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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1월 25일 금요일 저녁, 진동종합복지관은 간만에 시끌벅적했습니다. '우산가족한마음축제'가 있었기 때문입니다. 학교 측에선 준비하신 선생님들은 분명히 힘드셨겠지만 학부모님들을 위해 저녁 6시에 행사를 시작했습니다. 선생님들의 배려에 감사한 마음이 들었습니다.


우산초등학교는 전교생 47명의 작은 시골학교입니다. 모든 학년은 1반 뿐입니다. 최소한 친구들은 별 일이 없으면 같은 친구를 6년동안 보게됩니다. 그러니 아이들과 학부모님들의 친분은 말할 것도 없습니다. 


작은 시골학교다 보니 학교행사만 하면 동네잔치입니다. 운동회도 그랬고, 이번 축제도 그랬습니다. 저도 딸아이가 초등학교 입학하여 처음하는 축제라 설레는 마음으로 참석했습니다. 

복도에 앉아 마지막 연습을 하고 있더군요. 고사리 손으로 실로폰을 치는 것이 너무 이뻤습니다.

역시 행사의 시작은 풍물이죠. 아이들이 방과 후에 연습한 것 같았는데 실로 수준급이었습니다. 

공연 도중 부모님께 보내는 영상이 나왔는데 뭉클하더군요. 아이들이 학교에서 부모님께 보내는 영상편지를 찍었습니다. 당연한 내용이라 생각하고 봤지만 아이가 '엄마, 아빠 사랑해요.'라는 말을 할땐 절로 눈물이 났습니다. 아이에게 사랑받고 있다는 사실을 한번씩 잊어버리고 삽니다. 퇴근하고 집에 들어갈 때 "아빠!"하며 달려와 안기는 딸아이 덕분에 힘을 내고 산다는 사실을, 잊지 않으려 합니다.

선남련 교장선생님이십니다. 올해 초빙되어 오셨는데요. 학교는 작지만 행복은 큰 우산초등학교를 위해 열심히 노력하십니다. 이 날 행사에서도 짧고 굵게! "부모님들, 우리 아이들 공연보고 맘껏 웃으시고 큰 박수 부탁드립니다."라고 말씀하시더군요. 개회사를 짧게 하시는 것을 보고 교장샘의 센스를 엿볼수 있었습니다.

사회는 초반에는 교감샘이 보시고, 후에는 아이들이 봤습니다. 어찌나 야무지고 당당하게 말을 잘 하던지, 대견했습니다.


아이들이 준비한 다양한 공연들

1학년 아이들의 실로폰 연주, 연습은 분명 아주 많이 했는데 공연은 생각보다 짧았습니다. 3곡 정도를 연주했는데 3분도 걸리지 않았다는. 하지만 긴장한 1학년 아이들의 귀여운 표정을 보니 절로 웃음이 났습니다.

이야, 바이올린까지, 바이올린 연주가 1학년 아이들에게는 힘들 것이라 생각했으나 아이들은 방과 후 수업에서 선생님의 열정적인 지도와 연습덕분인지 생각보다 잘 켰습니다. 무대에 서면 어른들도 떨리기 마련인데 우리 1학년 아이들의 장난기가득한 얼굴은 부모님들에게도 큰 웃음을 주었습니다.

4학년 아이들의 '우산 슈퍼맨'공연은 '노라조'의 '슈퍼맨'노래에 맞춰 율동을 공연이었는데 의상과 댄스가 정말 재밌었습니다. 더 웃겼던 것은 정작 공연하는 아이들의 표정은 너무 진지했다는, 

제 딸아이가 그러더군요. '6학년 언니 오빠야들 연극 정말 짱 재밌어.' 하지만 전 딸아이 말을 들으며 속으로는 '뭘 아이들이 하는 어슬픈 연극이겠지.'라고 생각했습니다. 하지만 이 날 6학년들이 공연한 '용왕님의 불치병을 고친 토끼의 이것'은 훌륭했습니다. 배우들은 몸짓만 하고 대사는 뒤에서 다른 친구들이 해주는 형태였습니다. 대사와 행동이 전혀 어색하지 않았습니다. 그만큼 소리와 몸짓을 많이 맞춰 봤다는 뜻이겠지요. 제가 어릴 때 읽었던 '토끼와 거북'이 생각나서 미소가 절로 생겼습니다.

3~4학년들이 함께 공연한 소고춤, 의상도 이뻤고 아이들의 율동도 너무 귀여웠습니다. 긴장한 아이들의 표정까지 귀여웠습니다.

1, 2학년들이 함께 한 '천사들의 합창' 발레입니다. 학생 수가 적다 보니 한 학생이 준비해야 하는 공연이 상당히 많았습니다. 보는 부모입장에서는 아이의 다양한 무대를 보니 좋았고 아이들도 다양한 경험을 하다보니 또 다른 배움이 있었다고 생각합니다. 이 날 축제는 경연대회가 아니라 보이는 공연이어서 스트레스도 적었습니다. 매일 밤 아이가 와서 준비하는 과정을 이야기 해 주는데 아이가 재밌어 한다는 것에 학교에 고마움이 큽니다.

캬~~유치원 아이들의 "I'm so sexy" 댄스는 환상 그 자체였습니다. 노래는 쎅시한데 아이들은 너무 귀여웠습니다. 모든 부모님들이 웃으시며 크게 박수를 쳤습니다.

많은 부모님들이 오셨습니다. 제가 대충 세어봐도 100여분이 되었습니다. 할아버지, 할머니들도 많이 계셨습니다. 학생수가 47명이니 거의 온 가족이 다 온 것 같았습니다. 학교축제가 동네축제였습니다.

2학년의 공연은 감동적이었습니다. 변찬진 담임선생님의 기타 연주에 맞춰 아이들과 엄마들이 함께 했습니다. 보는 분들도 함께 박수를 치며 노래를 같이 불렀습니다. 공연하신는 분들도, 구경하시는 분들도 모두 마음이 따뜻해지는 기분이었습니다.


2시간 30여분에 걸친 공연이 끝나고 마지막 차례가 되었습니다. 공연을 준비한 모든 학생, 아이들의 연습을 도와주신 모든 선생님들이 나오셔서 다같이 노래를 불렀습니다. 이름하야 이문세의 '붉은 노을', 학부모님들도 신나게 다 같이 불렀습니다.


모두가 배려하여 따뜻한 학교


학예회는 분명 아이들의 잔치입니다. 아이들의 잔치지만 모두가 재미있었습니다. 준비하는 아이들, 아이들을 지도하는 선생님들, 잔치를 구경하러 온 부모님들, 모두가 행복했습니다. 학교가 아이들을 배려하고, 부모님들이 학교를 배려했기 때문에 가능했던 일이라 생각됩니다. 


작은학교의 힘은 여기에서 시작됩니다. 학생 수가 적기에 나눌 수 있는 마음이 커집니다. 학생 수가 적기에 경험할 수 있는 것이 더 많습니다. 학생 수가 적기에 내 아이의 친구들 이름을 저절로 다 외우게 됩니다. 선생님들도 학생들을 모두 알 수 밖에 없고 아이들도 선생님들을 모두 알 수 밖에 없습니다.


부모님들도 자연스레 학교 일에 관심을 가질 수 밖에 없고 학교에서도 부모님들을 배려할 수 밖에 없습니다. 교육은 배려입니다. 교육은 공감입니다. 교육은 함께입니다. 어느 학교나 하는 학예회지만 작은 학교에서 해서 그런지 감동은 더 컸습니다. 모두가 존중받는 사회, 모두가 행복한 사회가 학교 안에서 먼저 이뤄져야 합니다. 학교의 규모만 가지고 아이들의 교육을 함부로 논하는 것은 실수일지도 모릅니다.


큰 학교도 필요하지만 작은 학교도 필요합니다. 진동의 작은 시골학교인 우산초등학교를 응원합니다.



Posted by 마산 청보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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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6.29
 
마산 창동 소극장에서 하는 '창동살리기 풍물공연'에 갔다. '설전통국악예술원'이 공연을 했는데 이 단체에 우리학교 2학년 학생 두 명이 속해있어 공연을 하기 때문이다. 이 중 한명은 우리반 종원이다. 시간에 조금 늦어 서둘러 들어갔다.

마지막 공연이었다. 앞의 공연들은 보지 못하고 종원이가 참가하는 마지막 공연만 봤다. 소극장이라 그런지 객석은 좁았지만 만원이었고 열기가 후끈했다. 박수소리와 함께 종원이가 나왔다. "이종원 화이팅!!!!" 종원이가 눈인사를 한다.

본인도 대학시절 풍물패에서 활동을 했던지라 풍물에 대해선 약간 알고 우리 것에 대한 소중함과 풍물의 대중화에 목말라했던 터다. 해서 종원이의 공연을 더욱 보고 싶었다.

공연은 정말 훌륭했다.

더군다나 중학생과 고등학생으로 이루어진 풍물패라고 하니 더욱 입이 다물어지지 않았다. 30여분 가량의 공연이 끝나고 아이들은 땀범벅이 되어 있었다. 무대인사를 뒤로하고 종원이를 찾아갔다. "종원아!!" "네 선생님" 땀이 흥건했다. "정말 멋졌다. 보니깐 태현이도 있던데" "네 선생님 태현이도 같이 합니다." 태현이는 다른반 학생이나 1학년때 내가 가르쳤던 학생이다. 태현이도 부끄러워 하며 인사를 한다. "너희들 정말 멋졌다. 기념으로 선생님이 저녁을 사주고 싶은데 괜찮겠냐?" "네! 선생님!" 밖에서 기다리마. 한참을 기다렸고 말끔히 사복으로 차려입고 녀석들이 나타났다. 옷을 갈아만 입었는데도 어찌나 달라보이던지. "뭐 먹고 싶냐?" "저희도 창동은 잘 모릅니다. 분식집 가지예." "오야 간만에 김떡순(김밥, 떡볶이, 순대)먹으러 가자!" 우리 셋은 신나게 걸어갔다.

분식집에 도착했고 김떡순을 시켜두고 이야기를 했다.

"태현아, 종원아. 선생님이 너희들이 풍물을 한다는 것은 알고 있었으나 이렇게 전문적이고 멋지게 잘 하는지 몰랐다. 학교에서 계속 자는 이유를 알겠다." "네 선생님 사실 저희들 야자 마치고 밤 10시까지 매일 연습하고요. 주말에는 아침 10시부터 저녁 6시까지 연습합니더. 요즘엔 불면증까지 걸려 새벽 3시가 되어야 잠이 들어예." 마음이 아팠다. "그래 오죽하겠냐. 그래 이 일은 재미있고?" 태현이가 말했다. "네 저희는 초등학생때 부터 시작했는데예. 저희 팀(설전통국악예술원)이 좀 합니더. 전국대회가서도 상 많이 탔서예." 뿌듯해 한다. "그래 충분히 그런것 같다. 선생님이 잘은 몰라도 솔직히 너희들 공연 보는 중에 소름이 돋더라. 너무 잘해서" 종원이와 태현이가 배시시 웃는다.

"너희 진로도 국악쪽으로 생각하고 있겠네?"
"네 저희가 전국대회 나가서 상도 많이 받았고 풍물자체도 재미있고 해서 저희는 이쪽을 전공으로 생각하고 있습니더."
"그래 좋아하는 일을 한다는 것은 참 행복한 일이지. 정말 보기 좋다. 마이무라. 더무라 임마."
"네!!! 선생님. 그런데...죄송한데예.."
"와?"
"식혜 더 시키무도 됩니꺼?"
식혜가 한잔에 500원이었다.
"당연하지! 실컨 무라"
"네!!!"

즐겁게 담소를 나누고 헤어졌다.
아이들 가는 뒷모습을 보니 흐뭇했으나 마음 한켠이 씁쓸했다.

공연 후 '선전통국악예술원' 관계자님과의 인터뷰 내용이 생각났다.

"이 아이들은 그래도 우리 것을 지키고 알려내는데 일조를 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국악이 그리 인기 있는 분야가 아니라서 한 번씩 힘들어 하기도 합니다. 더군다나 공연이 평일에 잡히는 날에는 여러 가지 애로 사항이 많습니다. 학교에서 전폭적으로 지원하지 못하는 사항이라는 것은 이해하고 있습니다만 이런 애로사항이 있을 때 아이들이 힘빠질 까봐 걱정이 되기도 합니다. 선생님께서 많은 격려와 응원 부탁드립니다."

집까지 걸어오며 많은 생각이 들었다.

공부로 미래를 준비하며 열심히 노력하는 아이들도 있지만 태현이와 종원이처럼 어릴 때부터 풍물을 해오며 꿈을 키우는 아이들도 있다. 물론 태현이와 종원이의 학교 성적은 썩 좋지는 않다. 학교에서도 간간히 졸아 지적을 받기도 한다. 하지만 누가 이 아이들을 보고 대책이 없다고 돌을 던질 것인가! 이 아이들은 충분히 멋지다. 적어도 좋아하는 것을 발견했고 50번씩 넘어지면서도 상모를 돌리기 위해 오늘도 땀을 흘리는 이 학생들은..충분히 멋지다.

난 우리 반 아이들의 대회 참여나 개인적인 보고회 등이 있으면 참여하려고 노력한다. 학교에서도 담임이지만 밖에서도 담임이라는..너를 언제나 응원하고 있다는 메시지를 전달하고픈 마음이 있어서이다. 오지 말라고 하는 아이들도 있으나 난 여건만 허락되면 간다. 학교 밖에서의 아이들은 또 새롭기 때문이다. 이런 다양한 재능을 가지고 열심히 노력하는 아이들과 함께 하는 난. 행복한 교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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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마산 청보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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