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년도가 되었습니다. 새학기가 시작되었다는 뜻입니다.
선생님들에게 새학기는 매년 맞이하는 반복되는 행사입니다.(신규선생님말고요.^^) 하지만 아이들과 부모님들께 새학기는 말그대로 희망과 걱정, 기쁨과 두려움이 공존하는 딱히 좋기만한 일은 아닐 수도 있습니다.
저도 일반학교에 근무한 적이 있습니다. 아니, 경남꿈키움중학교에 오기전에는 일반학교에 쭈~~욱 근무했었습니다. 일반학교에 근무하며 입학식, 개학식에 가장 마음 아팠던 것은,
1학년 아이들이 어색한 단정한 머리로, 어색한 교복을 입고, 중학교라는, 고등학교라는 새로운 곳에, 긴장하며 들어온다는 것입니다. 그런데 학교는 이 아이들을 마음 편하게 생활할 수 있도록 배려하는 것이 아니라 입학식이 끝나면 바로 수업을 시작해버립니다.(지금은 어떻는지 모르겠습니다.)
따라서 선생님들에게도 입학식은 단지 행사일 뿐이지 아이들을 따뜻하게 맞는 공식적인 과정은 아니었습니다.
저는 이 부분이 아쉬웠습니다.
'3월달, 학기 초에 아이들을 잡아야 된다. 그래야 1년이 편하다.' 수도 없이 들어왔던 말입니다. 저는 생각이 다릅니다. '첫 만남에 아이들의 마음을 풀어줘야 한다. 첫 만남에 아이들에게 웃음을 주어야 한다. 그래야 1년이 재미있다.'
진주 이반성면에 위치한 경남꿈키움중학교는 입학식을 하기도 전에! 2월달에 새내기 아이들과 부모님들이 재학생 학부모님들과 선배 언니, 오빠들을 만납니다. 입학식을 하기도 전에 말이죠.
잠시 소개를 드리자면 경남꿈키움중학교는 학부모님들의 참여를 중요하게 생각합니다. 부모님들도 이 부분을 동의하십니다. 해서 진주, 창원, 김해, 세 지역에 학부모 지역 모임이 있습니다. 각 지역에는 대표분이 계시고 학부모님들의 준비와 노력으로 2월달에 지역모임으로 '신입생 환영회'를 개최합니다.
참석자는 재학생 부모님들과 학생, 그리고 신입생 학부모님들과 아이들입니다. 왜 만나냐구요? 학교에 대해 궁금해하시고 걱정하시는 신입생 부모님들과 아이들에게 학교에 대한 정보도 공유하고 선배들과 친해지는 자리를 가지는 것입니다. 특별하지 않나요?^^
지난 2월 3일, 토요일, 저녁 6시, 장유에서 김해 지역 신입생 환영 모임이 있었습니다. 김해지역 대표 어머님께서 괜찮으면 와 주시면 좋겠다는! 전화가 있었습니다. 어찌 안 갈수가 있습니까? 바쁜 일이 있었지만 참석했습니다. 사실 저도 새내기 아이들이 보고 싶었고, 부모님들을 뵙고 싶었습니다.^^. 저에게 첫만남은 중요합니다. 교사라는 권위적인 모습이 아니라 함께 하는 팀이라는 마음을 공유하고 싶었습니다.
한분 한분 인사하셨습니다.
저는 일부러 신입생 테이블에 앉아 아이들과 부모님들과 이야기를 나눴습니다. 긴장을 풀어주고 싶었고, 학교의 상황에 대해 최대한 솔직하게 말씀드리고 싶었습니다. 김해지역에서 좋은 시간을 가졌습니다.^^
그런데, 같은 날, 함안 여항산에서 창원지역 신입생 환영 모임이 있었습니다. 창원지역은 특별하게 1박 2일이었습니다.
'참 대단한 곳이야.'
저도 마산 살지만, 창원지역 부모님들은 좀 이상합니다. 마 화끈하고 할말 다 하고, 적극적이고! 뒤끌 작렬이고..ㅡ.,ㅡ;;
ㅋㅋㅋㅋㅋㅋㅋㅋ
백마디 말보다 사진으로 보여드리지요.
도착했더니 이렇게 놀고 있었습니다. 아 진짜, 어찌나 재미있던지요. 전문 레크레이션 강사분이 계신 줄 알았습니다. 아니었습니다. 창원지역 부모님들께서 다 준비하셔서 상품을 걸고 게임을 하고 있었습니다. 교육자의 입장에서 몸으로 부딪끼며 노는 것은 아주 좋은 방법입니다.^^ 아이들은 신나게 놀고, 열심히 논 덕에, 일찍 자버리지요. 아이들이 자면 어른들의 본 게임이 시작됩니다.
아마도 창원지역 부모님들은 2차를 위한 큰 그림으로 아이들에게 몸으로 노는 게임을 빡시게 진행한 것이 아닐까 싶습니다.
표정들이 밝습니다.^^
1박하시고 다음 날 단체 사진 컷입니다.^^ 참 재미납니다.
마지막으로 2월 10일(토요일) 오후 2시, 진주 혁신도시에서 진주지역 신입생 환영회가 있었습니다.
'엥? 오후 2시에? 그것도 카페에서?'
제 경험상 진주지역이 가장 럭셔리 합니다.^^. ㅋㅋㅋㅋㅋㅋ
도착하니 각자 인사를 하고 계셨습니다. 재학생들과 재학생 부모님들께서 먼저 인사를 하셨습니다.
아이들이 자신의 학교 생활에 대해 말하는 시간도 있었습니다. 신입생 아이들과 부모님들께선 궁금하신 것들을 물어보고 답하는 좋은 시간이었습니다.
이 사진을 찍을 때, 저는 옆의 아이들과 BTS와 엑소 중에 누가 더 좋은가에 대해 진지하게 논의 중이었습니다. 해서 표정이 밝지 않습니다. ㅋㅋㅋㅋㅋ 상당히 고민하고 있었거든요.
다른 지역과는 다르게 진주 모임에서는 제가 짧은 강의(?), 강의라 하기엔 좀 그렇고, 아무튼 부모님들에게 감히 조언을 드렸습니다.
'학교에 대해 큰 기대 마시라, 학교는 아이들이 다니는 곳이니 최소한의 예의는 갖춰 주시라, 집에서도 안되는 것 학교에서 다 해주기를 바라지 마시라, 밴드에 글이 올라오면 댓글 좀 남겨 주시라. 대표로 일하시는 분들에게 협조 잘 해주시라. 내 아이 뿐 아니라 우리 아이들을 봐 주시라. 평소 학교에 관심 없으시다가 내 자식 일이 생겨서 학교에 오시는 분을 저는 좋아하지 않는다.' 등, 감히 용기내어 속에 있는 말들을 꺼냈습니다. 솔직히 욕들을 각오하고 말했습니다.
그랬더니...
부모님들께서 솔직히 말해 줘서 고맙다며, 속 시원하다며, 오히려 좋아해주시는 것이었습니다.ㅠㅠ. 이런 감동이...
음...이번 글은 어찌 보면 경남꿈키움중학교 자랑 같이 읽힐 수도 있는데요. 자랑하러 쓴 글은 아닙니다. 다만, 최소한 신입생 환영회를 부모님들께서 자체적으로 준비하시고 매년 치뤄내시는 것이 저는 너무너무너무너무 대단해 보여 소개드리고 싶어 쓰는 글입니다. 신입생 환영회를 통해 아이들의 긴장감과 부모님들의 걱정이 덜어질 수 있기 때문입니다.
이런 행사가 꿈중 학부모님들이 특별해서, 잘 살아서, 시간이 많아서, 가 아니라는 말씀을 드리고 싶은 게 제 본심입니다.
공동체는 특별한 것이 아닙니다. 내 아이가 행복하려면 내 아이가 속한 단체가 행복해야 합니다. 단체는 우울한데 내 아이만 잘 자라면 된다고 생각하는 것은 정말 큰 욕심입니다.
꿈중은 시끄럽습니다. 한 해도 조용히 지나가는 날이 없습니다. 학생, 학부모, 교사가 서로 상처주고 다투고, 미워하기도 합니다. 하지만 최소한 서로 다투기에 화해할 수 있고, 졸업할 때 미운 정이 들어 눈물을 쏟기도 합니다.
사랑의 반대말은 미움이 아니라 '무관심'이라고 합니다.
최소한 부모님들이 학교에 무관심하다면 골치아픈 일에 발을 담궈 샘들과 싸우고 싶어하지 않을 것입니다. 부모님들이 교사와 싸운다는 것은 사실 큰 용기가 필요한 일입니다. 아이가 학교에 인질(?)로 잡혀 있기 때문이지요. 그렇다고 학교 측의 잘못이 있을 때, 내 아이의 불이익을 걱정해서 조용히 넘어간다면 그 잘못은 되풀이 될 수 있고 다른 모든 아이들이 불이익을 받을 수도 있습니다. 해서 부모님들의 문제제기는 분명히 필요합니다.
다만 제가 염려하는 부분은 문제를 제기하는 방식입니다. '아'다르고 '어'다르다고 했습니다. 교사도, 부모님도 인간인지라, 의견 충돌이 있다 보면 감정의 골이 깊어지기도 합니다. 여기에 재밌는 일들이 있습니다. 아이들은 화해하고 즐겁게 지내는 데 어른들이 감정 상해서 등 돌리는 경우를 봤습니다. 이건 뭐, 아이들에게 화해하라고 말하기 힘든 상황이 생기는 것입니다.ㅋㅋㅋ 어른이라고 해서 아이들보다 모든 판단과 행동이 옳은 것 만은 아닐 수도 있습니다.
싸우든 어떻든, 기본적으로 신뢰관계가 형성되어 있으면 문제가 되지 않습니다. 이것은 아이와 부모님의 관계에서도 마찬가지입니다. 래포(친밀감)가 형성된 관계면 사실 욕해도 문제가 안될 수 있습니다.
말이 길어지네요. 결론은!!!
경남꿈키움중학교는 신입생 환영회를 하는 특별한 전통이 있다는 것입니다.^^
덧붙여 자랑을 하나 더 하자면 꿈중은 아이들만 다니며 공부하는 곳이 아니라 부모님들도 같이 공부하고 성장해야 한다는 철학을 가지고 있습니다. 해서 학부모회에서 자체적으로 매년 2월달, 1박 2일로 학부모 전체 연수를 실시합니다.
프로그램도 알찹니다. 올해는 학교 교육과정 설명과 대안교육에 대한 강의, 학부모를 위한 아이들의 성이야기, 레크레이션, 등 내용도 풍요롭습니다. 이 모든 것을 학부모님들이 준비하시고 학교는 장소를 제공합니다.
학교에서 아이들이 변하더라도 부모님들이 제자리시면 아이들은 성장하기 어렵습니다.
학교는 아이들만 다니는 곳이 아니라 성장하는 아이들에 맞춰 부모님들도 다니는 곳이 되어야 합니다.
신입생 환영회, 별 것 아닐 수도 있지만 학교 아이들과 부모님들을 위해선 의미있는 행사입니다.
꿈중이 잘 된다면 5할 이상은 부모님들의 노력 덕분입니다.
반대로 꿈중이 안된다고 해도 5할 이상은 부모님들 때문입니다.ㅋㅋㅋㅋㅋ
이 글은 아마 꿈중 학부모님들께서도 거의 보실 것입니다. 거짓을 쓸 수 없다는 뜻입니다.
저는 경남꿈키움중학교를 좋아합니다. 이런 시스템의 학교가 더욱 많아졌으면 좋겠습니다. 대안학교라서 가능한 것이 아니라 학교의 민주화를 바라는 분들이 있으면 어떤 학교에서든 할 수 있는 시스템입니다.
꿈중에 가면 이런 문구의 현수막이 걸려 있습니다.
"여럿이 함께 가면 험한 길도 즐겁다."
경남꿈키움중학교는 험한 길이지만 여럿이 함께, 즐겁게 가고 있습니다.^^ 꿈중의 성장을 함께 한다는 것은 저에게는 영광스러운 일입니다.
벌써부터 개학이 기다려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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