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산 청보리가 보는 세상이야기

우리동네에도 독립서점이 생겼어요!!

마산 청보리 2017. 5. 22. 07:00

마산 창동에 놀라운 서점이 생겼습니다. 이름도 거룩한 작은 서점이라고도 불리는 독립서점입니다. 이름하야 산.책, 확인해보니 살아있는 책(live book)이라는 뜻이랍니다. 이름도 참 재미있습니다. 

<중간광고>

창원지역 FM 95.9      진주지역 FM 100.1

창원교통방송 매주 수요일 저녁 6시 10분! 

스쿨존 취재방송 "이PD가 간다." 고정출연 중

설레는 마음으로 산.책이 위치한 3층으로 올라갔습니다. 

이 곳은 지역의 독립사진작가 협동조합에서 만든 공간입니다. 오픈한 지는 한달정도 되었다고 합니다. 

<산책> 입구에 있는 위안부 소녀상, 가게의 수호신이라고 합니다.

'독립출판물'을 파는 공간이 있었습니다. 기분 탓일까요? 책들이 한권 한권 귀해 보였고 예뻤습니다.

한 쪽 벽에는 작가분으로 생각되는 분들의 손편지들이 있었습니다. 인간적인 따스함이 느껴졌습니다.

공간은 상당히 넓습니다.

독립사진작가 협동조합이라 그런지 사진관련 책들도 많았습니다.

한 컨에는 독립영화 관련 코너도 있었습니다. 다양한 DVD작품들도 있었고 간절히 원하면 대여도 가능하다고 귀뜸해 주셨습니다.

한 켠에는 중고서적들도 있었습니다. 이 책들은 서점주인들이 자신들이 소장한 책들을 기증한 것이라고 하더군요. 재미있었던 것은 이 책들은 현재 30% DC 행사 중이라고 했습니다. 가격책정 기준이 재미있습니다. 해당 책에 적힌 가격의 30%라고 했습니다. 오래된 책들이라 2,000원이라고 적힌 책도 있습니다. 그렇다면 이 책을 사기 위해선 1,400원만 주면 된다는 뜻입니다. 중간 중간 희귀본들도 있어 보석 찾듯이 찾으면 재미있을 것 같았습니다.

한 켠에는 누구든 이용할 수 있는 공간도 마련되어 있습니다.

협동조합팀들이 모여 공부할 수 있게 사진관련 기기들도 갖춰져 있습니다.(파는 것 아닙니다.^^;)


다 둘러보고 규모와 서점 자체에 궁금한 것이 너무 많았습니다. 마침 출근하신 박승우 대표님을 만났습니다. 박승우 대표님은 현재 MBC경남 시청자 미디서 센터장을 맡고 있습니다.


Q. 반갑습니다. 대표님. 개인적으로 지역에 독립서점이 생긴 것이 너무 반갑습니다. 쉽지 않은 도전이라고 생각되는데요. 독립서점을 열게 되신 이유가 무엇인지요?

A. 네 반갑습니다. 제가 직함은 대표지만 제가 이런 말씀을 드려도 될 지 모르겠습니다. 모두 함께 준비한 일이라서 그렇습니다. 저희들은 지역에 문화적 향기가 있는 공간이 필요하다고 생각했습니다. 지역에, 사람들이 모여서 자신의 책을 낼 생각도 하고 작가가 독자들과도 만나 강좌도 하는, 그런 공간이 필요하다고 생각했습니다. 저희 팀이 하는 일이 시청자를 위한 교육과 서비스를 하기에 다양한 서비스를 해 보자고 팀원들이 돈을 모아서, 사람들이 모일 수 있는 공간을 만들었습니다. 즉 제가 만든 것이 아니라 우리 팀이 만들었다고 보시는 게 정확합니다.


Q. 아 그럼 MBC경남 시청자 미디어 센터팀이 만들었다는 말씀이시군요. 올라오다가 소개글을 보니 독립사진작가 협동조합이라고 있던데 그것은 뭔가요?

A. 저희 팀원들이 속한 협동조합입니다. 독립사진작가협동조합이라고 합니다. 아시다시피 오늘날은 카메라의 대중화, 대량화로 인해 사진의 사회적 가치가 많이 떨어졌습니다. 전문적 영역이라기 보다 취미의 영역이 되었지요. 물론 취미의 영역이 잘못되었다는 뜻은 아닙니다. 하지만 사진 고유의 영역을 계승하고 공부하자는 뜻을 지역의 사진작가들이 모여서 독립사진작가 협동조합을 만들게 되었습니다. 


해서 지역의 가치를 발견하고 기록하는 일을 하자. 따라서 공간을 확보하자. 공부도 할 수있고 사람들도 쉽게 찾을 수 있는, 책을 낼 수 있는 곳이면 더 좋겠다. 하여 <산책>이 탄생하게 되었습니다. 우리 협동조합에서는 지역을 소개하는 책을 만들고 지역의 일상을 발굴하고 기록하는 일을 하려 합니다. 우리 동네 골목을 다루는 것이 첫 번째 프로젝트입니다.


Q. 그렇군요. 그렇다면 왜 하필 독립서점인가요?

A. 독립서점의 핵심은 지역입니다. 하지만 아시다시피 현재 대한민국의 문화 중심지는 서울입니다. 독립서점이 생기면 사람들이 책을 내고 싶다는 생각에 용기를 낼 수 있습니다. 현실적으로 상업적 유통과정 때문에 일반인이 책을 내는 일이 쉽지 않습니다. 현실과 타협해야하기 때문입니다. 자신이 내고 싶은 책을 내는 것이 아니라 많이 팔릴 수 있는 책을 내야 합니다. 


하지만 내 책을 팔아주는 사람과 팔 공간이 생기면 사람들이 용기를 낼 수 있습니다. 우리는 책을 낸 사람이 있다면 다 받아주자고 결의했습니다. 그래야 그가 새로운 책을 낼 수 있습니다. 책을 낼 용기를 주고 싶습니다. 출판을 후원해 줄 수도 있습니다. 책을 내고 싶은 분에게 친구가 되고 싶습니다. 작가를 소개해 주어서라도 책을 낼 수 있도록 친구가 되어 줄 것입니다. 


Q. 공감합니다. 그런데 오픈한 지 한달이나 지났는데 따로 홍보를 하지 않는 이유가 있습니까?

A. 사실 저희들도 언론쪽일을 하고 있어서 마음만 먹으면 쉽게 홍보를 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일부러 홍보하지 않았습니다. 우리가 상업적으로 보이는 것에 대한 불편함이 있습니다. 저희는 돈을 벌기 위해서 독립서점을 연 것이 아닙니다. 돈을 못 벌어도 좋습니다. 


책을 내실 분들에게 용기를 드리고 싶고 지역의 책을 좋아하시는 분들에게 유명한 베스트셀러는 아니지만 또 다른 문화영역인 작은 책들을 만날 따뜻한 공간을 제공해 드리고 싶었습니다. 그 이상으로 저희가 만약 돈 벌생각을 하게 되면 저희들도 타협을 하게 되겠지요. 저희들은 독립서점을 장사하는 구실로 생각하지 않습니다. 


기존의 북카페가 흥했다가 사라지는 이유는 책을 구색으로 사용했기 때문입니다. 저희도 카페는 있지만 카페 공간을 최소화 했습니다. 독자분들이 편하게 책을 읽으실 수 있는 공간을 더 확보했습니다. 저희는 돈을 벌기 위해 <산책>을 만든 것이 아닙니다. 개업식도 하지 않을 생각입니다. 그냥 자연스럽게, 오고 싶으신 분 오시고, 지나다 들리시며 독립서적에 대한 관심도, 지역문화의 다양성 보급에 작은 보탬이 되었으면 합니다.


Q. 독자분들에게 하고 싶은 말씀이 있으시다면?

A. 아무나 편하게 오시면 좋겠습니다. 굳이 책을 좋아하지 않더라도 휴식 공간이 필요하신 분들도 지나다 편하게 들리시면 좋겠습니다.단지 독립서점을 위해 서울에 여행을 가시는 분들도 있습니다. 저도 그랬구요. 하지만 막상 가면 불편합니다. 계속 서 있기도 그렇고 단지 독립서점을 보러 가는 것이기 때문입니다. 


새로운 문화를 접해보기 위해서 일부러 가는 분들도 많습니다. 해서 저희는 지역에서도 편하게 접할 수 있는 서점공간을 만들고 싶었습니다. 돈요? 사실 많이 벌면 좋겠습니다. 그러면 더 많은 작가님들의 책을 사서 비치할 수 있으니까요. 하지만 돈이 일순위는 아닙니다. 너무 거창하게 들릴 수도 있는데 저희들의 1순위는 지역문화가 살리기 입니다. 지역분들이 편히 쉴 수 있는 공간, 다양한 책들을 만날 수 있는 공간, 책을 내고자 하시는 분들에게 소중한 울타리가 되어 드리고 싶습니다. 결국 지역이 살아야 하기 때문입니다.


박승우 대표님과 대화하는 동안 알 수 없는 청량감이 느껴졌습니다. 외모는 그리 착해보이시지 않으나 생각이 너무 아름다웠습니다.


지역이기 때문에 문화적 소외감을 느낀적이 많았습니다. 하지만 지역을 사랑하고 지역민들을 위하는 노력들이 이어지는 것을 보며 지역에 산다는 것이 뿌듯하다는 생각도 들었습니다. 독립서점 <산책>에 꾸준히 새 책들이 들어오고 더 많은 작가님들의 책이 소개되고 많은 지역민들이 편하게 찾는 공간이 되기를 바랍니다. 


더 많은 돈보다는 더 많은 사람들이 인연을 맺고 소통하는 공간이 되길 바랍니다. 쉽게 망할 것 같지는 않습니다. 이 곳을 만든 분들이 따로 직업이 있는 것으로 판단되기 때문입니다. 마산에도 독립서점을 보기 위해 많은 분들이 오시면 좋겠습니다. 이래뵈도 마산 창동에는 독립영화관인 '리좀'도 있고 게스트 하우스도 있습니다. 먹꺼리도 많고 게다가 좋은 분들이 참 많이 있습니다.


독립서점 산책의 북적거림을 원합니다. 저도 이날 4만원어치 책을 샀습니다. 계산의 과정이 너무 느렸습니다. 알고보니 책 가격표를 한참 찾으시더군요. 시스템이 재미있었습니다. 독자가 책을 사면 서점에선 그 돈을 작가님에게 일일이 송금한다고 했습니다. 책가격이 가볍게 느껴지지 않았습니다.


작가들에겐 용기를, 지역민들에겐 문화를 선사하는 산,책의 의미있는 행보를 응원합니다. 함께 사는 세상이기에 세상은 더 따뜻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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