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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15.09.02 흥미로운 책, 중세의 뒷골목 풍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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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의 중세하면 떠오르는 것? 


절대왕정, 교황, 기사도 정신, 봉건제도, 십자군 원정, 제가 떠오르는 내용들입니다. 사실 개인적으로 인문학에 관심이 많아 공부를 하다보니 중세가 빠지지 않고 등장했습니다. 유럽의 중세에 대한 막연한 호기심이 있었습니다. 그 와중에 '중세의 뒷골목 풍경'이라는 책을 발견하고 두근거리는 마음으로 책장을 넘기게 되었습니다.


'중세의 뒷골목 풍경'은 책 소개에도 적혀 있듯이 '유랑악사에서 사형집행인까지, 중세 유럽 비주류 인생의 풍속 기행'을 서술한 책입니다. 지은이 양태자씨의 이력도 재미있습니다.


'독일에서 22년간 살면서 독일의 시립 도서관에서 자료를 읽기 시작하다가 대학 도서관, 서점, 헌 책방, 나중에는 벼룩시장으로 달려가 희귀한 자료를 사 모으기 시작했다. 이미 절판된 어떤 자료는 저자인 교수에게 직접 편지를 보내서 책을 구하기도 했다. 


이렇게 모은 자료가 그림책까지 합쳐 약 600권이 되었다. 이 자료를 바탕으로 중세 유럽에 대한 글을 쓰기 시작할 때 독일에서 공부한 비교종교학과 비교문화학이 큰 도움이 되었음은 물론이다. 이 많은 자료 중에서 특히 중세의 비주류 인생에 대한 연구에 중점을 두었다.'(본문중)


저자는 독자들이 이 책을 읽으며 각자의 견해로 중세 유럽을 냉철하게 비판할 수 있는 안목을 키우기를 희망한다고 적고 있습니다. 실제로 저는 이 책을 읽고 막연히 동경했던, 우아해 보였던, 중세의 유럽에 대해 나름 교과서에 나오지 않는, 서민들의 삶을 보며 느낀 점이 많았습니다.


'DNA가 달라서 유럽인들은 저렇게 합리적인 삶을 살고 있는가? 정말 대단한 민족들이다.' 라는 생각을 한 적도 있었으나 이 책을 읽은 후 이 생각이 많이 달라졌습니다. 어찌보면 중세 유럽 사회를 실질적으로 지탱했던 그들, 서민들의 삶을 아는 것이 중세유럽을 이해하는 시작이 될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이 책은 '1부 중세의 뒷골목 인생, 2부 뒷골목 사람들은 어떻게 살았을까 3부 뒷골목의 종교 4부 뒷골목의 정치'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소 제목을 보면 상당히 매력적인 내용들이 많은 책입니다. '중세의 암호 전달자 유랑인, 거지증서가 없으면 구걸도 못해, 인류의 적 신을 죽인 자 저주받은 유대인, 


동성애를 단속한 밤의 관청, 문화의 중심지 공중목욕탕, 귀족 결혼을 사고 팔다. 여교황 아기를 낳다. 죽은 교황을 법정에 세우다. 거리운동의 효시가 된 어린이 십자군 원정, 상인의 딸 프랑스 왕비가 되다. 34년간 철가면을 쓴 사나이' 등 교과서에서 배우지 못했던, 실제로 생각치도 못했던 내용들이 아주 많습니다. 책을 읽는 내내 시간 가는 줄 몰랐던 것은 당연한 것이라 생각됩니다.


"거지, 유랑인, 누더기 옷을 모으는 사람, 동물 가죽 벗기는 사람, 방앗간 지기, 목동, 시체 묻는 사람, 유대인, 사형집행인, 목욕사, 광대, 유랑악사 등 길거리에서 움직이며 살아가는 비주류 인생은 중세의 한 축을 담당했다. 조합도 만들지 못한 낮은 직업의 사람들이 도시 인구의 반 이상을 차지할 정도로 넘쳐났다.'(본문중)


중세의 유럽 또한 차별은 만연했습니다. 신분의 차별, 시민끼리의 차별 등 그 내용은 익히 상상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이 모든 사람들이 열악하게 살지는 않았습니다. 사형집행인 들은 엄청난 돈을 벌었고 유랑악사들은 왕실에 채용되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이 사람들은 인간적인 대우를 받지 못했습니다. 직업에 따른, 출생에 따른 차별은 당시에는 당연한 것이었습니다.


신기했던 중세의 생활 모습들


'중세 유럽인은 하루에도 3~4개의 목욕탕을 옮겨다닐 정도로 목욕을 좋아했다. 이들은 목욕탕에서 친구를 만들고 자식들의 혼담을 나누었다. 탕에서 먹고 마시며 놀다가 취한 상태에서 싸움질까지 했다. 덩달아 도둑과 사기꾼이 등장하면서 범죄자의 비밀스런 은닉처로 사용되기도 했다. 교회는 풍기문란을 경고했지만 목욕탕은 더욱 음란한 장소로 변해갔다.'(본문중)


중세 유럽에 목욕탕이 있다는 사실도 놀라웠지만 동성애의 팽배, 서민에 비해 귀족이나 수도자가 동성애개 더 관심을 가졌으나 처벌은 주로 서민들이 많이 받았다는 것, 어찌 보면 당연한 것이지만 어찌보면 '유럽에서도?'라고 생각할 부분이었습니다. 


마녀사냥의 부조리함. 어린이 사이에도 번져서 사소한 일로도 서로 마녀라고 고발할 정도로 사회 전체가 공포 분위기 속에 있었습니다. 마녀인지 아닌지 확인 하는 절차도 너무나 말도 안되는 방법이 사용되었습니다. 지금 보면 말도 안되는 상황이지만 당시에는 당연한 것이었다니 그 내용이 어처구니 없기도 합니다.


중세유럽을 정리하자면, 지배자와 피 지배자간의 이해할 수 없는 부조리가 난무한 시대였습니다. 교황과 왕족, 귀족의 부패로 야기된 문제가 너무 많았습니다. 그렇다면 당시의 부패는 어쩔 수 없는 것이었을까요? 


사회의 주류 계층에서의 권력욕과 재물욕은 결국 서민들이 책임을 떠 맡았습니다. 종교를 통해서든, 권력을 통해서든 다양한 형태로 민중을 설득하고 이용했던 시절이었습니다. 당시 사람들은 이 모든 것을 당연하다고 생각했습니다. 이런 사회에서 유럽이 어떻게 오늘날처럼 성장했는지에 대해 많은 의구심이 들었습니다. 


이 책을 처음 펼쳤을 때는 단순히 중세 유럽의 뒷골목 풍경이 궁금해서 였습니다. 다 읽고 난 후 다시 생각해 보니 이 책의 시사점이 큽니다.


현재의 유럽은 이미 과거에 걸어왔던 길이 있어서 오늘 날의 길을 가고 있을 것입니다. 우리나라도 과거의 걸어온 길이 있고 앞으로 걸어가야할 길이 있습니다. 최소한 같은 실수를 하지 않으려면 유럽의 성장과정에 주목할 필요가 있습니다. 결국 민중을 외면시 하고 사리사욕을 채우는 주류층이 득세할 때 민중들은 가만히 있지 않았습니다.


"역사를 잊은 민족에게 미래는 없다."는 말이 있습니다. 우리의 역사에 대해 우리는 어떤 의미를 가지고 생활하고 있는지에 대해 고민하게 됩니다.


중세의 뒷골목 풍경이 현재 우리나라의 뒷골목 풍경과 유사한 점이 많았습니다. 


실수를 되풀이 하는만큼 어리석은 일은 없을 것입니다.



Posted by 마산 청보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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