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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도가 끝이 났습니다. 해서 수업시간에 아이들에게 제안을 했습니다.

"여러분, 지금까지 수많은 성교육을 받아왔습니다. 만족스러웠습니까?"

"아니요!!!"


아니라는 답이 압도적으로 많았습니다. 제가 기대했던 답입니다.


"그렇지요. 안타깝게도 어른들은 여러분들이 원하는 성교육 수준을 잘 모릅니다. 해서 제안합니다. 여러분들이 성교육 샘이 되었다고 가정해서 친구들에게 직접 성교육을 해 보는 것은 어떨까요?"


머뭇머뭇..


순간 정적이 흘렀습니다.


"단! 조건이 있습니다. 특정 애들만 하는 것이 아니라 반 친구들이 모두 하는 것을 원칙입니다. 더하기, 남학생, 여학생이 교대로 한명씩 진행합니다. 순서는 샘이 무작위로 뽑겠습니다. 동의합니까?"


"네!!!!"


번호표를 만들었고 순서대로 뽑았습니다.


"XX번!"


우와!!!! 하는 탄성소리와, 으악!!!하는 비명소리가 동시에 들렸습니다. 


첫 반, 첫 시작으로 한 학생이 나왔습니다. 잠시 고민하더니 바로 수업을 진행하더군요.

"여러분들, 성지식이 많지요? 성교육하면 무엇이 궁금한가요? 불러주세요."


"SEX!!! 키스!!! 임신!!! 야동!!! 생리!!!" 등등 많은 의견들이 나왔습니다. 아이는 칠판에 빠짐없이 적었습니다. 그리고 하나씩 설명했습니다. 물론 부끄러워 하더군요.


"이건 이거고, 저건 저거예요."


친구가 발표하니 앉은 친구들도 질문을 쉽게 했습니다.

"자세히 설명해 주세요. 남자는 왜 이래요? 여자에게 이건 뭔가요?"


자연스레 앉아 있는 아이들끼리 남성에 관한 오해와 진실, 여성에 대한 오해와 진실에 대해 아이들끼리 묻고 답하는 분위기가 만들어졌습니다.

야동에 대해 발표하는 학생입니다. 야동의 문제점에 대해 집중적으로 이야기 했습니다.

피임방법에 대해 이야기한 아이도 있었습니다.

모든 아이들이 나와서 하니 부담이 덜한 듯 보였습니다. 저는 별 역할을 하지 않았습니다. 다만 잘못된 성지식을 이야기 하는 경우 그 지점만 보충 설명했습니다. 예를 들면 한 남학생이 나와서 이런 이야기를 했습니다.

"남자의 성기는 4.5cm이상만 되면 충분합니다. 제가 어디서 읽었습니다. 다만 크기가 너무 작아 고민되는 경우 비아XX를 먹으면 됩니다. 그러면 성기가 두배정도 커집니다."


이 아이의 발표 후 제가 개입했습니다.

"비아XX는 성기 크기를 키우는 약은 아닙니다. 정확히 말하자면 사정시간을 늘려주는 약입니다."


"아하"


제가 개인적으로 좋아하는 아이들 반응이 나왔습니다. "아하"는 알고 싶은 것을 알게 되었을 때 본인도 모르게 나오는 감탄사지요.^^


3반에 걸쳐 한시간씩 이 수업을 진행했습니다. 재미있었습니다. 가장 큰 효과는 여성들의 생리에 대해 남학생들이 제대로 알게 된 것입니다. 한 학생이 생리에 대해 발표했고 남학생들은 많은 질문을 했습니다. 

"그렇게 아파? 어떻게 아파? 어느정도 아파? 어떻게 참아? 생리대 종류 그리 많아? 불편해서 어떻해?"


저는 이 부분만 봐도 성교육은 성공했다고 판단합니다.


남성이 여성에 대해 제대로 이해하고, 여성이 남성을 제대로 이해하는 것도 좋은 교육이라고 생각합니다. 저는 중 2아이들을 대상으로 이 수업을 진행했습니다. 중1, 중3한테는 아직 해보지 않았습니다. 확실한 것은 중2쯤 되면 왠만한 성지식은 모두 알고 있습니다. 다만, 친구들끼리만 이야기하다보니 잘못된 성 지식을 알고 있는 아이들도 많았다는 것입니다.


아이들은 1일 성교육 샘 역할을 직접 해보며 성교육 진행의 어려운점과 성교육을 어떻게 해야 하는지에 대해 고민하게 되었습니다.


"여러분들도 엄마, 아빠가 될 것 입니다. 그 때 학교에서 하는 성교육도 필요하겠지만 엄마, 아빠가 전하는 성교육도 분명히 필요합니다. 여러분은 후에 자녀들에게 어떻게 성교육을 할 것인지 고민하면 좋겠습니다. 성은 불결하고 부끄럽고 어두운 것이 아닙니다. 사랑하는 이와 함께 하는 것은 축복일 수도 있습니다. 사랑은 아름다운 것이지만 책임도 분명 따릅니다. 이번 수업을 통해 바른 성교육에 대해 여러분들도 생각해 보면 좋겠습니다."


친구에게 하는 성교육 수업은 훌륭했습니다. 다른 모든 분들께 이 방법을 추천드리긴 어렵습니다. 어떤 이유로 하지 못하겠다고 한 학생들도 있었습니다. 해서 어떤 은 원하는 친구들만 따로 이 수업을 진행했습니다.


저는 거창하고 전문적인 용어가 아니라 아이들이 흔히 쓰는 단어를 구사하며 보충설명을 했습니다.


저는 다만 아이들에게 성은 부끄러운 것이 아니다는 것을 가르치고 싶었습니다. 수업 후 아이들에게 이런 수업에 대해 어떻냐고 물으니 아이들은 대부분 좋은 시간이었다고 답했습니다. 고마웠습니다.


잘못 알고 있는 것을 바로 잡아만 줘도 충분합니다. 


부모님들을 한번씩 만나 자녀 성교육에 대해 물어보면 많은 분들이 어떻게 말을 꺼내야 할 지 모르겠다고 하십니다. 성교육이 가능하려면 평소 아이와 친분이 형성되어야 합니다. 편한 관계 속에서 편한 교육이 이뤄질 수 있습니다.


이상 용샘의 성교육 이야기 였습니다.^^

Posted by 마산 청보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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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나비야 2018.11.22 19:04 Address Modify/Delete Reply

    역시 김용만쌤이네요~
    아무나 할 수 없는 수업이겠는데요.

  2. 나비야 2018.11.25 08:47 Address Modify/Delete Reply

    용윈에서 학부모 강의하실때 알아봤습니다.^^
    너무 유쾌하고 유익한 강의였지요.
    이런 선생님을 아이들이 어떻게 안좋아하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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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첫 젠더 수업'을 읽었습니다. 김고연주님께서 쓰신 책입니다. 김고연주님은 부모님의 성을 같이 사용하십니다. 현 서울시 젠더자문관이시고 청소년에 관심이 많으신 분입니다. 논문을 바탕으로 <길을 묻는 아이들>, <조금 다른 이아들, 조금 다른 이야기>를 출간했습니다. 청소년의 삶과 고민에 관심이 많아 <우리 엄마는 왜?>, <소녀, 설치고 말하고 생각하라>, <21세기 청소년 인문학>등 청소년을 위한 교양서를 활발히 집필하고 있습니다. 저는 이 책을 우연히 만났으나 읽는 순간, 이 책은 청소년 뿐 아니라 어른들이 읽어야 하는 책이라고 생각했습니다. 저부터 이 책을 다 읽었습니다. 쉽고 재미있게 씌인 책입니다.


인생은 흔히 '나를 찾아 떠나는 여행'이라고들 해요...나를 찾는 여행에서 중요한 사실이 두 가지 있어요. 첫째, 이 여행을 절대 혼자 할 수 없다는 것, 곧 혼자서는 결코 내가 누구인지를 찾을 수 없다는 거예요. 우리는 인생이라는 여행을 수없이 많은 동행과 함께해요. 순간적이든, 지속적이든, 간헐적이든 수많은 만남이 나의 여행을 만들고, 내가 누구인지 조금씩 알려줍니다. 


둘째, 내가 누구인지에 대한 답은 하나가 아니라는 점이엥. 나의 정체성은 여러 개이고, 또 고정되어 있지도 않아요. 여러분은 여자/남자이기도 하고, 딸/아들이기도 하고, 친구이기도 하고, 학생이기도 하고, 십 대이기도 하고, 한국인이도 하지요. 상황에 따라 이 다양한 정체성의 합이 나이기도 하고, 또는 각각의 정체성이 나이기도 합니다. 이 중에서 무엇이 더 중요하고, 덜 중요하다고 말할 수 없어요.(5페이지)


청소년들을 대상으로 쓰신 책이라 문체가 다정합니다. 저는 친절하게 느껴졌습니다. 해서 그런지 잘 읽힙니다.


차례를 소개하겠습니다.

1. 여자와 남자는 얼마나 다를까?

2. 다이어트에서 내 몸을 지켜 줘!

3. 사랑은 언제나 낭만적일까?

4. 모성은 위대하다. 우리 엄마만 빼고?

5. 누가, 왜, 무슨 일을 해야 할까?

6. 우리 가족은 팀워크가 필요해

7. 혐오의 말은 그만, 모두가 나답게


이 책은 여성들만 편드는 책이 아닙니다. 본인, 스스로의 존재에 대해, 있는 그대로의 귀한 모습에 대해 조용히 일깨워 주는 책입니다. 저는 성인이지만 청소년 서적을 읽고 감동을 받을 때가 있습니다. 이 책이 그러했습니다.


성인들은 성인 책을 읽어야만 감동하는 것이 아닙니다. 아이들이 밤에 자기 전, 동화책을 읽어주며, 제가 오히려 감동을 받은 적도 여러번입니다.


저는 개인적으로 이 책 읽기를 아이들에게 과제로 내었습니다. 물론, 수행하지 않아도 괜찮습니다. 단, 이 책을 읽어오는 아이들에게는 저의 취미생활로 뽑은 인형을 주기로 했습니다.


아직까진 인증샷이 올라오진 않았습니다.^^. 하지만 적어도 중학생들이 젠더에 관련된 책을 읽는다면, 이 책을 추천하고 싶습니다. 아이들이 묻더군요. 

"선생님, 젠더와 섹스는 뭐가 달라요? 같은 거예요?"


SEX와 Gender은 한글로는 '성'이라고 번역 가능하지만 뜻은 약간 다릅니다. SEX는 육체적, 생물학적 성을 말하는 것이고 Gender는 사회적으로 구성된, 남자는 남자일, 여자는 여자일로 구분하는 성을 뜻합니다. 즉 아빠는 바깥일, 엄마는 집안일을 하는 존재라고 하면 이것은 SEX 가 아니라 젠더의 구분입니다. 하지만 현실적으로 남자일, 여자일로 구분하는 것이, 또 다른 차별일 수 있고 이것은 불합리한 이야기일 수도 있습니다. 간단한 예로 여성은 감성적이고 모성애가 강하기 때문에 집에서 아기를 돌봐야지, 사회에서 정치를 하기에는 부적절하다는 인식을 예로 들 수 있습니다. 보통 집에서 요리는 엄마들이 많이 하시지만 TV에 나오는 유명한 요리사들은 남성들이 많은 것도 의아한 부분입니다. 즉 가족들에게 하는 요리인 집안일은 여자, 바깥에서 하는 요리인 직업으로서의 요리사는 남자라는 인식도 자연스러운 것은 아닙니다.


여성의 참정권을 부여한 유럽의 첫 나라는 핀란드 대공국이었습니다. 1906년 여성들에게 참정권(선거권)이 부여됩니다. 인권에 가장 민감하다는 유럽에서조차 여성들에게 참정권이 부여된 것은 이제 100년이 좀 지났습니다. 그만큼 여성에 대한 사회적 인식이 불합리했다는 뜻입니다. 여러분은 지금 어떻게 생각하시는지요? 여성들은 감성적이기에 정치를 하기에 부적절하다고 생각하시나요? 회사의 CEO는 남성들만 되어야 한다고 보시나요? 전문적인 일은 남성들이 하는 것이 옳다고 생각하시나요?


많은 것을 고민하게 해 준 책입니다. 어렵지 않습니다. 저는 제가 읽었고 학생들에게 권했지만 사실 다른 어른분들에게도 권하고 싶습니다. 200페이지 정도의 얇은 책입니다. 자녀분들과 읽어보시고, 책에 관한 이야기를 나눠 보시는 것도 의미있는 일이라고 생각됩니다.


나의 첫 젠더 수업, '나'를 찾고 싶은 모든 분들께 권해 드립니다. 


우리는 남성, 여성이기 이전에 '나'입니다.

나의 첫 젠더 수업 - 10점
김고연주 지음/창비


Posted by 마산 청보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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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은결애비 2018.01.18 14:27 신고 Address Modify/Delete Reply

    정체성을 찾는 사람들에게 좋은 책인것 같네요
    한번 읽어 보고 싶네요
    좋은 책 소개 감사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