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용만의 함께 사는 세상 :: '인권' 태그의 글 목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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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남의 교육계가 시끄럽습니다. 경남학생인권조례때문인데요. 찬성과 반대측이 팽팽한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이와 관련 12월 7일자 경남도민일보에 보면 <박교육감, 학생인권조례안 수정 시사>라는 기사도 있었습니다.


그렇다면 실제 중학생들은 학생인권조례에 대해 어떻게 느끼고 있을까요? 참고로 일반중학생들은 아닙니다. 대안중학교 중2학생들의 생각입니다. 사회시간에 '학생인권조례'에 대한 찬/반 토론 수업을 진행했습니다. 첫 시간에 대한 내용은 이미 소개드렸습니다.

첫 수업이 끝난 후 아이들과 대안까지 마련해 보자고 2차시 수업을 준비했습니다.

2차시 수업 현장입니다. 찬/반 팀 애들이 각자 모여 자료를 수집하고 의견을 모으고 있습니다.

반대측 입장의 아이들이 나와서 학생인권조례의 문제점에 대해 발표했습니다. 물론 찬성측 아이들도 나와서 학생인권조례의 필요성에 대해 발표했습니다. 

각 입장의 발표를 들은 후 자리에 앉아 본격적인 토론이 시작되었습니다.

학생인권조례안을 화면에 띄우며 조목조목 토론했습니다.

아이들이 문제시 삼았던 부분을 공개합니다.

우선 8조(표현과 집회의 자유) 3항입니다.

 ③ 학생은 자신의 주장을 담은 게시물을 학내에서 허용된 게재공간에 자유롭게 붙일 수 있으며, 그 게재공간은 충분하게 보장되어야 한다. 또한 학교는 특정 공간에 학생들이 자유롭게 사용할 수 있는 게재공간을 세 군데 이상 설치하여야 한다.

학생들은 이 항의 우려되는 부분에 대해 지적했습니다. '자신의 주장을 담은 게시물을 학내에서 허용된 게재공간에 자유롭게 붙일 수 있는 것'은 당연하나 그 내용이 사실이 아니라 저격(한 친구를 목표로 공격하는 것)하는 글 등 상대의 인권을 침범하는 글을 게재할 시 대책이 필요하다는 것이었습니다. 


여기서 한가지 말씀 드리고 싶은 것은 학생들이라고 해서 모든 학생들과 사이가 좋고 서로 이해하는 것은 아니라는 사실입니다.(어른들도 마찬가지지요.) 특히 약한 친구가 있을 수 있는 데 상대적으로 강한 친구가 약한 친구를 저격하기 위해 글을 게재한다면 이것은 문제가 될 수 있겠다고 문제제기 했습니다. 찬성측 아이들은 바로 수용했습니다.

"개선점을 고민해 보겠습니다."


다음, 이 부분에서도 이견이 나왔습니다.

  ② 교직원은 학생의 동의 없이 학생의 소지품을 검사해서는 아니 되며, 일기장 또는 개인수첩 등의 사적 기록물을 강요하거나 열람할 수 없다.

학생들 의견입니다. '충분히 위험한 물건을 소지하고 있고, 학생이 소지해서는 안될 물건을 소지할 아이가 있을 수 있는데 소지품 검사 자체를 못하는 것은 다른 학생들에게 위협이 될 수 있다. 이 부분은 개선되어야 한다.'고 반대측 학생들이 문제를 제기했습니다.

찬성측 아이들 의견입니다.

"공감합니다. 부득이한 경우 소지품 검사를 할 수 있는 방안을 첨부하겠습니다."


토론은 물흐르듯 진행되었습니다.


마지막으로 문제제기한 부분을 소개합니다.

제15조 (같을 권리) 중.

④ 여학생용 화장실과 휴게시설 등은 충분히 확보되어야 한다.

이 부분에 대해서 남학생들의 반발이 있었습니다. '여'라는 글자를 빼야 한다고 주장했습니다. '남학생용 화장실과 휴게시설도 충분치 않다. 왜 '여학생용'만 있어야 하느냐. '남학생'도 학생이다.' 따라서 '여'라는 글자를 빼야 한다고 주장했습니다.


찬성측 아이들도 즉각 반응했습니다.

"빼겠습니다."

토론은 진지하며 깊이있게 진행되었고 사실 제가 딱히 개입할 부분이 없었습니다. 


아이들 토론이 끝난 후 마지막으로 물었습니다.

"여러분들이 아쉽다고 생각하는 부분은 위의 세 항 인가요? 반대하는 어른들이 걱정하는 '제 16조 ① 학생은 학년, 나이, 성별, 성 정체성, 성적 지향, 종교, 사회적 신분, 출신지역, 출신학교, 출신국가, 출신민족, 언어, 장애, 용모 등 신체조건, 임신 또는 출산, 가족의 소득수준, 가족의 형태 또는 상황, 인종, 경제적 지위, 피부색, 사상 또는 정치적 의견, 질병 경력, 징계, 학교의 종류나 구분, 교육과정 선호도 또는 학업성적 등을 이유로 차별받지 아니 한다. 제 17조 ② 교직원은 성폭력피해나 성관계 경험이 있는 학생에 대하여 편견을 가져서는 아니 된다.'에 대해선 어떻게 생각하나요?"


아이들은 답했습니다.

"당연한 것 아닌가요? 저 내용으로 차별하는 것은 아니잖아요. 설사 성정체성이나 성적 지향을 알게 되더라도 그걸로 퇴학이나 징계가 있는 것은 말도 안되는 것 같아요. 그리고 성관계 경험이 있는 학생에게 편견을 가져야 하나요? 이건 아닌 것 같아요."


"저는 어쩔 수 없이 반대측 입장에서 말했지만 학생인권조례 자체는 당연히 찬성해요. 이미 관련 법이 있다고 하지만 지켜지지 않는 것 같아요. 학생인권조례가 아니라 그냥 인권조례 아닌가요?"


최소한 한가지는 확실했습니다. 아이들의 토론문화가 권력을 행사하는 어른들의 토론문화보다 훨씬 품위있고 민주적이었습니다. 아이들은 인권조례 자체는 환영했습니다. 그리고 반대하는 어른들이 걱정하는 내용과 아이들이 걱정하는 내용은 분명히 달랐습니다.


학교는 아이들이 다니는 곳입니다. 학생인권조례는 학생들이 알아야 하고, 학생들의 의견도 포함되어야 합니다. 인권은 주어지는 것이 아니라 원래 있는 것입니다. 


<민주주의는 교문 앞에서 멈춘다.>는 슬프지만 맞는 말이 있습니다.


인권이 학생들 뿐 아니라 모든 사람들이 서로 존중해주는 것이 되면 좋겠습니다.


인권은 사람이라면 누구나 태어나면서부터 당연히 가지는 기본적인 권리입니다.



Posted by 마산 청보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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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남꿈키움중학교에서 지난 9월 13일, 목요일 공동체 회의 시간에 부학생회장 보궐선거가 있었습니다. 이전의 부학생회장 학생이 전학을 갔기 때문에 치뤄진 선거였습니다.

어찌보면 중학교의 부학생회장 보궐선거는 별 것 아닌 행사치레일수도 있습니다. 허나 경남꿈키움중학교에서는 학생회의 역할과 의미가 중요하기에 아이들은 아주 진지하게 임했습니다.

올해부터 경남꿈키움중학교의 선거는 학생들로 꾸려진 '선거관리위원회'에서 진행합니다. 후보자 접수부터 선거기간, 투표, 개표까지 '선거관리위원회'에서 100% 진행합니다. 선생님들은요? 선관위가 요구하는 물품, 행정적 절차를 대신해 줄 뿐입니다.

고맙게도 후보자가 두명이었습니다. 한시간 정도 학생들의 자유 질의응답 시간이 있었고 학생들은 '부회장이 되면 어떻게 할 건가? 평소 생활이 이런데, 부회장이 되면 어떻게 될 것인가? 주요 공약은 무엇인가? 학생회 사안이 있을 때 어떻게 대처할 것인가?' 등 예리하고 진지한 질문들을 했고 후보자들도 성심껏 답했습니다. 위 사진은 질의 응답이 끝난 뒤 후보자들의 유세 장면입니다.

유세가 끝났고 그 자리에서 투표가 진행되었습니다. 선관위의 철저한 준비로 별탈없이 예정대로 진행되었고 개표또한 투표 후 바로 이뤄졌습니다. 저녁 먹을 때 쯤 결과가 나왔고 학생회장학생이 전교 방송을 통해 당선자를 축하했습니다. 동시에 비록 당선되지는 못했지만 당선되지 못한 후보 학생에게수고했다고 격려했습니다. 옆에서 방송하는 것을 듣는 제가 감동했습니다.ㅜㅠ


학교에서 학생들의 자치권이 확대되면 샘들은 일이 줄어듭니다. 학생들이 스스로 알아서 하기 때문입니다. 대신 학생회의 역할과 지위는 확실히 보장해 주어야 합니다. 학생회 일꾼들이 하는 말은 개인의 말이 아니라 학생들을 대표하는 말이기에 교사 개개인이 확답을 하지 습니다. 경우에 따라서는 교사회의에서 학생회의 안건에 대해 논의하기도 합니다. 학교 일정이 바뀔 때에도 학생회의 동의를 받습니다. 샘들이 지시하는 학생회가 아니라 학교일을 함께 하는 학생회로 존중합니다.


민주주의는 교과서로만 배워서는 곤란합니다. 민주주의는 생활속에서 이뤄져야 합니다. 아이들은 민주주의인지 모르면서 민주주의를 경험합니다. 당연한 것으로 익힙니다. 억압받고 자란 아이가 사회에 나가서 민주적인 어른이 되는 것을 기대해서는 안됩니다. 학교에서 민주주의를 경험한 아이가 어른이 되어도 민주시민이 될 수 있습니다.


경남꿈키움중학교에서는 학생회 뿐 아니라 기숙사 사생자치회의 자치권도 강화하기 위해 노력합니다. 결국 샘들이 시키는 것보다 학생들이 스스로 고민하고 결정하고 진행할 때, 참여도와 불만이 적다는 것을 경험적으로 알고 있습니다.


학교는 아이들을 똑같은 모범학생으로 길러서는 안됩니다. 차이를 인정하고 다름을 존중하며 문제는 같이 해결할 수 있도록 기회를 제공해야 합니다. 솔직히 교사 입장에서는 상당히 번거롭고 인내를 요하는 일임에는 분명합니다. 하지만 처음이 어렵지 익숙해지면 이만큼 자유롭고 건강한 경험도 드뭅니다.


학생인권조례

학생인권조례에 대해 말들이 많습니다. 특정 항목만 가지고 인권조례 자체를 반대하는 것은 동의하기 힘듭니다. 학생인권이 보장되고 인권감수성이 자랄 때 교권도 당연히 함께 자랍니다. 인권은 어른들이 후하게 인정해주는 항목이 아닙니다. 당연히 누려야 할 권리입니다. 학생과 선생이 다른 존재고, 아이와 어른이 다른 존재가 아닙니다. 학생과 아이는 어려서 미성숙하고 어른과 선생은 커서 성숙한 존재가 아닙니다. 미성숙한 대우를 받고 자란 아이가 미성숙한 어른이 되며 존중받고 자란 아이가 성숙한 어른이 됩니다. 


학교폭력, 악플회문제의 시작이 민주적인 경험을 적게 하고, 존중받지 못하고, 억압받고, 억울하게 자란 사람이 많아서 그렇다는 것은 어렵지 않게 연결할 수 있습니다.


개인적 욕심으로는 인권 뿐 아니라 동물권, 자연권도 함께 성장해야 합니다. 나만 귀하고 상대의 귀함을 인정치 않고 무시하는 사회분위기는 결코 건강하지 않습니다.


학생인권조례 제정 및 시행을 지지합니다. 학생인권과 교권의 동반성장도 지지합니다. 학생을 아이가 아니라 자라는 귀한 사람으로 존중하는 사회를 희망합니다. 


학생자치는 베푸는 것이 아니라 잊고 있었던 것을 제자리로 돌려놓는 꼭 필요한 활동입니다.


학교는 사회에 나갈 성숙한 민주시민을 길러내는 장이 되어야 합니다.

Posted by 마산 청보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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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8월 31일, 마산 YMCA에 갔습니다. 이유는 <평화 인권 교육강사 양성과정>의 강사 샘들의 수업 심사를 위해서였습니다.

마산 YMCA는 참 좋은 일을 많이 합니다. 해서 기본적으로 마산 YMCA에서 부탁을 하면 거절하지 않고 수락하는 편입니다. 허나 이날은 달랐습니다. 저에게 심사를 요청하는 전화가 왔을 때 솔직히, 처음 든 생각.

'제가 감히 어찌 그 분들의 수업을 심사하지?' 였습니다. 하지만 한지선 간사님의 편안한 부탁과 꼭 와주시면 좋겠다는 말씀에 순수히 동의할 수 밖에 없었습니다.

딱 시간에 맞춰 도착했습니다. 긴장하신 샘들의 표정이 느껴져 저도 떨렸습니다. 분위기를 최대한 편안하게, 재미있게 해보기 위해 나름 나댔습니다.ㅎ

많은 분들이 오셨습니다.

이날 심사위원으로는 저 외에도 부산인권센터에서 한분, 마산 YMCA 부장님 한분이 같이 참석하셨습니다. 한지선 간사님께서 찍어주신 사진입니다. 저도 나름 진지했군요.^^

모든 강사샘들은 10분간의 시간이 주어졌고 수업시연 단계는 본인이 직접 뽑아서 진행되었습니다. 1부에는 대부분의 샘들이 수업 시작 후 10분을 뽑으셔서 주최측의 농간이 있는 것이 아닌가? 라는 의문이 들었습니다.

시간이 갈수록 다양한 순서가 나와서 결국 주최측의 농간은 아니다라는 결론을 내었습니다. 한지선 간사님도 살짝 당황하셨습니다. 허나 특유의 넉살과 유쾌함으로 재밌게 넘어갔습니다.

한 분 한 분의 강의가 열정적이고 유쾌했습니다. 인권에 대해 저도 많이 배웠습니다.

동기유발로 다양한 내용들이 발표되었습니다. 저도 같이 놀았습니다.^^

심사가 끝난 후 뒷면에 보니 강사샘들이 평화 인권 교육강사가 되기 위한 자신의 바램을 적은 글들이 있었습니다. 감동적이라서 사진에 담았습니다.

마지막 수료식에는 제가 참석치 못했습니다. 후에 한지선 간사님께서 보내주신 사진입니다. 양성과정이 그리 녹록치 않았을 텐데 이 분들의 표정이 너무 밝아서 사실 놀랬습니다. 당황하실 수도 있고 불편할 수도 있는 시간이었지만 서로 격려하시며 으쌰으쌰 하시는 모습이 보기 좋았습니다.


저도 많이 배웠습니다. 인권은 내가 지켜야 하는 것과 더불어, 어른이, 강한자가 지켜줘야 하는 것이라는 것도 알게 되었습니다. 


이 분들이 학교나 다양한 현장에서 아이들을 만나 평화, 인권 교육을 하신다고 생각하니 저도 설레였습니다. 조만간 저희 학교에서 뵐 날도 오겠지요.^^


평화 인권 강의를 희망하시는 단체에서는 마산 YMCA 055-251-4835 로 전화주시면 친절히 답해드립니다.


2018년, 창원시 평화인권센터 아동, 청소년, 평화 인권 교육강사님들의 활발한 활동을 기대합니다.^^

Posted by 마산 청보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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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추석은 연휴가 상당히 길었습니다. 직업인으로서는 좋은 일이지만 저희 집에는 걱정꺼리가 있었습니다. 아내 회사에서 키우는 토끼였습니다. 10일이 넘는 휴가에 토끼 밥을 줄 사람이 없었던 것입니다. 아내가 말했습니다.

"여보, 토끼 밥을 주러 매일 가야 하는데..."

처음 이 말을 들었을 땐 솔직히 순간 '욱' 했습니다. 여행을 갈 수 없다는 뜻이었기 때문입니다.

"그럼 우리 가족 여행은 못가는거야?"

"1박 2일 정도는 괜찮을 것 같애."

여러모로 신경이 쓰였습니다. 

'토끼 그게 뭔데...'

하지만 제가 토끼를 평가하는 생각이 완전 틀렸음을 곧!!! 알 수 있었습니다.


아이들과 함께 실제로 첫날 부터 풀을 주러 갔습니다. 아이들도 처음에는 동물원의 동물 보듯이 토끼장 밖에서 풀주는 엄마를 쳐다만 보더군요. 하지만 날이 지나니 아이들도 토끼장 안으로 들어가기 시작했습니다. 그러다가 어느 날, 엄마가 일이 있어 토끼들에게 풀을 못주는 날이 생겼습니다. 제가 아이들과 토끼풀을 주러 갔지요. 사실 저는 그 전에는 토끼 풀 주는 데 어떤 협조도 하지 못했습니다.


이 때 놀라운 것을 경험하게 됩니다. 

아이들이 가위를 들고가 스스로 토끼풀을 준비하였습니다.

아이들이 토끼장 앞에 서니 놀랍게도, 토끼들이 우르르 달려와 문앞에 모여들었습니다.

'헉! 뭐야? 토끼가 사람을 알아보네???'

저는 상당히 놀랬는데 아이들은 놀라지 않더군요.

"아빠, 이제 토끼가 우리를 알아. 우리가 밥 주는 사람인지 아는 것 같애."


아이들은 자연스레 들어가서 토끼들에게 풀을 주었습니다. 토끼들은 달아나지 않았습니다.

원래 토끼는 겁이 많은 동물 아니었던가요?

우리 꼬맹이도 토끼 등을 쓰다듬을 정도가 되었습니다.

엄마가 없어서 그런지 아이들은 더 열심히, 더 정성껏 토끼들에게 풀을 뜯어 먹였습니다.

동물을 키운다는 것은 특별한 경험인 것 같습니다. 사실 시작은 인간이 필요해서 동물을 키우는 것이겠지만 은밀히 보며 서로 공상한다고 봐야 합니다. 인간도 동물이 필요했고, 동물도 인간이 필요한 것입니다. 즉 누가 누구를 버릴 수 있는, 갑 을 관계가 아닙니다. 생명과 생명이 만난 것이고 생명에는 우열이 없다고 저는 생각합니다.


우리 아이들이 열흘간 토끼들과 거의 매일 만나며 달라진 점을 저는 보았습니다. 달라졌다고 해야하나? 자신들을 기다리고 달려오는 토끼들을 보며 존중받는 경험을 한 것 같고, 자신들의 노력으로 토끼들이 사는 것을 보며 책임감도 느낀 것 같습니다. 나의 노력으로 상대를 돕는 것의 기쁨도 느꼈습니다.

풀을 뜯으며 딸아이가 했던 말이 지금도 잊혀지지 않습니다.

"아빠, 남을 돕는 다는 것은 참 기분 좋아요. 지금 우리는 토끼를 돕고 있는 거잖아요."


동물과 함께 한다는 것은 대단한 경험입니다. '내가 필요해서, 내가 키운다. 내가 주인이다.' 라는 생각이 아니라 '나도 이 동물로 인해 도움을 받고 있다. 우리는 서로 의지한다.'는 생각이 필요할 것 같습니다.


딸아이가 어느 순간 부터 강아지를 키우고 싶다고 이야기 하고 있습니다. 저는 여러가지 이유를 들며 곤란하다고 답하고 있었습니다. 하지만 토끼와 아이들을 보며 '강아지를 분양받아볼까?'라는 생각을 하게 되었습니다.


단순히 매일 가서 풀만 뜯어 먹였던 것 뿐이지만 아이들은 토끼와의 관계 속에서 그 이상의 행복을 느끼고 있었습니다. 학교나 학원의 교과서, 부모의 말을 통해서는 절대 깨우칠 수 없는 것을 토끼와의 관계를 통해 깨달은 것입니다.


이제 우리 가족이 토끼 풀을 안 먹여도 되지만 주말이 되면 토끼를 보러 계속 갈 생각입니다. 사는 곳은 떨어져 있지만 어느 새 이 토끼들은 우리 가족 비스무리하게 되어 있습니다.


생명 중에 소중하지 않은 것은 없습니다. 인권을 외치려면 동물들의 권리도 보장해 주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동물들은 함부로 대하며 인간만의 권리를 외치는 것은 너무 이기적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지구는 인간들만의 것이 아니기 때문입니다.


토끼이야기 하며 오만 말을 다 합니다.ㅋ


암튼 아이들이 새로운 친구들을 사귀는 것도 중요하지만 토끼 친구들을 사겼다는 것이 부모 입장에서는 더 뿌듯합니다. 


아이들은 이렇게, 천천히 자라고 있습니다.^-^ 토끼들이 고맙습니다.


Posted by 마산 청보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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