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산 청보리가 읽은 책

숏츠, 릴스보다 책을 읽고, 읽고 싶은 이유

마산 청보리 2025. 5. 29. 13:20

솔직히 하루에 책 읽는 시간보다 영상 보는 시간이 더 길다. 하루 평균 3시간 정도 폰을 본다고 알림이 뜬다. 이 알림을 볼 때마다 다짐한다. '폰을 그만 봐야지.' '할 게 없으면 하늘을 봐야지.' 나름 폰 보는 시간을 줄이기 위해 애쓴다. 간단하다. 폰을 본다는 것은 그만큼 내 옆의 사람에게 소홀하다는 뜻이니깐 그렇다.

아이들은 조금씩, 매일 자란다. 아이들이 자랄수록 아빠를, 부모를 찾고 함께 하는 시간을 줄어들 것이다. 줄어들어야 한다. 이 사실을 알고 있다. 그래서 아이들과 함께 할 수 있는 시간, 아이들이 아빠를 찾는 시간이 줄어들 것임을 알기에 함께 할 시간이 얼마 남지 않았고 그래서 더 지금 시간이 귀하다는 것을 느낀다.

폰 대신 할 수 있는 나에게 유익한 취미? 나에겐 독서가 그중 하나다. 예전에는 인문학책을 읽었다. 아마 지식에 대한 열망이 있어서였다. 더 알고 싶었다. 더 자세히 알고 싶었다. 남에게 아는 척하고 싶은 마음보다는 스스로의 갈증이었다. 시간이 많이 지났고 나도 나이를 제법 먹었다. 요즘은 소설을 많이 읽는다. 젊었을 땐 일부러 읽지 않았던 소설이다. 왜 젊었을 땐 소설을 읽지 않았을까? '허구'에 대한 가치를 무시했었다. '허구'는 나에게 말 그대로 '허구'였을 뿐이다. 난 하루하루가 힘들었다. 하루를 살아가고 견디는 것이 힘든 순간이 많았다. 젊었을 땐 그런 날이 많았다. 삶이 힘든 데 '허구'에 시간을 쓴다는 것이 아까웠다. 난 당장 내 삶에 도움이 되는 것이 필요했었다.

나이가 드니 소설의 가치를 알겠다. 적어도 '허구'가 그냥 '상상'이나 '허무맹랑한 소리'가 아니라는 것을 알겠다. 소설은 나에게 감동을 준다. 다양한 삶을 접하게 한다. 흥미로운 생각거리를 준다. 때로는 입가에 잔잔한 미소를, 때로는 참아도 참을 수 없는 눈물을 흘리게 한다. 소설의 '허구'는 현실과 무관한 '허구'가 아니라 현실에 기반을 둔 내가 원하는, 내가 꿈꾸는 삶에 대한 소개였다.

최근에 달러구트 꿈백화점 2권을 읽었다. 예전에 1권을 읽었고 2권이 나온 것을 알고 찾아 읽었다. 외국작가의 책인 지 알았다. 스토리가 탄탄하고 흥미롭다.

이미예 작가님의 책이다. 달러구트 꿈 백화점에서 일하는 페니가 주인공이다. 소재가 정말 특별했다. 사람의 꿈을 만들고 팔다니, 꿈을 통해 느끼는 사람의 감정이 그 값이라니, 다양한 꿈을 만드는 인물들과 각 꿈의 의미들, 생각조차 해보지 못했던 소재였다. 소재가 참신했고 내용은 따뜻했다. 책을 읽고 나서 혼자 느낀 바다. 이 책을 해리포터 느낌으로 판타지 영화나 드라마로 만들면 아름다울 것 같다. 달러구트 세계관이 그만큼 다양하고 흥미롭다.

개인적으로 영상으론 느끼지 못하는 충만함을 책을 읽을 때 느낄 때가 있다. 전자책, 종이책을 모두 본다. 좋은 책을 읽고 서평으로 소개하는 것은 나에게도 득이 되고 뿌듯하다. 누군가가 이 서평을 읽고 이 책을 사고 읽는 다면, 누군가가 책을 읽고 영상에서 느끼지 못한 특별한 경험을 해서 독서를 취미로 가지게 된다면? 상상만 해도 보람차다. 독서는 평생 함께 가야 할 나의 귀한 취미다. 이 취미를 많은 이들이 느껴봤으면 좋겠다. 소설의 흥미를 느끼지 못한 분들께, 현실이 팍팍한 분들께 조심히 이 책을 권해본다. 현실이 꿈보다 아플 때가 있지만 현실의 기쁨이 꿈보다 클 때도 있다.

우리는 현실을 살아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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