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산 청보리가 보는 세상이야기

꿈을 찍는 사진관, 아이엘의 주인장 송정훈.

마산 청보리 2016. 2. 17. 09:45

꿈을 찍는 사진관이 있다하여 찾아가 봤습니다. 주인장은 송정훈 대표, 평소 알고 지내던 분이였지만 깊이 있는 대화를 나눈 것은 처음 같았습니다.


아이엘 스튜디오 대표 송정훈 사진가를 만났습니다.

그의 사진관은 산호동에 위치하고 있습니다. 바로 길건너에는 경남도민일보 본사가 있고 왼편으로는 사보이 호텔, 오른쪽으로 꺾어가면 신세계 백화점이 있습니다. 교통의 요충지에 위치하고 있더군요.


지나다니면서 많이 봤던 가게입니다.


가게에 들어가 봤습니다.


송정훈씨는 사진 작업을 하고 있었습니다.

"하하 들어오세요." 


호탕하게 웃으며 반기는 모습에 순수함마저 느꼈습니다. 송정훈 대표의 가장 큰 매력은 아마도 순수함이 아닐까 생각됩니다. 그를 좋아하는 많은 분들도 사람을 가리지 않고 사람 자체를 귀하게 여기는 그의 인간됨을 최고로 뽑습니다.


가게 안을 둘러 봅니다. 그런데 그의 물품에는 유독 노란 리본이 많습니다. 그 이유를 물었습니다.

가게 곳곳에 위치한 노란리본들


청보리 :  온 사진관에 노란리본이 있습니다. 세월호 사건에 대해 특별히 생각하시는 것 같은데 이유가 있나요?


송정훈 : 음, 단어로 치면 잊지 않기 위해서 입니다. 그리고 소중한 생명들이 허망하게 희생되었고, 지금까지도, 어떻게 되면 외면당하고 있다고 생각됩니다. 개개인이 한 국가의 구성원으로, 국가가 반드시 지켜야 할 국민인데 어떤 시스템도 작동하지 않았고 한명도 구조되지 못한 현실이 너무 속상했습니다. 


그런 충격이 저같은 경우 실시간으로 방송을 봤기 때문에 충격이 훨씬 엄청났습니다. 얼마전 단원고에서 졸업식을 했다고 합니다. 직접 가보지는 못했지만 생각만 해도 가슴이 미어집니다. 

하지만 사람은 망각의 동물이라 시간이 지나면 잊혀지는 부분이 많습니다. 


저라도 잊지 않기 위해서 개인적인 노력을 하는 것입니다. 저의 폰은 매일 4시 16분이 되면 알람이 울림니다. 이것은 제가 살아가는 동안 계속 켜둘 생각입니다. 세월호를 잊지 않고, 유가족, 미수습자 가족들의 아픔을 나누며, 나를 지키고 소중한 사람을 지키고자 하는 마음도 있습니다.


청보리 : 그런 뜻이 있었군요. 그런데 사진관에 노란리본을 이렇게 많이 달아두면 손님들이 뭐라고 하시는 분은 안계시던가요?


송정훈 : 저희 가게는 단골손님들께서 많으셔서 그런지 노란리본가지고 뭐라고 하시는 분은 한분도 없었습니다. 손님들마저 저의 생각을 존중해 주시는 것 같기도 하네요. 촬영 중에 한 분은 자기도 달라고 하셔서 노란리본을 나눠 드린 경험은 있습니다.


그는 이미 지역에선 유명한 사람 같았습니다. 경남도민일보의 월간지인 피플파워에 2015년 2월달에 인터뷰가 실려 있었습니다.


청보리 : 이 곳에서 사진관을 하신지 10년이 넘었던데 손님은 많습니까?


송정훈 : 저는 첫째도 서비스, 둘째도 서비스라고 생각합니다. 전 사진을 찍을 뿐입니다. 하지만 사진을 필요로 하는 손님들의 요구는 다양하십니다. 손님들이 요구하시는 사진을 만들어 내는 것이 저의 사명이라고 생각합니다. 


보시다시피 오늘은 날이 좀 춥습니다. 이런 날 손님에게 따뜻한 차 한잔을 대접하고, 함께 차를 마시는 것, 사람을 존중하는 저의 진심이 통해서인지 손님들은 꾸준히 찾아주십니다.


청보리 : 팟캐스트 '우리가 남이가' 음향감독님인 것으로 알고 있는데 세상을 이리 바쁘게 사는 이유가 있는가요?


송정훈 : 저에게 팟캐스트 '우리가 남이가'는 놀이터입니다. 저에게는 숨을 쉬는 공간이라고 말해도 무난할 것 같습니다.평소 세상을 보고 생각하는 것이 비슷한 사람들이 모여 훌륭하신 분들을 모시고 이야기를 듣는 곳이죠. 


당연히 이 자리에서 제가 훨씬 많이 배웁니다. 재미있습니다. 재미있으니까 이렇게 지치지 않고 열심히 하는 것 아니겠습니까? 팟캐스트 '우리가 남이가' 많이들 들어주세요.(웃음)

포즈를 취한 송정훈 대표, 그의 미소엔 여유가 묻어납니다.


청보리 : 사진관을 경영하시는 마음이 궁금합니다.


송정훈 : 앞서 말씀 하신 바와 같이 이 가게는 2005년 부터 10년 넘게 이 자리에 있었습니다. 한번 오신 손님이 다시 찾고 싶어하는 사진관이 되고 싶습니다. 제가 찍는 것은 손님의 외모이지만 개인적인 욕심으로는 손님들의 꿈을 찍는다는 생각으로 찍습니다. 


아이사진을 찍을 때는 아이가 건강하게 자라기를, 여권사진을 찍으시는 분에게는 즐거운 추억을 만들어 오시기를, 주민등록증 사진을 찍는 학생들에게는 행복한 어른이 되라는 등 말입니다. 


저의 정성이 들어가서인지 손님들이 사진을 보고 많이들 좋아하십니다. 손님들이 좋아하시는 모습을 볼 때 가장 큰 보람을 느낍니다. 한 마디로 꿈을 찍는 사진관이라는 마음으로 경영하고 있습니다.


청보리 : 앞으로의 꿈이 있으시다면?


송정훈 : 사진가로서는 사람들이 행복한, 기분 좋은 표정을 담아드리는 것, 그런 표정이 나오게끔 사진으로서는 전문적으로 찍어드리고 연출한다는 것입니다. 이 꿈은 어느정도 실현하고 있는 것 같습니다. 


더하여 저의 원대한 꿈은 저의 손님뿐만 아니라, 더불어 사는 모든 분들이 기분좋은 표정으로 함께 할 수 있는 세상이 되는 게 꿈입니다. 사진가로서의 꿈은 어느정도 실현되고 있습니다. 정말 신명나고 더불어 살면서 살기좋은 세상이 되었으면 합니다. 


그래서 팟캐스트도 참여하고 다양한 분들과 공감하고 소통하는 노력을 계속하고 있습니다. 너무 거창한가요? 저는 모두가 더불어, 행복한 세상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사진관 내부 입니다. 아기 사진도 찍어서 그런지 아기자기하게 이쁘게 꾸며져 있습니다.




마산 산호동에 위치한 아이엘 스튜디오, 그 곳의 주인인 송정훈 대표. 그는 최근 촬영이 끝난 영화 '오장군의 발톱' 스틸작가로 선발되어 영화 사진 작업에도 참여했었습니다.


평소엔 사진작가로, 우남에서는 음향감독으로만 알고 있었는데 그의 말을 들으며 부끄럽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저는 그만큼 사람들에 대해, 세상에 대해 넓은 고민을 하지 못하고 있었다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입니다. 


모르는 사람들은 일개 사진가라고 평할 수도 있을 것입니다.


하지만 그는 그가 가진 카메라로 세상을, 사람들의 마음을 담고자 노력하는 사람이었습니다.


그는 전문분야인 카메라 외에 음향부분에도 도전하여 세상을 만나고 좋은 생각을 나누고자 하는 사람이었습니다.


산호동을 지나가시다가 아이엘 스튜디오가 보이시면 조용히 들어가셔서 차 한잔 나누시며 담소를 즐기시는 것도 좋을 것 같습니다.


송정훈 대표는 손님도 좋아하지만 사람도 좋아하기 때문입니다.


송정훈 대표의 세상살이 이야기가 소박하지만 따뜻하게 계속 이어지길 바랍니다.


그는 좋은 사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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