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립대안 경남꿈키움중학교

중학생, 세상을 향해 외치다!

마산 청보리 2015. 9. 18. 11:58

지난 9월 17일(목) 저녁 6시에서 8시까지 경남꿈키움학교에서는 의미있는 행사가 있었습니다.

경남꿈키움학교의 시사동아리인 '세알내알'의 주제 발표회가 열렸는데요. '세알내알'이라는 뜻은 '세상을 알고 내를 알자.'는 뜻입니다.


세알내알은 올 3월달에 만들어졌고 1학기에는 매주 화요일 저녁 8시에서 10시까지 모여 한 주의 시사에 관해 토의하고 토론하는 활동을 했습니다.


활동을 하다보니 우리가 공부한 내용들을 모두와 나눠야 겠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고 그 결과 2학기에 주제발표회를 계획하게 되었습니다.


아이들은 방학을 시작으로 근 한달간 자신들이 선정한 주제에 관해 자료를 수집했고 발표자료를 만들었습니다. 준비하는 동안 아이들은 많은 고민과 좌절을 했습니다.


"선생님, 내일 발푠데 어떻해요. 결론을 못 잡겠어요."


"선생님 너무 힘들어요. 포기하면 안 될까요?"


"선생님 이렇게 하면 될까요?"


저는 대답했습니다.


"과정이 중요한 거야. 선생님이 일일이 지도하면 너희들의 것이 없게 된다. 그러니 친구들과 함께 논의해보고 준비하도록 해봐. 화이팅"


"으, 선생님은 도움이 안되요."


이미 학부모님들께 이번 행사에 관한 안내를 했고 참석해 주시면 좋겠다는 부탁도 했었습니다. 행사에는 많은 분들이 와 주시는 게 좋은 것이라고 생각해서입니다.


이 날 생각보다 많은 분들이 와 주셨습니다. 재학생중에서도 관심있는 1, 2학년들이 많이 왔습니다. 발표가 진행되는 2시간 동안 발표자는 진지하게 발표했고, 청중들은 조용히, 그리고 진지하게 아이들의 발표를 들었습니다.


발표 주제는 총 다섯가지였습니다.


1. 광복 70주년 맞이 청산되지 않은 과거(친일파, 위안부)

2. 중학생이 본 무상급식

3. 일베(일간베스트)의 실체

4. 그것이 알고 싶다. 국정원

5. 끝나지 않은 진실, 세월호


민감한 주제도 있었습니다. 하지만 아이들은 스스로의 의문과 답을 찾기 위해 열심히 조사했습니다.

아이들의 발표가 끝난 뒤 청중들의 질문시간이 있었습니다. 선생님들과 부모님들, 친구들은 발표 내용에 대해 진지하게 질문했고 발표자는 성의있게 답을 했습니다.

위안부를 조사했던 박재우 학생은 실제로 이번 여름방학 기간 중 서울에 가서 수요집회를 참석했으며 할머니를 만나고 왔습니다. 박재우 학생의 말입니다.


"이제 많은 할머니들이 돌아가셨고 대부분의 할머니들의 연세가 90살이십니다. 할머니들이 원하시는 것은 오직 하나입니다. 일본의 진심어린 사과, 저도 솔직히 이번 조사를 하기 전에는 위안부에 대해서 잘 몰랐습니다. 하지만 이제는 알게 되었고 이 일이 얼마나 끔찍한 일인지도 알게 되었습니다. 이런 역사에 대해 우리 모두 잊지 않고 우리가 할 수 있는 일들을 했으면 좋겠습니다."


박재우 학생은 발표 도중 할머니의 인터뷰 영상을 보던 도중 눈물을 훔치기도 했습니다.


세월호를 발표했던 김성현 학생의 말입니다.


"우리나라는 현재 너무 위험해 보입니다. 국가가 역할을 제대로 못하는 것 같아 속상하기도 합니다. 어른들은 자신들의 편안함과 돈을 벌기 위해 세상을 이렇게 만들었습니다. 하지만 이 모든 것이 어른들만의 책임은 아닐 것입니다. 


세상일에 무관심했고 남의 일에 관심을 두지 않았던 저의 문제도 있다고 생각합니다. 이번에 세월호 조사를 하며 이 일이 끝이 아님을 알게 되었습니다. 당사자가 아닌 저도 이렇게 마음이 아픈데 유가족과 실종자 가족분들의 마음은 얼마나 아프실지 미뤄 짐작하기조차 힘듭니다. 우리가 할 수 있는 일들은 많습니다. 저는 이번 조사발표를 이렇게 마무리하고 싶습니다. 잊지 맙시다. 감사합니다."


청중들은 많은 박수를 보냈습니다.


모든 학생들의 발표가 끝난 후 청중들과의 질의 응답시간이 있었습니다.

과학선생님께서 말씀하셨습니다.


"우리 학생들이 이런 발표를 준비한 것만 해도 너무나 놀랍습니다. 어른들도 모를 수 있는 일을 이렇게 관심가지고 열심히 조사한 것이 너무나 대견합니다. 여러분의 발표, 정말 잘 들었습니다."


발표한 학 학생의 어머님들의 말씀입니다.

"성현이가 세월호 관련 많은 것을 물어봤습니다. 하지만 제가 아는 것도 뉴스에 나온 것 뿐이라 많은 도움을 주지 못했습니다. 하지만 오늘 발표를 듣고 깨달았습니다. 제가 도움을 못 준 것이 성현이에겐 더 도움이 된 것 같습니다.(웃음) 아들이 이렇게까지 성장했는지 몰랐습니다. 부끄러워지기까지 했습니다. 오늘 많은 감동을 받았습니다."


"제 딸이 무상급식을 준비하며 물었습니다. 엄마, 이렇게 우리가 한다고 해서 세상이 바뀔까요? 저는 답했습니다. 이미 니가 바꿨고 니 발표를 들은 많은 이들도 바뀔꺼야. 세상은 한번에 바뀌지 않는단다. 서서히 변해가는 거야. 너의 이 노력이 헛되지 만은 않을꺼야. 예지야, 오늘 니 발표는 너무 좋았어, 사랑해 딸"


아이들은 어리석지 않습니다. 아이들은 생각이 없는 것이 아닙니다. 아이들은 성장하고자 하는 욕구를 가지고 있습니다. 그 욕구를 공부가 아니라고 해서 의지를 꺾어버리서는 안될 것입니다.


이 날의 행사는 아이들만을 위한 행사가 아니었습니다. 함께했던 친구들, 부모님들, 선생님들을 위한 모두의 행사였습니다.


부모님들은 발표가 끝난 아이들을 따뜻이 안아주시며 꽃송이를 선물하셨습니다. 내 아이뿐만 아니라 모든 아이에게 꽃송이를 선물했습니다. 


아이들은 이번 일로 많은 것을 얻었습니다. 이런 아이들이 많아져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꿈키움 학교 아이들이 특별해서 이런 발표를 할 수 있다고 생각하지 않습니다. 우리의 아이들은 누구나 할 수있습니다. 어쩌면 아이들의 이런 재능을 인정치 않고 성장을 막는 것이 어른들이 아닐까라는 생각도 듭니다. 


어찌보면 아이들이 성장하면서 어른들까지 변화시키는 것 같습니다. 


중학생들의 의미있는 도전은 계속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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