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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0월 26일은 특별한 날이었습니다. 지역의 건강한 마을 공동체, 푸른내서주민회가 창립 20주년 맞이 기념백서를 출간했고 심포지엄을 개최했습니다. 저는 평소에도 푸른내서주민회에 관심이 많았습니다. 제가 꿈꾸는 마을의 모습이기 때문입니다. 특별히 푸른내서주민회 회장님께서 저를 초대하셨습니다. 와서 들을 것이 있을 것이라는 말씀과 함께 말이지요. 고마웠습니다. 어려운 시간을 빼서 참석했습니다.

기념백서와 자료집을 받았습니다. 푸른내서주민회의 20년 발자취를 알 수 있었습니다. 열정있는, 대단한 분들이셨습니다.

2부로 심포지엄이 시작되었습니다.

오신 분들도 좋은 분들이었습니다. 자칭 푸른내서주민회 흑역사의 주인공 남재우 전 회장님이 사회를 맛깔나게 진행하셨습니다. 현 회장 이민희 회장님의 주민회 소개와 이야기도 유익했습니다. 부산에서 오신 김혜정님의 앞으로의 주민회의 나아갈 방향에 대한 조언도 좋았습니다.

"주민회가 좋은 일, 허드렛일만 하지 않았으면 좋겠습니다. 일꾼을 길러내야 합니다. 사람들을 변화시키는 데 중점을 두어야 합니다."라는 말씀이 인상적이었습니다. 마지막으로 김태훈 작가님의 다양한 공동체의 사례들 소개와 마을공동체를 위한 제언도 새겨들었습니다. 말씀을 들으며 절로 고개가 끄덕여 졌습니다.

사회자도 멋졌습니다.^^

기념사진 찰칵! 푸른내서주민회의 또 다른 힘, 내서에 살고 계시지 않은 분들도 많이 참석하셨습니다. 저를 포함해서 말이지요.^^

뒷풀이도 했습니다. 저는 뒷풀이는 참가하지 못했고 사진만 인용합니다. 처음부터 마무리까지 훈훈했던 날이었습니다. 제가 사는 진동에도 이런 마을 공동체가 활성화되기를 바랍니다. 마을이 건강해야 주민들도 행복할 수 있습니다. 그 과정과 결과를 확인할 수 있었던 자리였습니다.

푸른내서주민회가 20주년뿐 아니라 100년, 200년 계속되기를 기원합니다.^^


Posted by 마산 청보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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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민을 위한 도시 스토리텔링>을 읽었습니다. 김태훈씨가 쓴 책입니다. 저자는 지역문화정책 분야에 관심이 많습니다. 2011년 경남도민일보와 지역스토리텔링연구소를 세워 마산 원도심 스토리텔링 프로젝트를 기획 추진했고, 지역과 도시 스토리텔링 관련해 대학 강의와 글쓰기, 라디오 방송 등을 꾸준히 해오고 있습니다. 저서로는 <소리바다는 왜>(2010), <스토리텔링 레시피>(공저, 2014), <우리가 사랑한 빵집 성심담>(2016), <지역공동체와 미디어>(2017)등이 있습니다. 

저는 개인적으로 <우리가 사랑한 빵집 성심당>을 읽었습니다. 당시 이 책은 저에게 상당히 깊은 울림을 주었습니다. 해서 저의 버킷리스트에 대전 성심당 본점에 가서 갓 구워낸 튀김소보로 먹기가 생겼습니다. 물론 빵맛이 궁금한 것이 아니라 성심당의 경영 철학이 감동적이었기 때문입니다. <우리가 사랑한 빵집 성심당>은 당시 서평을 썼고 오마이뉴스에도 실렸었습니다.

 

1년이 지난 후 그의 새로운 책을 다시 접했습니다. <성심당>과는 책의 색깔이 달랐습니다. 뭐랄까? <성심당>은 에세이 같다면 <시민을 위한 도시 스토리텔링>은 논문 같았습니다. 그만큼 다양한 역사적 사례를 분석하고 외국 사례를 인용하며 지금의 대한민국 도시 스토리렐링의 현주소를 꼬집는 내용이 깊었습니다. 하지만 어렵지 않았습니다. 저는 이 책을 다 읽고 나서 “2018년 지방선거에 뜻을 두고 있는 이들에게 이 책을 꼭 읽어야 한다고 권하고 싶다.”라고 저의 SNS에 올렸습니다.

 

저자는 도시 스토리텔링을 단순 돈벌이로만 생각하는 지자체의 행태에 대해 강도 높게 비판합니다.

-도시 관계자들에게 스토리텔링은 거의 맹신에 가깝다. 스토리텔링만 잘하면 모든 문제가 해결될 것이라고 믿는 것 같다. 물론 우수 사례라고 불리는 곳들도 제법 있다. 서울의 북촌이라든지, 대구의 김광석 거리라든지, 통영의 동피랑이든지, 전주의 한옥마을이라든지 사람들 입과 소설미디어 타임라인을 오르내리며 유명세를 치르는 장소들이 그것들이다. 하지만 이들 사례를 과연 스토리텔링의 성공적인 결과라고 평가할 수 있을까? 관광객이 많이 찾아와 상권이 살아나는 것이 과연 스토리텔링의 목적이 되어야 할까? 이런 사례들과 마주할 때 나는 항상 질문한다. “스토리텔링이 과연 무엇일까?” “스토리텔링은 누구를 위한 것일까?” “도시를 스토리텔링 해야 한다면, 그 이유는 무엇일까?”(본문 중)

 

스토리텔링은 무엇인가?


-도시 스토리텔링이란, 도시의 정체성을 확립하는 데 필요한 성스로운 이야기를 발견 또는 창조하고, 이를 도시 구성원을 결속하기 위해 다양한 방법으로 보급, 확산, 내면화하는 일체의 활동을 가리킨다.(본문 중)


그렇습니다. 도시 스토리텔링이란, 지자체가 더 많은 돈을 벌기 위한 수단이 아닙니다. 즉 외부 관광객들을 더 많이 유치하여 우리 동네에 놀러와서 돈을 많이 쓰고 가는 것이 목적이 아니라는 말입니다. 스토리텔링이란 관광객들이 아닌 도시의 구성원들이 자부심을 가지고 도시민들이 결속하게 하는 일체의 활동이 되어야 합니다. 지자체가 이끄는 것이 아니라 시민들이 자발적으로 즐기며 참여하고 함께 만들어가는 것이 되어야 합니다. 하지만 지금까지 우리나라 도시들이 펼친 축제는 시민이 축제의 중심에서 사라지고 시민 또한 돈벌이의 수단이 되고 있습니다. 시민 대다수들은 그 돈벌이를 위해 일정 기간 불편을 감내해야 할 사람 취급을 당하기도 합니다.


-돈벌이 수단으로 기획한 각종 스토리텔링 사업들이 과연 목적을 이루고 있을까? 이른바 성공사례라고 불리는 유명 축제들은 성과를 숫자로 발표하기도 한다. 방문객 숫자가 몇 명이고, 그들이 지역사회에 미친 경제적 효과는 몇 백억 원 혹은 몇 천억 원에 이른다고, 그러니 그 열매가 과연 시민들에게 골고루 분배되고 있을까?(본문 중)

 

저자는 외부인에게 들려주기 위해 이야기를 가공하고 오히려 지역 공동체의 내부 갈등을 조장하는 빌미가 되고 있는 축제에 대해 우려를 표합니다. 관광객을 위한 축제가 아니라 내부인인 시민이 공감할 수 있는 우리의 이야기에 관심을 가져야 한다고 말합니다.

 

현재 우리나라에는 대략 2,000개가 넘은 지역 축제가 벌어지고 있습니다. 대부분의 축제가 도시를 부흥시킨다는 목적 하에 지역의 스토리텔링을 가공하여 행해지고 있습니다. 이에 스토리텔링을 잘못 활용하게 되면 지역이 어떻게 망가지는 지에 대해 이 책은 중점적으로 다룹니다. 그리고 도시가 발전하기 위해서 필요한 조건들을 이해하기 쉽게 제시합니다.

 

-건축가 승효상은 도시가 발전하기 위해서 세 가지 공간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첫 번째는 번잡한 공간이고, 두 번째는 휴식의 공간이며, 마지막 세 번째는 경건한 공간이다.(본문 중)

 

첫 번째 공간은 웬만한 도시에는 자연스레 형성됩니다. 두 번째 공간 또한 시민들의 삶에 관심을 가진 리더가 있었던 도시라면 어렵지 않게 구현되고 있습니다. 공원이나 아이들을 위한 공간이 그럴 것입니다. 마지막 세 번째인 경건한 공간을 가진 도시는 보기 어렵습니다. 아니 오히려 경건한 공간을 조성하려해도 반대하는 시민들이 더 많은 것이 문제입니다. 돈이 안된다고 하는 것이 그 이유라는 것이 더 슬프기도 합니다.

 

하지만 세 번째 공간이야 말로 도시공동체가 추구하는 가치를 직관적으로 보여주는 공간입니다. 도시의 이야기, 즉 스토리텔링과 직결되는 공간입니다. 광주의 망월동 5.18 국립묘지, 마산의 3.15국립묘지, 제주 4.3평화공원 등이 그곳들입니다. 이곳들은 도시민들에게 자신들의 정체성을 기억하게 합니다. 그 곳을 통해 지역민들이 하나가 될 수 있습니다. 도시에 대한 자부심, 너무 먼 과거가 아닌 현재, 우리 할아버지, 아버지의 이야기들로 인해 자신의 삶의 방향을 볼 수 있습니다. 도시의 역사가 자신의 역사가 되는 것입니다. 도시 스토리텔링은 축제 즉 수익사업이라는 수단으로 이용되어서는 안됩니다. 도시민들의 자긍심으로 연결되어 시민들의 삶을 하나로 묶어내기 위한 목적으로 계승 발전되어 나가야 합니다.

 

책에서는 세계 3대 축제 중 하나인 라 토마티나 축제에 사례를 언급하며 바른 도시 스토리텔링의 예를 소개합니다. ‘라 토마티나 축제는 소위 말하는 토마토 축제입니다. 토마토를 서로 던지는 축제지요. 저도 알 정도니 상당히 유명한 축제입니다. 그런데 이 축제를 보유한 도시가 흔히 아는 관광도시가 아니라는 것에 저자는 주목합니다.


-부뇰(토마토 축제를 개최하는 도시)에는 변변한 관광 인프라가 없다. 호텔이라고 이름 붙은 곳이 한 군데 있지만 우리나라의 웬만한 모텔 크기밖에 안된다. 축제 공간 홈페이지에서 소개하는 숙소가 세군데 더 있지만 모두 여인숙이나 민박 수준이다. 머물 공간이 없으니 돈 쓸 공간도 많지 않다. 부뇰의 서비스 공간은 1만명 시민의 수요에 맞춰져 있다...그러니 1년 중 하루 5만명이 다녀가는 축제가 열려도 동네 경제에 특별히 도움이 되지 않는다...그들은 돈벌이가 아니라 마을의 기본과 공동체를 지키는 데 집중했다...‘라 토마티나 축제는 부뇰 시민들을 연대하고 하고, 결속시키는 데 매우 효과적인 장치이기 때문 아닐까? 관광 수익을 위해 공동체적 연대를 훼손시킬 수는 없다고 판단했기 때문 아닐까?(본문 중)

 

축제가 마을 사람들을 연대하게 하고 함께 즐기는 것에 초점이 맞춰져 있기에 부뇰 시민들은 불편함을 감수하면서도 즐겁게 축제를 준비한다고 했습니다. 물론 위에서부터의 준비가 아닌 이제는 전통이 되어 버린 동네사람들, 모두가 준비를 한다고 했습니다. 하지만 오늘날 우리나라 도시 축제들 상당수는 공동체 구성원이자 축제의 주인인 시민에 대해 거의 고민하지 않고 있습니다. 공동체의 유기적인 연대와 조화, 그리고 결속을 이끌어 낼 수 있는 방법을 축제에서 찾아야 합니다. 축제의 기획은 더 많은 수익창출이 아니라 공동체를 위한 방법부터 시작되어야 합니다.

 

책에는 도시의 탄생, 도시 마케팅, 한국의 스토리텔링 담론, 지방자치와 도시 스토리텔링, 권력자의 도시 서울, 도시의 인물, 랜드마크, 공동체의 정체성, 축제의 본질, 문화예술과 스포츠, 사회체육과 공동체 네트워크, 향토기업과 향토음식, 공동체 미디어와 스토리텔링 네트워크 등 아주 많은 부분을 다루고 있습니다. 하지만 전혀 어렵거나 어색하지 않습니다. 책을 덮은 후 알게 되었습니다. 저자는 모든 도시민들이 더 많은 돈을 벌며 잘살기 위한 방법을 제안하기 위해 이 책을 쓴 것이 아닙니다. 저자는 돈 보다 앞서는, 우리가 잊고 사는 무엇인가가 있다는 것을 일깨워주기 위해 이 책을 썼습니다. ‘돈 없으면 어떻게 살아? 손해 보려면 뭐하려고 축제를 해?’라고 생각하시는 분들께도 이 책을 권하고 싶습니다. 차라리 예전에는 우리 모두가 배고팠다고 하지만 옆집 가족이 굶어죽게 놔두지는 않았었습니다. 우리에게도 그런 공동체적 사회였었던 적이 있었습니다.

 

지금도 저는 도시를 기반으로 정치를 하려는 분들께 이 책을 권합니다. 정치를 생각하시는 분들이 있다면 조용히 말하고 싶습니다.

도시는 당신의 임기 동안 치적을 쌓기 위한 곳이 아닙니다. 다음 선거 때 활용될 업적을 쌓기 위한 공간도 아닙니다. 당신들이 도시의 수장이 되기 훨씬 전부터 도시에는 이야기가 있어 왔습니다. 그 이야기를 포장하고 많이 팔았다고 해서 당신이 위대해 지는 것이 아닙니다. 당신을 위해 수많은 도시민들이 피해를 보고 있는 것은 아닐는지요. 도시는 한 개인, 수장을 위해 존재하는 공간이 아닙니다.”

지금의 대한민국은 축제라는 잘못 활용되고 있는 스토리텔링으로 인해 지역사회가 분열되고 있는 사례가 많습니다. 스토리텔링은 오직 축제만을 말하는 것이 아닙니다. 어떻게하면 지역 공동체가 살아날 수 있고, 지역민들이 행복한 공동체를 만들 수 있을 것인가? 저자가 제시한 내용들을 보면 그 방법은 그리 어렵지 않았습니다. 결국 사람이 먼저라는 것을 알고 실천하면 될 일들입니다.

책의 프롤로그로 글을 맺습니다.

 

-도시의 스토리텔링은 단순히 관광객을 유치하거나 건물 임대료를 높이기 위한 스토리텔링이 아니라 시민의 삶을 풍요롭게 만드는 스토리텔링이어야 한다. 스토리텔링의 본질이 그러하다.(프롤로그 중)

시민을 위한 도시 스토리텔링 - 10점
김태훈 지음/피플파워


Posted by 마산 청보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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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평을 쓰다보면 여러 현상들을 마주하게 됩니다. 

생각보다 너무 잘 쓰져서 기분 좋은 책이 있습니다.

너무 소개할 것이 많아 내용 줄이는 것이 힘든 책도 있습니다.

이건 뭐, 어떻게 써야 할 지 난감한 책도 있습니다.


또 하나, 너무 큰 감동에 어떻게 적어야 책의 온기를 그대로 전할수 있을 지 고민되는 책도 있습니다.


'우리가 사랑한 빵집, 성심당'은 바로 그런 책입니다.


내용이 좀 길지만 책 안지에 있는 소개글을 그대로 옮깁니다.


주인공 성심당은 1956년 밀가루 두 포대를 자산 삼아 대전역 노점 찐빵집으로 물을 열었다. 이후 60년 동안 "우리 곁에 불행한 사람을 둔 채로 혼자서는 절대 행복해질 수 없다."는 신념에 따라 나눔을 최우선 가치로 삼아 매월 3천만원 이상의 빵을 대전 시내 양로원과 고아원 등지에 기부해왔다. 2005년 큰 화재로 위기에 봉착했으나, 직원들과 시민들의 도움으로 기적적으로 재기에 성공했다. 2014년 한국을 방문한 프란치스코 교황의 식탁을 위해 KTX로 매일 갓 구운 빵을 배달해서 더 유명해진 성심당은 이제 직원 4백여 명이 함께하는 대전의 자부심이자 대전 청년들이 일하고 싶은 기업 1위로 꼽히고 있다. 무엇보다 'EoC(Economy of Communion)-모두를 위한 경제'를 적극 실천, 한국 경제 전반에 새로운 대안이 될 수 있는 기업 경영 사례로 주목받고 있다. -소개글 중


성심당에 대한 설명은 위의 글로 정리됩니다. 이 책은 위의 내용을 시간의 순서에 따라 자세히 풀어쓴 내용으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흥남부두에서 탈출한 임길순

전쟁은 잔인함은 임길순(성심당 창업자)씨도 비켜가지 않았습니다. 다시는 기억하고 싶지도 않을 바람 차고 화염에 휩싸이는 흥남부두를 뒤로 하고 임길순 일행은 탈출에 성공합니다. 당시 임길순씨는 다짐합니다. '이번에 살아날 수 있다면 평생 어려운 이웃을 위해 살겠다.' 그리고 이 생각은 지금까지도 성심당의 기본 정신으로 흐르고 있습니다. 


성심당이 대전에 자리를 잡게 된 것도 기막힌 우연입니다. 원래 임길순씨 가족의 목적지는 서울이었으나 대전역에서 기차가 고장나 멈춰서는 바람에 대전에 자리를 잡게 된 것입니다. 임길순씨네 가족은 독실한 천주교신자집안이었기에 삶의 많은 부분이 성당과 맞닿아 있습니다. 대전에 내린 후 임길순씨는 대전역에서 가까운 대흥동성당에 찾아갔고 오기선 신부를 만납니다. 오기선 신부는 임길순 가족의 자초지종을 듣고는 밀가루 두 포대를 건네주었습니다. 이 밀가루 두 포대로 임길순 부부는 가족들과 나눠 먹지 않고 찐빵장사를 시작합니다. 이웃과 나누기 위함이었지요. 이순간이 바로 대전 성심당의 첫 출발이었습니다.


성심당의 정신들

책을 읽다 보면 성심당을 뜻하는 단어들을 계속 접하게 됩니다. 성심, 은행동 153번지, 튀김 소보로, 혁신, 나눔, 도전, 성심당은 노력하는 빵집이었습니다. 더 많은 이윤을 위해 노력한 것이 아니라 더 많은 사람들과 더 좋은 것을 나누기 위한 노력을 하는 빵집이었습니다. 임길순님께서 돌아가신 후 그의 아들 임영진(현 성심당 대표)님도 아버님의 뜻을 받들어 많은 노력을 합니다. 아직도 미완이라고 자평하는 튀김소보로부터 포장빙수, 생크림케익, 시민들과 소통하는 다양한 이벤트를 개최하는 성심당은 이미 그냥 빵집이 아니었습니다. 대전의 문화 트랜드이며 대전 시민들의 자부심이었습니다.


순탄치 않았던 성심당의 길

1990년 초반까지 성심당의 질주는 계속 되었습니다. 이후 슬럼프에 빠졌고 거듭되는 악재에 가까스로 버텼지만 한 번 꺾인 성장세는 좀처럼 회복되지 않았다. 그리고 2005년 1월 22일, 성심당은 하루 아침에 잿더미로 변해버렸다. - 본문 중


1990년대 성심당이 힘들었던 요인 중 프랜차이즈 베이커리의 등장이 주요한 요인이었습니다. 1988년 주식회사 샤니가 파리바케트를 내 놓으며 돌풍을 일으키기 시작했고 같은 해 크라운제과도 크라운베이커리를 세상에 선 보였습니다. CJ그룹의 뚜레쥬르는 조금 늦은 1997년 시장에 뛰어 들게 됩니다. 대형프렌차이즈의 빵 시장에로의 진출은 동네빵집으로서는 분명 악재였고 성심당도 예외일 수 없었습니다. 게다가 대전 원도심도 쇠퇴하며 성심당은 여러모로 힘들게 됩니다. 그 후 2005년에 난 큰 불은 성심당이 대전에서 없어지더라도 더 이상 이상할 것이 없을 정도로 심각한 일이었습니다. 하지만 성심당은 가족같은 직원들과 대전시민들의 힘으로 어려움을 이겨냈고 더 큰 빵집으로 성장하게 됩니다. 물론 이 모든 변화의 바탕에는 '성심당다움'이 있었습니다.


남해의 봄날 정대표와 김태훈저자의 책빵콘서트(사진 오른쪽이 김태훈님)


거룩한 노동 성심당

성심당은 일반 기업들과는 다릅니다. 일반 기업들 처럼 최대의 이윤을 창출하기 위해 노력하는 곳이 아닙니다. 사랑과 나눔의 문화를 이루며, 모든 이가 다 좋게 여기는 일을 하며, 정직한 먹거리를 사용합니다. 법을 지키고 직원들을 가족 그 이상으로 대합니다. 한가족 신문을 만들어 직원들과 소통하며 직원들을 격려하고 사랑으로 대합니다. 대전 시민들에게 감사하며 돈을 쫓아 빵집을 경영하지 않습니다. 


성심당 본 집 1층 골목길에 보면 수도꼭지 하나가 바깥으로 나와있습니다. 성심당 근처의 포장마차들이 맘 편하게 쓸 수 있도록 일부러 설치한 것이라고 합니다. 포장마차분들이 장사에 필요한 물을 성심당에서 무상으로 마음 껏 받아 쓸 수 있습니다. 성심당은 포장마차들 때문에 손님이 뺏긴다고 생각하지 않습니다. 함께 산다고 생각합니다. 성심당이 어마하게 돈을 많이 벌어서가 아닙니다. 성심당은 나누기 위해 존재하기 때문입니다.


책에는 훨씬 많은 사연과 감동적인 이야기들로 가득차 있습니다. 사실 개인적으로 이 책을 처음 펼쳤을 때 글자가 커서 좀 놀랬습니다. 알고보니 책을 출간한 '남해의 봄날'이라는 지역의 출판사에서 눈이 나쁘신 어른들도 쉽게 보시라고 배려한 것이라고 하더군요. 글자가 크지면 페이지 수가 늘어나고 그럼 출판사입장에선 무조건 이득이 나는 상황이 아닌데도 말이죠. '출판사 또한 성심당과 마음이 통하는 구나.' 며 작은 감동을 하였습니다.


제가 글 재주가 신통치 않아 대전 성심당의 이야기를 오롯이 전달하진 못한 것 같습니다. 사실 생각같아선 책의 내용을 전부 옮겨 적고 싶었습니다. 그 만큼 감동적인 책이었습니다. 정확히 말하면 성심당이 감동스러운 빵집이었습니다. 책을 읽은 후 저자와의 인터뷰를 시도했습니다. 저자는 김태훈씨였고 마음이 궁했는지 글로서나마 만날 수 있었습니다.


-성심당, 이 책을 다 쓰시고 나서 든 생각은 무엇이었는지요?

 홀가분하다는 생각이 먼저 들었습니다. 성심당의 60년이 결코 짧은 시간이 아니고, 또 워낙 많은 사연을 갖고 있는 곳이라 책 한 권으로 묶어내는 게 쉽지는 않았습니다. 글을 쓰려면 어떤 부분은 부각시키고 어떤 부분은 생략하는 편집을 할 수밖에 없는데, 혹시 제 관점이 누가 되면 어쩌나 하는 부담도 있었습니다. 다행히 성심당 측에서 제 관점에 특별히 이의를 제기하지 않았습니다. 오히려 어떤 부분은 생각지도 못한 부분을 발굴하고 짚어줘서 고맙다는 말씀도 하셨습니다. 그때는 감사한 마음에 보람을 느꼈습니다.


-책을 쓰던 중 애로사항은 없었는지요.

 한창 원고를 쓸 때가 2016년 초부터 3월 말까지였습니다. 그 때 원고의 80%는 쓴 거 같습니다. 책을 쓸 마땅한 공간이 없어서 상당 부분을 집에서 작업했는데 아무래도 아이들 수발들고 가사일도 거들면서 하다보니 흐름이 자주 끊겼죠. 다시 흐름을 찾는 게 좀 어려웠습니다만 다행히 글을 마쳤네요.(영언이, 시언이 덕분이야. 아빠가 사랑해.^^)


-이 책이 세상에 나오고 나서 달라진 점을 느끼시는지?

 사실 저는 잘 모르겠어요. 하지만 성심당의 임대표님과 김이사님은 책 나온 뒤 변화를 느끼시는 것 같습니다. 매출 증대 같은 사업의 변화가 아니라 관심의 변화라고 알고 있습니다. 그냥 착한 빵집 정도로만 알았는데, 그 이상의 스토리가 있다는 걸 책을 통해 많은 분들이 알게 된 거죠. 언론도 그 부분을 많이 다뤄주셨어요. 덕분에 성심당 경영에 관한 여러가지 관심과 요청이 많아졌다고 합니다. 최근에는 김이사님께서 가톨릭 주교회의에서 이 책을 가지고 발표도 하셨다고 하네요.


-성심당의 기업철학이 빵집이 아니라 다른 기업체에도 가능하다고 보시는지요.

 당연히 가능합니다. 이미 다른 나라에서 이념을 같이하는 EoC(Economy of Communion-포콜라레 운동 창설자 끼아라 루빅에 의해 시작된 기업이념으로 세상의 빈곤을 함께 짊어지자는 경영방식)기업들이 많이 있습니다. 필리핀에서 가난한 사람들에게 저리융자를 해주는 은행이 EoC기업입니다. 이탈라아에선 상당수의 협동조합이 같은 이념을 따릅니다. 세계의 EoC기업 중에 성심당이 빵집으로선 유일한데, 어쩌면 그 만큼 빵집이 EoC 기업이념을 따르기가 어렵다고도 해석할 수 있습니다. 빵집이냐 아니냐는 중요한 문제가 아닌 것 같습니다. 특히 눈여겨 볼 대목은 성심당 경영이 가장 어려울 때 이 기업이념을 가져와서 실천했다는 점입니다. 빚이 50억원일때 기업 재정상태를 직원들에게 공개했고, 또 세금도 100%정직하게 냈습니다. 회사 어려운 거 직원들도 다 아는데, 그걸 구체적인 숫자를 보면서 납세까지 철저히 하겠다고 하니 직원분들 중에서도 이해하기 힘들어 했던 분들도 있었다고 합니다. 그 시점에서 보면 EoC를 안한다고 해도 당연한 거라고 모두가 수긍할 상황이었습니다. 하지만 임대표는 그걸 버텨냈고 마침내 상황을 역전까지 시켰습니다. 성심당이 할 수 있다면 다른 모든 기업들도 할 수 있으리라 생각됩니다.


-독자분들께 하고 싶은 말씀이 있으시다면?

 이번 촛불집회를 보면서 우리 사회에 좋은 뜻을 갖고 계신 분들이 정말 많다는 확신을 하게 됐습니다. 직장생활을 하든 회사를 경영하든 수익만을 보지 않고 사람을 보고 공동체를 생각하는 분들이 참 많다고 믿습니다. 하지만 우리 사회를 지배하는 논리는 그 분들에게 끊임없이 좌절감을 안겨 준 것 같습니다. 의미있게 성장하거나 덩치가 커지면서 집요하게 견제해서 주저 앉힌다든지, 돈과 권력이 결탁해서 제도적인 진입장벽을 만들어, 뜻있는 사업자를 좌절시킨다든지 하는 그런일들이 참 많습니다. 저는 성심당 이야기가 그런 분들에게 조금이라도 용기를 줄 수 있지 않을까 기대해 봅니다. 나눔을 실천하면서, 이웃을 생각하면서, 거래처와 신의를 지키면서, 직원들의 처우를 적극적으로 고려하면서도 얼마든지 성공할 수 있다는 것, 지역 사회에 뿌리내려 시민들과 호흡하는 기업을 만들 수 있다는 사실에서 위로와 격려를 받으셨으면 좋겠습니다.


-감사합니다.


책빵콘서트

현재 이 책의 저자인 김태훈님은 직접 성심당의 전폭적인 빵 후원을 받아, 빵을 싸들고 독자분들과 만나고 있습니다. 혹시 근처이신 분들은 만나보시지요.



성삼당스러운 사람들

2대 성심당 대표이사 임영진님, 이 책을 쓰신 김태훈님, 이 책을 출간한 남해의 봄날, 이 책을 읽고 감동하여 책을 많은 이들에게 전하려는 분들, 성심당을 취업하고 싶은 기업 1위로 선택한 대전청년들, 대전에서 택시만 타면 성심당 칭찬에 운전을 제대로 못하시는 대전의 택시운전기사분들, 성심당이 대전의 자부심이라고 뿌듯해 하시는 대전시민분들, 그리고 성심당이 있는 대전을 가슴에 품고 있는 대한민국민들...


모두가 함께 하면 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나라의 형세를 보고 속이 너무 상하신 분들께 이 책을 권합니다. 세상은 기울어진 운동장이라며 한탄하시는 분들께 이 책을 권합니다. 내 아이는 공부를 못하니 답이 없어라고 걱정하시는 분들께 이 책을 권합니다. 대한민국사회는 천민 자본주의국가라서 미래가 없다고 분노 하시는 분들께 이 책을 권합니다. 그래도 세상은 아름답지 않을까? 라고 가끔 하늘을 보시는 분들께 이 책을 권합니다.


거대한 책은 아닙니다. 위대한 책도 아닙니다. 단지 우리 이웃의 살아가는 이야기입니다. 누구나 쉽게 이야기하는 것을 실천하고 사는 소시민들의 이야기입니다. 


2017년 정유년이 밝았습니다. 성심당의 철학이 온 세상을 덮었으면 좋겠습니다. 나눔의 철학이 대한민국을 따뜻하게 안으면 좋겠습니다. 이 책은 대한민국민 모두가 읽었으면 좋겠습니다. 그랬으면 좋겠습니다.


이 책은 참 좋은 책입니다.


Posted by 마산 청보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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