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용만의 함께 사는 세상 :: 모든 고민은 인간관계에서 비롯된다.-'미움받을 용기'서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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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고민은 상대방 때문인가?


오늘날 상식처럼 되어버린 프로이트의 '트라우마'개념에 대한 비판은 거의 돌직구 수준이다. 트라우마와 같은 프로이트식 원인론은 과거의 특정 한 사건만을 선택해 현재 자신의 복잡한 문제를 합리화하려는 아주 '저렴한 시도'라는 것이다. 어떻게 과거의 트라우마적 경험이 현재의 내 삶을 일방적으로 결정하도록 놔둘 수 있느냐는 이야기다.(본문중)


이 책은 기시미 이치로와 고가 후미타케의 공저입니다. 기시미 이치로는 철학자로서 일본아들러심리학회가 인정한 카운슬러이자 고문입니다. 고가 후미타케는 프리랜서 작가로서 20대의 끄트머리에 '아들러 심리학'을 접하고 상식을 뒤엎는 사상에 큰 충격을 받았다고 합니다. 그 후 몇 년에 걸쳐 기시미 이치로 씨를 찾아가 아들러 심리학의 본질에 대해 문답식으로 배웠고, 그리스 철학의 고전, 대화 형식을 취한 '대화편'을 모티브로 삼아 이 책을 지필했습니다.


실제로 이 책은 세상에 불만이 너무 많은 한 청년이 철학자를 찾아가 대화를 나누는 형식으로 전개됩니다. 읽기가 수월하고 이해도 쉽습니다.


저도 개인적으로 아들러에 대해 이론적으로 안다고 생각했으나 이 책을 읽으며 아들러 사상에 대해 다시금 이해하게 되었고 아들러의 사상이 현실을 회피하고 남 탓이라고 돌리며 자신을 합리화하는 -의식적이든 무의식적이든- 현대인에 대해 큰 깨달음을 주는 책이라고 확신하게 되었습니다. 


아들러는 말합니다. "인간은 변할 수 있다. 세계는 단순하다. 누구나 행복해질 수 있다." 이 질문은 평소 제가 고민했던 내용과도 통했습니다. '행복은 무엇인가? 인간은 왜 사는가?', 서두의 이 말은 책장을 넘기고픈 마음이 들기에 충분했습니다.


'자네가 불행한 것은 과거의 환경 탓이 아니네. 그렇다고 능력이 부족해서도 아니고, 자네에게는 그저 '용기'가 부족한 것 뿐이야.'(본문중)


"트라우마란 없다. 인간은 과거의 원인에 영향을 받아 행동하는 것이 아니라 스스로 정한 목적을 향해 움직인다." 잘못된 행동 또한 본인이 원한 바가 있어 스스로 선택하여 행한다고 합니다. 은둔형 외톨이의 경우도 과거의 아픈 상처 때문이 아니라 은둔함으로서 얻게되는 것들 -사람의 관심, 타인과 인간관계의 두려움에 대한 회피- 때문에 행한다고 합니다. 


아들러는 말합니다. '중요한 것은 무엇이 주어졌느냐가 아니라 주어진 것을 어떻게 활용하느냐이다.' 울림이 큰 말이었습니다. 지금의 생활이 마음에 들지 않는다면 자신의 모습을 고치겠다는 용기가 필요하다고 합니다. 자신이 달라짐으로서 겪게 될 불편함, 두려움 때문에 사람들은 스스로 '달라지지 않겠다.'는 마음을 가지고 삽니다. 따라서 어떤 불편함이 있더라도 내가 달라지겠다는 용기를 가지는 것이 아들러 심리학의 핵심입니다.


미움받을 용기가 필요하다.


'아무리 어려워 보이는 관계일지라도 마주하는 것을 회피하고 뒤로 미뤄서는 안 돼. 가장 해서는 안 되는 것이 이 상황, '이대로'에 멈춰 서 있는 것이라네.'(본문중)


사람들은 타인과의 비교에 의해 열등감이라는 것을 가지게 되고 자신을 학대합니다. 엄밀히 말하면 이것은 열등감이 아니라 열등콤플렉스입니다. 열등감은 객관적이 아니라 주관적이기 때문입니다. 타인과의 비료를 통한 열등감은 바람직하지 않습니다. 건전한 열등감이란 타인과 비교해서 생기는 것이 아니라 '이상적인 나'와 비교해서 생기는 것입니다.


인간관계의 중심에 '경쟁'이 있으면 인간은 영영 인간관계에 대한 고민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불행에서 벗어날 수가 없습니다.


아들러는 인간의 행동과 심리, 양 측면에서 아주 분명한 목표를 제시합니다.


행동의 목표

1. 자립할 것

2. 사회와 조화를 이루며 살아갈 것


위의 행동을 뒷받침하는 심리적 목표

1. 내게는 능력이 있다는 의식을 가질 것

2. 사람들은 -경쟁자가 아니라- 내 친구라는 의식을 가질 것 


'타인에게 인정받을 욕구를 버리고 그 사람의 기대를 만족시키기 위해 살지말라.'고 합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과제를 분리해야 합니다.


한 예로, 공부하기 싫어하는 아이가 있다고 할때 부모로서 어떻게 해야 할 것인가? 일반 부모들은 자식의 미래를 위해 억지로라도 공부를 하게 합니다. 시킨다고 해야 옳겠죠. 아들러 심리학에서는 '이것은 누구의 과제인가'라는 관점에서 생각합니다. 


이 고민을 통해 자신의 과제와 타인의 과제를 분리해야 한다고 지적합니다. 누구의 과제인지 구분하는 방법은 간단합니다. '그 선택이 가져온 결과를 최종적으로 받아들이는 사람은 누구인가?' 아이 공부의 경우, 공부를 하지 않았을 경우 그 결과를 받아들이는 사람은 누구인가? 최종적으로 아이입니다. 즉 공부는 아이의 과제라고 합니다. 


모든 인간관계의 트러블은 대부분 타인의 과제에 함부로 침범하는 것, 혹은 자신의 과제에 함부로 침범해 들어오는 것에 의해 발생합니다. 과제를 분리할 수 있게 되면 인간관계가 급격히 달라진다고 합니다.


이 말에 대해 청년이 질문합니다.

'그러면 아이가 전혀 공부를 하지 않아도 그것은 아이의 과제니까 방치하라는 겁니까?'


철학자가 답합니다.

'여기에는 주의가 필요하네. 아들러 심리학은 방임주의를 권하는 게 아닐세. 방임이란 아이가 무엇을 하는지도 모르고 알려고도 하지 않는 태도라네. 그게 아니라 아이가 무엇을 하는 지 알고 있는 상태에서 지켜보는 것. 공부에 관해 말하자면, 


그것이 본인의 과제라는 것을 알리고 만약 본인이 공부하고 싶을 때는 언제든 도울 준비가 되어 있다는 의사를 전하는 걸세. 단 아이의 과제에는 함부로 침범하지 말아야 하네. 부탁하지도 않았는데 이래라저래라 잔소리를 해서는 안된다는 거지. 타인의 과제에 개입하는 것이야말로 자기중심적인 발상이지.'


깨달음이 컸습니다. 잠시 책을 덮고 생각해 봤습니다.


최근 제가 힘겨워 하는 과제는 누구의 과제인가? 이전에는 나의 과제라고 생각했습니다. 내가 말을 잘못했고, 나의 행동이 미흡했다고 생각했습니다. 하지만 결국은 나의 이런 행동에 대해 불편해 하는 것은 그런 부분을 편하게 생각하지 않는 상대방의 과제라는 것입니다. 따라서 그런 타자는 자신을 미워할 수도 있습니다. 미움받을 용기가 필요합니다. 미움받을 용기를 가져야만 자유로울 수 있습니다. 즉 과제를 분리해 보니 대부분이 나의 과제가 아니었습니다. 많은 과제를 놓고보니 정말 마음이 편해졌습니다.


행복한 삶이란 무엇인가?


이 책은 가상의 청년과 철학자의 대화과정을 통해 아들러의 사상을 쉽고 재미있게 풀어냅니다. 서두에 소개했듯이 개인적으로 기시미 이치로와 고가 후미타케의 대화 과정을 책으로 옮긴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 정도로 현실적이고 독자들이 의문을 가질만한 것에 대해 청년이 날카롭게 질문을 합니다. 철학자는 기다렸다는 듯이 명쾌하게 답을 냅니다. 


책을 읽는 중간중간 '어? 그럼 이런 상황은 어쩌라는 거야.?'라는 의문이 듭니다. 하지만 바로 그 질문을 청년이 하고 철학자는 답합니다. 


신기한 책입니다. 명쾌한 책입니다. 인간에 대해, 자신에 대해 깊이 알 수있는 책입니다. 이 책의 말미에는 행복이 무엇인가? 행복한 삶이란 어떤 삶인가? 에 대해서도 정확하게 안내합니다. 읽은 때는 단박에 이해가 안되었으나 읽고나서 꼽씹어 생각하니, 생각할 수록 맛있는 말입니다. 궁금하신 분들은 이 책을 꼭 읽어 보시길 권합니다.


이 책을 감수한 김정운씨는 말합니다.

'책을 읽다 보면 고개가 갸윳거려지기도 한다. 저자의 주장에 설득당하기도 하지만, 여전히 해결되지 않는 의문들도 많다. 책을 덮고도 계속 생각하게 된다. 그래서 이 책은 여타의 자기계발서와는 다르다. 주체적으로 생각하게 하는 책이 좋은 책이다. 이 책은 좋은 책이다.'(본문중)


모든 답을 주지는 않으나 고민하게 하고 자기 삶의 목적과 주체로 다시 나게 하는 책, 저도 감히 말씀 드립니다. 


이 책은 좋은 책입니다.



Posted by 마산 청보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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