해 더 힘써달라고 하실지,’말입니다. 최소한 허준선생은 아픈 아이들을 놔두실 것 같지는 않습니다. 


허준 선생을 팔지 마십시오. 아이들은 어른을 보고 자랍니다. 친구들을 배척하는 어른들을 보며 자란 아이들이, 후에 어떤 어른이 될지, 걱정부터 앞섭니다. “진정으로 아이에게 본을 보이는 삶을 사는 것이 최고의 사랑이다.” 몸이 불편한 아이들보다 마음이 불편한 어른들이 더 많은 것 같아 안타깝습니다. 


사회는 연결되어 있습니다. 제발, 어떤 선택이 우리 아이들을 위해서라도 바람직한 것인지 진지하게 고민하셨으면 좋겠습니다. ‘예지맘의 괜찮아’는 아이들을 위한 책이 아니라 어른들, 부모들을 깨치는 책입니다. ‘하루’라는 선물, 아이의 미소, 그 이상은 어른의 욕심이라며 조용히 일러주는 책, 이 책은 오늘의 대한민국에게도 큰 선물입니다. 아이들 문제로 갈등을 일으키는 모든 분들께 이 책을 권합니다. 


아이들은 아무런 잘못이 없습니다.


예지맘의 괜찮아 - 10점
오민주 지음/젤리판다


Posted by 마산 청보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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