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용만의 함께 사는 세상 :: '죽음' 태그의 글 목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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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김광신]

장례식장에 다녀왔습니다. 저는 개인적으로 장례식장을 일부러 가지 않습니다. 여러이유가 있습니다. 어떻든 잘 가지 않는 것이 사실입니다. 예외는 있습니다. 진정으로 추모하는 마음이 드는 경우에는 꼭 갑니다.

 

오늘 존경하는 분의 부친 장례식장을 찾았습니다. 의외로 담담하셨습니다.

"어떻습니까? 뭐라고 드릴 말이 없습니다. 그래도 생각보다 차분해 보이시네요."

"며칠간 아버님 상황이 좋지 않았습니다. 우연인지..이번 명절에 아버님과 긴 시간 이야기를 나눴습니다. 그리고 저는 큰일을 당하면 도리어 차분해집니다. 일을 추스리고 나면 무너지겠지요.."

"정말...제 마음을 전달하고 싶은데 어찌 말로 표현을 못하겠어요. 안타깝습니다."

"일부러 찾아와주셔서 고맙습니다. 아버님 보내드리고 한번 뵙지요."

 

그 분과 잠시 이야기를 나눴습니다.

"저는 장례식장을 오지 않으려고 하는데 올때마다 드는 생각이 있습니다. 죽을 때 어떻게 하면 그나마 후회없이, 부끄럽지 않게 죽을 수 있을까 입니다. 더 많은 자본과 더 높은 권력을 위해 애쓰는 것이 행복한 삶일까. 죽음은 당연한 건데 죽음을 잊고 열심히 사는 것은 어떤 삶일까..라는 고민을 하게 됩니다."

 

배웅하시는 분을 뒤로하고 식장을 나왔습니다.

 

운전하며 같은 생각을 했습니다.

 

몇십억을 가지면 행복할까? 더 가지려고, 나중에 행복하려고, 오늘 열심히(?) 사는 것은 후회 되지 않을까?

 

늦은 시간 집에 도착했습니다.

 

문을 여는 데 토끼같은 딸, 아들이 달려와 안아줍니다. 아내님께서도 반가이 맞아주십니다.

"일 잘 보고 왔어?"

 

아이들을 따뜻이 안고, 아내님께 눈인사를 했습니다.

 

특별하지 않아도, 거창한 욕심없이, 가족들과 살고 있는 제 삶이 만족스럽습니다. 아이들에게 부끄럽지 않은 삶을 살고 싶습니다. 저를 아는 분들께 욕보이지 않는 삶을 살고 싶습니다. 확실하지 않은 내일의 행복을 위해 오늘을 희생하는 삶을 살고 싶진 않습니다.

 

더 많이 가지려는 욕심보다, 더 적게 쓰려는 마음을 놓지 않으려고 합니다.

 

건강한 하루가 더 감사한 하루였습니다.

 

삼가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

Posted by 마산 청보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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톨스토이가 인생의 마지막 2년을 남겨두고 완성한 책입니다. 소설책이 아니라 톨스토이의 생각 모음집입니다. 읽기에 어려움이 없습니다. 도서관에서 빌려 보았습니다. 톨스토이가 인생 말미에 '더 이상 소설을 쓰지 않겠다.'며 구도자의 길을 걸으며 쓴 책입니다. 인생의 깊이를 알 수 있는 명문장들로 구성된 책입니다.


지금 이 순간


당신에게 가장 중요한 때는 언제인가?

당신에게 가장 중요한 일은 무엇인가?

당신에게 가장 중요한 사람은 누구인가?


당신에게 가장 중요한 때는 현재이며,

당신에게 가장 중요한 일은 지금 하고 있는 일이며,

당신에게 가장 중요한 사람은 지금 만나고 있는 사람이다.


가진 것이 적은 사람


소박하게 식사하는 사람을 

우리 모두는 본받아야 한다.


육체의 즐거움을 추구하고

육체만 보살피며 살아간다면

결국 진정한 기쁨을 느끼지 못하게 된다.


걸을 수 있는데도 걷지 않는다면

다리가 약해진다.

부와 사치에만 익숙해지면

소박한 삶을 잊게 되고

내면적인 즐거움과 평화,

자유를 잃어버리고 만다.


우리는 육체를 보살펴야 한다고 말한다.

하지만 현자들은 한결같이

필요한 것이 적을수록 좋다고 말한다.


잠재력


인간이 아무리 모양을 잡아준다고 해도

결국 나무는 타고난 방식으로 자란다.

어린 아이를 벌줄 때에도 

이것을 기억하라.


천성이 더 강하기 때문에

아이는 결국

그 잠재력대로 자란다.


현명한 대답


때로는 침묵이 가장 현명한 대답이다.

손보다 혀가 더 많이 휴식하게끔 하라.

침묵은 무지하고 무례한 이에 대한 

최고의 대답이다.


해야 할 말을 하지 못해

후회스러운 일이 백 가지 중 하나라면

하지 말았어야 할 말을 해버려

후회스러운 일은 백 가지 중 아흔아홉이다.


어리석은 규칙


아이들은 일시적으로 편을 갈라 놀려 경쟁해도

놀이가 끝나면 모두 다시 친구가 된다.

하지만 어른들은 계급, 집단, 국가 등으로

갈라진 뒤에는 죽는 날까지

그 무리를 벗어나지 못한다.


칭찬받는 것에 신경 쓴다면 행동하기 어렵다.

어떤 이는 이런 것을 칭찬하고

또 다른 이는 저런 것을 칭찬하기 때문이다.


인생에서 무엇을 할지는 자신만이 결정할 수 있다.

이 점을 안다면 삶은 훨씬 더 쉬워질 것이다.


받아들여진 전통을 깨기란 어렵다.

하지만 더 나아지는 길로

한 걸음씩 나아갈수록

낡은 규칙, 관습, 견해를 깨뜨릴 힘이 생겨난다.


양심에 따라 살지 못하고

남들이 정한 어리석은 규칙과 전통을 따랐던

내 모습이 부끄럽다.


이 책은 톨스토이가 세상을 떠나면서 마지막으로 남긴 책입니다. 


짤막한 글귀들을 모아 엮은 이 책의 주제는 사랑, 믿음, 죽음, 욕망, 학문, 신, 종교에 이르기까지 무척 다양합니다. 한번에 쭈욱 읽는 책이 아니라 힘겨울 때, 혼란스러울 때, 외로울 때 한번씩 펴서 보시면 삶에 대해 힘이 되는 글을 만나실 수 있습니다.


저도 개인적으로 이 책을 읽고 두가지 큰 힘을 얻었습니다.


'살아갈 날들을 위한 공부' 톨스톨이가 마지막으로 이 책을 쓰면서 어떤 마음이었을 지를 생각하며 읽으면 더 와닿는 것이 많은 책입니다. 


누구나 쉽게 볼 수 있는 책입니다. 삶과, 진리, 옮음, 인간에 대해 고민하시는 분들께 권합니다.


살아갈 날들을 위한 공부 - 10점
레프 니콜라예비치 톨스토이 지음, 이상원 옮김/조화로운삶(위즈덤하우스)



Posted by 마산 청보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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