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립대안 김해금곡고등학교 이야기

김해금곡고등학교의 특별한 추석맞이

마산 청보리 2023. 9. 26. 10:08

 

지난 9월 22일(금), 김해금곡고에선 특별한 행사가 있었습니다. 위의 포스터처럼 'Fall짝 Fall짝 추석행사'가 그것인데요. 학생회에서 준비했습니다. 추석을 맞이하여 전교생, 교사, 학부모가 함께  참여하는 행사였습니다.

행사는 전교생이 가사실에 모여 송편을 빚는 것부터 시작했습니다. 김해금곡고는 2023년 9월 현재 전교생이 40명인 작은 학교입니다. 해서 다 같이 송편을 빚는 데 어려움이 없었습니다. 행사 시작 전 학생회장이 안내했습니다.

"이번 행사는 우리만 즐겁게 노는 것이 아니라 평소 인사하지 못했던 분들께 송편을 나누는 것이 목적입니다. 해서 학생 여러분들께 부탁합니다. 우리 정성을 다해 송편을 만듭시다."

학생들은 흔쾌히 협조했고 송편을 만드는 데 정성을 다했습니다. 준비한 재료로 송편을 모두 만든 후 송편을 찌는 시간이 되었습니다. 이 때! 학생회가 준비한 단체 인간 윷놀이 행사가 진행되었습니다.

학생, 교사, 학부모가 모여 단체 윷놀이를 했습니다. 시간 관계상 말은 두명으로 했습니다. 즉 인간말로 하는 윷놀이 였는데 그 방식이 재미있었습니다. 상대 말을 잡을 때 그냥 잡는 것이 아니라 말끼리 밀어내기 게임을 하여 이기면 상대 말을 잡고 지면 상대말과 같이 서 있는 방식이었습니다. 어느 팀이 이길 지 도저히 예상하기 힘들었습니다.

팀은 1학년팀, 2학년팀, 3학년팀, 교사팀, 학부모님, 5개팀으로 진행했습니다. 각 팀이 윷을 던질 때마다 환성과 웃음, 아쉬움의 소리가 강당을 가득 메웠습니다.

윷놀이는 2학년팀이 역전하여 우승을 차지했습니다. 2학년들의 환호성과 축하해주는 분위기로 상당히 유쾌했습니다. 신기하게 윷놀이가 끝나니 딱! 송편이 잘 쪄져 있었습니다. 전교생은 가사실로 내려와 송편을 포장하는 작업을 같이 했습니다.

학생들은 분업하여 잘 했습니다. 송편을 포장하는 학생, 용기에 담는 학생, 인사글을 쓰는 학생, 배달하는 학생으로 착착 준비되었습니다.

송편 포장을 다 한 뒤 처음 방문한 곳은 학교 앞에 있는 마을회관이었습니다. 미리 이장님께 연락드렸고 같이 가고자 하는 모든 학생들과 같이 갔습니다. 전화드린 시간보다 30분 정도 늦게 도착했습니다. 그래도 동네 어르신들께서 기다리고 계시더군요. 학생들이 송편을 가지고 들어가서 인사드렸습니다.

"할아버지, 할머니 고맙습니다. 추석 잘 보내시고 건강하세요. 송편 맛있게 드시면 좋겠습니다."

"아이고, 우리는 줄 것도 없는데 참 고맙네. 맛있다. 송편, 내년에도 기대해도 되나?"

할머니의 따뜻한 말씀에 학생들도 같이 웃었습니다.

다음으로 동네 파출소에 갔습니다. 파출소는 미리 연락드리지 못하고 갔습니다. 실례일수도 있었지만 경찰분들께도 학생들을 반갑게 맞아주셨고 고마워 하셨습니다.

소방서도 방문했습니다. 소방관분들이 환대해주셔서 학생들도 뿌듯해 했고 선생님들도 감동했습니다. 송편이 특별한 음식은 아니지만 적어도 이 날만큼은 서로에게 따뜻한 음식이었던 것 만큼은 분명했습니다.

보통 학교 행사하면 학교 안에서만 이루어지는 것이 대부분입니다. 그런데 2023년 김해금곡고 학생회는 학교 뿐 아니라 동네까지 아우르는 행사를 기획, 진행했습니다. 선생님들은 단지 학생들이 필요하다는 것을 준비하고 지원한 것 뿐입니다. 학생들도 뿌듯해하고 선생님들은 대견했으며 학부모님들은 감동하셨습니다. 

우리학교 학생들이 스스로 알아서 이런 행사를 기획했다는 것이 고마웠습니다. 송편 나누기 행사는 올해 처음이었지만 행사진행 과정에서 학생들 표정을 보니 앞으로도 계속 진행될 것이라는 확신이 생겼습니다.

학교는 배우는 곳입니다. 지식 뿐 아니라 함께의 가치를 배우는 것 또한 중요합니다. 선생님들이 일일이 지도하지 않아도 스스로 해내는 학생들이 대단합니다. 이런 학생들과 같이 생활하는 것이 자랑스럽습니다.

추석이 모두에게 행복한 명절이 되기를 바랍니다. 이곳은 김해금곡고등학교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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