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용만의 함께 사는 세상 :: '대안' 태그의 글 목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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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남 진주에는 꿈키움중학교가 있습니다. 기숙사형 공립 대안 중학교입니다. 학교의 일상을 소개합니다.

3학년 아이들이 체육 시간 단체 줄넘기를 하며 놀고 있습니다. "꼬마야 꼬마야 뒤를 돌아라. 돌아서 돌아서 땅을 짚어라." 노래하며 같이 놀고 있었습니다. 줄을 돌리는 애들도, 뛰는 애들도, 구경하는 애들도 표정이 편안해 보였습니다. 저희 학교는 9시에 1교시가 시작해서 아이들이 오전에 자유시간이 있습니다.

저의 수업시간 사진입니다. 저는 매 단원이 끝나고 나면 스피드 게임을 하며 단원을 정리합니다. 조별로 5문제씩 풉니다. 이 중 2문제는 교과서 문제, 3문제는 아이들이 좋아할 만한 것들로 문제를 꾸립니다. 설명하는 친구도, 맞히는 친구도 진지하고 재밌습니다. 구경하다 보면 웃긴 사항이 계속 벌어집니다. 대안학교는 공부를 하지 않는다? 교과서를 최고로 공부만 강조하는 학교가 아닐 뿐입니다. 

학생얼굴에 뭐가 낫다고 샘께서 도와주시는 모습입니다. 학생이 얼굴을 절대 공개하지 말라고 해서 모자이크 처리했습니다. 범죄자들이 아니라는 것을 다시금 안내드립니다.

요즘 학교에 축구붐이 일었습니다. 1, 2, 3학년들이 점심, 저녁시간 공을 찹니다. 열심히 뛰어 노는 것, 충분히 뛰어 놀 수 있는 시간을 가지는 것, 중학생 아이들에겐 꼭 필요한 시간입니다.

축구 구경하던 여학생들은 저거끼리 장난치고 놉니다.

3학년들 포스는 다릅니다.^^ 말년 병장 필이 느껴지는 것은 저만의 느낌이겠지요?

구경하는 애들도 많습니다.

체육샘께서 아이들과 함께 뛰시며 심판도 보십니다. 편파라는 항의도 있습니다만 제가 보기에도 약간 편파가 아닌가...라는 의문이 들었습니다.ㅋㅋㅋ

학교 한쪽에선 큰 나무 밑에 아이들이 쉴 수 있는 평상을 만드는 작업 중입니다. 아이들도 구경하고 도와주며 같이 합니다.

교장샘께서 교무실에 자주 오십니다. 우리학교 이운하 교장샘께서는 권위적이지 않으십니다. 편안하게 들어오셔서 샘들과 자유로이 소통하십니다. 학교가 민주적으로 되려면 아이들의 자유만 보장해선 안됩니다. 교사들의 자유가 보장될 때, 학교의 민주화는 실현 가능합니다. 꿈중은 교사들의 활동도 자유롭습니다.

수업시간입니다. 친구가 발표를 하고 다른 친구들이 듣습니다.

설정샷이 아닙니다. 평소 수업 모습입니다. 공부를 좋아 하기 때문에 잘 듣는 것이 아니라 친구가 힘들게 만들었기에 최소한 잘 들어주는 것이 친구를 위하는 것임을 알고 수업에 동참합니다. 수업을 잘 듣는 다고 해서 모든 친구들이 수업내용을 잘 아는 것은 아닙니다.^^

쉬는 시간 자유로운 아이들입니다. 꿈중은 기숙사 생활을 합니다.(기숙사 생활은 선택입니다.) 아이들은 관계에 대해서 많이 아파하고 힘들어 하고 상처받기도 합니다. 반면 관계가 개선, 회복되어 기뻐하고 좋아하며 성장 합니다. 집에서 다닌다면 엄마, 아빠가 도와주고 엄마, 아빠께 정도 부렸겠지만 기숙학교다 보 학생 스스로 고민하고 저희들끼리 다투고 해결합니다. 친구가 다투어서 힘들어 하면 다른 친구가 가서 도와주기도 합니다. 


이것은 샘들이 시켜서, 부모님들이 시켜서 되는 일이 아닙니다. 상대를 배려하는 마음이 있을 때 절로 행해집니다. 지식으로 가르쳐서가 아니라 마음이 움직일 때 가능합니다. 꿈중은 아이들을 믿고 지지하려고 노력합니다. 대신 해결해 주는 것이 아니라 스스로 할 수 있도록 도와주기 위해 노력합니다. 지식만을 강조하다보면 바르게 성장하기 힘듭니다. 외우는 능력이 뛰어난 아이를 키우는 것이 아니라 친구를 배려할 수 있는 아이로 키우는 것이 필요합니다. 


개인적으로 대안학교에서 '대안'이라는 글이 빠지길 바랍니다. 일반 학교에서도 '대안'학교처럼 아이들을 믿고 자유롭게 생활할 수 있기를 바랍니다. 샘들이 통제자, 감시자, 벌 주는 이가 아니라 옆에 서서 지켜주고 지지하고, 허용하는 분들이면 좋겠습니다. 부모님들이 내 아이 미래만을 생각해서 더 공부시키는 분들이 아니라 아이를 믿고 건강한 성장을 위해 아이들과 함께 공부 하시는 분들이면 좋겠습니다.


아이들이 어리다고, 미성숙하다고 탓하기 이전에 성숙한 어른들이 만들고, 생활하고 있는 이 사회가 건강한지를 먼저 돌아봐야 합니다.


내가 사는 삶이 고달파서 아이들에게 이 삶을 물려주기 싫다면, 연봉이 더 많은 직업을 가지라고 조언하기 전에 좋은 대학을 나오지 않아도, 공부 못해도 사람답게 살 수 있는 사회를 같이 만들자고 조언하는 것도 필요합니다. 


학교는 교과서의 지식만 가르치고 시험 치고, 그 결과로 줄을 세워서 사회에 내보는 곳이 되어서는 안됩니다. 사회에 나가기 전 충분히 실패할 기회를 제공하고, 허용하며, 아이들이 본인의 모습을 그대로 볼 수 있는 장이 되어야 합니다. 


그러기 위해선 샘들에게 교육 본질 이외의 잡무가 없어져야 합니다. 생색내기용으로, 시대적 상황에 따라 엄청난 잡무들이 내려옵니다. 샘들은 자신의 아이들를 볼 시간이 부족합니다. 샘들도 자신들의 집에 가면 엄마, 아빠입니다. 남의 애 본다고 자기 애를 소흘히 해 마음아파하는 샘들이 은근히 많습니다.


모두가 불행한 학교라면 존재이유가 궁금합니다.


한자로 학습은 가르치고 익힌다는 뜻입니다. 현재의 학교는 가르치기만 하고 익힐 시간과 자유는 허용하지 않습니다. 익힘의 즐거움을 느끼게 하는 학교가 많아졌으면 좋겠습니다.


교사들에 대한 혐오 글이 많다는 것은 많은 분들이 학교에 대해 나쁜 기억이 많다는 뜻입니다. 좋은 교사보다 나쁜 교사를 더 많이 만났다는 뜻입니다. 좋은 교사가 나쁜 교사가 되기 쉬운 구조라는 것입니다. 학교가 바뀌면 사회도 바뀔 수 있습니다.


저는 대안학교는 학생들을 위해서 필요하다고 생각했습니다. 이젠 생각이 달라졌습니다. 샘들을 위해서도 대안학교가 필요합니다. 많은 샘들이 '중학생? 너무 어려서 안되요.'라고 말씀하십니다. 아이들이 어려서가 아니라 아이들을 믿지 못하는 어른들이 기회를 안 준 것은 아닐까요?


욕들을 각오하고 오늘 글을 썼습니다. "니는 얼마나 잘하는데?"라고 물으시면 답하기 어렵습니다. 저도 모든 아이들이 좋아하는 교사는 아니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최소한 이 답은 드릴 수 있습니다. "저는 아이들을 믿고 허용하니 아이들이 변하는 것을 직접 목격했습니다. 아이들은 뛰어난 교사가 있어야 바뀌는 것이 아니었고 좋은 친구들이 있으면 변했습니다. 아이들이 마음 편하게 좋은 친구와 지낼 수 있도록 믿고 도와주기만 해도 아이들은 변할 수 있습니다."


저부터, 혼자 있을 시간이 필요한 친구들과 친구가 필요한 친구들을 계속 딴 곳으로 내모는 것은 아닌지 돌아봅니다. 상처받은 아이가 자라서 상처주는 어른이 됩니다. 사랑받은 아이가 자라서 나눌 수 있는 어른이 됩니다. 우리는 누구를 키우고 있습니까?


학교 앞에 "대안"이라는 글이 붙은 현실이 야속합니다. 12년간 학교에서 대부분의 시간을 책상에 앉아서 보내는 것은 가혹할 수도 있습니다. "하지말라"가 아니라 "해봐라"가 많아지면 좋겠습니다. 학교는 교사가 일방적으로 가르치는 곳이 아니라 교사와 학생이 서로 도움을 주고 받는 곳이 되어야 합니다.

Posted by 마산 청보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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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배한빛 2018.09.19 15:29 Address Modify/Delete Reply

    최고의 글 잘 읽었습니다!

  2. 가정토크맨 2018.09.19 22:57 Address Modify/Delete Reply

    사장님?? 교사 였습니까?

  3. 자라느닝 2018.10.10 06:28 신고 Address Modify/Delete Reply

    음... 블로그로 처음 뵈었지만.. 쌤이라고 할게요! 괜찮으시죠...?

    제가 다니는 학교도 두발자유. 화장품 자유. 등등에 이어 작년 하반기부터 복장자율화까지 됐어요. 근데 쌤 학교는 다 자율인거 같은데도 머리색이나 옷이 형형색색에 엄청 짧지 않은 거 같아서요... 물론 완전한 자율의 의미에서는 좀 더 기다려야 한다는 생각이긴 한데, 학부모님들께서는 머리색이나 복장갖고 뭐라고 하시면서 다시 바꾸려고 하시거든요... 개인적으로는 형형색색의 머리와 짧은 옷이 문제라기보다는... 쌤 학교의 문화? 그런게 어떻게 정착할 수 있었는지가 많이 궁금해요...
    그리고 뭐랄까... 학생들 사이에서도 끊임없이 교복 규제를 하자는 주장이 계속 나와요... 소수의 학생이긴 하지만... 그래도 그 학생들을 보면 규제에 익숙해진건가 싶기도 하고 아니면 정말 교복을 원하는 것일수도 있겠다... 여차저차한 생각들이 양립하고 있어요.

    선생님 이야기 많이 들어보고 싶어요! 감사합니다!!

  4. 청보리 2021.07.05 17:40 Address Modify/Delete Reply

    타지역에 거주자도 입학이 가능합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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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월 9일이었습니다.


작년에 개교한 기숙형 공립 대안 중학교인 꿈키움학교에서 2015학년도 교육과정을 짜기 위한 교육 3 주체 회의가 있었습니다. 교육 3주체라고 함은 교사, 학부모, 학생입니다. 


저도 이날 10시까지 오라고 해서 갔습니다.



생활지도분과, 기숙사분과, 교육과정 분과 세개의 분과로 회의는 시작되었습니다.


저는 생활지도분과를 신청하여 회의에 함께 했는데요. 2014년을 지내고 수정해야 할 사항이나 보완, 개선해야 할 상황에 대해 기탄없는 회의가 진행되었습니다.


우선 무리한 벌점제도를 수정했습니다. 그리고, 학생자치의 강화를 위해, 체육대회, 학교 축제 등을 학생회에서 주체적으로 진행하기로 했습니다. 덧붙여 학생회 아이들을 위해 3월 중 간부 수련회를 학교측에서 지원하기로 했습니다. 


10시에 시작된 회의는 오후 6시가 되어서야 끝이 났는데요.


저는 여기서 새로운 희망을 보았습니다.


학생부장선생님께서 안건을 하나씩 점검하실 때마다 참가하신 학부모님과 학생들에게 정중하게 의견을 여쭈셨습니다.


아이들도 편하게 대답했고 어머님도 자신의 뜻을 소중히 전달하셨습니다.


몇 가지 안건에 있어서는 이견이 있기도 했지만 우리동네 이야기(공동체 회의)와 14일부터 1박 2일간 있을 학부모 연수때 다시 다루기로 했습니다.


분과별 회의가 끝난 후 교장실에 모두 모여 전체적인 내용을 공유했습니다. 이 과정에서 자연스러운 질문과 답, 특정 안건에 대해 중지를 모으는 것이 참 인상적이었습니다.


꿈키움학교를 밖에서만 봐 오다가 막상 가족이 되어 속에 들어와 보니 실상은 더 믿음직 했습니다.


적어도 선생님들께서 진심으로 아이들을 위하고 있고 최소한 대화의 의지와, 열정이 느껴져 감동이었습니다.


저도 10년 넘게 교직 생활을 해 오지만 이렇게 교육과정과정에 대해 교육 3주체가 민주적으로 회의하는 경우는 처음이었습니다. 


보통의 큰 학교에선 교무부에서 작년 교육과정을 보고 답습하며, 교육청에서 새로운 프로젝트에 관한 공문이 오면 그것을 첨가하는 형태로 진행됩니다. 교사 모두의 회의나 학생들의 의견을 수용하는 절차가 많이 생략됩니다. 


해서 해당학교 선생님들조차 다음 해의 교육과정에 대한 공유가 부족한 것이 사실입니다.


저도 사실 개인적으로 꿈키움학교에 대해 의심을 가지고 있었습니다. 하지만 이 날 회의과정을 지켜보고 함께 하며, 그 의심은 한낱 의심이일 뿐이었음을 알 수 있었습니다.


이제 내일부터 시작되는 1박 2일간 신입생 학부모님들과 재학생 학부모님들, 그리고 선생님들이 함께 하는 학부모 연수가 또 기다려 집니다. 


학교는 함께 꾸며 가야 한다는 것을 다시금 확신하게 되었습니다.


꿈키움 학교의 2015년을 응원합니다.^-^



Posted by 마산 청보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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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15.02.13 18:22 Address Modify/Delete Reply

    비밀댓글입니다

  2. 마산 청보리 2015.02.13 18:23 신고 Address Modify/Delete Reply

    바뀌었습니다. 내일 새 교장샘과 교감샘 오실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