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추석이었습니다. 고양에서 내려온 조카를 데리고 창동에 갔었죠. 목공소에 가서 두목님을 알현 하고 멋진 장난감을 만들었습니다.
해당 포스팅 : 무시무시하지만 정겨운 이름 창동목공파!! |
당시 이 글은 '경남도민일보'에도 실리며 잔잔한 감동을 줬었는데요.
이 조카가 다시 내려왔습니다.
오자마자 외친 말!
"이모부! 두목님께 가요!"
"헉! 두목님? 그..그래. 뭐 필요한 거 있어?"
"도끼요!!"
"헉! 도...도끼?"
"네, 두목님은 뭐든 만들어 주신다면서요.^^"
해맑게 웃으며 답하는 조카, 조카를 보고 꿈을 깰 수 없었습니다.
"그..그래, 가자, 두목님이 다 만들어 주실꺼야."
몰래 두목님께 문자를 넣었습니다.
"두목님, 그 때 그 조카가 왔는데요. 지금 가도 될까요?"
"그려, 가게가 좀 번잡하지만 어서와~"
두목님은 오지마라는 법이 없습니다. 시연이랑 함께 갔지요.
목공소에 가자 마자 두 손을 모으며 "안녕하세요. 두목님!" 이라고 인사하는데, 어찌나 귀엽던지요.^^
황목수님도 흐뭇한 표정으로, "그래, 잘왔다. 이번엔 뭘 만들어줄까? 잠깐 여기 초콜릿 부터 먹어라."
어디서 삥듣어오신 초콜릿으로 한껏 생색을 내셨습니다. 그리곤 바로 도끼와 칼 제작에 들어갔습니다.
30분 만에 완성!
시연이와 조카는 어찌나 좋아하던지요. 한참을 가지고 놀았습니다.
목공소 앞에 있던 목마를 타고 진짜 전쟁터에 나가는 듯 포효를 하더군요.^^
폼 잡으라 했더니 이런 폼을.^^;;
무기는 다 만들고 함께 점심을 먹으러 갔습니다. 밥을 먹던 조카 왈!
"마산 밥은 다 맛있어요.^^"
눈치 빠른 놈. 암튼 밥도 많이 먹고 오는 데 황목수님께서 "차 한잔하고 가자." 며, 창동 버들국수 맞은 편에 생긴 찻집으로 향했습니다. 겨울에만 판다는 "밀크티"를 먹었는데요. 우와..정말 대박이었습니다. 꼭 ! 한번 드셔보시길.^^
찻집 앞에 뺏지를 팔더군요. 한개 200원, 아이들에겐 인기 폭발이었습니다. 찻집 내부입니다. 인테리어를 황목수님께서 하셨죠. 찻집 여사장님도 너무 좋으시더라구요.^^
모든 일정을 끝내고 아이들은 황목수님, 아니 두목님께 두손 모아 크게 인사했습니다.
"두목님! 감사합니다. 안녕히 계십시오!!"
"그래, 역시 잘하는 구나. 다음에 보자 꼬맹이들!"
집으로 오는 길에 조카가 물었습니다. "이모부, 마산은 너무 좋아요. 가게 주인들끼리도 다 잘 알고, 밥도 맛있고, 원하는 건 다 만들수 있어요, 창동은 너무 재밌어요."
아이들이 올 때 웃으시며 손 흔들던 황목수님 얼굴이 떠오릅니다.
돈이 좀 적으면 어떻습니까? 직장이 좀 번듯하지 않으면 또 어떻습니까? 부족함 없이 아이들과 함께 놀며 즐겁게 살아가는 것이 얼마나 감사하고 행복한 일인지 다시금 깨달았습니다.
사람은 함께 살아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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