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용만의 함께 사는 세상 :: '남해의 봄날' 태그의 글 목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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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은 제2회 사랑모아독서대상에서 대상에 선정된 서평입니다.>


남해의 봄날에서 출간한 동전 하나로도 행복했던 구멍가게의 날들이라는 책을 읽었습니다. 예전에 샀던 책인데 이제야 읽었습니다. 그전에 남해의 봄날에서 출간한 우리가 사랑한 빵집 성심당을 읽었습니다. 그 책을 읽고 성심당 이야기 뿐 아니라 함께 사는 삶에 대해 고민을 하게 되었습니다. 성심당의 역사 뿐 아니라 성심당의 철학이 깊이 와 닿았기 때문입니다. 그 때부터 남해의 봄날에 대해 좋은 인상을 가지고 있었습니다. 이번에 읽은 책도 설레는 마음으로 펼쳤습니다. ‘그림이 너무 예쁘다. 책이 따뜻하다.’는 평은 익히 들어서 알고 있었습니다. 여유로울 때 읽으려고 아껴두었던 책입니다. 허나 현실은 반대였습니다. 마음이 심란할 때, 책을 펼치게 되었습니다.

첫 페이지에 나오는 글입니다.

<그림과 글:이미경/남해의 봄날/2017.2.10/17,000원>


이 책의 그림을 그리고 글을 쓴 이미경 작가는 손끝 여문 외할머니의 솜씨를 이어받아 어려서부터 만들고 그리는 걸 즐겼고 자라서는 홍익대학교 미술대학에서 서양화를 전공했습니다. 둘째 아이를 갖고 퇴촌으로 이사해 산책을 다니다가 퇴촌 관음리 구멍가게에 마음을 빼앗긴 후 20여년 동안 전국 곳곳을 직접 찾아다니며 수백 점의 구멍가게 작품을 그려 사람들에게 위로와 공감, 그리고 감동을 전했습니다. 사라져가는 것들을 향한 안타까움으로 오늘도 작은 골목들을 누비며 구멍가게의 모습과 이야기를 정교한 펜화로 그려내고 있습니다.’

이 문장만 봐도 책의 내용을 예상할 수 있습니다. 이미경 작가는 단지 구멍가게의 풍경 뿐 아니라 사라져 가는 것들에 대한 안타까움을 전하고 싶었던 것입니다.

 

구멍가게…….잊고 있었던 단어입니다. 요즘은 구멍가게보다는 마트라는 말이 익숙한 듯합니다. 동네마다 있었던 자그마한, 없을 것 빼고 다 있던 구멍가게는 아이들에게는 놀이터였고 어른들에게는 만남과 대화의 장소였습니다. 많은 수입이 없어도 구멍가게를 지키고 계시는 어르신들은 오늘이 아닌 어제를 기억하며 사는 것 일수도 있습니다. 이 책을 읽고 더 많이 벌기 위해 존재하는 곳이 아닌 없어져서는 안되기에 문을 열고 있는 구멍가게가 많다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지금은 구멍가게에서 친구들과 철없이, 재미있고 건강하게 놀았던 이들이 어른이 되어 고향을 떠나 마트가 즐비한 세상에서 살고 있습니다. 도시인이라는 이름으로 말이지요. 현실이 어렵다고들 말하지만 구멍가게에서 놀던 아이들에겐 동전 하나만 있어도 행복했던 날들이었습니다. 잊고 살고 있지만 당시의 건강한 추억이 오늘을 사는 자양분이 되고 있는 지도 모릅니다. 구멍가게는 힘든 현실보단 가난했지만 따뜻했던 추억을 떠올려주는 곳입니다.

 

이미경 작가는 전국의 구멍가게를 돌아다니며 사진을 찍고 어르신들과 이야기를 나누며 자신의 과거를 추억합니다. 독자들에게 정작 중요한 것은 더 많이 가지는 것이 아니라 소소한 일상일 수도 있다는 이야기를 조용히 전합니다. 책은 잘 넘어 갑니다. 중간 중간 있는 구멍가게 그림들은 잠시 책장을 멈추게 합니다. 세밀화 자체도 훌륭하지만 구멍가게마다 스며있는 사연들과 작가님의 이야기가 그림을 더 따뜻하게 합니다.

우리 주위에 늘 함께해서 낯익은 것에 눈을 돌리자. 함께한 시간만큼 마모되고 둥글어진 모서리에서 그 어떤 것으로도 바꿀 수 없는 아름다움과 가치를 발견할지도 모른다. 가만히 들여다보면 거기엔 시간의 흔적이 있고 따스함이 있다. 기억 속 한구석에 자리하고 있던 구멍가게로 가는 길, 모퉁이를 돌면 그곳에는 소박하고 정겨운 행복이 있다.’(본문 중)

저는 나름 여러 가지 일로 마음이 착잡할 때 이 책을 펼쳤습니다. 책 읽는 것도 잊고 작품을 감상하듯 탄복하며 책을 읽어 내려갔습니다. 어느 새 심란했던 마음은 차분해졌고 책 속에 빠져들어 갔습니다. 자연스레 과거의 신났던 기억들이 떠올랐기 때문입니다.

 

저는 구멍가게가 흔했던 시절을 산 세대는 아닙니다. 하지만 구멍가게 추억의 끝자락쯤에 어린 시절을 보냈던 기억이 있습니다. 책에도 소개되어 있지만 동네 구멍가게에서 10, 20원으로 먹거리를 사고 친구들과 달고나를 만들어 먹었습니다.(제가 사는 지역인 경남 마산에서는 뽑기’, ‘쪽자라고 불렀습니다.) 핀 끝에 침을 묻혀가며 달고나 도장 모양을 섬세하게 완성시키기 위해 노력했고 마지막 부분에 꼬리가 잘려 달고나를 하나 더 받을 수 있는 소중한 기회를 놓쳐 아쉬워한 경험도 있습니다. 지금 생각하면 당시 달고나를 해 먹던 위생은 걱정스러울 정도입니다. 누가 사용했는지도 모를 젓가락이 한 움큼 담겨있는 물통에서 마음에 드는 젓가락 하나를 골랐고 그 젓가락으로 달고나를 만들며 침을 얼마나 묻혔는지 모릅니다. 달고나를 만들던 작은 국자도 누가 어떻게 사용했는지 모른 채 곁에 묻어 있는 달고나 찌꺼기를 많이도 떼어 먹었습니다. 당시에는 달고나 모양 뽑기 미션 수행이 애틋했습니다. 친구들과 뭐가 그리 즐거웠는지 소다를 넣으며, 부풀어 오르는 달고나를 보며 기뻐했던 기억이 납니다.

 

이 책에는 작가분이 직접 방문한 구멍가게 그림들이 많습니다. 그림 자체도 정감 있지만 그림과 같이 쓰인 작가님의 이야기가 감동을 더합니다.

냉장고가 없던 시절, 한여름에도 차다 못해 시린 지하수에 수박 한 덩이 담가 두었다 잘라 먹으면 그 시원함이 온몸에 퍼졌다. 커다란 빨간 고무 대야에 물을 퍼 담아 물장구를 치다 해를 등지고 물을 내뿜으며 나타나는 무지개를 보고 신기해하며 웃었다. 마당 가득 하얀 이불 홑청을 널어 두면 빨래 사이사이 얼굴을 파묻고 냄새 맡으며 좋아했다. 마당엔 분꽃, 맨드라미, 봉숭아, 샐비어 같은 화초가 있었다. 자줏빛 샐비어 꽃을 입에 물고 달콤한 꿀을 빨아먹기도 하고 갑갑함을 참아가며 열 손가락 묶어 봉숭아물을 들였다.’(본문 중)

절로 미소가 떠올랐습니다. 그랬던 기억이 떠올랐기 때문입니다. 저는 아니지만 동네 누나들이 봉숭아물을 들이고 첫 눈이 내릴 때 까지 지워지면 안 된다며 손을 안 씻었던 기억이 납니다. 빨간 고무 대야는 온 집에 흔했고 여름에는 수영장으로, 겨울에는 김장하는 통으로 사용되었습니다. 가족들이 인근에 나들이를 갈 때면 막걸리와 음식들이 담기는 만능 용기였습니다. 겨울 철 방안의 두툼한 이불위에 올라가 구르며 장난치던 순간도 살아났습니다. ‘전국의 구멍가게가 뭐지?’로 펼쳤던 책인데 읽다보니 저의 어린 시절로 돌아가고 있었습니다. 그리고 조용히 미소가 떠올랐습니다. 심란함도 어느 새 사라졌습니다.

 

책을 읽는 이유는 사람마다 다양합니다. 저는 배우고 싶을 때도 책을 읽지만 마음을 다스리고 싶을 때, 너무 힘들 때도 책을 읽습니다. 책을 읽으며 영감을 받기도 하고 자극을 받기도 하며 위로를 받기도 합니다. 남해의 봄날 같은 지역 출판사들은 지역의 이야기, 살아가는 이야기, 작지만 소중한 가치들을 이어가기 위해 노력하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독서는 똑똑해지기 위해서가 아니라 풍요로워지기 위해서 읽어야 합니다. 지역 이야기와 유명하지 않은 이야기도 담아내는 출판사가 건강히 존재해야 세상은 더 풍요로워질 수 있습니다. 혹시 삶이 팍팍해 힘든 분들이 계시다면 이 책을 권하고 싶습니다


지금 힘들더라도 영원한 것이 아니며 우리의 건강했던 추억은 우리가 잘 살고 있음을 보여주는 반증이기 때문입니다. 제목처럼 동전 하나로도 행복했던 구멍가게의 날들을 떠올리며 동전 하나로 충분했던 시절에 비해 지금의 난 어떤 욕심 때문에 힘든지도 생각해 봅니다. 몇 십 년이 지났지만 그 자리에 그대로 있는 구멍가게들은 세상사는 분들에게 또 다른 메시지를 전해줍니다. 어찌 보면 빨리’, ‘더 많이보다 필요한 것은 그 자리에 그대로일지도 모릅니다. 책의 에필로그로 글을 마무리합니다.

이 책이 묵묵히 삶을 이어가며 한자리를 지켜왔던 사람들에게 조금이나마 위안이 될 수 있으면 좋겠다. 20171월에 이미경.’ 이 책은 좋은 책입니다.



Posted by 마산 청보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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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김희진 2019.01.23 17:25 Address Modify/Delete Reply

    좋은 서평 추천 감사합니다.

  2. 백가장 2019.02.14 20:03 신고 Address Modify/Delete Reply

    서평대회가 있는지 몰랐네요. 따뜻한 서평 잘 보았습니다. 수상을 진심으로 축하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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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0월 17일이었습니다. 경남도민일보 출판미디어편집국장이신 김주완국장님의 페북에 제가 태그되었습니다. 내용은 아래와 같습니다. 

'피플파워'는 경남도민일보 출판사입니다. 제가 애정하는 출판사이기도 하지요. 저는 평소 책을 읽으려고 노력합니다. 읽고 난 책 중 나름 괜찮은 책들은 서평을 꼭 씁니다. 더 많은 분들이 책을 읽었으면 좋겠다는 바램 문입니다. 해서 제 블로그에도 서평 카테고리가 따로 있습니다.

 지역출판사, 독립서점 책은 일부러 구매하여 읽는 편입니다. 김주완 국장님께서 저를 태그 해 주신 것만 해도 영광이었습니다. 공모전 포스터를 봤습니다.

올해가 2회째인 흥미로운 서평공모전이었습니다. 3,000자 내외의 서평 2편 이상 응모해야 하며, 대상책은 전국의 지역출판사에서 출간한 모든 도서(서울과 파주출판단지 소재 발간 도서 제외)라고 합니다. 한 눈에 지역 출판업계를 위한 서평전이라는 것을 알 수 있었습니다. 저도 일부러 지역 출판사책을 많이 읽었기에, 그리고 뜻에 공감했기에 감히 도전했습니다.


제가 경남 마산에 살아서 그런지, '피플파워, 펄북스, 산지니, 남해의 봄날' 출판사 책들은 더욱 마음이 갔습니다.


제가 읽고 응모한 책은

'남해의 봄날'에서 출간한 이미경님이 쓰신 '동전하나로도 행복했던 구멍가게의 날들'과 펄북스에서 출간한 '이소이 요시미쓰'씨가 쓴 '동네 도서관이 세상을 바꾼다.' 였습니다.

 

11월 초에 서평을 모두 써서 메일로 보냈습니다. 12월 15일에 발표한다고 했습니다. 솔직히! 정말 솔직히! 3등, 정말 운 좋으면 2등까지 기대했습니다. 기대만!!! 했습니다. 한국에 책을 많이 읽으시고 글을 잘 쓰시는 분들이 얼마나 많으신데 어찌 감히 제가 쓴 서평이 순위권 안에 들 것인지. 기대도 못했습니다. 3등, 2등은 옆에 분들께 허세 떤다고 그냥 뱉었던 말입니다.


서평을 제출하고 나서 한동안 잊고 살았습니다. 그러던 어느 날, 학이사로부터 전화가 왔습니다. 모르는 번호라 받을까 말까 잠시 망설이다 받았습니다.

"여보세요?"

"네 김용만님이시죠?"

"네 어디시죠?"

"네 여긴 학이사 입니다."

순간 귀를 의심했습니다.

"학이사요? 네 어떤 일이십니까?"

"서평공모전에 응모하셨죠?"

"네"

"네 김용만님 축하드립니다. 1등으로 선정되셨습니다."

헉!!!!

"네???? 뭐...뭐라고요? 제가 1등이라고요????"

"네 다시한번 진심으로 축하드립니다.^^"

우압!!!!!!!!!!!


"정말요???제가 1등이라고요? 오 마이 갓! 정말입니까? 제가요? 제가 쓴 글이요? 오 마이 갓, 믿을 수가 없습니다. 어찌 이런일이...실수하신 것 아닌가요?"

"아닙니다.^^ 다시한번 축하드립니다. 12월 21일 저녁에 시상식이 있는데 참여가능하신가요?"

"당연하지요!!!! 가겠습니다. 조퇴하고 가겠습니다. 정말 고맙습니다!!!"


믿을 수가 없었습니다. 이럴수가...내가 다른 대회도 아니고 서평공모전에 1등이라니...

꿈인지 생시인지, 믿기지 않았습니다.

학이사 홈페이지에 들어가서 이름을 확인했습니다.

오 마이 갓. 수상자 제일 위에 제 이름이 있었습니다. 그렇습니다! 꿈이 아니었습니다!

두 눈으로 사실을 확인하고 나서 페이스북과 지인들에게 얼마나 자랑질을 했는지.ㅋㅋㅋㅋㅋㅋㅋ


드디어 시상식날이 되었고 간만에 대구로 향했습니다. 운전이 즐겁기는 오랜만이었습니다. 

오! 대구출판산업지원센터가 있었습니다. 창원에는 없는데...부러운 마음이 들었습니다. 식 시작 시간보다 40분 정도 일찍 도착했습니다. 대구출판산업지원센터를 둘러봤습니다.

2층에 북카페가 있었습니다. 진짜 북카페였습니다. 출판산업지원센터라 그런지 앉아 계신 분들이 모두 중후해 보였고 작가분 같아 보였습니다. 대표님을 만나 인사를 했는데 왠지 제가 있을 자리 같지 않아 인사만 드리고 나왔습니다. 건물을 구경하고 싶은 마음도 컸습니다.

'2018 대구 올해의 책', '대구는 책관련 이런 행사도 하는구나.' 부러웠습니다.

'대구출판인쇄디자인공모전' 작품 전시회도 하고 있었습니다. 천천히 둘러봤습니다. 옛날에는 책 내용만 집중했습니다. 요즘은 책 디자인도 눈에 들어옵니다. 책표지와 제목에 따라 손이 가는 경우가 있기 때문입니다. 저는 신간 관련 정보를 거의 접하지 않습니다. 그러고보니 책 디자인과 저자, 제목을 보고 고르는 경우가 많습니다. 디자인공모공간을 둘러보며 '참 이쁘다.'는 생각이 계속 들었습니다.

드디어 시간이 되었고 시상식장으로 향했습니다.

제가 유명한 사람은 아니지만 선정해주셔서 고마운 마음에 감히, 방명록도 적었습니다.

자리에 앉아 있으면서도 '내가 1등이 맞나?'는 의심을 계속 했습니다. 그러다 옆쪽으로 눈을 돌렸는데...

'사랑모아독서상 김용만' 이라는 현수막이 눈에 딱!!!

'꿈이 아니었어...ㅠㅠ'

식이 시작되었습니다.

축하공연이 있었습니다. 긴장이 많이 되었는데 감미로운 노래를 들으며 마음이 한결 편안해졌습니다.

유명하신 분들의 격려사와 축사가 이어졌습니다.

솔직히 출판업계에서 아주 유명하신 분 같은데 저는 처음 뵈서..ㅠㅠ

제가 감히 상을 받았습니다. 상장, 상패, 상금을 받았습니다. 믿지 못할 정도로 과한 상이었습니다.

살다보니 이런 날이...ㅠㅠ

상을 받은 것도 좋았지만 출판업 관련 분들을 많이 알게 되어 더 좋았습니다. 산지니 대표님도 만나뵈었고 펄북스 편집팀장님도 인사드렸습니다. 제가 읽었던, 좋았던 책을 출간한 출판사 관계자분을 만난 것이 저에게는 연예인 만나는 특별한 감정이었습니다. '무슨 출판사 누구 십니다.'라고 내빈 소개할 때마다 '우와!!!! 저 분이셨구나. 우와....'라며 속으로 감탄했습니다. 티내면 부끄러울까봐 속으로만 탄성을 지르며 겉으론 덤덤한 척 박수쳤습니다. 하지만 입가에 미소는 숨길 수 없었습니다.^^..


심사평이 기억에 남습니다.

"사랑모아 독서상을 받은 서평은 투박했습니다. 하지만 서평으로서 갖춰야 할 내용들이 모두 포함되어 있었습니다. 책은 똑똑해지기 위해서가 아니라 풍성해지기 위해서 읽는다라는 대목에는 고개가 절로 끄덕여졌습니다."


오마이뉴스 서평단으로 활동했었고 책을 꾸준히 읽으며 서평을 써왔습니다. 아는 척하려고 썼던 것도 아니었으며 돈을 더 벌려고 썼던 것도 아니었습니다. 하지만 서평공모전에서 1등으로 선정되고 나니 마음이 좀 달라졌습니다. 그냥 혼자 쓰는 글이 전문가분들에게 인정받은 느낌이었습니다.

'어? 내가 쓴 글이 1등이라고??? 혼자 쓰는 글인데 다른 분들도 공감해 주시는 거네? 내가 글을 영 못쓰는 것은 아닌가봐.'라는 생각 들었습니다. 


공식적으로 제 글을 전문가분들에게 평을 받아보기는 처음입니다. 이전에는 서평전이 있으면 '나보다 훨씬 지적이시고 책 많이 읽으시고 글 잘쓰시는 분들이 모이는 곳이니 어찌 내가 감히 명함을 내밀어?'라고 지레 포기했었습니다. 하지만 이번 학이사에서 주최한 '사랑모아독서대상'은 지역 출판사 책들만으로 한정했기에 더 애착을 가졌고 서평을 썼습니다. 물론 엄청난 정성을 들였던 것은 아닙니다.ㅠㅠ. 하지만 보통때와는 달랐던 것은 주위에 책 좀 읽으시는 분들께 읽어봐 달라고 부탁하고 의견을 들어 약간의 퇴고과정을 거쳤습니다. 


이 상은 제가 잘나 혼자 받은 상이 아니라는 것을 잘 압니다. 좋은 책을 내 주신 지역출판사 덕분입니다. 그리고 지역출판업계를 위해 대회를 주최하신 분들 덕분입니다. 


저는 아마 이 상을 받지 못했다고 하더라도 서평을 계속 썼을 것입니다. 막상 상을 받고 나니 더 어깨가 무거워짐을 느낍니다. '좀 더 정성을 들여 서평을 써야 겠다. 그리고 내년에는 내 이름의 책을 내고싶다.'는 생각을 하게 됩니다.


책을 읽다보니 '내 책을 쓰고 싶다.'는 희망이 계속 솟아납니다.^^;;


제 인생에 큰 상을 받은 적이 몇 번 없지만 이번 상은 특별했습니다.(상금 때문만이 아닙니다. 알지요?^^;;)


글을 쓴 다는 것의 의미를 다시금 깨달았습니다. 제가 쓴 서평으로 지역 출판업계에 조금이라도 도움이 된다면 더 행복할 것 같습니다. 그리고 지역출판사지만 지역 출판사라는 한계를 기회로 승화시키기 위해 노력하시는 학이사에도 공감의 박수를 보냅니다. 상을 수상하고 돌아오는 길에 페북신청이 엄청 들어왔습니다. 한분 한분 수락하며 눈물이 흘렀습니다.

'이렇게 유명하신 분의 페친 신청을 받다니...ㅠㅠ...정말 영광이야...'


제가 원했던 원치 않았던 이제 저는 동네에선 한 서평쓰는 아저씨가 되었습니다. 블로그에 4년간 꾸준히 글을 써왔던 것이 큰 도움이 되었습니다. 오마이뉴스에 서평단으로 활동했던 근 2년간의 경험도 큰 도움이 되었습니다. 무엇보다 제가 쓴 글을 읽어주시고 격려해 주시는 많은 분들의 도움이 제일 컸습니다.


여기서 멈추지 않겠습니다. 함께 사는 세상을 꿈꾸는 제가 할 수 있는 몇 안되는 재주 중 하나인 글쓰기를 계속할 것입니다. 그리고 언젠가는 제 이름이 적힌 제 책을 출간할 것입니다. 받은만큼 돌려줘야 한다고 배웠습니다. 나눌 때 더 행복해진다고 알고 있습니다. 읽는다고 다 아는 것도 아니며 실천할 때 빛이 난다고 생각합니다.


앞으로도 꾸준히 책 읽고 글 쓰며 보다 따뜻한 세상이 되는 데 힘을 보태고 싶습니다. 책을 꾸준히 읽으시는 분들께 2019년 사랑모아독서대상전을 추천합니다. 무엇보다 대회의 의미가 좋습니다. 공감하시면 내년에는 꼭 도전하시는 걸로. 그리고 선정되시면 소개해준 마산청보리 김용만샘 덕분이다는 멘트를 꼭 부탁드립니다.^^;;


마산청보리!!! 서평전에서 1등 먹었습니다!!!!!


고맙습니다~~~~~~~~~~.^^


Posted by 마산 청보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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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해 매출액 759만 3천원, 한달에 632,750 원씩을 번 셈입니다. 순이익인지는 모르겠으나 시골에서 한 달 이정도의 수익은 괜찮아 보입니다. 실기한 것은 실 거주자가 1백명이 채 되지 않는 작은 마을에 차린 책방의 수입이라는 겁니다. 이름도 이쁩니다. [숲속작은책방], 이 책은 [숲속작은책방] 포함, 전국에 있는 다양한 책방을 소개합니다. 작게는 4~5평, 한 뼘 크기부터 크게는 30평 내외의 제법 넉넉한 공간을 갖춘 다양한 형태의 책방들, 책을 읽다 보면 '나도 이런 책방 차리고 싶다.'는 지름신(?)이 계속 강림하십니다. 단, 조건이 있습니다. 책을 좋아해야 하고, 돈의 유혹을 끊어낼 수 있어야 합니다. 이런 분들이 차린 책방이야기, 신기하면서도 재미있습니다.


책의 저자는 김병록, 백창화 부부입니다. 실제 [숲속작은책방]의 주인들이기도 합니다. 이전에 유럽의 책 마을과 서점, 도서관을 순회한 뒤 [유럽의 아날로그 책 공간]이라는 책도 함께 펴낸 적이 있습니다. 두 분다 서울 토박이이며 남편인 김병록씨는 전원생활의 꿈을 가지고 있었고 아내인 백창화씨는 책을 좋아하는 분이셨습니다. 그들이 충북 괴산 미루마을로 귀촌하여 도서관을 꾸릴려고 했습니다. 하지만 생각치도 못한 어려움에 봉착하게 됩니다. 


-대한민국 모든 전원마을에서 예외없이 문제가 발생하고 있었고, 문제의 원인도, 과정도 판박이처럼 닮아 있었다. 늘 그렇듯이 돈, 그리고 사람의 문제였다.(중략) 마을 문제에 묶여 우리 스스로 상처를 많이 받았고 마음의 고통도 컸다. 그 와중에 도서관을 열 수 없게 되었다는 게 너무나 큰 좌절로 다가옸다. 지금 와서 생각하면 도시를 떠나 시골에 정착하는 일은 거의 이민을 가는 것에 비유할 만큼 엄청난 일이었는데 우리는 바로 옆 동네로 이사하는 것처럼 너무 가볍게 생각했는지도 모르겠다.(본문 중)


시골에서 작은 책방을 꾸리게 된 과정은 쉽지 않았고 일은 계속 꼬여만 갔습니다. 


-우리 힘으로 그 무엇도 어찌할 수 없는 시간이 길어지자 남편은 톱과 드릴을 들었다. 집을 다듬기 시작했다...한마디로 남편은 그 긴 시간동안 마당에서 도를 닦고 있었던 것이다. 끓어오르는 분노, 좌절된 꿈, 풀 길 없는 화를 톱질을 하며 못질을 하며 잊으려 노력하는 중이었다. 머리는 비우고 몸은 고단하게, 마음은 잊고 노동만 기억하면서 말이다.


그들은 집을 꾸몄습니다. 오롯이 책만을 생각하며 공간을 구성했습니다. 집을 구성하며 아내분이 블로그에 소개를 하자 방문객들이 늘기 시작했습니다. 원래는 작은 도서관을 꾸려 공공의 이익을 추구하려고 했었던 계획이 새로운 계획으로 방향을 틀었습니다. 손님들을 통해 생활비를 벌고, 돈을 받으면서 책문화 활동을 이어가는, 개인적인 영업행위로 말이죠. 해서 이 집에 놀러보는 분들에게는 강제로(?)책을 사 가갈 것을 강요했고, 책이 있는 민박도 시작하게 됩니다.


부부의 시골마을 정착기도 흥미롭지만 그들의 책방 완성기 또한 예사롭지 않습니다. 속병이 나도 당연할 것 같은 상황에서도 그들은 좌절하지 않았고 자신들이 할 수 있는 최선을 했습니다. 숙박하려는 사람을 받을 때도 아무나 받지 않았습니다. 심층면접을 하게 됩니다. '우리 집을 어떻게 알게 되었는지, 우리 집은 여타 민박이나 펜션과는 다른 데 알고 있는가? 블고르를 읽어봤는가? 그래도 우리 집에 오고 싶은가? 가장 중요한 핵심질문, '책을 좋아하세요?'


부부는 집에서 다양한 사람들을 만났고 다양한 이야기를 나눴으며 깊은 인연을 맺게 됩니다. 사람 인연의 엄중함에 대해 책에서는 시를 소개하며 깊이를 표현합니다.


-사람이 온다는 건

실로 어마어마한 일이다.

그는

그의 과거와

현재와

그리고 

그의 미래와 함께 오기 때문이다.

한 사람의 일생이 오기 때문이다.

부서지기 쉬운

그래서 부서지기도 했을

마음이 오는 것이다.

그 갈피를

아마 바람은 더듬어볼 수 있을

마음, 

내 마음이 그런 바람을 흉내낸다면

필경 환대가 될 것이다.

('방문객', 정현종)


부부의 [숲속작은책방]은 자리를 잡아 가는 듯 합니다. 부부와 방문객들이 흡족해 하며 책도 꾸준히 팔리고 있습니다. 부부는 서점에 대한 정의도 다시 내립니다. 책을 반드시 구매해서 나오는 곳이라고 말이죠. 왜냐? 대한민국의 모든 서점이 너무 어렵기 때문이라고 합니다. 친구들과 만나기 전에 잠시 들러 시간을 보내고 가는 장소가 아닌, 들어갔으면 그에 상응하는 대가로 책을 꼭 사가지고 오자는 내용을 제안합니다. 나쁘지 않습니다. 책을 사서 읽으면 결국 독자에게 더 득이 됩니다.


이 책은 [숲속작은책방]에 대해 홍보만 하는 내용이 아닙니다. 결국 대한민국의 다양한 서점이 상생하는 법에 대해, 사람들이 책을 같이 읽었으면 하는 바램에 대해 적은 글입니다. 이왕이면 지역의 서점에서 책을 샀으면 좋겠고 이왕이면 서점들이 흥해서 더 많은 이들이 책을 접했으면 좋겠다고 합니다.


작은 혁명가의 집을 자처하는 '인디고서원', 베트남의 어린이 평화 도서관 건립지원과 북한 어린이 돕기 지원 사업 등 다양한 사회활동을 하는 '길담서원, 책방이음&갤러리', 행복한 아이와 엄마들을 위해 '동화나라 동원, 책과 아이들', 그림책을 사랑하는 사람들 '책방 피노키오', 여행자의 책방 '짐프리 일단멈춤', 홍대 앞 거리에서 임대료의 압박을 받고 있지만 동네 서점의 특징을 가장 잘 보여주는 '땡스북스' 이 외에도 전국의 다양한 서점들에 대한 소개를 하고 있습니다. 각 서점을 소개한 챕터 뒤에는 그 서점에 대한 간략한 정보들을 제공하여 독자들의 호기심을 충족시킵니다. 동네 서점은 단지 책을 팔아 돈을 벌기 위한 장소가 아닙니다. 동원의 정의신 대표의 말이 동네 서점의 존재 이유를 말해 줍니다.


- "사람들이 책방 문 앞을 지나가면서 하는 말이 저한테 고스란히 들려요. '아, 여기 아직도 있네', '우리 아이 어렸을 때 여기 진짜 자주 왔었는데', '나 여기서 산 책 아직도 집에 많은데..' 어떤 분에겐 반가움이겠고 어떤 분들에겐 놀라움이겠죠. 또 어떤 이들에겐 안도감 같은 걸지도 모르겠어요. 그 말들이 들려오는 한 이 작은 서점의 문을 영영 닫아걸지 못할 것 같아요. 처음 목표는 20년이었는데, 지금은 30년까지 버텨볼까 이런 생각을 해요. 내 손으로 연 이 작은 책방에서 할머니가 되어 기분 좋은 은퇴를 하고 싶다는 생각도요."


동네 서점은 동네 사람들이 모이는 곳, 사람이 있고 이야기가 있는 곳, 아이들의 웃음소리가 있는 곳입니다. 대형 서점들만 남고 동네 서점들이 모두 문을 닫는 것은, 서민들의 입장에서는 그리 유쾌한 일 같지는 않습니다. 동네 서점의 주인들도 결국 서민이기 때문에 더 그러합니다.


그림책의 의미에 대해서도 소개하고, 독립출판사에 대해서도 소개합니다. 제주도의 책 공간들도 안내하고, 영업비밀일수도 있는 도서관 인테리어의 노하우까지도 소개합니다. 일본 키조 그림책 마을, 파주 헤이리 예술마을 안에 있는 게스트 하우스 '모티프원'도 소개합니다. 한 마디로 대한민국에 있는, 저자들이 알고 있고 가 본 많은 서점들과 서점 관련 정보들을 알려주는 책입니다. 


철학이 있는 작은 서점에서는 대형 베스트셀러, 자본주의에 헌신하는 인간형을 만들기 위한 자기 계발서는 팔지 않는다고 합니다. 대신 자연과 인간이 공존하는 삶을 향한 생태 가치를 담은 책, 인간이란 무엇인가를 끊임없이 질문하는 하는 마음 불편한 책, 함께 살기 위해 자신을 내려 놓는 법을 가르치는 책을 판다고 합니다.


서점은 그러해야 합니다. 순간의 이익, 순간의 판매를 위해 존재하는 서점이 아니라 사회를 바꿀 수 있고 인간에게 감동을 줄 수 있는 곳이어야 합니다. 그런 동네 서점들이 많아 질수록 한국사회도, 자연과 공존하며 약육강식의 사회가 아닌 서로 배려하고 함께 성장하는 사회가 될 수 있습니다.


제목만 보고는 책방 자랑하는 책인지 알았습니다. 이 책도 메이져 출판사가 아닌 지역의 출판사인 '남해의 봄날'에서 나온 책입니다. 작은 서점을 알리기 위해 작은 출판사에서 책을 낸 셈입니다. 세상에 꼭 필요한 책이라고 생각됩니다. 


책 읽는 인구가 줄어든다고 합니다. 송인서적이 부도가 나며 출판업계는 더 힘든 상황입니다. 출판업계의 유통구조가 얼마나 어이없는지도 알게 되었습니다. 결국 작은 출판사, 영세한 서점들의 피해가 불 보듯 뻔합니다. 큰 것들만 살아남아서는 사회가 건강하지 않습니다. 동네의 작은 서점이 많아져야 합니다.  걸어가서 책을 살 수 있는 곳이 많아져야 합니다. 책읽는 사람들이 많아져 사람들의 삶이 풍요로워 졌으면 좋겠습니다. 


더 많은 돈을 벌기 위해서만 사는 것은 슬픕니다. 자신의 모습은 보지 못하며 타인의 모습만 비난하는 잘못된 삶을 사는 것은 부끄러운 일입니다. 책을 사서 읽는 것은 쉽고 아름다운 행위입니다. 오늘 당장, 동네의 작은 서점을 방문해 보시는 건 어떨까요? 작은 책방이 살면 동네도 살 수 있습니다. 책을 사랑하시는 분들께 이 책을 권합니다. 동네 서점은 누구에게나 열려 있습니다. 앞으로 서점에 가면 꼭 책을 사와야 겠습니다.


작은 책방, 우리 책 쫌 팝니다! - 10점
백창화.김병록 지음/남해의봄날



Posted by 마산 청보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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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평을 쓰다보면 여러 현상들을 마주하게 됩니다. 

생각보다 너무 잘 쓰져서 기분 좋은 책이 있습니다.

너무 소개할 것이 많아 내용 줄이는 것이 힘든 책도 있습니다.

이건 뭐, 어떻게 써야 할 지 난감한 책도 있습니다.


또 하나, 너무 큰 감동에 어떻게 적어야 책의 온기를 그대로 전할수 있을 지 고민되는 책도 있습니다.


'우리가 사랑한 빵집, 성심당'은 바로 그런 책입니다.


내용이 좀 길지만 책 안지에 있는 소개글을 그대로 옮깁니다.


주인공 성심당은 1956년 밀가루 두 포대를 자산 삼아 대전역 노점 찐빵집으로 물을 열었다. 이후 60년 동안 "우리 곁에 불행한 사람을 둔 채로 혼자서는 절대 행복해질 수 없다."는 신념에 따라 나눔을 최우선 가치로 삼아 매월 3천만원 이상의 빵을 대전 시내 양로원과 고아원 등지에 기부해왔다. 2005년 큰 화재로 위기에 봉착했으나, 직원들과 시민들의 도움으로 기적적으로 재기에 성공했다. 2014년 한국을 방문한 프란치스코 교황의 식탁을 위해 KTX로 매일 갓 구운 빵을 배달해서 더 유명해진 성심당은 이제 직원 4백여 명이 함께하는 대전의 자부심이자 대전 청년들이 일하고 싶은 기업 1위로 꼽히고 있다. 무엇보다 'EoC(Economy of Communion)-모두를 위한 경제'를 적극 실천, 한국 경제 전반에 새로운 대안이 될 수 있는 기업 경영 사례로 주목받고 있다. -소개글 중


성심당에 대한 설명은 위의 글로 정리됩니다. 이 책은 위의 내용을 시간의 순서에 따라 자세히 풀어쓴 내용으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흥남부두에서 탈출한 임길순

전쟁은 잔인함은 임길순(성심당 창업자)씨도 비켜가지 않았습니다. 다시는 기억하고 싶지도 않을 바람 차고 화염에 휩싸이는 흥남부두를 뒤로 하고 임길순 일행은 탈출에 성공합니다. 당시 임길순씨는 다짐합니다. '이번에 살아날 수 있다면 평생 어려운 이웃을 위해 살겠다.' 그리고 이 생각은 지금까지도 성심당의 기본 정신으로 흐르고 있습니다. 


성심당이 대전에 자리를 잡게 된 것도 기막힌 우연입니다. 원래 임길순씨 가족의 목적지는 서울이었으나 대전역에서 기차가 고장나 멈춰서는 바람에 대전에 자리를 잡게 된 것입니다. 임길순씨네 가족은 독실한 천주교신자집안이었기에 삶의 많은 부분이 성당과 맞닿아 있습니다. 대전에 내린 후 임길순씨는 대전역에서 가까운 대흥동성당에 찾아갔고 오기선 신부를 만납니다. 오기선 신부는 임길순 가족의 자초지종을 듣고는 밀가루 두 포대를 건네주었습니다. 이 밀가루 두 포대로 임길순 부부는 가족들과 나눠 먹지 않고 찐빵장사를 시작합니다. 이웃과 나누기 위함이었지요. 이순간이 바로 대전 성심당의 첫 출발이었습니다.


성심당의 정신들

책을 읽다 보면 성심당을 뜻하는 단어들을 계속 접하게 됩니다. 성심, 은행동 153번지, 튀김 소보로, 혁신, 나눔, 도전, 성심당은 노력하는 빵집이었습니다. 더 많은 이윤을 위해 노력한 것이 아니라 더 많은 사람들과 더 좋은 것을 나누기 위한 노력을 하는 빵집이었습니다. 임길순님께서 돌아가신 후 그의 아들 임영진(현 성심당 대표)님도 아버님의 뜻을 받들어 많은 노력을 합니다. 아직도 미완이라고 자평하는 튀김소보로부터 포장빙수, 생크림케익, 시민들과 소통하는 다양한 이벤트를 개최하는 성심당은 이미 그냥 빵집이 아니었습니다. 대전의 문화 트랜드이며 대전 시민들의 자부심이었습니다.


순탄치 않았던 성심당의 길

1990년 초반까지 성심당의 질주는 계속 되었습니다. 이후 슬럼프에 빠졌고 거듭되는 악재에 가까스로 버텼지만 한 번 꺾인 성장세는 좀처럼 회복되지 않았다. 그리고 2005년 1월 22일, 성심당은 하루 아침에 잿더미로 변해버렸다. - 본문 중


1990년대 성심당이 힘들었던 요인 중 프랜차이즈 베이커리의 등장이 주요한 요인이었습니다. 1988년 주식회사 샤니가 파리바케트를 내 놓으며 돌풍을 일으키기 시작했고 같은 해 크라운제과도 크라운베이커리를 세상에 선 보였습니다. CJ그룹의 뚜레쥬르는 조금 늦은 1997년 시장에 뛰어 들게 됩니다. 대형프렌차이즈의 빵 시장에로의 진출은 동네빵집으로서는 분명 악재였고 성심당도 예외일 수 없었습니다. 게다가 대전 원도심도 쇠퇴하며 성심당은 여러모로 힘들게 됩니다. 그 후 2005년에 난 큰 불은 성심당이 대전에서 없어지더라도 더 이상 이상할 것이 없을 정도로 심각한 일이었습니다. 하지만 성심당은 가족같은 직원들과 대전시민들의 힘으로 어려움을 이겨냈고 더 큰 빵집으로 성장하게 됩니다. 물론 이 모든 변화의 바탕에는 '성심당다움'이 있었습니다.


남해의 봄날 정대표와 김태훈저자의 책빵콘서트(사진 오른쪽이 김태훈님)


거룩한 노동 성심당

성심당은 일반 기업들과는 다릅니다. 일반 기업들 처럼 최대의 이윤을 창출하기 위해 노력하는 곳이 아닙니다. 사랑과 나눔의 문화를 이루며, 모든 이가 다 좋게 여기는 일을 하며, 정직한 먹거리를 사용합니다. 법을 지키고 직원들을 가족 그 이상으로 대합니다. 한가족 신문을 만들어 직원들과 소통하며 직원들을 격려하고 사랑으로 대합니다. 대전 시민들에게 감사하며 돈을 쫓아 빵집을 경영하지 않습니다. 


성심당 본 집 1층 골목길에 보면 수도꼭지 하나가 바깥으로 나와있습니다. 성심당 근처의 포장마차들이 맘 편하게 쓸 수 있도록 일부러 설치한 것이라고 합니다. 포장마차분들이 장사에 필요한 물을 성심당에서 무상으로 마음 껏 받아 쓸 수 있습니다. 성심당은 포장마차들 때문에 손님이 뺏긴다고 생각하지 않습니다. 함께 산다고 생각합니다. 성심당이 어마하게 돈을 많이 벌어서가 아닙니다. 성심당은 나누기 위해 존재하기 때문입니다.


책에는 훨씬 많은 사연과 감동적인 이야기들로 가득차 있습니다. 사실 개인적으로 이 책을 처음 펼쳤을 때 글자가 커서 좀 놀랬습니다. 알고보니 책을 출간한 '남해의 봄날'이라는 지역의 출판사에서 눈이 나쁘신 어른들도 쉽게 보시라고 배려한 것이라고 하더군요. 글자가 크지면 페이지 수가 늘어나고 그럼 출판사입장에선 무조건 이득이 나는 상황이 아닌데도 말이죠. '출판사 또한 성심당과 마음이 통하는 구나.' 며 작은 감동을 하였습니다.


제가 글 재주가 신통치 않아 대전 성심당의 이야기를 오롯이 전달하진 못한 것 같습니다. 사실 생각같아선 책의 내용을 전부 옮겨 적고 싶었습니다. 그 만큼 감동적인 책이었습니다. 정확히 말하면 성심당이 감동스러운 빵집이었습니다. 책을 읽은 후 저자와의 인터뷰를 시도했습니다. 저자는 김태훈씨였고 마음이 궁했는지 글로서나마 만날 수 있었습니다.


-성심당, 이 책을 다 쓰시고 나서 든 생각은 무엇이었는지요?

 홀가분하다는 생각이 먼저 들었습니다. 성심당의 60년이 결코 짧은 시간이 아니고, 또 워낙 많은 사연을 갖고 있는 곳이라 책 한 권으로 묶어내는 게 쉽지는 않았습니다. 글을 쓰려면 어떤 부분은 부각시키고 어떤 부분은 생략하는 편집을 할 수밖에 없는데, 혹시 제 관점이 누가 되면 어쩌나 하는 부담도 있었습니다. 다행히 성심당 측에서 제 관점에 특별히 이의를 제기하지 않았습니다. 오히려 어떤 부분은 생각지도 못한 부분을 발굴하고 짚어줘서 고맙다는 말씀도 하셨습니다. 그때는 감사한 마음에 보람을 느꼈습니다.


-책을 쓰던 중 애로사항은 없었는지요.

 한창 원고를 쓸 때가 2016년 초부터 3월 말까지였습니다. 그 때 원고의 80%는 쓴 거 같습니다. 책을 쓸 마땅한 공간이 없어서 상당 부분을 집에서 작업했는데 아무래도 아이들 수발들고 가사일도 거들면서 하다보니 흐름이 자주 끊겼죠. 다시 흐름을 찾는 게 좀 어려웠습니다만 다행히 글을 마쳤네요.(영언이, 시언이 덕분이야. 아빠가 사랑해.^^)


-이 책이 세상에 나오고 나서 달라진 점을 느끼시는지?

 사실 저는 잘 모르겠어요. 하지만 성심당의 임대표님과 김이사님은 책 나온 뒤 변화를 느끼시는 것 같습니다. 매출 증대 같은 사업의 변화가 아니라 관심의 변화라고 알고 있습니다. 그냥 착한 빵집 정도로만 알았는데, 그 이상의 스토리가 있다는 걸 책을 통해 많은 분들이 알게 된 거죠. 언론도 그 부분을 많이 다뤄주셨어요. 덕분에 성심당 경영에 관한 여러가지 관심과 요청이 많아졌다고 합니다. 최근에는 김이사님께서 가톨릭 주교회의에서 이 책을 가지고 발표도 하셨다고 하네요.


-성심당의 기업철학이 빵집이 아니라 다른 기업체에도 가능하다고 보시는지요.

 당연히 가능합니다. 이미 다른 나라에서 이념을 같이하는 EoC(Economy of Communion-포콜라레 운동 창설자 끼아라 루빅에 의해 시작된 기업이념으로 세상의 빈곤을 함께 짊어지자는 경영방식)기업들이 많이 있습니다. 필리핀에서 가난한 사람들에게 저리융자를 해주는 은행이 EoC기업입니다. 이탈라아에선 상당수의 협동조합이 같은 이념을 따릅니다. 세계의 EoC기업 중에 성심당이 빵집으로선 유일한데, 어쩌면 그 만큼 빵집이 EoC 기업이념을 따르기가 어렵다고도 해석할 수 있습니다. 빵집이냐 아니냐는 중요한 문제가 아닌 것 같습니다. 특히 눈여겨 볼 대목은 성심당 경영이 가장 어려울 때 이 기업이념을 가져와서 실천했다는 점입니다. 빚이 50억원일때 기업 재정상태를 직원들에게 공개했고, 또 세금도 100%정직하게 냈습니다. 회사 어려운 거 직원들도 다 아는데, 그걸 구체적인 숫자를 보면서 납세까지 철저히 하겠다고 하니 직원분들 중에서도 이해하기 힘들어 했던 분들도 있었다고 합니다. 그 시점에서 보면 EoC를 안한다고 해도 당연한 거라고 모두가 수긍할 상황이었습니다. 하지만 임대표는 그걸 버텨냈고 마침내 상황을 역전까지 시켰습니다. 성심당이 할 수 있다면 다른 모든 기업들도 할 수 있으리라 생각됩니다.


-독자분들께 하고 싶은 말씀이 있으시다면?

 이번 촛불집회를 보면서 우리 사회에 좋은 뜻을 갖고 계신 분들이 정말 많다는 확신을 하게 됐습니다. 직장생활을 하든 회사를 경영하든 수익만을 보지 않고 사람을 보고 공동체를 생각하는 분들이 참 많다고 믿습니다. 하지만 우리 사회를 지배하는 논리는 그 분들에게 끊임없이 좌절감을 안겨 준 것 같습니다. 의미있게 성장하거나 덩치가 커지면서 집요하게 견제해서 주저 앉힌다든지, 돈과 권력이 결탁해서 제도적인 진입장벽을 만들어, 뜻있는 사업자를 좌절시킨다든지 하는 그런일들이 참 많습니다. 저는 성심당 이야기가 그런 분들에게 조금이라도 용기를 줄 수 있지 않을까 기대해 봅니다. 나눔을 실천하면서, 이웃을 생각하면서, 거래처와 신의를 지키면서, 직원들의 처우를 적극적으로 고려하면서도 얼마든지 성공할 수 있다는 것, 지역 사회에 뿌리내려 시민들과 호흡하는 기업을 만들 수 있다는 사실에서 위로와 격려를 받으셨으면 좋겠습니다.


-감사합니다.


책빵콘서트

현재 이 책의 저자인 김태훈님은 직접 성심당의 전폭적인 빵 후원을 받아, 빵을 싸들고 독자분들과 만나고 있습니다. 혹시 근처이신 분들은 만나보시지요.



성삼당스러운 사람들

2대 성심당 대표이사 임영진님, 이 책을 쓰신 김태훈님, 이 책을 출간한 남해의 봄날, 이 책을 읽고 감동하여 책을 많은 이들에게 전하려는 분들, 성심당을 취업하고 싶은 기업 1위로 선택한 대전청년들, 대전에서 택시만 타면 성심당 칭찬에 운전을 제대로 못하시는 대전의 택시운전기사분들, 성심당이 대전의 자부심이라고 뿌듯해 하시는 대전시민분들, 그리고 성심당이 있는 대전을 가슴에 품고 있는 대한민국민들...


모두가 함께 하면 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나라의 형세를 보고 속이 너무 상하신 분들께 이 책을 권합니다. 세상은 기울어진 운동장이라며 한탄하시는 분들께 이 책을 권합니다. 내 아이는 공부를 못하니 답이 없어라고 걱정하시는 분들께 이 책을 권합니다. 대한민국사회는 천민 자본주의국가라서 미래가 없다고 분노 하시는 분들께 이 책을 권합니다. 그래도 세상은 아름답지 않을까? 라고 가끔 하늘을 보시는 분들께 이 책을 권합니다.


거대한 책은 아닙니다. 위대한 책도 아닙니다. 단지 우리 이웃의 살아가는 이야기입니다. 누구나 쉽게 이야기하는 것을 실천하고 사는 소시민들의 이야기입니다. 


2017년 정유년이 밝았습니다. 성심당의 철학이 온 세상을 덮었으면 좋겠습니다. 나눔의 철학이 대한민국을 따뜻하게 안으면 좋겠습니다. 이 책은 대한민국민 모두가 읽었으면 좋겠습니다. 그랬으면 좋겠습니다.


이 책은 참 좋은 책입니다.


Posted by 마산 청보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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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 아이가 있으신 가족분들은 매주 주말이 되면 어디를 가야 할지 많은 고민을 합니다. 저희 가족도 마찬가지인데요. 아이들과 함께 가기 좋은 곳을 알게되어 추천합니다. 바로 창원교보문고입니다. 참고로 건물 지하에 주차장이 있지만 옛날 건물이라 그런지 코너링이 좋지 않습니다. 큰차는 건물주차장을 사용하지 않으시는 것이 나을 듯 합니다.


서점의 규모는 상당히 넓습니다. 교보문고 안에는 책만 파는 것이 아니라 다양한 물품들을 판매합니다. 이번 포스팅에는 아이들에게 적당한 공간이 있어 소개하고자 합니다. 교보문고안에는 계단도 있지만 아래 사진처럼 유모차가 이동할 수 있는 공간도 마련되어 있습니다. 

사소해 보이지만 유모차를 밀고 다녀보면 알 수 있습니다. 우리가 일반적으로 다니는 길에 유모차와 휠체어를 타고 이동하는 것이 얼마나 힘든지, 바닥이 조금만 고르지 않아도 이동하는 것이 불편합니다. 해서 교보문고의 이런 이동통로는 반가웠습니다.

개월 수에 맞추어 적당한 책들이 추천되어 있습니다. 우리 아이 개월수를 보니 책을 고르는 데 도움이 되더군요.

블럭 장난감도 있었습니다. 최소한 책을 좋아하지 않는 아이라도 블럭은 싫어하는 아이들이 없지요. 교보문고의 배려가 돋보였습니다. 

아이들 책 보는 공간은 널찍하게 마련되어 있었습니다. 견본 책들도 많이 있었고 아이에게 책을 읽어주시는 어머니들도 많았습니다.

아이들이 편하고 재미있게 책을 볼 수 있는 공간도 마련되어 있습니다. 의자 구조가 허리는 아플 것 같다는 염려는 되었지만 아이들이 저 곳에 앉아 책을 보면 시간 가는 줄 모르겠더군요. 초등학생쯤 되는 아이는 이곳에서 책을 보기에 부족함이 없었습니다.


책을 많이 파는 것도 목적이겠지만 책을 접하는 문화확산에도 교보문고는 관심을 가지고 있는 듯 보였습니다.


지역과 함께 하는 서점


아이들 책보는 곳을 본 후 둘러보는 데 재미있는 곳이 있었습니다. '창원시민들이 많이 있는 책' '경남이 쓰고 경남이 읽는다.'라는 코너였습니다.

소설부터 시, 에세이, 자기계발, 인문, 경제 경영, 경남 지역의 출판사인 피플파워, 남해의 봄날 책 소개까지. 저는 이 코너가 참 의미있었습니다. 특히 지역의 출판사들을 챙기는 모습에서 상생의 코드도 읽을 수 있었습니다.

게다가 경남이 품은 문학 대표 작가 14인 소개하는 란은 심히 놀랬습니다. '아 이분도 경남출신이셨구나.' 사실 개인적으로 소설은 그리 선호하는 편은 아니지만 이곳에 있는 책들은 꼭 읽어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더군요.


학생들에게 책을 추천하는 이유


학생들에게도 독서를 많이 추천합니다. 


똑똑한 사람이 되어라해서 추천하는 것이 아닙니다. 논술을 잘 하기 위해서 추천하는 것이 아닙니다. 좋은 대학가라고 해서 추천하는 것이 아닙니다.


상대를 배려하는 사람이 되었으면 하고 바래기 때문입니다.

자신을 돌아보는 사람이 되었으면 하고 바래기 때문입니다.

꿈을 꿀 수 있는 사람이 되었으면 하고 바래기 때문입니다.

언제 어디서든 펼쳐서 읽으며 자신이 모르는 세상과 만나기를 바래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저는 독후감도 함께 쓰라고 권합니다. 긴 글이 아니더라도 좋다. 단 한 줄이라도 좋다. 책을 읽고 나면 그 느낌을, 생각을, 꼭 남겨보라고 아이들에게 권합니다. 저 자신도 그리 많은 책을 읽지는 못합니다. 하지만 풋풋한 새책 냄새를 맡으며 첫 책장을 펴고, 마지막 책장을 덮을 때의 느낌을 아이들이 경험해보기를 바랍니다.


개인적으로 담뱃값은 비싸다고 생각합니다. 진짜 더럽게 비싸다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책값은 비싸다고 생각하지 않습니다. 좋은 책 한권을 접하게 되면 나 자신이 그리 못난 사람이 아니라는 것을, 내가 행복한 사람이라는 것을 알게 됩니다. 이런 경험을 많은 분들이 해보셨으면 합니다. 이번 주말에는 가족들과 근처 서점이나 지역 도서관에 나들이 가시는 것은 어떨는지요. 


책은 항상 사람을 기다립니다.



Posted by 마산 청보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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