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용만 53

연휴 마지막 날.

2004.7.18 아침일찍 선생님들과 등산을 갔다. 만나는 시간은 아침 8시. 장소는 학교. 보통때보다 더 빠른 시간에 학교에 출근(?)했다. 차를 타고 황매산에 다녀왔다. 정말 간만에 가보는 가파르고 럭셔리한 산이었다. 약 3시간정도의 코스.. 장엄한 산이었다. 산을 오르며 많은 생각을 했다. 무아의 경지에 이러렀을까... 내일 우리 아이들을 어떻게 봐야 할지에 대한 생각을 했다. 뭐니뭐니해도 영이에 대한 생각이 제일 컸다. 난 머리가 나쁘다. 그것을 오늘에서야 재확인했다. 뭔가 뚜렷한 대책이 떠오르지 않는다. 한참을 헉헉~거리며 오르다가 문득 떠오른 것은. '그래. 내일도 축구하자!' 영이는 축구를 좋아한다. 이놈이 저번에도 학교 간다해놓구선 학교 오다가 집을 나갔다. 내일은 우리반 친구를 한명 붙였..

홍이의 아픔.

2004.7.17 우리반에 홍이라는 친구가 있다. 학기초에 심한 반항끼로 걱정을 했던 친구다. 어머님의 걱정또한 심하셔서 학기초에 나와 많은 대화를 나누었던 친구다. 활발한 친구다. 하지만 최근들어 부쩍 얼굴이 좋지 않다. 물어보니 '선생님. 우리 부모님께서 심하게 싸우셔서 이혼을 할려고 하십니다. 전 너무나 힘듭니다. 지금은 어머님과 살고 있지만 부모님께서 힘들어 하실까봐 집에서는 힘든 표정을 짓지 않습니다...' 처음에 이놈의 말을 듣고 어찌나 대견한지.. 이놈은 알수 없는 놈이다. 한번씩 보면 너무 어른스럽고 한번씩 보면 너무 껄렁하다. 하지만 나와 대화를 할때는 적어도 천진난만하며 똑똑하다. 이 친구는 땀이 너무 많이 난다. 무슨 병이 아닌가 해서 병원에 가보라 하니 병은 아니랜다. 오늘은 진이도..

축구하는 날

7월 15일. 목요일.. 오늘은 우리반 놈들과 축구하기로 한 날이었다. 3시 30분에 마치고 청소안하고 운동장에 집합!!! 일이 있는 친구들은 먼저 가고 우리반의 20명의 축구매니아들이 모였다. 나도 먼저 가는 우리반 놈에게 학교체육복을 빌려입고 나갔다. 어울리더군.ㅋ 야구부가 또 운동을 하기 때문에 학교 운동장을 마음대로 쓸수 없다. 우리는 3시 30분부터 4시 30분까지 1시간동안 쉬지않고 뛰었다. 난 약한 팀에 들어갔고 우리팀은 한명이 적었다. 하지만 우리는 승패에 연연하지 않고 열심히 뛰었다. '인아 패스!!!' '성아 슛~~~!!!' ' 오~~~규 잘막았어!!' 축구하면서도 아이들 칭찬하랴 걱려하랴 골 넣으랴.. 정말 재미있었다. 1시간동안 쉬지 않고 뛰었더니 우리반 놈들과 나는 모두 얼굴이 홍..

엄청나게 내린 비.

2004.7.14 아침 8시 20분을 전후해서 엄청난 양의 비가 내렸다. 이 비는 바람의 방향에 따라 움직이는 것이 눈에 보일정도로 엄청난 양이었다. 게다가 곧이어 연속되는 번개와 천둥소리.. 아이들은 교실에서 우아~~~하며 구경하고 떠들었지만 아직까지 학교에 오지 않은 아이들이 너무나 걱정되었다. 해서 오늘은 지각없는날! 이 되었다. 원래 오늘 마치고 우리반은 축구를 하기로 했었다. 하지만 오후에 비가 안오다가 또 축구할때 쯤에 비가 와서 우리들만의 축구는 연기되었다. 꼭! 다음에는 축구하자고 우리 아이들은 외치고 집에 갔다. 모두들 가고..난 또 영이를 찾으러 아이들이 영이를 봤다는 시내로 갔다. 근처의 오락실과 피씨방 .. 그리고 그곳에서 영이 집까지 걸어오며 피씨방등을 둘러 보았지만 없었다. 간 ..

유서쓰기

2004.7.12 집단 상담에서 한번씩 사용하는 방법입니다. 아이들에게 24시간 후에 죽을 것이라는 상황설정을 하고 유서를 쓰라고 하는 것이죠. 드디어 오늘 우리반이 유서를 쓰는날.. 너무나도 진지하게 쓰는 우리 아이들을 보고 한번더 감동했습니다. 20분의 시간이 흘렀고 한명..한명씩 유서를 들고 나왔습니다. 제가 하나씩 읽어 보고 아이들에게 읽어 주었습니다. 조용한 분위기에서 아이들도 집중하고..친구들의 유언을 들으며 우아~~~하는 분위기와 웃는 분위기 .. 아주 조용한 분위기..등 오늘 아이들은 다시한번 삶의 소중함과 가족의 소중함을 깨달은 듯 했습니다. 전 단순히 유서만을 써라고 한 것 뿐인데.. 우리 아이들은 너무나도 많은 것을 깨달은듯 했습니다. 훌쩍이는 친구도 있었습니다. 그리고 다 쓴뒤 아이..

비오는 일요일

2004.7.11 어제밤부터 우리반 부반장놈으로부터 계속 전화가 왔다. '선생님 내일 인라인 타러 갑시다.' 피곤했다. 영이일도 정리되고 수행평가채점도 해야되고 왠지 피곤했다. 하지만 이놈은 계속 앵겨붙는다. '누구누구하고 같이 가려고 합니다. 같이 가시죠.' '좋다. 내일 아침에 전화하마.' 전화를 끊었다. 나의 작업은 12시 40분쯤에 끝났다. 야호~~!!! 즐겁게 잤다. 늦잠 잘 생각으로 알람도 모두 끄고 맘편히 누워서 잤다. 아침에 눈을 뜨니 8시 30분.. 별로 많이 못잔 것 같아 억울했다. 하지만 혹시나 이놈들이 기다릴까바 전화를 했다. '진아(부반장이름이다.) 10시에 보자.' '네! 알겠습니다.' 즐거워하더라. 무거운 몸을 일으키며 앉는데 좋아하는 이놈의 얼굴이 떠오르며 웃음이 났다. 준비..

깨끗하게 맞이한 토요일.

2004.7.10 오늘은 우리학교 체험활동이 있는날.. 난 국악활동을 맡고 있기에 열심히 아이들을 가르쳤다. 우리반 놈들의 오늘 활동은 요리활동. 영이가 왔는지 반장을 통해서 확인했다. 그때의 기분이란..^-^ 오늘 영이랑 목욕탕 가기로 했다. 12시쯤에 전화하기로 했는데 이놈이 전화가 없는 것이다. 아침에는 전화를 해서 어제 집에 들어간뒤 전화를 안드려서 죄송하다고 말했던 놈이..정작 목욕탕 가기로 한 약속은 잊은듯 했다. '그래 그럴수도 있지.' 난 수행평가를 채점하고 있었다. 그런데 3시쯤되어 이놈한테 전화가 왔다. '샘! 목욕하로가야지요' '이놈아 시간이 몇시냐! 샘 지금 일한다!' '그래도 목욕가야지예!' 으...사실 화가 났다. 이 놈은 지 놀거 다 놀고 이제서야 전화하면서, 난 월요일 까지 ..

영이를 만났다.

2004.7.9 혹시나..하고 학교에 갔다. 아침 8시부터 교실에 앉아 있었다. 일찍 오는 녀석들부터 도란도란 앉아 이야기 꽃을 피우고 있었다. 8시 30분이 다가오는 시간.. 영이는 오지 않았다. '한번씩 지각을 하니깐..' 나 스스로를 위로했다. 9시.. 영이는 오지 않았다. 종례가 끝나고..1교시가 끝나고..점심시간이 끝나고.. 영이는 오지 않았다. 5교시에 영이가 어제 얘기했던 장소를 찾아 모 학생과 함께 갔다. 영이는 없었다. 하지만 그 곳에 계신분의 연락처를 가져왔고 나의 연락처를 드렸다. 내일 오전에 한번더 가보기로 했다. 학교로 와서 영이의 사진이 담긴 전단지를 만들었다. 내일또한 오지 않으면 그 장소로 가서 주위분들에게 돌릴 생각이다. 영이의 삼촌과 할머니와 계속 통화를 했다. 우리반 친..

영이의 결석.

2004.7.8 혹시나..하고 학교에 갔다. 아침 8시부터 교실에 앉아 있었다. 일찍 오는 녀석들부터 도란도란 앉아 이야기 꽃을 피우고 있었다. 8시 30분이 다가오는 시간.. 영이는 오지 않았다. '한번씩 지각을 하니깐..' 나 스스로를 위로했다. 9시.. 영이는 오지 않았다. 종례가 끝나고..1교시가 끝나고..점심시간이 끝나고.. 영이는 오지 않았다. 5교시에 영이가 어제 얘기했던 장소를 찾아 모 학생과 함께 갔다. 영이는 없었다. 하지만 그 곳에 계신분의 연락처를 가져왔고 나의 연락처를 드렸다. 내일 오전에 한번더 가보기로 했다. 학교로 와서 영이의 사진이 담긴 전단지를 만들었다. 내일또한 오지 않으면 그 장소로 가서 주위분들에게 돌릴 생각이다. 영이의 삼촌과 할머니와 계속 통화를 했다. 우리반 친..

영이의 외박

2004.7.7 영이라는 학생이 있다. 집안도 어려운데다가 학생또한 성적이 상당히 저조한.. 하지만 내가 개인적으로 상당한 관심을 가지고 있는 친구가 있다. 이 친구는 축구를 아주 좋아한다. 그리고 아주 밝다. 학기 초에 우리반 반장친구와 이놈집에 가정방문을 다녀왔다. 내 또래의 삼촌이 집에 계셨고, 할머니께서는 일하러 가셨고 부모님은 멀리 계셔서 거의 한번씩 온다고 하셨다. 집은 상당히 허름했다. 하지만 집 앞에 마당이 있었고 그곳에 심겨있는 여러 수목들이 상당히 향긋했다. 이 친구의 방또한 아늑했다. 비록 아이들의 필수 물건인 컴퓨터 라는 것만 없을뿐 있을 것은 다 있는 아늑한 방이었다. 오늘 이 친구의 할머니로부터 전화가 왔다. 이 친구가 몇일간 집에 들어오지 않는다고 하신다. 상당히 당황했다. 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