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산 청보리' 사는 이야기

아내를 위한 작은 선물

마산 청보리 2015. 9. 11. 07:00

최근 아이가 열이 나며 많이 아팠습니다.


아이가 아프면 부모가 힘들어 집니다. 정확히 말하면 엄마가 힘들어 집니다.


마음이 아픈 것은 물론이고 밤에 잠을 자지 못하고 간호하는 것도 힘듭니다.


머리에 손수건 올려주고 몸을 닦아주며 잠을 설칩니다.


아이가 아픈 다음 날 아침 출근을 하는 데 힘겨워하는 아내를 보며 마음이 너무 아팠습니다.


아이가 아프고 아내도 힘들어 하니 출근해서도 마음이 편치 않았습니다.


그러고 보니 아내에게 꽃다발을 선물한 적이 언제였던지 가물거리기까지 했습니다.


사랑은 표현하는 것이라고 했습니다.


이전에는 한번씩 꽃다발을 선물하기도 했으나 최근에는 뭐가 그리 바빠서인지 아내에 대한 작은 배려조차 못하고 살았습니다.


문득 너무 미안한 마음이 들었습니다.


'아내가 좋아하는 게 뭘까..선물을 하고 싶은데..'


고민하던 중에 떠오른 것이 있었습니다. 


'맞다. 커피!'


아내는 커피를 참 조아라 합니다. 좋아하는 제품도 있었습니다. 하지만 안타깝게도 순간 그 제품이 생각나지 않았습니다. 


할 수 없이 직장 동료 여성분들에게 물어봤습니다. 


"어떤 커피가 가장 맛있죠?"


다양한 대답이 나왔지만 특정 제품으로 답이 쏠렸습니다.


"가격이 좀 비싸지만 맛나요."


바로 실행에 옮겼습니다. 마트에 가면 상당히 비싼 가격이었지만 인터넷으로 검색해보니 10개씩 하여 상대적으로 많이 저렴했습니다.


'그래, 커피를 사자.'


커피를 직장으로 주문했습니다.


다음 날 커피는 도착했고 차에 싣고 집으로 향했습니다.


원래 계획은 몰래 냉장고에 채워두고 놀래켜줄 생각이었으나 하필 집에 들어가는 순간 아내가 아이를 안고 웃으며 반갑게 맞아주었습니다.


들고 있던 박스는 바로 들켜버렸죠.


"여보, 그게 뭐야?"


"뭘까? 음...커피!"


"무슨 커피를 이렇게 많이 샀어. 이거 내가 좋아하는 제품 아닌데?"


"일단 한번 먹어보세요."


커피를 뜯어서 냉장고에 차곡차곡 채워넣었습니다.


20개를 샀는데 냉장고가 금새 가득 찼습니다.


"우와...여보, 너무 고마워. 이 기분이 냉장고에 맥주가 가득찼을 때 당신이 느끼는 기분이구나. 그치."


"그래? 하하 그럴수도 있겠네."


아내는 예상보다 너무 기뻐했습니다.


기뻐하는 아내를 보니 저 또한 너무 행복했습니다.


생활이 단조롭다고 한번씩 푸념할때가 있습니다.


저의 경우는 가정이 화목하면 행복하다는 생각을 하고 있습니다.


아내가 웃고 제가 웃으니 딸아이도 웃으며 말합니다.


"엄마, 아빠 지금 기분 좋네"


다같이 크게 웃었습니다.


아내가 행복해지는 법에 대해 잠시 잊고 살았습니다.


내가 행복해지는 법만 생각하고 살았습니다.


이제 다시금 깨달았습니다. 아내가 행복해져야 저도 행복해 집니다.


아내가 행복해져야 가정이 행복해집니다.


우리 가족은 지금 행복합니다.


어찌보면 작은 선물이지만 큰 행복을 준 선물이었습니다.


행복한 가족을 위한 삶의 충전? 그리 어렵지 않습니다.


아내가 참 고맙습니다.



반응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