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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14.01.25 김밥말기, 그리고 밤.
  2. 2014.01.25 교육철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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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6.2.17 

 

2월 15일...바로 다음날이 종업식이었다. 시간도 없고 해서.

 

정상수업하는 15일날 우리는 김밥잔치를 하기로 했다.

 

설명하자면 명색이 싫은 정 고운 정 들며 함께한 1년인데

 

그냥 보내기가 안타까운 것이다.

 

주변 선생님들께 여쭤어 보았다. 아이들과 마지막을 멋지게

 

장식하고 싶은데..뭐가 좋을지..

 

한 선생님께서 기존에 계시던 학교에서 한 선생님께서 김밥말기를

 

했다고 말씀해 주셨다. 근데 이놈들이 원재료를 그대로 가져와서

 

결국 실패했다는...뭣이 번쩍했다.

 

'샘 고맙습니다.!!!'

 

재료를 다 준비해서 학교에서는 김밥을 말기만 하고 썰고

 

데코레이션만 하면 될 것 같았다. 더군다나 1학년이고 하니..

 

작업에 들어갔다. 가사실을 빌렸고(가정선생님께서는 흔쾌히

 

도와주시기로 하셨다.) 2교시와 4교시를 빌렸으며(해서 총3시간을

 

확보하게 되었다.) 아이들에게는 1주일전부터 회의를 하게 했다.

 

각 조마다 다양한 김밥이 나오는 좋겠다는 생각에.

 

고추장 김밥, 누드 김밥, 참치 김밥, 주먹밥, 심지어 비빔밥까지..

 

다양한 김밥이 나왔다.

 

드디어 당일. 1교시때부터 이 놈들은 흥분의 도가니였다.

 

어떤 조는 밥을 너무 적게 가져와서 집이 가장 가까운 친구가

 

급히 외출증을 끊어 밥도 가져온 조도 있었다.

 

왁자지껄! 우당탕탕! 난리법석!!

 

가정선생님께서 안 도와주셨다면..생각만 해도 끔찍하다.

 

2시간쯤 지나니 김밥이 거의 완성되었고 교무실 특공대가 조직되어

 

각 조에서 만든 김밥을 교무실에 투입하게 되었다.

 

아이들은 1년간 함께한 교과 선생님들께 자신들이 직접 만든

 

김밥을 가져다 준다는 것이 무척 설레였던 모양이다.

 

서로서로 가져다 줄려고 경쟁하는 것이다.

 

결국 많은 양의 김밥이 교무실로 갔고 우린 정리를 하고

 

교실로 돌아왔다.

 

---

 

오늘 폭력 자치위원회가 있었고 우리반 석이는 심리치료 및

 

출석정지 3주의 처분을 받게 되었다.

 

난 너무 마음이 아팠고 석이의 부모님과 석이를 볼 면목이 없었다.

 

내가 본 석이는 점점 좋아지고 있는 학생이었고 노력하고 있는

 

학생이었다.

 

저녁 7시쯤...석이집에 직접 찾아갔다.

 

전화상으로는 이 내용을 알릴 용기가 없었다.

 

집 근처에 가서 전화하니 석이가 마중나왔다.

 

'선생님!!!'

 

'오 그래 석아 집에 가자. 부모님 다 계시나?'

 

'네 아버님도 계십니다.'

 

'그래'

 

난 잘되었다는 생각이 들었다.

 

집에 도착하니 죄송스럽게도 아버님이 나와계셨다.

 

'아이구 선생님. 말씀만 많이 듣고..죄송합니다.'

 

'아닙니다 아버님. 제가 오히려 죄송합니다. 들어가시지요.'

 

방에 앉았다. 집이 상당히 아담했다.

 

큰 방에 아버님이랑 앉았고 어머님도 곧 앉으셨다.

 

간단한 인사를 나누고 말씀드렸다.

 

'아버님. 소주한잔 하면 안될까예?'

 

아버님은 크게 웃으시고 '우리 선생님이 멋지시군요.'

 

라고 하셨다. '아닙니더 밖에 비도 오고해서..'

 

어머님도 이모님도 크게 웃으셨다. 내가 좀 장난스럽게 말했다.

 

술을 한잔씩 하며 다양한 이야기를 나누었다.

 

아버님의 교육철학..아이들에 대한 생각..석이집의 과거사..

 

미래에 대한 말씀..나의 생각들..나의 교육철학..다양한 이야기들..

 

시간가는 줄을 모르고 대화를 나누었고 어느 덧 시간은 11시가

 

넘어섰다.

 

'아버님. 어머님. 죄송합니다. 제가 부족해서 이런 결과가

 

나왔습니다. 정말 면목이 없습니다.'

 

'아닙니다. 선생님. 이번일로 석이가 더 큰 사람이 될 것입니다.

 

석이가 선생님을 만난 것이 너무나도 감사할 따름입니다.'

 

'제가 할 수 있는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그리고 전화드리겠습니다.'

 

'네 선생님 살펴가십시오.'

 

---

 

아버님께서는 대화 도중에 계속 나를 보며 죄송하다고 하셨다.

 

부모가 되면 자식에 대해 이기적으로 된다고 하셨다.

 

석이에게만큼은 꼭 가지고 있는 꿈이 있다고 하셨다.

 

그리고...나를 보며 힘을 내라고 하셨다.

 

선생님이 계셔서 너무 감사하다고 하셨다.

 

난 ..

 

부끄러웠다.

 

그냥 부끄러웠다.

 

집으로 걸어오면서...크게 울었다.

 

아내에게 전화를 했고..

 

내가 이렇게 힘이 없음이..너무 부끄럽다며..

 

내가 꿈꾸는 학교는 이런 학교가 아니라며..서럽게 울었다...

 

정말...크게 울었다.

 

하늘에서는 비가 오고 있었고 난 비를 핑계삼아 비와 함께

 

내리는 눈물을 주체하지 않았다.

 

---

 

어제 종업식을 했다.

 

석이는 건강히 학교를 왔고 열심히 하겠다고 했다.

 

고마웠다. 너무 고마웠다.

 

---

 

2005년은 .. 이렇게 정리가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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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마산 청보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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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4.7.24 

 

방학식 하는날..

새벽 4시 30분에 전화가 왔다.

난 개인적으로 잘때 전화오는것을 참 싫어 한다.

해서 받지 않았다.

이번엔 집전화가 울리는 것이다. 역시 무시했다.

다시 폰으로 전화가 왔다.

뭔가 이상한 느낌이 들어 받았다.

'여보세요.' '김용만선생님 되십니까?' '네'

'혹시 이 학생을 아십니까?' 우리반 영이였다.

화들짝 잠이 깼다. 이녀석이 또 나갔기 때문이었다.

'네! 우리반 학생입니다.'

'신원보증좀 하셔야 되겠는데..중부경찰서입니다. 나와주실수 있겠습니까?'

'네'

바로 나갔다.

경찰서 도착하니 4시 50분..

이 녀석은 교복을 입은채로 철창 옆에 앉아 있었다.

형사님과 대화를 했다.

내용인즉 이 녀석이 초등학교 6학년 2명과 다니며 절도행각을

벌였다는 것이다. 지금 잡혀 있는것도 남의집에 들어가

48만원 상당의 금품을 훔치다가 걸렸다는 것이다...

허....

쓴웃음이 났다.

아무튼 데리고 나왔다.

앞으로 잘할것이라는 말씀과..잘 부탁드린다는 말씀과 함께..

경찰서에서 영이 집까지는 상당한 거리.

걸어서 갔다.

이런저런 얘기를 나누며..나의 힘들었던 성장과정을 말하며..

영이의 가능성을 말하며..영이에 대한 나의 신뢰와 섭섭함을 말하며..

새벽공기는 참 시원했다.

'이야..공기 좋은데. 고맙다. 이녀석아 너 덕분에 선생님이 새벽

공기도 맡게 되어서!' 땡콩을 '콩'하고 때렸다.

웃으며 피하던 영이..

집에 도착했다.

이녀석은 부모님과 같이 살지 않는다. 할머니와 젊은 삼촌과 산다.

할머니와 마주 앉았다. 할머니와 삼촌과는 그 전부터 익히 자주

만나 아는 사이였다. 그전에도 영이가 집을 나갈때마다 찾으러 다니면서도 많이 봤었다.

할머니께선 눈물 먼저 흘리신다.

아주 힘드신 듯 했다. 이해가 되었다. 하루걸러 집을 나가니..

잡아와도 '죄송합니다. 잘하겠습니다.'라고 똑 소리나게 대답하구선..

생활잘하구선..다음날 학교를 안오고 집에 안들어오니..얼마나

답답하셨을까..

할머니의 안타까운 마음은 하시는 말씀에서도 잘 묻어났다.

영이 이 녀석은 말씀을 들으며 간간히 뉘우치는듯 눈물을 훔치는

행동을 몇번했다. 하지만 좋게 보이지 않았다.

이녀석은 이런 행동을 여러번 하며 어른들로부터 동정을 받은 것이다.

나도 여러번 봤었고 그래서 이 친구를 믿었었고 .. 하지만 다음날

또 학교에 나오질 않았고..

이 녀석의 눈및을 손가락으로 훔쳐보았다. 실제로 눈물을 흘리고 있었다...

순간 또 가슴이 찡했다.

할머니께 말씀드리고 영이를 데리고 우리집에 왔다.

씻겨서 밥을 먹이고 재웠다. 어제 밤새도록 경찰서에서 조사를 받은

것이었다. 자는 모습은 어찌나 귀엽든지..

이 녀석이 가출학생이라는 것이..부적응아이라는 것이 믿기지 않았다.

아니 어쩌면 믿기 싫은 것이었을지도..

학교에 같이 갔다. 방학식을 무사히 마치고 집에 갔다.

난 선생님들과 워크샾에 참여했다.

집에 올때 영이 집에 전화했다. 약간은 늦은 시간..10시 쯤에 했다.

힘이 없는 삼촌의 목소리...

영이는 또 집에 들어가지 않았다.

어제까지는 외할머니상이라 상가에 있었다.

경찰서에서 전화가 왔다. 영이의 출두가 필요하다고..

사정을 말씀드렸다. 지금 영이가 집에 없다고..

'선생님께서 찾으셔서 서에 데리고 오시는 게 좋을 것 같습니다.'

'네 그렇게 해야지요.'

몸은 상가에 있었지만 생각은 영이한테 있었다.

나의 교육철학이 잘못된 것은 아닌지..하는 의구심이 계속 들었다.

아이들에 대한 무조건적 사랑..

아이들에 대한 무조건적 신뢰..

나만의 생각인가?

난 아이들을 믿고 사랑하면 분명히 아이들은 변할 것이라 확신한다.

적어도 아직까지는..

하지만 영이는 그렇지 않았다.

지금의 난 ..

13년동안 몸에 젖어왔던 것들을 1년 담임이 바꾼다는 것은 분명히

힘든 일이야..라며 나 자신을 위로한다.

하지만 동시에.. 아이들이 바뀌는 것은 순간이고 그 순간을

내가 포착하지 못한 거야..라며 나 자신을 책망하기도 한다.

영이는 지금도 어디에선가 또 다른 범죄를 저지르고 있을지도 모른다.

너무나 마음 쓰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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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마산 청보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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