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산 청보리' 사는 이야기

화내지 않고 아이 네명 돌보기, 이런 방법도?

마산 청보리 2017. 6. 15. 07:00

지난 토요일이었습니다. 친동생 미용실에 놀러갔습니다. 친동생은 손재주가 좋습니다. 

명서동, 명서시장 옆에서 '보보 헤어&네일 샾"을 하고 있습니다.(깨알홍보.ㅋㅋㅋ) 

머리도 잘하지만 네일아트도 잘하지요.

<중간광고>

창원지역 FM 95.9      진주지역 FM 100.1

창원교통방송 매주 수요일 저녁 6시 10분! 

스쿨존 관련 방송

TBN "이PD가 간다."에 고정출연 중

아무튼 간만에 아이들 머리도 할겸, 제 머리도 할겸 방문했습니다. 미용실에서 실컷 놀고, 점심시간,

집에서는 잘 안 먹는 놈들이 모아두면 어찌나 잘먹던지요. 동생도 먹여주는 저 인자함.ㅠㅠ.

밥을 다 먹고 아이들이 "외삼촌 집에 자러 가고 싶어요." 딸아이도 헤어지기 싫어하더군요. 

"좋아 가자!"

걱정하는 여동생, "오빠야 괜찮겠나?"

 "괘안타. 저거끼리 있으면 더 잘논다."

큰 소리 치고 집으로 데려 왔습니다. 

우선 자전거를 탔습니다.

딸아이의 자전거를 조카가 탔길래, 아빠 자전거를 배웠습니다. 

처음엔 무서워 했지만 의자를 최대한 낮추고 잡아주었더니 금새 배우더군요. 

"아빠 무섭지만 진짜 재밌어요." 

계속 제 자전거를 탔습니다.

조카입니다. 자전거를 타지 못했어요. 단 두시간만에 자전거를 타게 되었습니다. 

자전거 못타는 아이, 자전거 가르치기, 참 쉽습니다. 뒤에서 잡고 있을 필요가 없습니다. 

입만 있으면 누구든 가능합니다. 

아이들 자전거 타기 비법은 마산 YMCA 유치원 이윤기 사무총장님께 배웠습니다. 

자리를 빌어 이윤기 사무총장님께 감사의 말씀 전합니다.^^

실컷 놀고 저녁 밥. 별 것 안 차렸습니다. 

꼬맹이 둘이는 남은 된장에 밥을 비벼 일명 된장밥을 줬고 큰 초등 2학년 언니야들은 밥에 훈제닭을 볶아줬습니다. 김치찌게와 함께요. 

어찌나 경쟁적으로 전투적으로 잘 먹던지요. 평소에 한 그릇도 다 못던 놈들이 "외삼촌 밥 더주세요. 아빠 밥 더 주세요." 한 솥을 깨끗히 비웠습니다.

헉! 한끼 먹었는데 그릇이...ㅠㅠ..목욕탕에 뜨거운 물을 받아서 아이들 목욕 시켰습니다. 

정확히 말하면 "자 이제 목욕할 시간, 밥 다먹은 사람만 목욕할 수 있어요~" 라고 했더니 서로 다 먹고 목욕탕에 자동으로 들어갔습니다. 

그 시간에 설겆이를 후다닥! 

깨끗히 씻었습니다. 어느 새 목욕 다 하고 나온 아이들, 이 후 한시간 정도 놀았습니다. 

간식타임. "수박 먹을 사람?" "저요! 저요!" 평소 안 먹어서 냉장고에 있던 수박을 짤랐습니다. 

신기한 것은 평소에는 수박을 잘 먹던 놈들도 어찌나 잘 먹던지요.

모여서 사이좋게 나눠 먹습니다.

"외삼촌 수박 또 주세요. 아빠 수박 더 줘요." "헉!" 거의 반통을 다 먹었습니다. 

하지만 어른들이 말씀하시지요. 자식 입 안에 들어가는 것만큼 이쁜 것이 없다고.^^. 

잘 먹는 것이 어찌나 이쁘던지요.

난장판.ㅡㅡ;;

수박 다 먹고 한참 더 놀았습니다. 다 놀고 나서 

"자 이제 다 같이 장난감 치웁시다."

10분만에 깨끗히 다 치우더군요. 역시 초딩들은 달랐습니다. 

유딩(유치원), 어딩(어린이집)은 정신없이, 남의 일처럼 계속 놀았습니다.

식탁에서 딸래미 셋이서 뭘 만들더니, 방에서 왁자지껄하는 겁니다. 

몰래 가보니 저희끼리 조명을 켜고 인형극을 하고 있더군요. 어찌나 귀엽던지요.^^ 

창의적으로 노는 모습에 감탄, 또 감탄.


하나도 좋고, 둘도 좋습니다. 셋도 좋고 넷도 좋습니다. 아이들이 함께 노는 것은 저희들에게도 좋은 것 같습니다. 전 둘을 보는 것과 넷을 보는 것 중, 넷을 보는 것이 더 수월했습니다. 먹을 것 주고, 물 받아주기만 하면 되니까요. 저희들끼리 알아서 노니까 차라리 더 편했습니다. 둘이만 있으면 따로 따로 놀기에, 이 아이와 잠깐, 저 아이와 잠깐, 결국 어린 놈과 놀아줘야 했거든요. 상대적으로 큰 아이가 심심해 했죠. 


이 날은 초딩이 둘이 있으니깐 같이 재밌게 놀았습니다. 아이 넷이면 싸울만도 한데 신기하게도 싸우지 않더군요. 그리고 자기 동생은 홀대하면서 사촌동생한테는 어찌나 친절한지, 참 신기한 부분이었습니다.


밤에도 늦게 까지 안 자서 결국 한 소리했습니다.


"지금 안 자면, 다음 부터 놀러 못 온다. 지금부터 소리 안내기 놀이 시작! 소리 내는 사람이 지는거야."


흡!!!! 하는 소리와 함께 아무도 소리를 내지 않았고 잠시 후 새근새근, 자는 소리가 들렸습니다.^^


일요일이 되면 또 어떤 하루가 펼쳐질지 모르지만 한번 씩 조카들이 와서 같이 노는 것은 재미있었습니다. 

조금 더 크면 부모들을 찾이 않을 텐데, 지금이라도 엄마, 아빠를 찾을 때 푹 놀아줘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어느 새 저희끼리 놀때 더 이상 아빠를 찾지 않더군요.


아이들이 어릴 때는 어서 빨리 자라기를 바랬습니다. 

아이들이 좀 크니 천천히 자라기를 바라는 저를 봅니다. 

자란다는 것은 품에서 멀어지는 것이니까요. 

부모 말을 잘 듣는 아이보다 신나게 잘 노는 아이가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공부를 열심히 하는 아이보다 친구들과 잘 노는 아이가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미래를 걱정하는 아이보다 지금 행복한 아이가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장난감 사달라는 아이보다 스스로 필요한 것을 만드는 아이가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그냥, 건강하게 밥 잘먹고, 잠 잘자고, 똥 잘싸는 아이로 자랐으면 좋겠습니다.


이번 주말도 휘리릭~~~지나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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