육아 휴직을 시작한 지 한 달이 지났습니다. 이제 어느 정도 요리엔 자신감(?)이 붙었고 딸아이와 어떻게 놀아야 하는 지 감도 많이 잡았습니다. 와이프가 좋아하는 음식과 좋아하는 청소구역, 좋아하는 청소 방법에 대해서도 많이 파악했고, 집안 살림에 대해서도 어느 정도 기준점을 알게 되었습니다. 즉 집안 일은 이제 정리가 되어 갑니다. 그리고 이젠 함께 병행하는 일들이 참 재미있습니다.
3월 한 달간은 마산 YMCA 등대 모임 어머님들과 함께 마산지역 스쿨존 조사를 다녔습니다. 조사는 무사히 끝났습니다. 많이 미흡하다는 결론이 나왔고 어떻게 해결할 지를 고민하고 있습니다. 스쿨존에 대한 관심과 고민은 계속 해 내갈 생각입니다.
스쿨존 조사가 거의 마무리 된 시점부터 개인적으론 저를 몹시도 따르는 전아무개 동생과 함께 목공을 배우기로 했습니다. 스승님은 창동 황목수라고 불리는 유명한 분이십니다. 실력도 실력이거니와 사람을 좋아하는 괴짜 선생님이십니다. 많이 설렙니다.
▲ 창동목공방 황원호 목수님이 운영하신다. 돈벌이에는 관심도 없고 좋은 사람들과 어울리는 법에 더 큰 에너지를 쏟으시는 것 같다. 인간미 나는 곳이다. ⓒ 김용만
3월 17일부터 3월 26일까지는 마산 YMCA 초록별 모임에서 주관했던 기후변화강사 초급양성과정에도 참여했습니다. 열심히 강의를 듣고 공부하여 수료증도 받았습니다. 어찌나 기분이 좋던지요.
▲ 사진2 수료증이다. 뿌듯했다. ⓒ 김용만
4월부터는 경남여성능력개발센터에서 매주 월, 수, 한 달 동안 총 8회에 걸쳐 실시하는 협동조합 아카데미를 들을 예정입니다. 협동조합에 대한 실무적인 공부를 하는 곳입니다. 평소 관심이 많던 터라 접수하게 되었습니다.
5월에는 마산YMCA에서 주최하고 김용택 시인, 한홍구 교수, 김익중 교수, 정상윤 교수, 송인수대표(사교육 걱정없는 세상) 님들이 오셔서 강의하시는 '좋은 부모, 건강한 시민을 위한 인문학 강좌'인 촛불대학을 수강할 예정입니다. 매년 열리는 강좌였지만 오전에 진행되기에 한번도 참석치 못했었습니다. 올해는 꼭 함께 들어볼 생각입니다. 강사 분들도 좋으시지만 다루는 주제도 매력적이어서 벌써부터 기대가 됩니다.
매주 주말에는 평소 못 만났던 좋은 사람들과 만나 같이 시간을 보내고 있습니다. 가까운 지인 집에 놀러가 하루 종일 놀기도 하고 촌에 놀러가 농사일 해보기도 하고 지리산 구례에 산수유 축제에 가족 여행을 다녀오기도 했습니다. 이번 주말에는 서현이네와 쑥을 캐러 가기로 했습니다.
▲ 직접 땅콩 모종을 심는 아이들. 할머니가 최고의 선생님이다. 이제 땅콩도 그냥 먹지 않을 것이다. ⓒ 김용만
▲ 지리산 산수유 축제에서 아름다운 곳이었다. 비록 차가 막혀 고생 좀 했지만. ⓒ 김용만
제가 하는 요리도 종류가 아주 많아졌습니다. 이제 웬만한 요리는 레시피를 말만 들어도 거의 비슷하게 만들어 내는 수준에 이르렀습니다. 덧붙여 와이프와 딸아이가 먹는 양도 점점 늘어나고 있습니다. 한 마디로 점점 만족스러워 지고 있습니다.
▲ 최근의 요리들 시계방향으로 소고기 간장 볶음, 닭죽, 순두부찌게, 비빔국수이다. ⓒ 김용만
이 모든 것이 가능한 이유는? 제가 휴직을 했기 때문입니다. 사실 집의 경제적인 부분에는 타격이 큽니다. 아주 크죠. 하지만 올해는 경제적 손실보다 삶의 행복을 느끼고 실천하는데 투자한다고 생각키로 했습니다. 와이프의 적극적인 지지가 있어 가능한 일이었습니다. 덧붙여 저의 딸아이가 적극적으로 좋아해 주기도 했고요.
돈은 생각하지 않기로 했습니다. 하루하루 의미있게 살기로 했습니다. 너무나 재미있는 것이 많고 너무나 배울 것이 많습니다. 좋은 사람들도 많이 알게 되고 의미있는 일을 하는 분들도 많이 알게 되었습니다. 학교를 벗어나 보니 세상이 보입니다. 학교 안에 있을 때는 제가 많은 것을 알고 있다고 아이들에게 유세를 떨곤 했습니다. 참 부끄럽더군요. 제가 아는 세상은 단지 제가 경험한 세상뿐이었습니다.
어떤 분이 저에게 말씀하셨습니다.
"내가 아는 사람 중에 김용만 선생님이 요즘 제일 활기차고 즐겁게 사는 것 같아."
그러시며 열심히 살고 있는 모습이 참 보기 좋다고 말씀하셨습니다. 감사했습니다. 실제로 전 요즘 아주 활기차고 즐겁게 살고 있습니다.
허나 원칙이 있습니다.
1. 사회에 의미있는 일을 하자.
2. 배워두면 학생들에게 도움이 되는 일을 하자.
3. 게으름 피우지 말고 규칙적으로 생활하자.
이제 한 달이 지났습니다. 아직 시간이 많이 남아있습니다. 앞으로 또 어떤 재미난 일들이 생길 것이라 생각하니 벌써부터 설렙니다. 다시는 오지 않을 소중한 시간이라고 생각합니다.
많은 분들이 잘못 알고 계신 것이 있어 감히 말씀드립니다. 백수들이 더 바쁘다는 사실입니다. 게다가 돈을 안 쓰고 사는 방법을 고민하다 보니 더 현명해진다는 사실입니다. 저 또한 기름값을 아끼려고 자전거를 타는 등 이런 저런 다양한 방법으로 또 살게 되더군요.
앞만 보고 정신없이 달리다가 잠시 멈추고, 걸으며 보는 세상은 또 다릅니다. 좋은 사람들이 더 많은 세상입니다. 계속 달렸으면 못 봤을 주위를 찬찬히 둘러보는 재미도 솔솔합니다. 저도 좋은 사람이 되기 위해 내일도 열심히 살렵니다. 세상은 살 만한 곳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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