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용만의 함께 사는 세상 :: '독서만담' 태그의 글 목록

박균호 선생님이 새 책을 내셨습니다. 저는 '독서만담'을 통해 이 분의 팬이 되었습니다. 글을 재미있고 쉽게 쓰시는 분입니다. 그만큼 책도 잘 읽힙니다. 어느 새 여섯번째 책입니다. 이전에 쓴 책으로 '오래된 새 책', '아주 특별한 독서', '그래도 명랑하라, 아저씨', '수집의 즐거움', '독서만담'을 펴냈습니다. 저는 박선생님과 페친으로 평소 올라오는 글을 통해 이 분의 생활을 가까이서 알고 있는 축에 속합니다.

'사람들이 저보고 작가라네요.'는 느낌 그대로 책 제목을 정한 것 같습니다. 본인은 작가라고 칭하기 쑥스러운 면이 있다고도 읽힙니다. 실제로 작가님은 작가가 삶의 목표는 아닌 것 같았습니다. 단지 책을 좋아했고, 책 모으는 취미를 가졌으며, 나름 집안의 평화를 유지하는 쪽으로 최선을 다해 살고 있는 평범한(?) 가장이었습니다. 이 책을 쓴 이유는 무엇일까요? 책의 부제입니다. '책바보 박 선생의 독서 글쓰기 비법', 박선생님은 자신의 책쓰는 노하우를 일반분들에게 나누고 싶어서 이 책을 쓰셨습니다. 저는 책을 읽으며 많은 부분, 공감을 했습니다. 글쓰기 책 중에 이렇게 재미있고 쉽게 쓰인 책도 드물 것입니다.


'서민적 글쓰기' 저자인 단국대 기생충학 교수 서민씨가 추천사를 썼습니다.

내가 책을 읽는 이유는 세 가지다. 첫째가 재미, 둘째가 유익한 정보, 셋째는 생각을 바꿔줄 깨달음을 얻기 위해서, 셋 중 가장 중시하는 덕목은 바로 '재미'다. 아무리 좋은 정보를 담고 있어도 재미가 없다면 도무지 진도가 나가지 않으니 말이다. 그런 면에서 박균호 작가를 알게 된 건 큰 수확이다. 박균호는 재미 면에서 검증된 저자다. 그가 이전에 낸 다섯 권의 책을 모두 읽은 것은 아니지만, 전작인 '독서만담' 한 권으로도 그는 책을 꼭 사야 하는 작가가 됐다.(추천서 중)

서민교수의 책 읽는 이유는 저의 경우와 놀랍게 일치했습니다. 순간 소름이 돋았습니다. '내가 책을 읽는 이유가 교수님들의 수준이었단 말인가!!! 역시 난 평범한 독자가 아니었어.' 책을 많이 읽는 분들은 이렇게 통하나 봅니다. 저도 서민교수의 책 읽는 이유 세가지 공감하고 인정합니다. 동시에 서민교수가 박균호 선생님과 또 어떤 인연이 있는지 호기심이 생겼습니다. 박균호 선생님이 추천서를 실은 것도 어색할 뿐더러 그 분 캐릭터 상 이유없이 추천서를 실을 분도 아니기 때문입니다. 추천서 작전은 성공한 것 같습니다. 서민교수의 추천사는 짧은 분량에 이 책에 대해 정확히 안내하고 있습니다.


책은 총 4개의 장으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매 장마다 책에 관한 시원한 주제들입니다.

1장 제목은 '책 띠지 버릴까, 말까?' 입니다. 저도 정말 고민많이 하는 부분입니다. 특히 새 책을 샀을 때 띠지가 이쁘기도 하고, 종이도 좋아보여 그냥 버리기 망설여질 때가 대부분입니다. 저자는 책 띠지만 가지고도 80페이지를 채워 버립니다. 띠지로 시작한 글은 동네 서점과 인터넷 서점의 장단점, 서재 꾸미기, 좋은 선물이 아닌 책, 책 표지의 의미, 헌 책 팔기의 기술 등으로 확장되어 책에서 눈을 떼지 못하게 합니다. 글을 재미있게 쓰는 것은 분명히 특별한 능력입니다.

나는 빌려서 책을 읽지 못한다. 거의 강박에 가깝다. 시간을 정해두지 않고 아무 때나 먹고 싶을 때 먹는 간식이 맛나듯이 기간을 정해두고 반납을 해야 하는 압박감으로는 책을 읽지 못하는 사람이 나다. 억지 같지만 독서가 주는 최대한의 즐거움을 누리기 위해서 나는 '굳이' 책을 사서 읽는다.(중략) 동네 서점의 가장 큰 장점은 편리한 접근성이다...그러나 장서가 너무 많아도 대체 어떤 책을 골라야 할 지 더러 암담해지기도 한다. 자식들과 오손도손 책을 고르기에는 사람들이 많아 북적거리고 계산대에서 줄을 서야 하는 대형 서점보다는 동네 서점이 더 적합하다...오프라인 서점이 지닌 이 같은 장점들 중 가장 큰 매력은 다른 점에서 찾을 수 있다. 온라인 서점에서는 '우연한 발견'의 행운을 오프라인 서점에서보다 누리기 어렵다는 것...인간의 원초적인 욕구인 '채집'과 '사냥'의 즐거움은 오프라인이 아니고서는 맛보기 힘들다. 우연히 발견하는 좋은 책은 훨씬 더 큰 즐거움을 선사한다.(본문 중)

오프라인 서점의 매력에 대해 어려운 개념없이 이렇게 깔끔하고 설득력있게 표현한 책이 또 있을까? 박균호 작가는 서민작가입니다.


2장은 더 재미있습니다. 제목은 '책을 읽다가 라면이 먹고 싶다면', 책을 읽으면 오래 산다고? 책이냐, 영화냐? 당신을 독서가로 만드는 10가지 방법, 소설을 읽어야 할 7가지 이유, 배우 윤여정도 말했다. 시집을 읽으라고, 잡지를 읽자. 종이책인가, 전자책인가? 요리 책 읽기의 즐거움에 대해 소개합니다. 2장을 읽고 나서 저는 다짐을 했습니다. '꾸준히 소설과 시집, 요리책을 읽자.' 내용을 모두 소개해 드릴 수는 없지만 충분히 설득력있고 재미있습니다. 기분 나쁘지 않게 설득 당하는 기분이 좋습니다.


3장은 '이렇게 쓴다.'입니다. 책을 많이 읽는 자, 결국 책을 쓰게 된다.는 전제로 시작하는 장으로 본인의 책 쓴 경험, 책쓰는 방법, 페이스북을 활용한 책 읽기와 글쓰기, 아이들을 글쓰게 만드는 좋은 방법, 매력적인 서평을 쓰는 7가지 방법, 파워라이터 24인이 말하는 글쓰기 팁까지 소개합니다. 한마디로 자신의 글쓰기 비법을 아낌없이 털어 줍니다. 그것도 어렵지 않게 말이지요. 3장을 읽고나서 저도 자신감을 얻었습니다. '그래, 책은 선택받은 자만이 쓰는 것이 아니야. 나도 책을 낼 수 있겠다.'라는 용기가 생겼습니다. 그렇습니다. 이 책을 읽고 저는 변했습니다.


마지막 4장 '사람들이 저보고 작가라네요.'편입니다. 작가라는 인생의 서브타이틀이 주는 묘미, 돈을 받고 글을 쓴다는 것, 책을 통해 라디어 방송에 출연한 사연들, 도서관 이용 분투기로 정리됩니다. 개인적으로 1장, 2장, 3장에 비해 4장은 약간 분량 조절의 의지가(?) 엿보였습니다. 그래도 괜찮았습니다. 워낙 얻은 것이 많았기 때문입니다.


책을 재밌게 읽어보려는 분, 본인 이름의 책을 펴내고 싶으신 분들께 추천합니다. 똑똑한 사람에게 설득당하는 것이 아니라 마음을 알아주는 사람에게 설득당한다는 말이 있습니다. 박균호 작가는 그런 힘이 있습니다. 강요하지 않지만 자연스레 생각이 작가의 의도대로 따라 갑니다. 협박하고 사기치지 않지만 이 분의 말씀대로 하면 정말 책을 펼 수 있을 것 같습니다. 내가 부족해 보인다고 생각했던 것이 부족한 것이 아니라 당연한 것이라는 공감을 얻습니다. 작가는 특별한 사람이 아니라 누구나 될 수 있겠구나라는 희망도 가지게 됩니다. 


이 책을 읽으며 수없이 많은 곳을 접었습니다. 이 글에 모두 옮길 수는 없었습니다. 아마 직접 책을 읽으시다보면 미소가 생기며 무릎을 탁! 치는 순간이 여러번 올 것입니다. 저는 이 책을 한번 읽었고, 서평쓰느라 한번 더 봤습니다. 이 후에도 틈틈히 이 책을 찾을 것 같습니다. 독서의 방향을 알려주고, 글쓰기의 여유도 보여줍니다. 전자책과 종이책 중 선택을 고민했었는데 이 책을 읽고 말끔히 정리되었습니다. 책은 이래야 합니다. 거창하고 어렵지 않아도 독자의 가려운 곳을 긁어줄 수 있어야 합니다. 박균호 작가가 스테디 셀러 작가가 될 수 있을 지는 모르겠습니다. 허나 그는 독자가 원하는 책을 꾸준히 쓸 수 있는 작가입니다. 그는 작가이면서 동시에 독자의 삶을 살기 때문입니다.


작가라는 특별함보다 같은 독자라는 동질감이 느껴져 더 읽기 좋았던 책, 책을 나도 쓸 수 있을까?라는 의문에 '할 수 있다!'며 도장을 콱! 찍어 주는 책, 독서에 대한 소소한 궁금점을 하나씩 찾아서 답해주는 책, 바로 이 책입니다. 제목을 한번 더 일러두면 '사람들이 저보고 작가라네요.'입니다. 박균호 선생님은 작가라고 불리는 것을 즐기고 있는 것 같습니다. 저도 이젠 작가라고 불러야 겠습니다. 편한 작가입니다. 이런 작가분이 많아지면 좋겠습니다. 책을 다 읽고 필사의 필요성을 느껴 필사책을 추천받았습니다. 박균호 작가님께서 김승옥씨의 무진기행을 추천해주셨습니다. 바로 무진기행을 구입해서 필사하고 있습니다. 책을 읽고 사람이 변했습니다. 이 책은 특별한 마력이 있습니다. 변하고 싶으신 분들께도 이 책을 추천합니다. 책은 좋은 것입니다.


Posted by 마산 청보리

댓글을 달아 주세요


재미있는 책을 읽었습니다. 박균호님이 쓰신 책입니다. 저자는 특별한 재주가 있습니다. 똑같은 글을 적어도 재미지게 적습니다. 평소 책읽기를 좋아하고 책을 수집하는 취미가 있으신 분입니다. 책 수집으로 인해 집에서 불편한 처지에 놓여 있지만 특유의 전술로 틈을 잘 빠져나가며 치열하게 사시는 분입니다. 이미 책을 여러권 출간하셨습니다. 


직업이 의외입니다. 고등학교에서 영어를 가르치시는 것 같습니다. 신상을 털기 위해 노력했던 것은 아니었으나 페이스북 친구이다 보니 한번 씩 올라오는 글에서 영어 선생님이라는 것을 충분히 유추할 수 있었습니다. 선생님이라는 것은 이해가 되었으나 국어가 아닌 영어과라는 것에 흠칫 놀랬습니다. 제가 영어 선생님은 재미가 없다는 대한 편견이 있었다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저자는 일도 있고 취미도 있으나 왠지 떳떳하지 않습니다. 언제나 거대한 아내와, 차츰 세력을 키워 턱밑까지 쫓아온 딸과의 관계 속에서 살길을 찾습니다. 책을 읽는 것만으로 끝내는 것이 아니라 독서교육과 고전에 관한 저술 등 다양한 활동들을 하며 세상과 소통하며 살고 있습니다.


<독서만담>은 저자가 읽었던 책들을 자신의 경험에 비추어, 여러 상황에 맞게 소개합니다. 읽다보면 자연스레 소개된 책들을 읽고 싶어집니다. 덕분에 제 책 장바구니에 몇 권의 책을 넣었고 실제 구입한 책들도 있습니다.


책만을 소개한 서평책이 아닙니다. 이  책의 부제는 '책에 미친 한 남자의 요절복통 일상이야기'입니다. 실제 자신의 일상이야기입니다. 개인사를 너무 알게 되어 어느 덧 친한 가족처럼 느껴지기까지 합니다. 


담배 한대를 피우기 위해 아내의 눈치를 보는 이야기, 딸아이와 TV 리모컨을 두고 벌이는 신경전, 자신의 서재를 지키기 위해 애쓰는 이야기, 자신만의 책 용도 소개, 아내와의 다툼 후 자신의 심적 변화와 해결 과정(물론 결국 백기를 들지만), 섹시한 남자가 되기 위한 필수 조건! 집 수리법이 적힌 책 이야기 등 이 시대의 아빠들이면 누구나 공감 가능한 소재들입니다.


천방지축처럼 날뛰는 아들을 키워야 할 지 고민하는 엄마라면 <아들 때문에 미쳐버릴 것 같은 엄마들에게>(최민준 지음, 살림, 2016)를 권한다. 외동딸만 둔 나도 교사로 일하면서 도무지 이해가 되지 않는 행동을 일삼는 남학생들이 난해한 수학 문제를 푸는 것만큼이나 어렵게 느껴질 때가 많다. 그런 아들을 키우는 엄마들은 오죽하겠는가? 그러나 이 책은 아들 때문에 골머리를 썩이는 엄마들이 어떻게 아들을 통제해야 하는지에 관한 지침서가 아니다. 여자인 엄마 입장에서는 난해하기만 한 아들의 행동이나 비밀, 가능성 등을 쉽게 이해할 수 있는 사례를 모은 책이다.(본문 중)


저자는 일반인 이상으로 많은 책을 읽고, 다양한 책을 저술했습니다. 왠지 고귀할 것 같고 더 지적이라 책을 읽지 않는 사람들을 이해하기 힘들어하는 사람 같지만 책 내용은 그렇지 않습니다. 평소 책을 읽지 않으시는 분들이라도 자신의 상황에 맞는 적당한 책을 고를 수 있도록 상세한 설명과 함께 부담 없이 책들을 소개합니다. 게다가 적절한 유머를 곁들여 책을 읽고 싶은 마음까지 들게 합니다.


은근히 자신의 상황에 대해 동정심을 유발하며 읽는 이들로 하여금 자신의 편으로 만듭니다. 이 과정 자체가 매력적입니다. 독자가 저자를 동정한다는 사실을 인지하기도 전에 이미 일체화 돼 버립니다. 이런 글 쓰는 재능은 타고나는 것 같습니다. 그렇다면 선생님은 이 책을 단지 재미를 위해 쓰신 것인가? 이 책을 쓰신 특별한 계기가 있었던 것 같습니다. 제 생각으로는 좋은 것을 나누고 싶은 마음이 컸습니다. 머리말 중 이런 내용이 있습니다.


'사람은 다양한 이유로 힘들지만 다행히도 그 다양한 이유에 대한 해결책을 제시하는 책이 있게 마련이다. 그런 책을 소개하고 싶은 욕구가 이 책을 쓴 동기다.(중략) 제 아무리 첨단 기기가 발달하고 정보의 공유가 쉬워진 세상이지만 여전히 가장 접근하기 쉽고 믿을 만한 지식의 원전은 책이다. '책을 읽는다고 해서 돈이 되지는 않는다.'라는 명제는 다시 쓰여야 한다. 천국으로 가는 길은 수많은 책으로 뒤덮여 있다.'


결국 독서가 당장 돈이 되지는 않더라도 책 속에 길이 있고 대안이 있기에 책을 읽어야 한다는 것을 거부감 없이 글로 표현하셨습니다. 이런 목적이었다면 선생님은 성공하신 것 같습니다. 누구든 이 책을 읽으면 글 속에 소개된 책들을 읽고 싶다는 욕망이 들 것이기 때문입니다.

 

엉뚱한 이야기지만 박균호 선생님의 수업을 직접 들어보고 싶습니다. 단순 영어 문법과 독해 뿐 아니라 인문학적인 깊이로 얼마나 많은 이야기를 아이들에게 풀어놓으신지 궁금하기 때문입니다. 선생님은 오늘도 집안 권력 서열 2위인 사모님과 권력 서열 1위인 따님의 눈치를 보며 자신만의 공간인 서재에서 꿈을 꾸고 계실지 모릅니다. 하지만 그 꿈은 나쁘지 않습니다. 나누고자 하는 마음이 큰 사람의 글은 울림이 깊습니다. 


개인적으로 <독서만담> 2, 3편이 시리즈물로 계속 나왔으면 좋겠습니다. 책을 읽고 싶은 데 어떤 책을 골라야 할지 곤란하신 분들, 독서가 삶에 어떤 영향을 끼치는 지 궁금하신 분들, 교사는 다 재미없어 라고 생각하시는 분들, 일상이 따분해 한동안 웃지 못하셨던 분들께 이 책을 권합니다. 


선생님 말씀처럼 천국으로 가는 길은 수많은 책으로 뒤 덮여 있으며, 그 수많은 책을 독자의 입장에서 유쾌하게 소개한 책은 더 만나기 힘들 것입니다. 저는 이 책을 읽고 박균호 선생님과 페이스북 친구를 맺게 되었습니다. 선생님의 평소 삶이 책에서 소개된 것과 다르지 않았습니다. 책을 쓰기 위해 자신을 꾸미지 않았다는 것을 쉽게 알 수 있었습니다.


자신의 경험, 자신의 일상을 소재로 좋은 책들을 부담 없이 소개한, 보배 같은 책, [독서만담], 일단 한번 보시죠.

독서만담 - 10점
박균호 지음/북바이북


Posted by 마산 청보리

댓글을 달아 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