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용만의 함께 사는 세상 :: '졸업논문' 태그의 글 목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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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편, '졸업주간 이야기'의 반응이 너무 뜨거웠습니다. 사실 2편을 시간을 가지고 천천히 쓸려고 했으나 '졸업식은 어찌 되었나요? 2편은 언제 나와요? 아이들이 정말 해냈나요?' 등 독자분들의 문의가 너무 많아 바로 올립니다.


지난 편에 소개드린 바와 같이 졸업식이 있었던 12월 29일, 그 주는 '졸업주간'이라는 이름으로 아이들이 다양한 행사를 치뤄냈습니다. 


2017/01/13 - [꿈키움이야기(대안학교)] - 경남꿈키움 중학교 1기 졸업식 이야기(1편)


그 한 주동안 샘들의 개입은 거의 없었습니다. 꿈터에서 잘때 혹시 아이들이 불편해 할까 싶어 제가 같이 잤구요. 준비물 사러간다고 해서 계산을 위해 제가 동행했습니다. 그 외에는 아이들이 방송해서 친구들, 후배들한테 안내하고 프로그램 만들어내고, 진행하는 등 졸준위 아이들이 정말 수고했습니다. 하지만 아이들은 힘들어 하지 않았습니다. 아마도 제 생각엔 하고 싶은 일을 하기 때문이 아니었을까. 라고 분석해 봅니다.


아무튼!


12월 28일 밤, 꿈터에서의 마피아 게임, 몸으로 하는 스피드 퀴즈 등 게임도 하며 신나고 놀고, 친구들끼리 누워서 속닥하게 대화를 하며 시간을 보냈습니다. 무려 새벽 3시까지..다음 날이 졸업식이었기에 아이들에게 부탁을 했습니다.


"내일이 졸업식이니 이제 그만 불 끄자." 아이들은 바로 수긍하더군요. "네!" 불을 끄고 잤습니다.

그리곤 다음 날 새벽 6시 30분에 일어나서 꿈터 청소부터 시작했습니다. 우리가 깨끗이 치워야 혹시 내년에도 후배들이 이 행사를 계속할 수 있다는 생각을 공감하고 정말 열심히 치웠습니다.


9시가 되었고 졸업식 1부 행사가 시작되었습니다.


이번 졸업식은 공식행사인 1부 행사와 아이들이 준비한 2부 행사로 진행되었습니다. 1부 행사에서는 내빈 소개, 졸업장 수여, 내빈 축사, 세족식의 순서로 진행되었습니다.

전날 전교생들이 모여 종업식을 미리 했었습니다. 당시 개인상은 모두 수상했습니다. 졸업식 때에는 모든 졸업생이 똑같은 주인공이라는 것을 알았기에 오직 졸업장만 수여했습니다. 교장샘께서 졸업장을 주시면 담임샘은 장미꽃 한송이를 줬고 3학년 샘들께선 아이들을 소중히 안았습니다. 진짜 울지 않으려고 했는데 어찌나 눈물이 나던지요.

졸업장 수여가 끝난 뒤 세족식을 했습니다. 


2015/03/03 - [꿈키움이야기(대안학교)] - 입학식은 행복해야 합니다.


저희 학교는 입학식때 모든 샘들께서 입학생들 발을 씻어 줍니다. 그간의 아픔들 다 잊고 새로이 즐겁게 중학생활을 시작하자는 뜻과 함께 아이들을 귀하게 여기겠다는 우리들의 약속의 의식인 셈이지요. 졸업식에는 반대로 진행했습니다. 3년간 고생하신 샘들의 발을 아이들이 씻어드리는 것이지요. 세족식이 시작되자 아이들은 원하는 샘 앞에 줄을 서서 한명씩, 한명씩 발을 씻겨 드렸습니다.

단지 발만 씻어드리는 것임에도 불구하고 많은 이들이 눈물을 흘렸습니다. 발을 씻는 아이들도, 선생님들도, 구경하시는 부모님들도 눈물을 흘렸습니다. 특히 속썩이던 놈들이 눈물을 많이 흘리더군요. 평소엔 무뚝뚝하셨던 샘들도 몰래 눈물을 훔치셨습니다.


1부 행사는 이렇게 마무리가 되었고 2부가 시작되었습니다. 2부 행사는 후배들이 준비했습니다. 맨 먼저 2학년들이 나와 졸업축하 영상과 함께 015B의 '이젠 안녕'을 불렀습니다. 그리곤 그 선배를 뜻하는 한 줄 소개와 함께손으로 직접 만든 장미꽃을 주었습니다. 이 때 정말 많은 이들이 울었습니다. 제 정신으로 볼 수가 없었습니다. 떠나보내는 이들과 떠나는 이들의 감정이 북받쳐 올랐습니다. 장미꽃을 주는 아이도, 그 꽃을 받는 3학년도, 그리고 그 장면을 지켜보던 모든 이가 울었습니다. 

2학년들의 송사가 끝난 뒤 1학년들도 뭔가를 준비했다고 했습니다. 1학년들도 단체로 무대위로 올라왔습니다. 그리곤 자기들이 준비한 이별영상과 함께 3학년들을 위한 편지를 읽었습니다. 이 때 졸업이라는 것이 실감났습니다. 이제 1기들이 학교를 더 이상 다니지 못한다는 현실이 느껴졌습니다. 3학년 아이들은 고개 숙여, 숨죽여 우는 아이들이 많았고 1학년 아이들은 흐르는 눈물로 편지를 제대로 읽지 못했습니다. 하지만 우리들은 그 마음만은 정확히 알 수 있었습니다. 이별이 믿기지 않는다는, 이제 선배들이 졸업한다는, 학교에서 더 이상 1기 아이들을 보지 못한다는, 애절함이 느껴졌습니다.

1, 2학년들의 송사가 끝난 뒤 3학년들이 모두 무대에 올랐습니다. 거의 모든 학생들이 한명씩 마이크를 잡고 학교를 떠나는 마음에 대해서 이야기 했습니다. 


"지금도 졸업이 믿기지 않아요. 내일 당장 일어나면 기숙사 사감샘께서 깨우실 것 같고, 교실 올라가며 동생들과 장난칠 것 같고, 교실에서 샘들과 놀 것 같아요. 그런데 이제는 그럴 수 없다는 것이 믿기지 않아요."

"학교에 대해 짜증나는 것이 많았어요. 하지만 이제 알 것 같아요. 우리학교는 참 좋은 학교였어요."

"후배들에게 미안해요. 먼저 다가가지 못했고 친절하게 대해주지 못했던 것이 너무 미안해요."

"진짜 졸업하기 싫어요. 모두들 감사합니다."

"나를 힘들게 생각했던 후배들이 있었을 거예요. 나 그리 무서운 언니 아니예요. 나도 그만큼 다가가지 못해 미안했어요. 다음에 볼 때는 친하게 지냈으면 좋겠어요."

"선생님들, 정말 감사했습니다."


글을 쓰는 지금도 그 날, 그 순간이 생각나며 가슴이 먹먹해집니다. '이제 1기 아이들을 못본다.' 이 사실이 지금도 믿기지 않습니다. 그만큼 익숙했던 아이들입니다. 아이들도 그만큼 익숙했을 것입니다.


아이들의 말이 끝나고 상장을 수여했습니다. 모든 학생들에게 '경남꿈키움중학교 3학년 전체 친구 일동'이라는 이름으로 상장을 주었습니다. 그런데 상장의 이름과 내용이 유쾌했습니다. 상장을 수여받을 때마다 모두들 크게 웃었습니다. 모든 상이 기억나지는 않지만, '기상, 동영상, 그나마정상, 우렁각시상, 도피상, 면상, 남우주연상, 허상, 상상그이상' 등 상의 이름도 재밌었고 그 내용 또한 재미있었습니다. 

그런데 상장 수여는 여기서 끝이 아니었습니다. 아이들이 담임샘들에게 줄 상장을 준비한 것입니다. 저도 아이들로부터 상장을 받았습니다. 샘들도 놀랐고 하객분들도 놀랐습니다. 아이들은 반별로 모두 나가 선생님을 호명했고 상장의 내용을 읽고 선생님께 상장을 직접 수여했습니다.

2반 담임이셨던 정영택 샘도 상을 받으셨습니다.

3반 담임이셨던 이창식샘도 상장을 받으셨습니다.

아이들의 센스에 모두들 웃을 수 있었습니다. 그리고 선생님들은 알고 계셨습니다. 그 어떤 상보다 값진 상이었다는 것을...


모든 상장을 수여하고 나서 공식적인 졸업식 행사는 끝이 났습니다.

울지 않으려고 했습니다. 하지만 저절로 눈물이 났습니다. 너무 많이 울었습니다. 마지막 포옹이라고 생각하니 아이들을 쉽게 보내줄 수 없었습니다. 힘들었던(?)졸업식을 끝내고 교실로 올라갔습니다. 

교실에서 한 학생이 울고 있었습니다. "XX야 괜찮아?" "네 선생님, 아까까진 괜찮았는데 교실에 오니 갑자기 눈물이 나요." 우린 함께 안고 또 한참을 울었습니다.


아이들이 없는 교실을 정리하다보니 아이들과의 추억이 파노라마처럼 지나갔습니다. '이자리는 누구자리, 이자리는 누구자리..' 당장 뒤에서 '용샘! 면도하셨네요. 오~ 좀 멋진데요.'라며 놀리는 목소리가 들리는 듯 했습니다.


졸업식이 끝나고 집으로 바로 왔습니다. 그리곤 바로 잠들었습니다. 2시간 정도 자고 일어나니 온 몸이 아팠습니다. 눈 뜨자 마자 '아, 오늘 졸업했지.'라는 생각이 제일 먼저 들었습니다.

이제 1기 아이들은 학교에 없습니다. 1기 아이들이 지겹다고 하던 학교 등교길에서도 이제 1기들을 볼 수 없습니다.


 1기 아이들은 경남꿈키움중학교를 생활을 마치고 또 다른 삶을 위해 떠납니다. 모두들 온 몸으로 3년을 살아냈습니다. 결코 녹녹치 않았던 학교 생활을 아이들은 끝까지 견디며 살아냈습니다. 죽기만큼 싫었던 친구들도, 도저히 이해할 수 없었던 후배들도, 말이 통하지 않는다며 짜증냈던 샘들도, 졸업식에서 모두 하나가 되었습니다. 아니 먼저 다가가지 못했던 자신의 모습을 돌아보는 계기가 되었고 직면할 수 있었습니다.


졸업식은 단지 학교를 떠난다는 의미만 있는 것이 아닙니다. 익숙했던 곳을 떠나 또 다른 곳으로 비상한다는 의미도 있습니다. 묵혀있었던 감정도 해결된다는 의미가 있습니다. 너무나 가까워 소중함을 몰랐던 존재에 대해 감사하는 의미도 있습니다.


많은 이들이 경남최초의 기숙형 공립 대안 중학교의 무모한 실험에 대해 걱정들을 많이 하셨습니다. 이제 저는 감히 말씀드릴 수 있습니다. 경남꿈키움중학교는 성공했습니다. 적어도 졸업식 날 아이들의 표정과 선생님들, 학부모님들의 표정을 보면 알 수 있었습니다. 우리꿈키움가족들은 가족만큼, 아니 그보다 가까운 또 하나의 가족들이었습니다. 


꿈키움아이들이 중학생활동안 훌륭한 지식을 얼마나 많이 배웠는지는 모르겠습니다. 얼마나 많은 영어단어를 외웠는 지도 모르겠습니다. 하지만 적어도 인간관계에 대해 치열하게 고민하고, 자신의 삶에 대해 힘겹게 돌아보며 보냈던 시간만큼은 최고였다고 말씀드릴 수 있습니다.


성장은 자라는 것을 뜻합니다. 육체적 성장은 눈으로 쉽게 확인 할 수 있습니다. 정신적 성장은 평소에는 보이지 않습니다. 하지만 고난에 부딪혔을 때, 시련을 만났을 때 정신적 성장은 빛을 발합니다. 아이들이 졸업하며 글로 남긴 우리학교 졸업논문만 보더라도 우리 아이들이 얼만큼 성장했는지를 알 수 있습니다.

<아이들이 직접 만든 졸업앨범과 졸업논문>

<졸업논문 중>

<졸업앨범 중>


학교에서 교사들이, 집에서 학부모님들이 바른길로 이끄는 것 만이 아이들의 성장을 자극한다고 보지 않습니다. 아이들이 고민할 시간을 주는 것, 아이들이 힘겨워할 때, 단지 곁에 있어 주는 것, 아이들이 욕을 할때 그냥 들어주는 것, 뛰쳐 나가면 기다려 주는 것 만으로도 아이들은 성장했습니다.


아이들을 믿게 되었습니다.


인간을 믿게 되었습니다.


학교의, 교사의 역할에 대해 다시금 생각하게 되었습니다.


우리 아이들은 나약하고 어리지 않습니다. 그들을 믿지 못하는 어른들이 더 나약하고 어릴 수도 있습니다.


믿음 만큼 큰 힘은 없습니다.


꿈키움중학교 1기 졸업생들은 축하를 받을 충분한 자격이 있습니다. 이번 졸업식은 단순한 아이들만의 졸업식이 아니었습니다. 참석한 모든 분들, 아이들의 성장을 함께 했던 모든 분들의 큰 성찰의 장이었습니다.


아이들에게 마지막으로 하고픈 말이 있습니다.


'너희들이 어디를 가든, 꿈키움 출신이라는 것을 잊지 말아라. 너희들은 열심히 살았으며, 친구들과 함께 성장했고 자신의 모습을 들여다 볼 수 있었다. 삶에서 가장 큰 힘은, 빽도 아니고 돈도 아니며 스팩도 아니다. 자기 자신을 믿으며 인간을 대하는 깊은 마음이다. 너희들이 가는 곳, 그 길이 어디라도 너희들을 믿고 함께한다. 너는 이미 충분히 가치있는 인간이라는 것을 잊어서는 안된다. 우리 모두는 소중하다.'


꿈키움중학교 1기 아이들, 그들을 응원합니다. 



Posted by 마산 청보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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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맘맘 2017.01.16 17:27 Address Modify/Delete Reply

    감동적입니다.
    좋은 추억이 가슴에 평생 남을것 같아요.
    부럽습니다. 학생들도, 선생님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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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남최초의 기숙형 공립 대안중학교인 경남꿈키움중학교에서 지난 12월 29일 졸업식을 했습니다. 이번 소재는 제가 블로그 글을 적어오면서 최초로!!! 학교 입장에서는 첫 졸업식이었고 기록의 의미가 크기에!! 관련된 이야기를 1편(졸업주간), 2편(졸업식)으로 나누어 글을 적으려 합니다.


1편입니다. 학교에서는 올해가 첫 졸업식이라 그 형식과 담을 내용에 대해 많은 고민들이 있었습니다. 감동을 억지로 만들어내고 싶지는 않았습니다. 단지 아이들이 중학 생활 3년을 잘 마무리 하고 졸업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많았습니다. 3학년 샘들끼리도 많은 회의를 했지만 한계가 있었습니다. 해서 결국 결정했죠.


'졸업식도 아이들에게 맡기자.' 


바로 아이들을 모았습니다. "졸업식을 직접 준비해보고 싶은 친구들 교무실로 모이세요!" 해서 8명 정도의 학생이 모였습니다. 이름하야 '졸업준비위원회'


졸준위 아이들은 틈틈히 만나 졸업식을 준비했습니다. 사실 졸업식 날짜는 12월 29일 목요일이었지만 아이들은 졸업식 하는 주는 추억쌓기를 하면 더 좋을 것 같다는 의견을 냈습니다.


"그래? 그럼 프로그램을 짜보렴."


"네!!"


졸업준비위원회 아이들은 자기네들끼리 프로그램 회의에 들어갔습니다. 


졸준위가 준비를 하기 이전에 경남꿈키움중학교 선생님들은 이미, 졸준위에서 결정된 사항에 대해서는 적극적으로 지원하자고 약속을 했던 상태였습니다. 아이들이 마음껏 하기 위해서는 당연히, 학교의 인정과 지지가 필요합니다. 그리고 이 부분은 선생님들 입장에서도 분명 새로운 도전입니다. 아이들을 믿어도 될까? 잘할 수 있을까? 사고가 나지는 않을까? 우리는 이미 3년간 아이들의 성장을 봐왔기에 졸업식을 준비하는 아이들을 믿는 것도 그리 어렵지 않았습니다.

회의중인 아이들입니다.

최종 일정이 발표되었습니다. 월요일 등교하면서 포토타임을 시작으로 마지막 공동체 회의, 담력체험, 롤링페이퍼 쓰기, 졸업논문발표, 대청소, 반별 타임캡슐 만들기, 3학년 전체 아이들 기숙사가 아닌 꿈터에서 자기, 그리고 목요일 졸업식까지, 졸준위 아이들은 계획을 세웠고 전교생에게 알렸으며 준비물도 준비하는 등, 본격적인 준비에 들어갔습니다.

월요일


마지막 전체 공동체 회의 시간입니다. 사실 회의가 아니라 전교생이 돌아가면서 3학년은 친구들과 후배들에게, 후배들은 졸업하는 선배들에게 하고 싶은 말을 남겼습니다. 1학년 여학생이 피아노를 쳤고 잔잔한 음악을 배경으로 아이들은 조용히, 한명씩 소중한 한마디씩을 했습니다. 서로가 서로에게 집중했고 정성을 다했습니다. 


3학년 아이들은 미안하다는 말을 가장 많이 했고 후배들은 더 친하게 못 지내서 미안했다는 말이 많았습니다. 그 외에도 3년간 학교 생활 하고 나서 후배들에게 당부하고 부탁하는 말들을 하는 아이들도 있었습니다. 선생님들 100마디보다 선배 1마디가 더 공감되고 아이들에게 깊이 들어간 다는 것을 다시금 느낄 수 있었습니다. 아이들은 진지했고 차분했습니다.

전체 모임이 끝나고 나선 몇 개의 모둠을 나누어서 모둠별로 회의를 했습니다. 모둠 주제로는 '프로젝트 수업, 공동체 회의, 축제, 체육대회, 학교의 개선할 점 등이었습니다. 3학년 아이들이 진행하고 1, 2학년 아이들이 함께 이야기를 나눴습니다.  

드디오 밤이 되었고 담력체험이 시작되었습니다. 온 학교에 불이 꺼지고, 무서운 음악이 깔렸으며 1,2,3 학년 아이들이 한명씩 총 3명이 조가 되어 어두운 학교를 돌아다니며 미션을 수행했습니다. 귀신분장...쩔지요? 화장을 잘 하는 아이들이 분장을 도와주었습니다. 저도 개인적으로 일이 있어 3학년실에 혼자 앉아 있었는데 어찌나 무섭던지요. 하지만 놀이를 방해할 수는 없으니 불도 못 켜고, 정말 혼났습니다.


화요일이 되었습니다.


전체 학생들은 강당에 모여 롤링페이퍼를 작성했습니다. 1, 2학년 아이들은 졸업하는 선배를 위해, 3학년 아이들은 선생님들께 편지를 썼습니다. 진지하게, 그리고 즐겁게 편지를 썼습니다. 이 날 썼던 롤링페이퍼는 졸준위 아이들이 모두 모아서 졸업식때 나눠 주기로 했습니다.

오후 4시부터 졸업논문 발표회가 시작되었습니다. 졸업생들은 자신들의 중학 생활에 대해 돌아보고, 못했던 말들을 했습니다. 발표가 끝나고 나면 후배들이 장미꽃 한 송이씩을 선배들에게 주었습니다. 발표 중 감정이 솟구쳐 올라 눈물을 흘리는 아이들도 있었고 아이들은 함께 안고, 서로를 위로했습니다. 지켜보는 이들도 조용히 눈물을 닦았습니다.

3-1반 1번부터 3-3반 마지막 번호까지 거의 모든 아이들이 발표를 했습니다. PPT를 만들어 발표하는 아이도 있었고 마이크만 잡고 발표했던 아이들도 있었습니다. 발표가 끝나면 질의 응답 시간을 가졌습니다. 질의 응답 시간에도 모두가 진실되게 만났습니다. 궁금했던 이야기, 고마웠던 이야기, 미안했던 이야기가 전 학생이 듣는 공간에서 조용히 오고 갔습니다. 그 자리 자체가 감동이었습니다.


모든 발표가 끝나니 밤 10시쯤 되었습니다. 발표가 끝난 뒤 1, 2학년 아이들은 기숙사로 돌아갔고,

3학년 아이들은 발표를 했던 시청각실에서 우리들만의 작은 파티를 했습니다. 마침 학생 2명이 생일이었고 부모님께서 케익을 사오셔서 반짝 생일파티를 했습니다.

그리고 많은 부모님들께서 간식꺼리를 사오셔서 함께 나눠 먹고, 끝까지 함께 계셨던 샘들과 같이 기념사진을 찍었습니다. 어찌보면 졸업하기 전 마지막 단체사진이었지요.


수요일이 되었습니다.


오전에 학교 대청소를 했습니다. 그런데 대청소가 감동이었습니다. 3학년들이 반별로 학교 전체 구역을 나누어서 청소를 하더군요. 반청소는 기본이고 삼삼오오 모여, 1층 복도, 2층 복도 등 청소를 했습니다. 선생님들의 아무런 지시나 부탁이 없었음에도 불구하고 청소를 더 열심히 하는 모습에 '혹시, 이 놈들이 학교를 정말 좋아하는건 아닐까?'라는 야릇한 생각이 들기도 했습니다.


자신들이 계획하고 준비를 해서 그런지 열심히 청소하는 모습을 보며 평소에 청소하지 않던 모습이 겹치며 순간 이질감이 들기도 했습니다. '니 와그라노.' '아 샘 왜요. 청소 좀 하자구요. 저리 비끼세요.' 청소가 서로에게 스트레스를 주지 않을 수도 있다는 것을 깨닫게 되었습니다.


그 후 오후에는 반별로 타임캡슐을 준비했습니다. 그런데 우리들에게 또 하나의 중대한 고민꺼리가 생겼습니다. 


언제 열것인가?


많은 고민을 했고 우리는 2020년 경남꿈키움중학교 졸업식날 모이기로 했습니다 즉 1기 아이들이 20살이 되는 해, 올해로부터 4년 뒤 모두 학교에 모여 타임캡슐을 열기로 했습니다. 물론 2017년부터 있을 체육대회 등 학교 행사때도 당연히 모이기로 했구요.

타임캡슐에 들어간 물품들은 반 별로 꾸몄기에 아무도 모릅니다. 4년 뒤 자신에게, 친구에게 쓰는 편지는 의무사항이었고 나머지 물품은 자유였습니다. 저는 지나가며 아이들 물품을 봤는데 기상천외했습니다.

3-1반도 타임캡슐을 만들었고

나무 밑에 묻었습니다. 태풍이 와도 견딜 수 있을 정도의 깊이로 파서 묻었습니다. 4년 뒤 우리는 다시 이 곳 모일 것입니다.


그리고 밤이 되었고 드디어 내일이 졸업식이 거행되는 날입니다. 이 때까지도 아이들 대부분은 졸업을 실감하지 못했습니다. 구태화선생님께서 아이들을 위해 작은 불을 준비해 주셨고 우리는 모여 숯불에 컵라면도 끓여 먹으로 오뭇한 시간을 보냈습니다.

그리곤 꿈터로 모였지요. 꿈터에서 자는 것은 의무사항이 아니었습니다. 기숙사에서 잠 자는 것을 원한는 친구는 기숙사에 들어갔고 마지막 밤이니 친구들과 보내고 싶다고 한 친구들은 꿈터에 모였습니다.

치킨으로 분위기가 업! 되었고,

아이들은 기념사진을 촬영하고 여러 게임들을 하며 시간을 보냈습니다. 놀다보니 시간이 어느 새 새벽 3시,


우리는 다음 날 있을 졸업식을 생각하며 잠자리에 들었습니다.


(다음 편에 계속)



Posted by 마산 청보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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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흑형 2017.01.13 15:23 Address Modify/Delete Reply

    어느학교인지 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