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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동

교단일기&교육이야기 2014. 1. 25. 15:53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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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3.28 

 

그저께와 어저께 참 많은 일이 있었다.

 

게시판을 꾸며야 하는데 매년 하는 골치꺼리다.

 

올해는 고등학생이고 해서 아이들에게 한번 맡겨 보고 싶었다.

 

공고를 했다.

 

'화요일 저녁 시간까지 4명이 팀을 이루어 우리반 뒤에 게시판을

 

어떻게 꾸밀지 좋은 아이디어를 가지고 응모하는 팀은 선발하여

 

야자시간에 선생님과 함께 장을 보러 갈 것입니다. 많은 응모

 

바랍니다.'

 

하필 4명인 이유는 내 차에 아이들이 4명까지 탈 수 있기 때문이다.

 

시간이 지났고 5시가 되었으나 응모팀은 1팀 뿐이었다.

 

자습시간에 회의 시간을 주었고 마지막으로 4팀이 응모했다.

 

혼자 뽑기 어려워 여선생님들에게 심사를 부탁했다.

 

아이들은 저녁때부터 난리였다.

 

'선생님 어서 발표해 주십시오. 아이들이 교실에서 기다리고

 

있습니다.'

 

'선생님 어서 와서 발표해 주세요.'

 

'알겠다 이놈들아 7시에 올라갈테니 기다려라.'

 

'네!!!'

 

깊은 심사끝에 2팀이 선정되었고 원래 시상은 1등팀만 장보러

 

가는 것이었으나 이놈들의 노력이 가상하여 2등팀은 찬카드를

 

주기로했다. 교실로 갔다.

 

'많은 심사끝에 두팀이 선정되었습니다. 참으로 힘든 결정이었고

 

6분의 여선생님의 도움으로 결정짓게 되었습니다. 발표하겠습니다.

 

오늘의 선정팀은!!!!'

 

아이들이 입을 놀리기 시작했다. '두구두구두구!!!!!!!'

 

'새팀!!!!!!!!!!!!!!!!'

 

'이야호!!!!아싸!!!!!!!!!!!'

 

'크!!! 떨어지다니!!!'

 

만감이 교차했다. 난 새팀과 함께 장을 보고 왔고 준비물을 우선

 

교무실에 두었다. 아이들은 참 신나했다.

 

------------

 

다음날은 내 생일이었다. 아침에 출근하니 동학년 선생님들께서

 

내가 좋아하는 치즈케익을 사오셔서 10분이 모두 모여 생일을

 

축하해 주셨다. 너무 고마웠고 그날 점심은 국수를 내가 사기로

 

했다.^-^

 

아침에 교무실에서 축하하는 것을 몇놈이 본 모양이었다. 첫시간에

 

수업을 들어가니 인사를 하는데 이놈들이 '선생님 생신 진심으로

 

축하드립니다.!!!' 라고 하는 것이다. 참으로 감동이었다.

 

'고맙다 이 녀석들아'

 

저녁시간이 되었고 저녁을 먹고 있는데 우리반에 속썩이는 네놈이

 

찾아왔다. 조용히 나를 부르는 것이었다.

 

'선생님 교실에 문제가 생겼습니다.'

 

'그래? 무슨일인데?'

 

'현이랑 균이가 싸웠습니다.'

 

'그래 다친 애는 없고?'

 

'선생님 심각합니다. 교실에 어서 가보시죠.'

 

'알겠다. 먼저 올라가 있거라.'

 

난 참 머리가 복잡했다. 어느 정도 다쳤을까...폭력인데...

 

어떻게 해결하지...

 

교실로 올라갔다.

 

문을 여는 순간

 

'와~~~~~~~~~~~~

 

선생님 생신 축하드립니다!!!!!!!!!!!!!!!!!!!' 짝짝짝짝!!!!

 

교탁위에 놓인 몽쉘통통 케익....이 놈들이 돌려가며 적은

 

생일 돌림편지. 칠판에 적힌 생일축하 메세지들...

 

TV에 나왔던 장면들이 내 앞에 펼쳐진 것이다.

 

그러면서 목청껏 이 놈들이 부르는 축하 노래.

 

난 이말 밖에 나오질 않았다.

 

'고맙다. 이놈들아. 고맙다.'

 

눈물이 핑 돌았다.

 

싸움이 없었던 것에 대한 안도의 눈물인지, 감동의 눈물인지,

 

알 수 없었다. 너무 고마웠다.

 

'선생님 이런 날에 눈물 좀 흘려 주셔야 되는 것 아닙니까?'

 

'선생님 제 아이디어 입니다.'

 

'케익은 우리가 돈을 모았습니다!!'

 

'칭찬카드 안 줍니까?'

 

순식간에 참 많은 이야기들이 쏟아져 나왔다.

 

수습한다고 고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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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 사실 지금도 모든 아이들을 100%신뢰하진 않는다. 경우에

 

따라선 80% 60% 신뢰하는 아이들도 있다. 하지만 분명한 것은

 

그 어떤 아이라도 50% 이상은 신뢰한다는 것이다.

 

오늘 날 감동 시킨 것은 .... 이런 나를 보고 아이들은 50%가 아니라

 

90%이상 신뢰한다는 것이다. 부끄러웠다.

 

이렇게 나를 감동시키는 놈들과 함께 생활 하는 난..행복한 교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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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마산 청보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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