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0월 13일, '안녕 투이'로 영화계에 잔잔한 감동을 주었던 김재한 감독과 제작자 겸 영업사원인 설미정씨를 만났습니다. '오장군의 발톱'이라는 새 영화를 준비중이라고 하는데 그간 이야기가 궁금했습니다.
용 : 잘 지내셨습니까? 2013년 '안녕투이' 후에 새로운 영화준비를 하고 계신데요. 지금까지 작품활동을 보면 2009년 조용한 남자, 2013년 안녕투이 그리고 2016년 '오장군의 발톱'으로 알고 있습니다. 매 영화마다 대한민국 사회에 날카로운 질문을 던지신 것으로 알고있는데요. 이번 작품에는 어떤 메시지가 담겨 있는지 궁금합니다.
<인터뷰 중인 김재한 감독>
한 : 네, 반갑습니다. 사실 '안녕 투이'로 많은 분들로부터 과분한 관심과 격려를 받아 감사했습니다. 하지만 모든 분들이 '안녕 투이'를 좋아하셨던 것만은 아닙니다. '안녕 투이'로 시사회를 하고, 관객들을 만났을 때, '영화를 보고 나면 우울하고 마음이 무겁다. 현재 상황이 이런지 알지만 현실을 직면하는 것이 속이 아프다.'는 평이 많았습니다. 반면에 있는 '그대로의 모습에서 어찌 살아야 할지 생각하게 되었다.'는 평도 있었습니다.
보통 영화를 보는 이유가 스트레스를 풀려는 목적도 있습니다다. 헌데 저의 영화가 감독의 취향이 무거워서 지금까지의 영화가 어두웠던 부분이 많았던 것이 사실입니다. 해서 이번 ‘오장군의 발톱’(국내 연극이 원작)-(1974년작품, 판금, 1988년부터 공연됨)은 평화로운 삶의 현장에 전쟁이 닥치면 공동체에 어떤 변화, 파괴가 일어나는 지에 대해 유쾌하게 풀어내고 싶었습니다.
전쟁이 나면 개인들은 자신의 힘으로는 어찌 할 수 없는 형태로 밀려나게 됩니다. 제작자도 감독에게 밝게 가자. 사람들에게 편안함은 아니더라도 우울하지 않다는 느낌을 주자고 수차례 요구를 했습니다. 이런 여러 상황에서 '오장군의 발톱'이 적합한 작품이라고 생각했고 도전하게 된 것입니다.
용 : '오장군의 발톱'에 대해 소개해 주시죠.
한 : ‘오장군의 발톱’은 원래 연극작품입니다. 제가 젊었을 때, 연극으로 직접 연기했었던 작품이기도 합니다. 이 작품의 내용에 많은 감동을 하고 있었습니다. 이 정도의 유쾌함과 슬픔이라면 관객분들에게도 많은 메시지를 줄 수 있을 것 같았습니다.
이 작품을 하자고 마음 먹은 후 원작자이신 박조열선생님을 찾아 뵈었습니다. 감사하게도 박조열선생님께서 작품의 영화화를 흔쾌히 허락하시고 여러 자료를 제공해 주시는 등 전폭적인 지지를 해 주고 계십니다. 이에 원작품에 대한 누가 되지 않게 영화를 더욱 잘 만들어야 겠다는 책임감을 많이 느낍니다.
용 : 실제로 조사해보니 '오장군의 발톱'은 지금도 연극작품으로 공연이 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그만큼 많은 분들이 알고 있는 어찌 보면 검증된 작품이라는 건데요. 이 작품을 영화화하는데 그만큼 부담감도 있을 것 같습니다. 현재 제작상황은 어떤가요?
한 : 현재 헤드컷만 되어 있는 상태입니다. 배우빼고는 모든 준비가 순조롭게 진행중입니다. 기술진, 음악감독, 웹툰작가분까지 결합한 상태입니다. 게다가 창원시에서 촬영장소로 39사단을 협조를 약속했습니다. 모든 상황이 순조로와 보이지만 이번 영화는 '안녕 투이'때와는 많이 다릅니다. 간단히 말씀드리자면 우선 제작환경이 많이 바꿨습니다.
사실 조용한 남자(2009년)는 초저예산 영화였습니다. 당시 금액으로 1500만원정도 투입되었습니다. 해서 지금까지도 후반작업을 마무리 하지 못한 미완성 작품입니다. 당시에는 돈이 없었기에 촬영장소 자체도 돈이 절대 들어가지 않는 지인의 가게, 지인의 집, 등에서 촬영을 했었습니다. 두번째 영화인 '안녕투이'제작시에는 지역의 경남은행이 1억원, 영화진흥위원회에서 스텝 인건비 지원을 받았습니다. 그 외에 현물, 물류, 개인 후원 등으로 4600만원정도를 모았습니다.
이것만 해도 2억원인데, 후반 제작 지원 부산국제영화제로부터 5,000만원 정도를 지원받았고 배급사로부터 1,500만원을 지원받았습니다. 그리고 개봉지원금으로 3,000만을 지원받았습니다. 즉 '안녕 투이'의 경우 개봉까지 3억 3천만원정도 들었습니다. 어찌보면 '안녕 투이'는 천운을 탔던 영화라고 볼 수 있습니다.
지금의 상황은 많이 다릅니다. 기업이나 단체의 지원, 후원을 바랄 수 없는 상황입니다. 즉 이번 영화, '오장군의 발톱'을 제작하기 위한 예산이 없다고 봐도 무방합니다. 하지만 '오장군의 발톱'은 워낙 좋은 작품이기에 해야 되겠다라고 생각했습니다. 지금 아니면 언제 할 수 있을까라고 생각한 것도 사실입니다. 그렇다면 어쨌던 준비를 해야 했고 돈을 마련했어야 합니다. 해서 저희는 '십시일반 제작펀딩 프로젝트'를 추진하게 되었습니다.
용 : '십시일반 제작펀딩 프로젝트'에 대해 자세히 설명 좀 해 주시죠.
한 : 일반분들이 투자를 하시는 겁니다. 3억을 목표로, 초기 돈 1억을 모으는 것이 목표입니다. 1억으로 2억의 투자를 받는 것, 가장 현실적인 목표입니다. '안녕 투이'때 순이익은 없었습니다. 개봉 후 정산해도 대출빛이 그대로 였으니까요.(웃음) 이번엔 이렇게 해보자고 했습니다. 1인당 10만원이면 1000명이면 1억이 됩니다. 10만원을 어떻게 후원받지? 재미있게 해보자고 했고 후원이 아니라 투자를 받기로 했습니다. 개봉 하고 정산하고 최소의 돈이라도 나눠보자고 말입니다.
<제작자겸 영업사원인 설미정님>
용 : 현실적으로 가능한, 재미있는 방법이군요. 진행은 잘 되고 있습니까?
한 : 네 저희들은 벽돌을 쌓자고 이야기 합니다. 벽돌 한장에 10만원, 1000명의 벽돌이 쌓이면 1억이 됩니다. 영업 시작한 지 1주일이 지났을 때 통장에 520만원이 입금되었습니다. 저희들의 영업사원 1호이신 이은경선생님께서는 1호로 100만원을 투자하셨고 전국을 돌며 투자자들을 모으고 있습니다.
저희가 훈련을 잘 시킨 덕이지요.(웃음) 사람들이 같이 하면 가능하다고 생각합니다. 같이 벽돌을 쌓다보면 블럭이 되고 지붕이 생기고, 방이 생기고 집이 완성될 것입니다. 영화가 제작될 것입니다.
용 : '오장군의 발톱'은 지금도 공연중인 작품인데 이 작품이 독립영화화 되면 다른 점이 있을 것 같습니다. 어떤 차이점이 있나요?
한 : 원작도 훌륭한 작품입니다. 이 작품을 감독의 눈으로 다시 바라보는 것이 차이점일 것입니다. 주 내용으로 동쪽 나라, 서쪽 나라라는 허구의 나라 이야기지만 우리네 삶에 대한 이야기 입니다. 굉장히 현실적이기도 하고, 굉장히 잔인할 수도 있는 이야기 입니다.
저는 영화에서 더욱 현실적으로 표현할 것입니다. 저의 고민도 마찬가지 입니다. 연극에서 상상했던 부분들을 영화로, 스크린으로 어떻게 표현할 것인가가 가장 큰 고민꺼리입니다. 최소한 원작에 누가되면 안되니까요.
용 : 그렇군요. 이 영화를 통한 메시지가 궁금합니다.
한 : 전쟁과 인간에 대한 이야기 입니다. 지금도 지구촌 곳곳에서는 끊임없이 전쟁과 테러가 일어나고 있습니다. 어떻든 그 속에는 사람이 있습니다. 얼마전 이스라엘 시민들이 팔레스타인들이 공격 당하는 것을 강둑에 앉아 폭격장면을 구경하는 장면을 본 적이 있습니다.
저는 이것이 납득되지 않았습니다. 한 쪽에선 불꽃놀이 구경하듯 구경하고 한 쪽에선 이유모르게 가족을 잃는 아픔을 겪고 있습니다. 지금 현재에도 전쟁은 물음표 입니다. 지금도 전쟁은 일어나고 있고 많은 어린이들이, 가족들의 삶이 무참히 사라져 가고 있습니다.
그 속에서 다른 바깥에 있는 사람들은 뭘 하고 있을까요? 강건너 구경하는 이스라엘 사람들과 먼 나라인 대한민국에서 방에 앉아 TV로 전쟁상황을 지켜보는 우리들은 어떤 차이가 있을까요? 전쟁의 반대말은 평화라고 생각합니다. 지금이 평화의 시대라면 나만의 평화가 아닌 모두의 평화가 되어야 합니다. 당신은 어느쪽에 있는가? 를 묻고 싶습니다.
용 : 기대되는 영화입니다. 마지막으로 시민펀딩투자에 동참하고 싶은 분은 어떻게 하면 되나요?
한 : 제작자 겸 영업사원인 설미정샘께 전화를 하셔도 되고 (010 2808 8216), 제작소에 전화를 주셔도 됩니다.(055 601 8216) 페이스 북 페이지 '오장군의 발톱'에 오셔서 정보를 확인하셔도 됩니다. 아무쪼록 우리의 벽돌을 쌓는 일에 많은 분들이 동참해 주셨으면 합니다.
대만의 차이밍량감독님께서 이런 말씀을 했습니다. '우리의 내일을 걱정하면 상업영화를 하고 나의 내일을 생각하면 독립영화를 한다.' 사람들이 보고 싶은 것을 보여주는 것이 아니라 현실을 보여주는 것이 독립영화라고 생각합니다. 독립영화에 많은 관심을 가져주십시오.
마무리하며
사실 개인적으로 김재한 감독을 만나지 않았다면, '안녕 투이'를 보기 전까지는 독립영화에 대해 알지 못했습니다. 독립영화는 상업영화와 함께 가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상업영화가 사람들에게 해피엔딩과 화려함을 보여준다면 독립영화를 통해 사회의 거칠고 어두운 부분을 봄으로서 우리가 잊고 살려고 하는 것을 자각해야 합니다.
아쉽게도 경남에는 독립영화관이 없습니다. 올 7월에 개봉했던 구자환 감독의 '레드툼'같은 경우도 상영관을 제대로 확보치 못해 감독님이 영화를 들고 전국을 돌고 있습니다.
먹고 싶은 것만 먹고 살 수 없습니다. 보고 싶은 것만 보고 살 수도 없을 것입니다. 상업영화로 스트레스를 푼다면 독립영화를 통해 고민도 함께 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오장군의 발톱'을 응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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