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용만의 함께 사는 세상 :: 졸업식 때 연극하는 경남꿈키움중학교

지난 12월 29일 금요일에 특별한 행사가 있었습니다. 

2014년도에 개교한, 경남 최초의 공립 대안 중학교인 경남꿈키움중학교에서 2회 졸업식이 그것입니다.

저는 딸아이와 함께 참석했습니다. 2기 아이들이 얼마나 자랐는지, 그리고 꿈키움만의 졸업식을 보고 싶었습니다. 

1부 앞 부분만 봤습니다. 2회 졸업식에서는 졸업하는 2기 아이들이 공연을 준비했더군요. 위 사진은 랩하는 아이들입니다.

졸업생들의 오카리나 연주, 매년 축제 때마다 들었었지만 이 날의 연주는 가히 최고였습니다. 

댄스 공연도 있었습니다. 언제 연습을 했는지, 절로 박수가 나왔습니다.

앗! 깜짝 코너같았습니다. 졸업하는 2기 부모님들께서 아이들에게 영상 편지를 보내주셨더군요. 2기 아이들은 국토순례에 갔을 때 부모님들의 영상편지를 봤다고 합니다. 3학년 선생님들께서 아이들 몰래 극비리에 준비하셨고, 아이들은 밤에 이 영상을 보고 많이들 울었다고 하더군요. 낮에 친구들과 힘들게 걷고, 집이 그리울 때 쯤 엄마, 아빠 영상을 보았을 때, 아이들의 마음이 어땠을까요. 아이들은 그 날 영상을 보고 나서 부모님들께 편지를 썼다고 합니다. 편지 중 몇 편을 3학년 팀장이신 정영택샘께서 읽어주셨습니다. 아이들답게 순수하고 재치있으며 진심어린 내용이 웃음과 감동을 주었습니다.

오! 이것은!! 연극공연이었습니다. 2기 아이들 모두가 무대에 올라 자신의 맡은 역을 훌륭하게 해 내었습니다. 졸업식 전날 까지도 리허설을 하며 노력했다고 합니다. 연습할 때에는 힘들어서 아이들이 왜 연극을 하냐며 불만을 표하기도 했다고 합니다.

이 연극의 정확한 제목은 기억나지 않습니다. 줄거리는 '미운오리새끼'였습니다.

2기 아이들이 모두 올라 노래를 부르는 부분은 압권이었습니다. 믿을 수가 없었습니다. 1학년 때부터 저희들끼리 싸우고, 남녀유별하고, 무시하고, 힘들다고 울었던 아이들이, 이 날 모두 하나가 되었습니다. 미운오리새끼가 자신의 신세에 대해 울먹이며 외치는 부분에서 실제 아이가 감정이 북받쳐 눈물을 흘리며 연기를 했습니다. 아니 이 날의 눈물은 연기가 아니었습니다. 진짜 눈물이었습니다. 보는 저도 눈물이 났습니다. 밀양에서 직접 오셔서 연극을 지도해 주신 선생님들께도 다시금 감사의 말씀 전합니다. 


아이들은 연극을 통해 보이는 외모만이 아니라 나 스스로가 소중하다며 외치는 것 같았습니다. 

'졸업식에 왠 연극?'이라고 의아했지만 끝나고 나서의 감동은 말로 표현하기 힘듭니다. 졸업식 때 졸업생들이 마지막으로 함께 연극을 준비하는 것, 이 또한 잊지못할 추억꺼리가 될 것입니다.


1부 끝날 때 쯤 저는 나왔습니다.  끝까지 있으면 눈물이 나서 못 볼 것 같았습니다. 


작년, 1기 졸업식 때가 떠올랐습니다. 학교에 그리 불만이 많고, 저희들끼리도 다툼이 많았던 1기 아이들, 허나 졸업한 후 다시 만나보면 우리학교를 추억하는 내용들은 불만보다는 그리움이 컸습니다. 2기 아이들도 그랬던 것 같았습니다. 2기 아이들은 유독 학생수가 적었습니다. 다른 학년들보다 친구들이 적었기에 더 친하고 화목하게 지내길 기대했지만 그러진 못했습니다. 무뚝뚝해 보이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하지만 2기 아이들은 제가 못 봤을 뿐이지, 정이 많았습니다. 아이들은 서로를 각자의 방식으로 배려하며 함께 생활하고 있었습니다. 


2기 아이들을 잊을 수 없는 일이 있었습니다. 작년 2기 아이들은 1기 선배들이 졸업할 때 감동적인 무대를 준비했었습니다. 손으로 직접 접은 장미꽃을 한송이씩 전해주며 그 선배와의 추억을 이야기했습니다. 영상편지도 만들었었고 선배들의 떠나감을 진심으로 축하하며 슬퍼했습니다. 무기력해보였던 2기 아이들이 선배들을 위해 이렇게 감동적인 무대를 준비했다는 것이 믿어지지 않았습니다. "샘 찌질하게 졸업식 때 왜 울어요. 저는 절대 울지 않을꺼예요."라며 자신있게 말했던 1기 남자아이도 2기 후배들이 자신의 이름을 부르며 장미꽃을 주고 그리움을 이야기할 때, 눈물을 흘렸었습니다.


당시만 해도 2기 아이들이 졸업하는 날을 상상하지 못했습니다. 언제나 학교에 있을 것 같았습니다.


이제 2018학년도에 학교에 가면 말썽꾸러기 2기 아이들을 볼 수 없습니다. 새침했지만 나름의 색깔이 강했던 녀석들입니다. 대신 새로운 5기 아이들이 입학을 합니다. 


선생은 매년 이별과 만남을 되풀이합니다. 말 안 듣는 녀석을 보면 '으이고 이 놈아 언제 졸업하노.'라며 미운 척을 하지만 막상 졸업할 땐 부둥켜 앉고 '꼭 놀러 오거래이'하면서 눈물을 흘립니다. 졸업을 시키고 아픈 마음이 깊어질 때 쯤 1학년들이 입학을 합니다. 다시 새로운 만남으로 1년을 보냅니다.


경남꿈키움중학교란? 

경남꿈키움중학교는 완벽한 학교는 아닙니다. 완벽해지기 위해 애쓰는 학교도 아닙니다. 단지 행복한 학교가 되기 위해 고민하고 부딪히며 싸우는 학교입니다. 일반 학교에서는 상상도 못할 일들이 꿈키움에서 일어납니다. 아이들이 배고프다 하여 매점을 만들었고 아이들이 운영합니다. 체육대회와 축제를 아이들이 준비하고 부모님들께서 동참하십니다. 졸업식은 졸업생들이 준비합니다.  해보고 싶은 일이 있으면 친구들과 모여, 선생님들과 함께 장난처럼 시작하기도 합니다. 매달 등산을 하며 헥헥 그려도 3학년이 되면 산을 날아 다닙니다. 학교 다닐 땐 학교와 친구, 선생 욕하느라 입이 쉴 틈이 없지만 졸업식때에는 누구보다 눈물을 많이 흘립니다. 


좋은 일만 있는 것은 아닙니다. 학교의 일이 못마땅하신 부모님들은 이의를 제기하시기도 하고 특정일로 의견 충돌이 생기기도 합니다. 하지만 이 또한, 서로 대화의 의지가 있기에 가능한 일입니다. 정말 미우면 말도 안하기 때문입니다. 아직 부족하다고 서로 인지하기에, 다투면서도 한걸음씩, 한걸음씩 힘겹지만 천천히 나아가고 있습니다.


학교는 지식만 전달하는 곳이 되어서는 안됩니다. 학교교육은 나를 사랑하고 상대를 배려하는 법을 깨닫는 과정이 되어야 합니다. 나를 사랑하고 상대를 배려하는 것은 객관식 시험문제로 출제해서 가르칠 수 있는 것이 아닙니다. 스스로 부딪히고 깨지고 성취하고 감동하며 자연스레 마음이 성장할 때, 가능한 일입니다.


이 날 졸업한 2기 아이들은 최소한 서로를 배려하고 있었습니다. 


잘 자라준 아이들을 보니 마음이 먹먹했습니다. '이놈들과 딱 1년만 더 생활한다면, 더 재미있을텐데..'


아이들이 졸업하고 나면 항상 후회가 남습니다. 후회를 줄이기 위해 새 아이들과 더 신나게 놀려 합니다.


아무리 노력해도 졸업식 땐 마음이 허전합니다. 정들라하면 졸업입니다. 영원한 것은 없다는 것을 매년 느끼면서도 또 같은 실수를되풀이 합니다.


아이들이 벌써 그립습니다.

Posted by 마산 청보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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