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해철
-길 위에서
차가워지는 겨울 바람 사이로
난 거리에 서있었네
크고 작은 길들이 만나는 곳
나의 길도 있으리라 여겼지
생각에 잠겨 한참을 걸어가다
나의 눈에 비친 세상은
학교에서 배웠던 것처럼
아름답지만은 않았었지
무엇을 해야 하나
어디로 가야 하는 걸까
알 수는 없었지만
그것이 나의 첫 깨어남이었지
난 후회하지 않아
아쉬움은 남겠지만 아주 먼 훗날까지도
난 변하지 않아
나의 길을 가려하던 처음 그 순간처럼
자랑할 것은 없지만
부끄럽고 싶진 않은 나의 길
언제나 내곁에 있는 그대여 날 지켜봐 주오
어느 덧 그가 떠난 지 1년이 되었습니다.
당시만 해도 '그가 떠난 세상, 그 허전함을 어찌 달래나'라고 생각하며 슬펐습니다.
하지만 사는 것이 핑계이듯, 저는 잊고 지냈습니다.
어느 순간 TV를 켜니 그 분의 이야기가 나오더군요.
-출처 JTBC 히든싱어 4
먼저 저의 잊었던 눈물을 흐르게 한 것은 '히든싱어 4'였습니다.
평소 TV를 잘 보지 않던 저는 우연히 이 코너를 보게 되었고 신해철이라는 이름을 보는 순간 그대로 멈추고 말았습니다. 히든싱어는 가수 모창을 하는 프로같았는데 이날의 주인공은 신해철이었습니다.
정재훈씨는 신해철과의 개인적인 친분을 이야기하며, 빈소를 찾지 못했던 막막함에 눈물을 보였습니다. 그와의 대화를 녹음한 내용도 들려주었습니다. 이 과정을 그 자리에서 듣던 신해철씨의 부인도 조용히 눈물을 닦았습니다.
가슴 먹먹했습니다. 너무나 그리웠습니다.
게다가 정재훈씨는 신해철씨의 노래뿐만 아니라 목소리도 너무나 닮아서 그의 한마디 한마디가 그리움으로 가슴을 파고들었습니다.
그리고 일요일, 제가 평소 즐겨보던 MBC 복면가왕에서 다시 신해철의 '그대에게'가 불러졌습니다.
그 노래를 부른 이는 '은가은'씨.
그녀도 신해철과의 친분을 이야기하며 말을 잊지 못했습니다.
ㅡ출처 MBC 복면가왕
제일 위에 있는 '길위에서'라는 곡은 제가 개인적으로 좋아하는 신해철씨의 노래입니다. 힘들때, 길을 모를 때, 이 노래를 들으며 마음을 다시잡곤 했습니다.
그는 이자리에는 없지만 그를 추억하는 사람들이 너무나 많음을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신해철,
그는 왠지 영원히 함께 할 것 같습니다.
신해철 1주기를 추모합니다.
관련글 2014/12/30 - [사는이야기] - 잊지 않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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