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4월 19일(목) 경남꿈키움 중학교에서 '과학의 날' 행사가 있었습니다. 우리는 꿈키움 과학 잔치라고 불렀습니다. 1등을 뽑기 위한 행사가 아니라 아이들이 과학을 즐겁게 경험하는 것을 목표로 과학샘들이 준비하셨습니다.
자동차 경주 팀입니다. 종이컵, 빨대, 테잎, 가위를 가지고 자동차를 마음대로 만드는 종목입니다. 굴려서 멀리 가는 팀과 가장 조금 가는 팀을 뽑았습니다.
친구들끼리 모여서 의논하며 옹기종기 만듭니다.
다 만든 팀들은 경기장에서 연습을 했습니다.
멀리 가지는 못했지만 가장 창의적인 자동차입니다. 칭찬카드를 줬습니다.^^
VR만들기 활동입니다. VR기구를 만들어서 폰을 앞에 설치하니 진짜 3D로 보이더군요. 신기했습니다.
밀도탑쌓기 활동입니다. 음료스들을 잘 넣으니 색깔별로 층이 나뉘더군요. 밀도를 이용한 체험같았습니다.
아이들은 정말 진지하게 임했습니다.
연기도넛 체험 활동입니다. 파란 쓰레기통 바닥을 뚫고 그 곳에 연기를 채웁니다. 쓰레기통을 두드리면 연기가 도넛의 모양으로 나옵니다. 그 연기가 앞의 종이컵을 쓰러뜨리는 활동이었습니다. 아이들도 너무 좋아하더군요.
탐구토론 활동입니다. 조별로 조사해온 현상들에 대해 발표하고 질문, 토론하는 종목입니다.
항공우주 활동입니다. 비행기를 만들고 있습니다.
카프라 구조물 쌓기 활동입니다. 정해진 시간안에 가장 높게 쌓은 팀이 이기는 종목입니다.
집중하는 아이들의 모습이 재미있었습니다.
학교 뒤뜰에서는 다육이 체험활동이 한참이었습니다. 다육식물을 심는 활동이었습니다. 화분에 담긴 다육이가 참 귀여웠습니다.^^
기숙사 앞에 대형 텐트가 설치되었습니다. 아이들이 우루루 모여있더군요. 왜 모였는지 봤습니다. 구슬아이스크림, 달고나를 만들고 있더군요.
아이들도 신나게 만들고 맛있게 나눠먹었습니다. 이게 무슨 과학활동이냐고 과학샘께 물었습니다.
"달고나는 물질의 상태 변화에 대한 체험입니다. 고체가 액체가 되는 과정과 소다를 넣음으로서 이산화탄소가 발생하는 화학 반응으로 설탕물이 부풀어 오르는 것을 경험합니다. 구슬 아이스크림만들기는 영하 196도에 이르는 액체 질소에 아이스크림 재료를 담아서 급속 냉동되는 과정을 체험하는 활동입니다. 다 만든 후 아이들이 직접 먹을 수도 있으니 1석 2조의 활동입니다. 과학을 어렵다고 생각하는 학생들이 많은 데 우리 일상에 있는 과학적 원리에 대해 거부감 없이 경험할 수 있게 하고 싶었습니다."
이 날 최고의 인기 활동은 구슬 아이스크림 만들기와 달고나 체험이었습니다.^^
학교에는 꼭 해야만 하는 행사가 참 많습니다. 어떤 때는 행사 결과를 보고하라고 합니다. 전시성 행사라는 생각이 강하게 듭니다. 제가 교육 정책 결정자라면 학교별로 알아서 하라고 하고 싶습니다. 천편일률적으로 똑같은 행사를 하라고 공문을 내리는 것이 아니라 학교별, 아이들 특성에 따라 단위학교에서 알아서 하라고 할 것 같습니다. 평소 학교를 교육주체라는 목적이 아니라 홍보 수단으로 생각하는 것 같아 답답한 마음이 듭니다.
이왕 해야 하는 과학의 날 행사지만 꿈중에서는 어떻게 하면 아이들이 더 재미있고 쉽게 경험할 수 있을까를 고민했습니다. 과학 샘들이 준비하셨고 전 선생님들이 도와주셔서 오전내내 학교는 잔치 분위기 였습니다. 아이들은 자유롭게 다니며 여러 활동들을 체험했고 과학 원리를 직접 확인했습니다.
행사 자체가 목적이 아니라 과학이 목적이었습니다. 체험하는 아이들도 재미있었고 함께 진행한 샘들도 즐거웠습니다. 저도 덕분에 액체질소에 대해 알게 되었고 달고나의 과학적 원리에 대해서도 이해하게 되었습니다. 앞으로 달고나를 먹을 때 그 원리를 아이들에게 설명할 수 있습니다.(실제로 설명할 생각은 없습니다.^^;;)
현재 대한민국 학교 행사는 외부에서 시켜서 하는 것이 대부분입니다. 그러니 학교에서는 그 학교 아이들의 특별함에 대해 고민하지 않고, 행사에 대한 고민을 하지 않습니다. 시키는 것을 하는 것만 해도 너무 바쁘기 때문입니다. 뭐든 여유가 있어야 창의력이 나타나고 신이 날 수 있습니다. 해야만 하는 것은 재미있지 않습니다. 스스로 준비하고 진행하고 참여하는 것이 의미가 있습니다.
학교에서 하는 활동이 아이들에게 교육적 의미가 있으려면 수동적 활동을 지양해야 합니다. 사회는 창의적 인간, 민주적 인간을 길러야 한다며 학교를 압박하면서 현실에서는 학교를 자신들이 원하는 것을 가르쳐야 한다며 수동적 기관으로 전락시킵니다. 어떤 문제가 발생하면 학교에서 의무적으로 몇 시간 가르쳐라며 요구합니다. 왜 모든 것을 학교에서 가르쳐야 합니까? 아이들의 배움은 오직 학교에서만 일어납니까?
학교의 자율권을 강화해야 합니다.
학교에 이래라 저래라고 지시하고 제출하라는 공문 좀 보내지 말아주십시오. 학교는 아이들이 성장하는 곳이지 어른들이 원하는 것을 주입하는 공간이 아닙니다.
사회에서 학교로 요구가 많은 이상 학교는 능동적, 주체적 기관이 아니라 수동적, 보수적 기관이 될 수 밖에 없습니다. 학교를 다니는 아이들이 수동적으로 성장하는 것을 바라시나요? 교사들 또한 능동적인 교육활동을 하기 어렵습니다. 이래라 저래라 하는 요구사항이 너무 많기 때문입니다.
과학의 날 행사를 소개하다 말이 잠시 샜군요.^^;;
결론은! 꿈중의 올해 과학의 날 행사는 성공적이었습니다. 벌써 과학샘들은 내년에는 뭘하고 놀까를 고민하고 있습니다. 암기를 위한 체험이 아니라 재미있는 체험을 고민하고 준비합니다.
샘들이 재미있으면 아이들도 재미있습니다.
내년의 과학의 날 행사가 벌써 기대됩니다.
교육은 생활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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