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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은 운동회.

2006.6.4 6월 4일 일요일.. 오늘 우리반만의 작은 운동회를 하기로 되어 있었다. 반 운동회가 참 유익하다는 다른 선생님의 말씀을 듣고 우리반도 해보자고 마음 먹은 터였다. 해서 학급회의를 했고 날짜와 장소가 잡혔다. 그것이 바로 오늘.. 종목은 축구, 피구, 물총싸움, 닭싸움, 꼬리잡기 였다. 다른반과 같이 해도 재미있겠다는 생각이 들어 난 8반 선생님께 함께 하자고 했고 8반 선생님께서는 아이들의 의견도 들어 보자고 긍정적으로 말씀 주셨다. 8반 아이들에게도 말한 결과 오늘 반 대항전의 운동회가 열리게 된 것이다. 장소는 인근의 초등학교 운동장. 우리는 2시에 모여 1시간 30분 동안 축구와 피구를 동시에 했다. 축구팀 11명과 나머지 친구들은 피구를 한 것이다. 8반 선생님께서 피구 감독을 ..

사라진 학급비. 하지만.

2006.5.26 여느 때와 다름없이 종례를 하러 교실에 올라갔다. 여느 때와 다름없이 난 장난끼 있는 표정으로 애들앞에 섰다. 한놈이 말했다. '선생님 안좋은 일이 있었습니다.' 웅성웅성했다. 난 대수롭지 않게 받아들였다. '뭔데?' '학급비가 없어졌습니다.' 순간.. 난 보통일이 아님을 알 수 있었다. 사실 얼마 전에도 우리반 살림부 승이가 관리하던 학급비 3,000원이 없어졌었기 때문이다. 이번에 없어진 돈은 30,000원돈. 게다가 이번에도 승이가 관리하고 있었다. 승이를 봤다. 얼굴이 무척 어두웠다. 음... '우리반 점심 먹으려 갔다 오니깐 없어졌습니다.' '승이가 가방 깊숙이 숨겨두었는데 없어 진 것을 보면 우리반 친구중의 한명이 가져간 것 같습니다.' '맞습니다. 다른반이 가져갔을 가능성은..

제자를 떠나보내며...

2006.4.15 내가 첫 발령을 받고..담임을 맞았던 3학년 10반.. 지금도 그 반을 잊지 못한다. 당시 그 반에는 신이라는 친구가 있었다. 거의 매일 지각하고 싸움에 .. 그 전에는 가출도 여러번 했다는.. 소위 말하는 부적응아였다. 난 처음으로 이 놈의 집에 가정방문을 갔다. 왜 매일 지각하는지 왜 매일 싸움하는지..그게 궁금해서였다. 그 놈과 함께 그 집에 갔다. 3년 전 일이지만 지금도 기억이 생생하다. 그 놈 집에는 허리가 아프신 할머니가 계셨고..여리다 여린 강아지가 있었다. 이놈은 강아지를 안을 채로 나를 맞았었다. ... 냉장고를 열었더니 아버님께서(이놈은 한부모가정이었다.) 그래도 담임 선생님 오신다고 음심을 사두신 것이다. 콜라와 레쓰비.. 난 냉장고를 열고 가슴이 저밈을 느꼈다. ..

나의 생일.

2006.3.28 학교 생활한지 벌써 4년이 되었다. 난 학교에서의 작은 행복을 주기 위해 매년 아이들의 생일을 챙겨왔다. 하지만 정작 나의 생일을 아이들에게 챙겨먹은 적은 없다. 사실 생일이 3월달이라 바빠 내가 잊어버렸기 때문이다. 올해도 마찬가지였다. 이번주 월요일이 나의 생일이었다. 하필이면 이날 몸이 안 좋아 학교에 좀 늦게 나왔다. 점심때 학교에 출근하여 우리반 아이 2명이 조퇴를 했다기에 걱정이 되어서 교실로 올라갔다. 곤이가 나를 보더니 놀란 얼굴로 말했다. '앗! 선생님 오셨네요.' '응 그래. 교실에 애들 있나?' '네 . 그런데 앗! 지금 가시면 안되는데요.' '왜' '아무튼 지금 가시면 안되는데요.' '뭐라케샀노.' 난 장난으로 받아치며 교실로 향했다. 곤이가 말했다. '야! 샘 들..

가정방문.

2006.3.11 이번주 수요일 부터 가정방문을 시작했다. 사실 발령 첫해부터 가정방문을 하기는 했으나 첫해에는 부적응학생 위주로 방문을 했었고 아이들을 우리집으로 매주 토요일 초대를 했으며 둘째해에는 마음먹고 한집씩 혼자 돌아다녔으나 모든 집에는 가지 못했고 셋째해에는 어물쩡 넘어갔었다. 하지만 시간이 지나 올해에는.. 가정방문에 대한 계획을 구체적으로 짜서 나가게 되었다. 계획인 즉슨. 집이 가까운 친구들을 3명에서 5명으로 묶어서 아이들과 같이 가는 것이다. 3명이서 간다면 첫번째 아이 집에가서 좀 놀다가 첫 집아이는 옷을 편하게 갈아입고 같이 출발하여 두번째 집에 가고 둘째집가서 둘째 집아이가 옷을 갈아입고 또 놀다가 다같이 세번째 아이집으로 놀러 가는 것이다. 즉 처음에는 3명의 아이가 교복을 ..

34명의 꼬마 천사들.

2006.3.5 3월 3일... 난 올해도 1학년 10반을 맡게 되었다. 작년과 똑같은 교실에 똑같은 담임. 하지만 새로운 아이들.^-^ 올해는 뜻있는 선생님들과 마산에 학급운영모임을 만들었다. 우린 개학하기전 아이들을 맞을 준비로 어떤 것이 필요한지 토의했었고 담임관에 대해서도 얘기를 했었다. 즉 작년에 비해 난 준비된 새학기를 맞이하게 된 것이다. 선생님들과 나눈 얘기 중 인상깊었던 것이 있었다. 바로 생각공책이다. 아이들에게 학기초에 나누어주고 한번씩 주제를 주면 아이들이 글을 쓰는 것이다. 그리고 그 공책을 담임이 읽어보고 답글을 하나씩 다는 것이다. 이 공책을 활용하고 계신 선생님의 말씀을 들어보니 참으로 소중한 활동이라는 생각이 들어서 올해에 나도 생각공책을 활용해보기로 했다. 해서 3월 2일..

김밥말기, 그리고 밤.

2006.2.17 2월 15일...바로 다음날이 종업식이었다. 시간도 없고 해서. 정상수업하는 15일날 우리는 김밥잔치를 하기로 했다. 설명하자면 명색이 싫은 정 고운 정 들며 함께한 1년인데 그냥 보내기가 안타까운 것이다. 주변 선생님들께 여쭤어 보았다. 아이들과 마지막을 멋지게 장식하고 싶은데..뭐가 좋을지.. 한 선생님께서 기존에 계시던 학교에서 한 선생님께서 김밥말기를 했다고 말씀해 주셨다. 근데 이놈들이 원재료를 그대로 가져와서 결국 실패했다는...뭣이 번쩍했다. '샘 고맙습니다.!!!' 재료를 다 준비해서 학교에서는 김밥을 말기만 하고 썰고 데코레이션만 하면 될 것 같았다. 더군다나 1학년이고 하니.. 작업에 들어갔다. 가사실을 빌렸고(가정선생님께서는 흔쾌히 도와주시기로 하셨다.) 2교시와 4..

학부모님의 방문.

2006.2.14 어제 학교에서 안좋은 일이 있었다. 우리 반의 혈기왕성한 네 친구가 폭행 및 돈을 뺏었다는 일에 관계가 되어 방과후 학부모님들이 오시고 피해자 보호자들도 와서 가해학생에게 울분을 토하시고..아이들은 고개를 숙인채로 머리를 맞고..욕을 듣고..부모님들은 부모님들대로 눈물을 흘리시고 아이들은 아이들대로 눈물을 흘리고.. 참으로 안 좋은 일이 있었다. 난 어제 아침에도 사실 이 네명의 친구들과 대화를 했었다. 1년간의 생활에 대한 선생님의 느낌을 이야기 했고. 이 놈들의 생각을 들었으며..바램 또한 들었다. 나도 나의 생각을 얘기하고..바램 또한 말했다. 참으로 흐뭇한 시간이었다. 하지만 바로 오후에 이런 일이 터지니..정신이 없었다. 게다가 올해부터는 학교폭력에 대해 엄중문책하겠다는 위에서..

개학. 그리고.

2006.2.6 개학을 했다. 어제 밤에 잘때에는 정말 싫었지만 막상 아침일찍 일어나 밥을 먹고 학교로 향하는 길은 너무나도 설레였다. 오늘은 또 눈도 엄청 많이 왔다. 조심 조심 걸어서 학교에 도착했고 난 눈덮힌 교정을 카메라에 담으며 교실에 들어갔다. 너무나도 반가웠지만 사내들만 모여서 그런지 아기자기한 만남인사는 없었다. '안녕하십니까' '그래 방학 잘 지냈나?' 단순한 인사들.. 하지만 날 보며 고개 숙이는 놈들의 부끄러워하는 얼굴을 보며 난 .. 따뜻함을 느꼈다. 이 놈들도 나를 만나 따뜻함을 느끼면 좋겠다..라고 생각했다. 1교시가 가고 2교시가 .. 4교시가 되었다. 오늘은 눈이 많이 와서 단축수업을 하게 되었다. 하지만 난 아이들에게 아직 이 소식을 전하지 않았다. 4교시 후 교실에 들어가..

겨울방학.

2005.12.28 아침에 전화가 왔다. 삐리리리리링~~~ 참고로 난 잘때 오는 전화를 정말 싫어한다. 힘들게 받았다. '여보세요...' '김용만 선생님 폰 아닙니까?..' 목소리가 작았다. '네. 찬희냐?' '아 네 선생님. 저 환종입니다!' 귀가 번쩍 띄였다. '환종? 장환종이냐??' '네 선생님. 한국에 왔습니다.' '그래? 오늘 방학식하니깐 학교로 와라. 애들하고 같이 놀자.' '네 선생님 알겠습니다.' 환종이는 올해 4월달에 캐나다로 유학간 우리반 학생이었다. 방학이라고 한국에 들어왔다고 선생님께 연락을 한 것이었다. 은근히 흐뭇했다.^-^ 학교로 왔고 예상대로 방학식만 정신없이 날뛰는 33명의 몬스터 들을 보게 되었다. 환종이도 앉아 있었다. 환종이에 대한 여러 얘기를 들었다. 그리고 질문도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