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용만 53

가정방문.

2011.11.23 우리반에 훈이가 있다. 이녀석은 일년을 학교를 더 다니고 있다. 즉 나이는 2학년인데 학교를 다시 들어와 1학년에 다니고 있다. 처음에는 이 놈이 문제아여서 반 분위기를 망치진 않을까.. 걱정하며 지켜봤던것이 사실이다. 하지만 내 예상은 빗나갔다. 너무나 성격이 좋고 붙임성이 좋아 아이들과 즐겁게 생활을 잘 하고 있다. 고마울 따름이다. 하지만 훈이의 단 한가지 단점은! 바로 무단결석이다.. 아버지, 남동생과 같이 생활하고 있는데 아버지는 일찍 나가시고 늦고 들어오시는 관계로 이 놈 둘이서 챙겨서 제 시간에 학교 오는게 좀 힘든 것이다. 해서 훈이는 학기초부터 무단지각, 무단 결석이 좀 잦다. 달래도 보고 위협도 해보고 체벌도 해보고, 아버님 과 대화도 해보고, 숙제도 내어보고, 아버..

2004년 여름방학.

2004.8.24 컴퓨터 조립연수. 울산에서의 영남지역 초등참실연수의 도우미. 마지막으로 충북 음성수련원에서의 전교조 여름상담연수... 여름방학이 후다닥 지나갔다. 물론 그 사이사이의 학교일들과 우리 아이들과의 일들 또한 있었다. 아직도 해결치 못한.. 그리고 매주 월요일의 창원에서의 노동교육과 매주 화요일의 집행부 회의..학교 당번과 학년 모임... 정신없이 여름 방학이 지나갔다. 음.. 사실 나의 삶을 사는 방식에 대해 많은 고민을 해본다. 아니 항상 한다. 한번씩 헷갈릴때도 있다. 하지만 옛날처럼 헷갈리지 않는다. 헷갈릴때마다 난 스스로에게 물어본다. 누구를 위한 것인가? 나의 대답은 .. 항상 아이들을 위해서이다..라고 났다. 참교사...? 참 힘듬을 알고 있다. 하지만 참교사가 되고 싶은 것이 ..

영화를 보다.

2004. 8.16 바람의 파이터.. 치열하게 살다간 한 인간의 전기였다. 난 개인적으로 영화를 좋아한다. 매니아는 아니지만..아니 엄밀히 말해 영화 보는 순간을 좋아한다. 영화에만 매진할수 있어서이다. 솔직히 현실을 잊을수 있어서이다. 오늘도 좋으신 선생님들과 영화를 보고 나왔다. 난 잊고 있었다. 영이를.. 방학후 한번도 집에 들어가지 않은 영이를.. 경찰서에서 전화가 왔다. 최근에 산호동파출소에서 영이를 봤었다고. 놀이터에서 자고 있는 것을 훈계해서 집으로 보냈다고. 하지만 영이는 집에 오지 않았다. 산호동이라고 함은 최근에 토막시체가 발견된 곳.. 걱정이 너무 많이 된다. 영이의 삼촌과도 통화했다. 지금 우리가 할수 있는 최소한의 것들을 하고 있다. 집에서는 가출 신고를 했고 나는 자전거를 타고 ..

문자 한 통.

2004.8.12 어느 날이었다. 우리반 홍이로부터 문자가 왔다. '선생님 저 지금 가출합니다.' 난 이때 인라인을 타고 있었다. 답문자를 보냈다. '가출하면 연락해라.' 한참후에 마산에서 만났다. 이놈 집은 중리인데 어머니께서 술한잔하시고 뭐라고 하셔서 '욱'하는 마음에 가출을 했단다. 그리고 있을 장소는 친구집이란다. 하지만 막상 와보니 친구들이 집에 없단다. '밥은 먹었냐?' '점심을 늦게 먹어서 괜찮습니다.' '지금 뭐할꺼냐?' '한시간정도 피씨방 갈 생각입니다.' '돈은 있냐?' '네 집에서 가져왔습니다.' 주머니에 잔돈이 수두룩 했다. '무슨 돈이냐.' '저금통 뜯었습니다.' ㅡㅡ;; 온통 잔돈...그런데 다 합해도 2,000원이 안되는 돈.. '가자 임마!' 우리집으로 왔다. 집까지 걸어오는..

방학의 반.

2004.8.8 몽돌 해숙욕장 다녀왔다. 으....어깨 부분이 따가워 죽겠다. 친구랑 오일도 바르고 일부러 살을 태웠는데.. 껍데기 안 베껴진다고 해서 사서 발랐는데.. 한통을 다 썼는데..걱정이다.^-^ 방학식 하는날 우리반놈들에게 이렇게 말을 했다. '방학은 쉬는것입니다. 놀아야 함을 뜻합니다. 열심히 놉시다. 놀다가 지치면 공부합시다. 개학할때 얼굴이 타지 않은 놈들은 선생님한테 혼납니다.!!' ..학교 홈페이지에 보니 우리반 놈이 나에게 축하해 달라는 글을 남겼다. 그 내용인즉. '선생님 축하해 주세요. 가족들이랑 지리산 계곡에 놀러갔다 왔어요. 쌔까맣게 타서 왔어요. 선생님말씀대로.. 축하해 주실꺼요?' 나도 모르게 입가에 미소가 생겼었다. 방학이 무엇인가.. 우리 아이들은 방학이란 학교를 안갈..

지금은 연수중.

2004.8.05 내일이면 끝이다. 컴퓨터 조립연수.. 이번주는 이놈으로 한주를 보낸다. 다음주 부터 시작되는 상담연수..다음주에는 울산으로 가야한다. 피곤한 듯 하면서도 즐겁다. 방학도 반 정도 지났다. 나의 머리속과 경험은 점차 쌓이고 있다. 뿌듯하다.^-^* 이번 방학또한 알차게 보내고 있어서 뿌듯하다. 내가 배운 좋은 내용들...분명히 득이 될 것이다. 내일 컴퓨터 연수가 끝나고..친구랑 남해로 떠날 것이다. 정말 친한 .. 불알 친구다. 단 둘이 떠날 것이다. 어디로 갈지 .. 정해진 것은 없다. 그냥 . 그냥 떠나기로 했다. 나의 방학은 내일부터 시작이다...^-^

영이.

2004.7.26 방금 또 경찰서에서 전화가 왔다.. 영이를 찾았는지... 아직 찾지 못했다. 경찰아저씨의 말씀으로는 상대방쪽과(집을 털리신..) 말이 잘되어 처벌의 형태가 아닌 좋은 방향으로 일이 마무리 될것 이라고 하신다. 그러니 중요한 것이 영이가 서에 가야 한다는 것이다. 이 녀석은 대체 어디있는지.. 이 모든 상황을 말해줬고 선생님과 함께 가면 괜찮다고 했는데도.. 나의 한계를 뼈저리게 느낀다. 정말 이 한 학생을 도와주지 못한다면.. 아니 이 학생에게 나의 도움이 도움이 되지 않는다면.. 참 슬플 것같다. 점심먹고 이 녀석 찾으러 다시 나가봐야 겠다. 꼭 ! 찾고 말것이다. 영이는 .. 누가 뭐래도 .. 나에겐 .. 소중한 .. 학생이기 때문이다 ..

교육철학?

2004.7.24 방학식 하는날.. 새벽 4시 30분에 전화가 왔다. 난 개인적으로 잘때 전화오는것을 참 싫어 한다. 해서 받지 않았다. 이번엔 집전화가 울리는 것이다. 역시 무시했다. 다시 폰으로 전화가 왔다. 뭔가 이상한 느낌이 들어 받았다. '여보세요.' '김용만선생님 되십니까?' '네' '혹시 이 학생을 아십니까?' 우리반 영이였다. 화들짝 잠이 깼다. 이녀석이 또 나갔기 때문이었다. '네! 우리반 학생입니다.' '신원보증좀 하셔야 되겠는데..중부경찰서입니다. 나와주실수 있겠습니까?' '네' 바로 나갔다. 경찰서 도착하니 4시 50분.. 이 녀석은 교복을 입은채로 철창 옆에 앉아 있었다. 형사님과 대화를 했다. 내용인즉 이 녀석이 초등학교 6학년 2명과 다니며 절도행각을 벌였다는 것이다. 지금 잡..

방학.

2004.7.20 내일이다. 지금 난 옆반 선생님께서 1정연수를 가셨기 때문에 저번주 금요일 부터 옆반아이들을 우리반 아이들과 함께 보고 있다. 처음에는 그것 쯤이야..했는데 은근히 빡시다. 내일 출석정리하고..뭐하고..담임과의 시간때에는 이리저리 뛰어다녀야 할것 같다. 오늘 옆반에서 사고가 있었다. 이놈들이 레슬링하다가 한놈이 입술이 찢어진 것이다. 양호실에서 응급처치하고 자연스럽게 정형외과에 가고 어머님 부르고 어머님과 아이에 대한 대화좀 하고 학교로 돌아왔다. 저녁에 옆반 선생님과 통화를 했는데 걱정이 이만저만이 아니시다. 남학생들 자라면서 당연히 있는일. 괜찮다고 말씀드렸다. 참 신기한 것이 있다... 이놈들은 자기가 잘못했으면 절대로 오바하지 않는다. 즉 눈물을 흘리지 않는다. 말도 또박또박 할..

영이의 등교. 그 후.

2004.7.19 왔다. 아침에 가보니 자리에 앉아 있었다. 약간은 부끄러운듯.. 정말 간만의 100% 출석이었다. 몸이 안좋았던 진이도 건강히 앉아있고 잠시 외박했던 영이도 앉아있고.. 해서 그런지 북적북적하던 아침 풍경이었다. '여러분 방학 몇일 남았죠?' '3일요~~~~' 목청 터져라 외치던 놈들..^-^ 그런데 일은 1교시 이후 터졌다. 1교시는 체육. 1교시때 영이는 밖에 나가지 않았다. 교무실 앞에서 경위서를 쓰고 있었다. 체육 시간 후 아이들이 교실에 와있는데 돈을 잃어 버렸다는 친구들이 나왔다. '선생님. 훈이 10,000원 잃어 버렸다는데요.' ' 성이는 2,000원요.' 한결같이 아이들이 영이를 의심하는 눈빛이었다. 난 사실 이 순간 너무나 화가 났다. 도난 사건은 항상 일어 나는 것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