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립대안 김해금곡고등학교 이야기

김해금곡고등학교 학교 교류와 스승의 날

마산 청보리 2025. 5. 15. 10:09

김해금곡고등학교와 남해보물섬고등학교는 개교가 1년 차인 형제, 자매 학교입니다. 김해금곡고등학교는 2020년 개교했고 남해보물섬고등학교는 2021년 개교했습니다. 학교 성격도 비슷합니다. 흔히 말하는 대안학교입니다. 김해금곡고등학교, 남해보물섬고등학교는 비슷한 점이 많습니다. 비슷한 점 중 큰 것이 학교 규모입니다. 두 학교 모두 한 학년 15명, 전교생 45명인 작은 학교입니다.

해서 두 학교는 몇 년전부터 체육대회를 같이 하고 있습니다. 작년에는 김해금곡고등학교가 남해보물섬고등학교로 갔고 올해는 남해보물섬고등학교가 김해금곡고등학교로 왔습니다. 명분은 체육대회지만 사실상 학교 교류입니다. 선생님들 같이 만나 교류하고 학생들도 같은 공간에서 이야기 나누며 교류했습니다. 

2025년 5월 14일, 두 학교는 만났고 첫 공식일정은 밴드공연이었습니다. 남해보물섬고등학교 밴드 공연을 시작으로 김해금곡고등학교 밴드 공연으로 분위기는 후끈 달아올랐습니다. 음악에 진심인 학생들의 공연은 정말 멋졌습니다.

공연 후 학생들과 선생님들은 각자의 일정대로 움직였습니다. 학생회에서 준비한 내용으로 두 학교 학생들은 모여 이야기 나누고 학교 투어를 진행했습니다. 선생님들은 따로 모여 서로 학교에 대해 궁금한 부분, 나누고 싶은 부분을 공유했습니다. 대안학교라 그런지 교육적 고민이 비슷했습니다. 시간 가는 줄 모르고 대화했습니다. 특별한 시간이었습니다.

오전 일정이 마무리되고, 학교 인근 한림면운동장으로 이동했습니다. 오후에 본격적인 체육행사가 시작되었습니다.

종목은 간단했습니다. 남여축구, 남여단체줄넘기, 이어달리기 였습니다. 

오후 체육행사 시작은 김해금곡고등학교 댄스 공연이었습니다. 2, 3학년 선배들의 화려한 댄스와 1학년들의 귀여운 댄스는 체육대회 시작을 알리기에 충분했습니다. 

신나는 곡과 신나는 댄스는 이미 우리들의 심장을 충분히 벌크업 시켰습니다.

삐익!!!!!!!!!!!!!!! 남학생들 축구가 시작되었습니다.

엄청난 응원들, 마침 날씨도 딱! 좋았습니다. 

남자축구결과는 김해금곡고등학교가 1:0으로 승리했고 여자축구는 0:0 비겼습니다. 단체줄넘기는 남녀 모두 남해보물섬고등학교가 이겼고 이어달리기도 남해보물섬고등학교가 이겼습니다. 승패 상관없이 모두 즐긴 신나는 체육대회였습니다.^^

모든 행사가 끝나고 김해금곡고등학교 학생, 교사들과 남해보물섬고등학교 학생, 교사들이 손에 손을 잡고 큰 원을 그렸습니다. 사실 어색한 만남이지만 어색함을 넘어서는 친밀함 또한 느꼈습니다. 김해금곡고 학생들은 남해보물섬고 학생들이 떠나는 모습까지 배웅하고 학교로 돌아왔습니다.

짜잔!!! 드디어 시작된 뒤풀이! 충분한 양의 고기와 라면을 준비했습니다. 학생들은 저녁 급식을 먹고 학년별로 세팅 후 파티를 즐겼습니다.

간만에 학교가 신나는 소리로 덮였습니다. 맛있는 음식을 나눠 먹으니 분위기는 절로 좋아졌습니다.

물론 이 모든 행사 뒤에는 선생님들과 부모님들의 숨은 노력들이 있었습니다. 이 날 행사를 위해 김해금곡고 학부모회에서는 과일과 아이스크림, 핫도그 등 학생들을 위한 간식을 준비해 주셨습니다. 

선생님들은 학생회가 준비한 원활한 행사 진행을 위해 애쓰셨습니다. 

몸은 피곤했지만 마음은 한껏 신난 특별한 날이었습니다.

이 글을 쓰는 날이 마침 5월 15일 스승의 날입니다.

교사가 특별한 대우를 받아야 한다고 생각하지 않습니다.

단지 교사로서 바라는 것은 아이들을 잘 가르칠 수 있는 환경만 조성되면 좋겠습니다. 지금 학교는 교육활동에 집중할 수 있는 환경이 아닙니다. 너도나도 간섭하고 너도나도 평가하는 동네북 같습니다.

쉬운 직장이 있겠습니까만은, 교사는 국가, 교육청, 학생, 학부모, 모두를 만족시켜야 하는 묘한 직장입니다. 학생을 가르치기 위해 교사가 되었지만 현실 학교는 공문처리에 더 많은 에너지를 쏟는 직장이었습니다. 학교에서 학생들에게 세상을 살아갈 힘을 길러주고 싶은데 학교는 점수를 잘 관리 해야 하는 장소가 된 느낌입니다. 

스승의 날이되면 마음이 불편합니다. 스승의 날이 되면 따뜻한 기사보단 서글픈 기사들이 눈에 더 잘 보입니다. 초임때는 스승의 날에 학생들이 주는 편지와 깜짝파티, 수줍게 건네는 카네이션에 가슴 뭉클했던 때가 있었습니다. 낭만있었습니다. 보람있었습니다. 그 땐 그랬습니다.

2025년 스승의 날은 조용히 넘어가면 좋겠습니다. 스승의 날 하루라도 선생님들이 마음편히 쉴 수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지금 이 순간에도 전국에서 교사라는 직업 사명감으로 애쓰시는 선생님들께 고마운 마음 전합니다. 선생님들이 계셔서, 선생님 덕분에 희망을 품고 자라는 학생이 있다면 우리 삶이 그리 실패한 삶은 아닐 것입니다.

오늘도 복도에서 웃으며 인사하는 학생들을 보며 힘을 얻습니다. 

오늘도 학교가 평화로우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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