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용만의 함께 사는 세상 :: '마산 청보리가' 읽은 책' 카테고리의 글 목록

저는 사회교사입니다. 해서 보통사람보다는 세계사에 대해 많이 안다고 할 수 있습니다. 라틴아메리카에 대해서도 잘 알고 있다고 생각했습니다. 이 책을 읽기 전에는 말이지요.


책은 박정훈, 김선아님께서 함께 쓰셨습니다. 출판사에 문의해 본 결과 두 분은 부부십니다. 박정훈씨가 경험하신 것을 김선아씨가 글로 옮기시고 편집하신 책입니다. 책은 1인칭 시점에서 편안하고 자연스럽게 전개됩니다. 저는 두 분이 부부시라는 것을 알기 전에는 박정훈 씨 혼자 쓰신 책이라고 생각했습니다. 그만큼 잘 읽히는 책입니다.


박정훈씨는 2000년에 처음 멕시코로 떠났고 그 후 약 7년간 그곳에서 살았습니다. 이 책을 읽다보면 단순히 라틴아메리카에 대한 설명서가 아니라 저자가 그곳을 얼마나 좋아하는 지, 라틴아메리카의 진짜 이야기를 알리기 위해 얼마나 애를 쓰고 있는지를 느낄 수 있습니다. 당연하다고 알고 있던 이야기들이 이 책을 읽은 후 더 깊게 연결되었습니다. ‘아하! 이래서 이랬던 거구나.’는 이해가 절로 되었습니다. 


유럽 중심의 세계사에서 라틴아메리카의 소외된 역사도 알게 되었습니다. 마약과 범죄, 인플레이션 등 여러 가지 위험한 곳으로 알았던 라틴아메리카의 정겹고 따뜻하며 억울할 수 있는 역사도 알게 되었습니다. 축구에 열광하는 나라쯤으로 알았던 지역의 찬란한 과거를 알 수 있었고, 빛나는 라틴아메리카를 만날 수 있습니다. 청소년이 읽어도 손색이 없는, 참 쉽고 재미있으며 유익한 책입니다. 여행에 관심 있는 분, 세계사에 관심 있는 분들께도 꼭 권하고 싶습니다.

프롤로그를 소개합니다.

저는 일부러 라틴아메리카 사람들이 세상을 깜짝 놀라게 했던 순간들을 많이 소개하려고 애썼습니다. 그런 이야기들이 라틴 아메리카의 도도한 존재감을 보여 줄 수 있으니까요. 라틴아메리카는 결코 작지 않은 대륙인데도 유럽 중심으로 쓰인 역사책에서 소외되곤 합니다. 그러다보니 우리가 이 대륙의 존재감을 제대로 느낄 기회가 많지 않지요…….이 책을 읽으면서 그 지역에 알록달록 화려한 색깔을 입혀 나가면 좋겠습니다. 라틴아메리카는 정말 강렬한 색채를 가진 대륙이거든요.


박정훈씨는 국어국문학과를 졸업한 뒤, 멕시코로 건너갔습니다. 약 7년간 멕시코시티에 머물면서 교민 신문인 <한인매일신문>취재부장, <한겨레21> 중남미 전문위원 등으로 일했습니다. 라틴아메리카 각국을 돌아다니며 현장을 취재하여 <르몽드 디플로마티크>(한국판), <프레시안>, <오마이뉴스>에 기고도 했습니다. 


그가 멕시코로 떠날 때 멕시코가 스페인어를 쓰는 지 아닌지조차 긴가민가한 채 비행기에 올랐다고 합니다. 거의 준비 없이 비행기를 탄 셈이지요. 하지만 그렇게 발을 디딘 멕시코에서 그는 수많은 행운을 만나게 됩니다. 그리고 그 행운을 한국의 독자들과 나누기 위해 이 책을 썼습니다. 책은 <1부 혼혈, 구릿빛 피부의 사람들>, <2부 엘도라도에서 혁명의 나라로>, <3부 인생은 곧 카니발로>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단순하면서도 담긴 내용은 풍성합니다. 


1부에서는 우주적 인종인 메스티소이야기, 아즈텍, 잉카 마야 문명, 전 세계를 구한 옥수수와 감자, 최고의 디저트 초콜릿 이야기가 소개되어 있습니다. 2부에서는 금광의 발견, 바나나 공화국, 해방자 볼리바르, 자연의 축복이며 자원의 저주라고 말하는 아마존과 안데스, 체 게바라의 쿠바 혁명, 가난한 이들의 벗이 된 정치가 룰라와 무히카를 소개합니다. 마지막 3부에서는 마술적 사실주의, 세계를 매혹한 라틴 댄스, 세계 최강 삼바 축구를 소개합니다. 제목만 들어도 매력적이지 않은가요? 이 책은 짧은 시간, 단 한권으로 라틴아메리카에 대해 알 수 있는 참 친절한 책입니다.


흔히 노예무역이라고 하면 미국으로 팔려간 흑인 노예들을 상상하는데, 사실 그 수로만 보면 라틴아메리카로 팔려 간 흑인이 훨씬 더 많아요. 단일 국가로는 브라질에, 단일 지역으로는 카리브 해에 가장 많은 흑인 노예가 건너갔습니다.(본문 중)


저도 세계사를 가르친 적이 있습니다. 당시 교과서에 라틴아메리카 흑인 노예 역사는 언급되지 않았습니다. 아프리카 대륙의 노예 해안과 미국 남부의 목화 재배를 위한 대규모의 흑인 무역만이 언급되었던 기억이 납니다. 즉 그 수로 보면 라틴아메리카로 팔려간 흑인이 훨씬 많았지만 세계사에는 다뤄지지 않는 현실이 안타까웠습니다. 세계사란 강한 나라 위주의 역사가 아니라 진실의 역사가 다뤄져야 합니다. 


흑인이 가장 많이 잡혀갔기에 라틴아메리카에는 자연스레 흑인과 백인 사이에서 아이들이 태어났고 물라토라고 불리고 있습니다. 흑인과 원주민 사이의 아이는 삼보라고 불리고 있지요. 즉 라틴아메리카는 역사적으로 혼혈이 생길 수밖에 없었고, 오늘날에는 이 모든 혼혈인종을 그냥 메스티소라고 부른다고 합니다. 학교 시험에 라틴아메리카 혼혈족을 부르는 명칭이 자주 출제되었습니다. 이제는 단지 명칭이 아니라 혼혈인이 많아진 역사도 함께 가르쳐야 겠습니다.


 이 외에도 이 책에는 라틴아메리카 원주민들이 바퀴, 도르래, 철기 없이 만들어낸 뛰어난 건축물과 수학, 미국과 달리 원주민이 직접 정치에 뛰어든 여러 나라들, 라틴아메리카가 전 세계인에게 준 위대한 선물, 옥수수, 감자, 초콜릿, 캐리비안의 해적으로 유명한 카리브 해에 왜 해적이 많았는지, 혁명의 아이콘 체게바라, 스페인과 포르투칼이 원주민들을 어떻게 학살했는지, 미국이 라틴아메리카를 어떻게 간섭했는지 등 다양한 내용이 소개되어 있습니다.


호기심으로 폈던 책이었는데 절로 고개를 끄덕이며 읽었고 다 읽고 나선 왠지 모를 뿌듯함이 느껴졌던 책입니다.


앞서 말씀드린 바와 같이 청소년이 읽어도 전혀 어렵지 않은 책이고 다양한 사진자료는 책을 더 풍성하게 해 줍니다. 저자는 성공한 것 같습니다. 이 책을 읽고 나서 라틴아메리카에 대한 호감이 생겼습니다. 저도 다음 책으로는 라틴아메리카의 사실주의 소설을 읽고 싶습니다. 


그곳에도 사람들이 살고 있고 그들의 존중받을 역사가 있습니다. 우리나라 반대편에 있는 땅이지만 꼭 방문해 보고 싶은 땅입니다. 라틴아메리카, 처음이지만 낯설지 않습니다. 세상에 호기심이 많으신 분들께 이 책을 권합니다. 


라틴아메리카는 멋진 곳입니다.

Posted by 마산 청보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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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미있는 시집이 있습니다. 엄마가 아이를 키우며 일상을 솔직하게 적은 시집입니다. 육아는 분명 힘든 일이고 책 내용을 봐도 어려운 일인데 시집을 읽다보면 왠지 모를 웃음이 계속 나옵니다. 


저는 남자고 아빱니다. 저도 아이를 키울 때 아내님과 싸운 적이 있습니다. 아내를 원망한 적도 있었습니다. 하루 종일 일하고 와서 힘든 데, 집에서 조차 뭐라고 하니 짜증났을 때도 있었습니다. 이 시집을 읽고 나선 아내가 위대해 보였습니다. 그렇습니다. 이 시집은 아빠들이 읽어야 하는 시집입니다.


“와 진짜 완전 웃긴다. 정말 이래요. 속이 다 시원하네. 애 키울 때, 진짜 이랬어. 이 책 누가 쓴 거예요?”


시집을 직장 동료 분들에게 읽어보라고 줬습니다. 보시는 분들의 반응입니다. 어떤 분은 웃는다고 일을 못하겠다고 하시더군요. 사무실 한 켠에선 키득키득 하는 웃음소리가 계속 들립니다. 무슨 일인지 가봤다니 이 책을 읽고 계셨습니다.


“진짜 그리 재밌어요? 공감돼요?”


“진짜 공감 100%예요. 나도 애가 좀 컸는데, 딱 이 마음이었어요. 정말 재밌네요. 다른 분들께 사서 선물하고 싶어요.”


"이 책을 읽으니 처음엔 웃는다고 눈물이 났다가 뒤에는 우리 엄마 생각이 나서 눈물이 나네요. 정말 이 책을 많은 분들이 보셨으면 좋겠어요."


이 책을 읽으신 분들의 즉석 평들입니다. 한결같이 왕추천이라고 하시더군요.

<딸 나요미와 외출 중인 서단님>

서단님은 이 책이 첫 번째 책이라고 하십니다. 첫 아이를 키우며 생긴 일을 시로 표현했습니다. 


서단 시인은 특별한 분이 아닙니다. 이웃집의 흔한 엄마입니다. 시인의 말입니다.

아이는 참 예쁘고 사랑스럽지만

육아는 정말 힘들 때가 많지요.

아이는 환희와 좌절을 동시에 안겨주는 존재 같아요.


외롭고 지칠 때

육아시가

작은 위로가 되면 좋겠습니다.


시를 읽다

웃음이 나와

웃는 얼굴로

아이를 볼 수 있기를 바랍니다.


시를 읽다

가슴이 뭉클해서

따뜻한 눈빛으로

아이를 볼 수 있기를 바랍니다.

육아시집은 4부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1부 아기는 보살님, 2부 엄마의 마음으로, 3부 남편이라는 자, 4부 친정 가는 길에서,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1부는 정말 재밌습니다. 읽다보면 공감이 되며 웃음이 터집니다. 평범한 일상을 이렇게 재미있게 쓸 수 있구나. 당시에는 힘들었지만 이게 맞다는 생각이 절로 듭니다. 그리고 육아시집은 구성이 특별합니다. 시가 있고 제일 아랫줄에 제목이 있습니다. 시와 제목의 조화가 또 한번 웃음을 줍니다. 몇 작품을 소개합니다.


요즘 

우리 집을 평정하는

한마디

<응애>


집착할수록

동굴 속으로

깊이 들어가는

<아기 코딱지>


안아 올리자마자

끅 트림이 나오고


울다가

톡 왕코딱지가 빠지고


손가락 물고

스르르 잠이 들고

<운수 좋은 날>


안 잔 건 아닌데

잔 것도 아니다.

<아기 엄마의 잠>


아기 낳기 전에는

감이 안 오고

아기 낳고는

볼 시간이 없다.

<육아서>


시 한편 한편이 너무 재미있고 유쾌합니다. 속이 시원한 부분도 있고 눈물이 나는 부분도 있습니다. ‘어찌 보면 피곤하고 힘든 일을 이렇게 쉽고 재미있게 풀어 쓸 수 있구나. 이게 바로 시인이구나.’는 생각이 절로 듭니다. 솔직한 마음 같아서는 시집 전체를 소개하고 싶습니다. 하지만 접어두겠습니다. 도서출판 띠앗의 <육아시집>, 직접 사서 읽어보시길 추천 드립니다.

서단님과 연락이 되었습니다. 궁금했던 점들에 대해 여쭈었습니다.


1. 육아 시집을 쓰신 계기가 있으시다면요?

-육아 카페와 SNS에 육아시를 써서 올렸는데 호응이 좋았어요. 다들 육아시가 재미있고 감동적이라고 해 주셔서 신나서 쓰다 보니 꽤 많이 썼더라고요. 책 내라는 분들도 계셨고요. 육아일기를 책으로 내고 싶다는 생각을 예전부터 했었는데 육아시집을 통해 꿈을 이룬 셈이네요. 제 이름으로 된 책을 꼭 내고 싶었어요. 아이에게는 엄마, 아빠가 너를 이렇게 아끼고 사랑했었다. 너를 이렇게 키웠다는 것을 알려주고 싶었어요. 그래서 이 책은 딸아이에게 주는 선물이기도 해요. 또, 아이를 키우는 엄마들이 함께 보며 웃고 위로받을 수 있으면 더 좋겠다 싶어서 육아시집을 출판하게 되었습니다.


2. 서평을 찾아보니 같이 울고, 같이 웃었다며 엄마들의 평이 많았습니다. 그리고 시 자체도 상당히 읽고 이해하기 쉽습니다. 의도한 것인가요?

-의도했다기 보다는 아이를 키우면서 관찰한 것, 생각한 것, 느낀 것들을 그때 그때 메모해서 시를 쓰다보니 아이 키우는 분들이 많이 공감하시는 것 같아요. 누구나 한 번쯤 겪어보고 생각했던 일이니까요. 육아의 보편성이랄까요?


3. 시집이라고 하면 왠지 모를 우아함, 아름다운 문장을 써야 한다는 느낌이 있는데 이 시집은 우아함을 찾아보기 힘듭니다. 진짜 일상을 여과 없이 옮긴 것 같은데요. 영향 받은 곳이 있다면요?

-삶이 드러난 시, 나만이 쓸 수 있는 시, 쉬운 말로 쓴 시, 누구에게나 공감과 감동을 줄 수 있는 시를 쓰고 싶었어요. 그런 시가 좋은 시라고 이오덕 선생님과 그 제자분들의 책에서 배웠어요.


4. 육아시집 이후 다음 책 출간 계획은 있으신가요?

-딸과의 마주 이야기(마주보며 나눴던 이야기), 엄마의 마음 일기를 꾸준히 기록하고 있습니다. 나중에 이 둘을 잘 버무려서 책을 내고 싶네요.


5. 육아생활을 하고 있을 엄마, 아빠들께 하고 싶은 말씀이 있으시다면?

-다들 아이 키우느라 고생이 많으시죠? 저는 애 키우는 게 이렇게 힘든 지 정말 몰랐어요. 물론 행복한 날이 훨씬 많았지만 힘들어서 도망가고 싶은 날도 있었어요. 아이에게 화를 내고는 나한테 더 화가 나고 좌절할 때도 종종 있었고요. 엄마, 아빠란 말이 참 무겁지만, 우리 함께 아이들을 잘 키워보아요. 아이 키우는 모든 분들을 응원합니다. 화이팅!


6. 독자 분들에게 하고 싶은 말이 있으시다면?

-아이들이 건강하고 안전하게 살 수 있는 세상을 함께 만들어가요. 어른들이 각자의 자리에서 책임을 다하는 믿을 수 있는 사회가 되면 좋겠습니다. 저도 나요미를 위해, 부끄럽지 않은 어른이 되기 위해 열심히 살 겁니다.


이 시집은 대체 무슨 말을 하고 싶어서, 누구를 위해 내셨는지 궁금했습니다. 의문은 마지막 시를 읽으며 해결되었습니다.


위대한 여신들!


<엄마>


서단님은 시는 본인을 위해 쓰셨고 엄마들을 위해 시집을 내신 것 같습니다. 


저절로 자라는 아이는 없다고 하지만 그냥 엄마가 되는 것도 아닙니다. 어떤 분은 말씀하십니다. ‘육아를 힘들다고 생각하는 순간, 분란이 시작된다. 육아는 힘든 것이 아니고 당연한 것이다.’ 저는 이 말에는 공감하지만 육아를 엄마들만 해야 할 일이라고 하면 동의하기 힘듭니다. 육아는 엄마들만의 일이 아니라 가족 전체의 일입니다. 저는 이 시집을 읽으며 부끄러운 마음이 들었습니다. 아내님을 보며 존경의 마음이 생겼습니다. 


엄마들은 이 책을 읽으며 공감받는 여유를 느낄 것이고, 아빠들은 이 책을 보며 아내를 이해하게 될 것입니다. 저는 이 책을 읽으며 저희 어머님을 떠올리게 되었습니다. 아이들은 모르는 엄마들의 마음을 잘 표현한 시집입니다.


육아는 힘든 일일 수도 있지만 감동스러운 일일 수도 있습니다. 육아가 궁금하신가요? 서단님의 육아시집을 추천합니다. 육아는 아이를 키우는 일이지만, 엄마의 마음도 알아야 하는 귀한 일입니다. 육아시집은 엄마와 아빠, 아이에게 최고의 선물입니다.




Posted by 마산 청보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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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고코더 2018.05.04 08:28 신고 Address Modify/Delete Reply

    육아를 시로 표현할수있다니ㅎ
    재밌겠는데요

매일 아침 글을 쓴다? 그것도 7년간? 쉬운 일이 아닙니다. 하지만 이렇게 사는 사람이 있습니다. 매일 쓰는 것만 해도 대단한데 그는 독자들에게 말합니다.

“누구나 할 수 있습니다. 글쓰기만큼 재미있고 확실한 노후 대책이 없습니다!!”

무슨 소리야? 라는 의문이 들다가 쓴 사람의 이름을 보면 고개가 끄덕여집니다.

김민식, MBC드라마 PD, 시트콤 팬 겸 PD, 드라마 애호가 겸 감독, 독서광 겸 작가입니다. 그가 그렇게 살아가고 있기에 내용이 궁금해졌습니다. <매일 아침 써봤니?>를 읽었습니다.


김민식PD는 익숙한 분입니다. 전 MBC사장이었던 김장겸 사장 퇴진을 강하게 요구하는 영상이 기억 납니다. 당시 출근하는 김장겸 사장을 보고 “사장님이 저를 드라마 국에서 쫓아냈다는 의견이 있습니다…….얘기해주십시오!”며 울분을 토하는 모습을 봤었습니다. 김장겸사장 퇴진을 요구한 건으로 2017년 6월 14일부터 한 달 동안 대기발령을 받았던 분입니다. 제 기억에 김민식 PD는 아주 강한 인상이었습니다. 마치 싸움닭 같았습니다. 


그가 쓴 책이었습니다. 책이 재미없을 것 같은 약간의 편견도 있었습니다. 첫 장을 폈습니다. 순식간에 다 읽었습니다. 이 책을 한 줄로 평하자면 “정년이 없고, 돈 안 드는 재미있는 일을 하세요. 그것이 뭐냐고요? 바로 글쓰기, 블로그입니다.”, 김민식 PD의 블로그 예찬은 끝이 없습니다. 실제로 이 책은 본인이 살아왔던 인생, 당시의 생생한 기억들, 위기를 극복했던 방법들을 소개하며 직업으로 인해 고민하시는 분들께 다양한 고급 정보를 제공합니다. 뭐를 통해서? 블로그 예찬을 통해서 말이지요.


한때 블로그가 우리나라에서도 엄청난 인기를 끌었던 적이 있습니다. 그 후 SNS의 발달로 블로그의 인기는 많이 사그라졌습니다. 김민식PD는 블로그에 빠진 이유에 대해 다음과 같이 소개합니다. 


드라마 PD가 블로그에 빠진 이유가 무엇일까요? 시대를 뛰어넘는 활자의 힘 때문입니다. 딸들이 먼 훗날 인터넷의 바다를 항해하다 우연히 내 블로그를 만나고, 해묵은 나의 글줄을 통해 위로받을 수 있다면, 내 블로그 곳곳에 숨겨놓은 자신들의 아기 시절 사진 속에서, 자신들과의 소소한 일상을 담담하게 써 내려간 특별한 것 없는 글 속에서 아빠의 사랑을 느낄 수만 있다면…….시공을 초월하는 메시지의 힘, 그것이 제가 블로그를 하는 이유입니다.(본문 중)


김민식PD는 ‘재미있게 살자, 단! 돈이 안 들게 살자. 재미있는 것을 하다보면 돈은 따라온다.’는 나름의 주장을 펼칩니다. 글을 읽다보면 ‘정말 이러면 되겠구나.’ 라는 생각이 절로 듭니다. ‘아 이 사람은 글로 사람을 현혹할 수 있는 능력이 있구나.’라는 믿음이 생깁니다. 요즘 많은 분들이 걱정하는 직장 은퇴, 은퇴의 문제에 대해서도 명쾌하게 설명합니다.


은퇴 문제에서 최고의 해결책은 은퇴하지 않는 것입니다. 평생을 이야기꾼으로 살고 싶어요. 황혼의 전업 작가, 꿈같은 이야기지만 블로그만 있다면 가능합니다. 블로그를 통해 평생 살아오며 느낀 점을 가만가만 옛날 이야기 하듯 사람들에게 들려주고 싶어요. 그 글을 모아 책을 내도 좋고요. 나이 들어 하는 블로그는 또 다른 의미가 있을 것 같아요. 매일 한 편씩 올리다 어느 날 더는 글을 올리지 않는 날이 오겠지요? 오늘 올린 글이 내가 세상에 남기는 마지막 유언이라는 생각에 더 열심히 공들여서 쓸 것 같아요. 황혼의 전업 작가가 되어 하루하루를 마지막 날처럼 열심히 즐겁게 사는 것, 그 하루하루의 삶을 블로그에 남기는 것, 그것이 제가 꿈꾸는 노후랍니다.(본문 중)


이 글이 이해는 되었습니다. 하지만 바로 의문이 생겼습니다. “쳇! 당신은 글을 잘 쓰니까 가능하지, 글을 못 쓰는 평범한 사람은 불가능한 일입니다.” 제 생각을 읽듯이 김PD는 쉽게 블로그 글쓰기 요령을 소개합니다.


블로그 글쓰기가 쉬워지는 세 가지 요령이 있어요. 이들 하나하나를 모아보세요. 어떤 일에 대한 과거의 경험이 하나, 그 일에 대해 검색이나 독서로 알아낸 정보가 하나, 그 일이 내게 던져준 주제가 하나입니다. 다시 말해 하나의 에피소드, 하나의 정보, 하나의 메시지, 이렇게 세 가지 요소만 모이면 글이 만들어집니다.(본문 중)


덧붙여 김PD는 “글쓰기는 재능이 있어야 잘하는 거야”라고 해버리면 노력하지 않는 자신을 위한 변명이 생기는 것이라고 경계합니다. 이 문장을 읽을 때 뒤통수를 맞는 기분이었습니다. ‘끈기로 키울 기회가 있는데 재능 탓을 하면 시작조차 하지 않기에, 이는 자신의 노력안함에 대한 변명이다.’ 맞는 말 같았습니다. 김PD는 누구에게나 말과 글의 재능이 있고 자신에게 글쓰기 재능이 있는지 없는지 궁금하다면, 일단 매일 글을 써보라고 권합니다. 설사 재능이 없다해도 쓰다보면 생길 수 있다고 조언합니다. 저는 이 말에 동의합니다.


그는 20대는 영어 덕에 재미있었고, 40대는 블로그 덕에 재미있다고 마무리합니다. 솔직히 저는 이 책을 지난 2월 초에 읽었습니다. 그 전에도 개인 블로그(김용만의 함께 사는 세상)에 글을 올리고 있었지만 이 책을 읽고 난 후 저도 매일 한편의 글쓰기에 도전했습니다. 4월 4일까지 매일 한편의 글들을 올렸습니다. 안타깝게도 이 글을 쓰는 지금(4월 25일)에는 매일 한편의 글쓰기를 잠시 멈춘 상태입니다. 김PD는 매일 새벽에 글을 쓴다고 했는데, 저는 매일 밤에 썼습니다. 그러다 보니 아이들과 충분한 시간을 가질 수 없었고, 집안일도 조흘해질 수밖에 없어서 아내님 보기에, 더 이상 저의 욕심만을 채우기가 미안했습니다. 저도 아침잠을 줄여서 새벽에 글쓰기에 다시 도전해볼까 생각 중입니다. 


100일이 넘는 시간 동안 매일 한편의 글을 쓰다 보니 실제로 재미있었습니다. ‘어떻게 하루에 한편의 글을 쓰지? 소재가 있을까?’라고 걱정했지만 아이들이야기, 서평, 교육 이야기, 경험한 이야기, 개인 생각, 사람들에게 알릴 이야기 등 소재는 예상외로 많았습니다. 이 때 블로그를 매일 쓰다보면 주위가 달리 보인다. 더 재미있게 보인다. 세상이 더 다양하게 보인다고 했던 김민식 PD의 말이 떠올랐습니다. 그랬습니다. 글 쓸 꺼리가 없는 것이 아니라 글을 안 썼던 것입니다.


이 책을 읽고 저는 최소한 글을 계속 써야 하는 이유가 생겼습니다. 나를 위한 글이 아니라 나눔을 위한 글쓰기의 매력을 알게 되었습니다. 책은 위대하고 뛰어난 분들만 내는 것이 아니라 평범한 분들도 낼 수 있습니다. 김PD, 본인이 직접 말합니다. 자신같이 평범하고, 주류가 아니었던, 아웃사이드였던 삶을 산 이도, 책을 낸다고, 이는 자신이 잘나서가 아니라 글쓰기를 즐겼기 때문이고 글쓰기는 누구나 즐길 수 있는 매력적인 취미라고 말합니다. 


저는 이 책을 읽은 것이 많은 도움이 되었습니다. 실제로 매일 한편씩 글을 썼고 글쓰기의 매력을 충분히 느꼈습니다. 결국 이 책은 대충 보면 블로그 예찬론 같지만 본 내용은 글쓰기, 자신을 돌아보고 주위를 살피는 삶의 감동에 대해 이야기합니다. 아마 조만간 김민식 PD의 새 책을 만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그는 여전히 재미를 추구하며 소소한 행복에 감사하며 매일 아침 글을 쓰고 있기 때문입니다. 


파워블로거가 되고 싶으신 분, 재미있게 돈을 벌고 싶으신 분, 방송일에 관심 있으신 분들, 그리고 무엇보다 글을 쉽게 잘 쓰고 싶으신 분들께 이 책을 권합니다. 김민식PD가 했으면 우리도 할 수 있습니다.

매일 아침 써봤니? - 10점
김민식 지음/위즈덤하우스


Posted by 마산 청보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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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활형 검사의 사람공부, 세상공부. <검사내전>을 읽었습니다. 검사 같지 않은 검사가 쓴 책이라고 들었습니다. 보통 언론에서 검사라고 묘사되는 캐릭터는 예리하고 냉철하고, 정의롭거나, 불의에 타협하거나 타협하는, 일반인들과는 노는 물이 다른 직업입니다. 왠지 똑똑할 것 같고, 왠지 범죄자들을 꼼짝 못하게 할 것 같고, 술도 거하게 마시고, 독한 분들이라는 이미지가 있습니다.


영화속 검사가 실제의 모습일까? 진짜 대한민국 검사는 어떤 모습일까? 이 질문에 대한 답을 찾기 위해 책을 펼쳤습니다. 기대를 저버리지 않았습니다. 검사내전은 검사의 고귀함, 위대함을 기록한 책이 아니라 지극히 평범한, 특권 의식 없이 대한민국이라는 거대한 여객선의 작은 나사못 같은 검사에 대한 이야기입니다. 


흔한 범죄에 대한 경각심과 검사의 사생활, 법에 대한 다양한 부분에 대해서도 고민꺼리를 던져줍니다. 쉽게 쓰인 책이고 재미있습니다. 적어도 이 책을 읽고 나면 대한민국 검사에 대해 친근함을 느낄 수 있고, 법의 본질에 대해서도 이해할 수 있게 됩니다.


지은이는 김웅씨입니다. 현재 공안부장을 하고 있는 실제 검사이기도 합니다. 이 책은 본인의 경험을 토대로 생각을 정리하여 적은 책입니다. 추천사를 소개합니다.

(김웅검사는) 차장검사와 법원수석부장판사가 술자리에서 부하직원들을 호출해 어느 쪽이 더 많이 나오는 지 내기한 일화를 전화면서 “부르기면 하면 마냥 달려오는 것을 바랄 거면 개를 기르면 된다.”고 말한다. 자신은 가지 않았고, 다음 날 내기에서 진 차장검사에게 욕을 먹은 부장검사가 훈계하자 그는 “그럼 제가 술 마시다 차장님을 불러도 차장님이 나와 주나요?”하고 물었단다…….김웅 검사에 따르면 드라마나 영화에 등장하는 검사의 모습과 현실 사이에는 “항공모함 서너 개는 고행할 수 있을”만한 간격이 있다고 한다. 그들의 실제 모습을 들여다보고 상상할 수 있게 해준다는 점만으로도, 이 책은 여러 사람들에게 권할 만하다.(김민섭 추천자 중)


지은이가 보통 사람은 아님을 쉽게 예상할 수 있습니다. 저는 이 부분만 읽고서도 “오! 이 사람, 매력적인데?”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더 기대하며 책장을 넘겼습니다.


책은 크게 4장으로 엮여 있습니다. 1장의 제목은 ‘사기 공화국 풍경’입니다. 대한민국에 사기가 얼마나 판을 치고 있는지, 사기꾼들이 얼마나 악랄한지, 너무나 흔한 사기 수법, 자신은 절대 사기 당하지 않는다고 외치나 사기 당하는 수많은 사람들, 사기 관련 범죄들, 안타까운 사연에 대해 적나라하게 소개합니다. 결국 사기는 욕심에서 시작되는 것이라고 말하며 동시에 한국은 사기에 대한 처벌이 너무 약하다고 지적합니다. 1장만 읽어도 충분히 매력적인 책입니다. 저도 이 책을 읽고 나서야 알게 되었습니다. 우리나라에서 사기 치는 것이 얼마나 매력적(?)인 일이며, 실형을 살게 하는 것이 얼마나 어려운 일인지를 알게 되었습니다.

천혜의 환경 조성으로 우리나라 사기범의 재범률은 77%에 이른다. 처벌을 받은 사기꾼 10명 중 8명은 다시 범죄를 저지른다는 뜻이다. 사기범의 55%는 5개 이상의 전과를 가지고 있다. 이건 확실히 비정상이다. 이렇게 사기범의 재범률이 높은 것은 처벌이 약하기 때문이다.(본문 중)

저자는 사기의 공식을 소개하며 선의의 피해자가 나오지 않기를 부탁합니다. 그가 소개한 사기의 첫 번째 공식은 피해자의 욕심을 자극하는 것, 둘째 선의는 자신이 베풀어야 하는 것이지, 타인에게 바라서는 안 된다. 즉 사기꾼은 없는 사람, 약한 사람, 힘든 사람, 타인의 선의를 근거 없이 믿는 사람들을 노린다. 셋째, 어설프게 아는 것은 사기 당하는 지름길이다. 남이 하는 말을 그냥 듣고 믿는 것만큼 어리석은 것이 없다고 당부합니다. 그냥 돈을 벌게 해주겠다는 것은 모조리 거짓말이라고 강조합니다. 결국 사기는 행운을 바라는 자신의 마음이 속임을 당한다는 뜻으로 읽혔습니다. 


다만 사기꾼들은 그런 사람들을 귀신같이 알아보고 사기를 친다고 합니다. 섬뜩하지만 맞는 말 같았습니다. 김웅씨는 말합니다. 제발 사기 당하지 마시라고, 사기 당하는 피해자가 되지 마시라고, 동시에 사기죄에 대한 처벌이 더 강해져야 한다고 주장합니다. 직업인이기에 외칠 수 있는 말입니다.


2장의 제목은 ‘사람들, 이야기들’입니다. 그가 만난 사람들과 사연에 대한 이야기입니다. 보통사람들은 검찰청을 두려워하나 검찰을 밥(?)으로 보는 사람도 많음을 알 수 있습니다. 사연있는 고소왕들을 소개합니다. 뭐든 단순한 것은 없으며, 눈에 보이는 것이 다가 아니라는 것을 깨닫게 합니다. 더하여 학교 폭력 피해자들에 대한 생각도 소개합니다. 저도 학교 폭력 사건에 대한 경험이 있기에 이 부분이 가볍게 읽히지 않았습니다.

-우리 사회는 여전히 피해자에게 이중의 상처를 준다. 피해를 입은 사람에게 일말의 책임을 지우면서 자신의 도덕적인 가책에서 벗어나려는 것인지도 모른다…….그들은 학교폭력을 벗어나지 못해 차가운 아파트 옥상까지 몰리게 된 아이들의 심정을 알지 못한다.(본문 중)

저자는 학교폭력 피해자에게 화해를 강요하지 말라며, 그가 내린 결론을 슬라보에 지젝의 말을 인용해 정리합니다. “진정 용서하고 망각하는 유일한 방법은 응징 혹은 정당한 징벌을 가하는 것이다. 죄인이 적절하게 징벌되고 나서야 나는 앞으로 움직일 수 있고, 그 모든 일과 작별할 수 있다.” 


 저자는 3장, 4장까지 거쳐 법의 역할과 우리나라에 필요한 제도에 대해서도 언급합니다. 시작은 가벼운 에세이 형태지만 뒤로 갈수록 무게가 더합니다. 단지 시간 때우기용의 책이 아닙니다. 현실의 검사를 이해하기 위해 읽은 책이지만 다 읽고 나면 우리 사회를 돌아보게 합니다. 괜찮은 구성입니다. 처음부터 딱딱하게 시작하면 384페이지 끝까지 읽기 힘들었을 겁니다. 


최웅씨는 글을 재미있게 잘 쓰는 검사입니다. 앞으로도 그의 이름이 적힌 또 다른 책을 볼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이번에는 검사에 대한 책이었다면 다음에는 또 다른 주제의 책이 나왔으면 좋겠습니다. 무덤덤해 보이지만 현실을 예리하게 보고 방법을 제시하는 것이 좋습니다. 사람공부, 세상 공부를 하고 싶은 분들께 이 책을 권합니다.


검사도 사람입니다.

검사내전 - 10점
김웅 지음/부키


Posted by 마산 청보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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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도 사랑할 수 있을까’를 읽었습니다. 지금의 우리는 사랑하고 있지 않다는 뜻을 가진 제목입니다. 무슨 뜻이지? 사랑하고 있잖아. 연애하는 이도 있고 가족도 있고 좋아하는 친구, 선, 후배들이 있잖아. 사랑할 수 있을까? 라니? 궁금한데?


책장을 넘겼습니다. 제목을 이해하기에는 긴 시간이 걸리지 않았습니다. 저자는 희망을 이야기 하기 위해 그리고 그 가능성에 대해 담담하고 조용하게 설명합니다. 결국은 말합니다. 우리도 사랑할 수 있습니다.


오연호씨가 쓴 책입니다. 오연호씨는 오마이뉴스 창업자이며 동시에 현 오마이뉴스 사장이기도 합니다. 그가 2013년 행복지수 1위의 나라 덴마크를 다녀와 <우리도 행복할 수 있을까>라는 책을 썼습니다. 그로부터 4년 간 전국을 순회하며 약 800회의 강연을 했습니다. 그 과정에서 10만 명의 꿈틀거리는 사람을 만나 깨달은 것이 있다고 합니다. ‘우리 안에도 덴마크가 있구나.’


우리 안에 있는 덴마크를 소개하기 위해 쓴 책이 바로 이  책입니다. 덴마크가 행복지수 1위 나라가 된 데에는 특별한 시스템이 필요했던 것이 아니었습니다. 특별한 사람들만 할 수 있는 일이 아니었습니다. 덴마크에서 가능했던 교육의 기본 철학에 대해 오연호씨는 말합니다.


덴마크를 행복지수 1위로 만든 여섯 개의 키워드는 자유, 안정, 평등, 신뢰, 이웃, 환경이다. 이것을 다시 세 단어로 표현하면 ‘스스로, 더불어, 즐겁게’다. 우리도 역시 소중하게 여기고 있지 않은가? 대한민국 학교의 교실마다 붙어 있는 것이 ‘더불어 행복한 학교’다. 내세우는 가치는 덴마크와 다를 바 없다. 특히 대한민국 헌법 10조를 보면 놀랍도록 같다. 


“모든 국민은 인간으로서의 존엄과 가치를 가지며, 행복을 추구할 권리를 가진다.” 덴마크가 세계에서 가장 행복한 나라가 된 것은 대한민국 헌법 10조의 정신을 잘 지키고 사회와 문화 속에서 구현하고 있기 때문이다. 내세우는 것은 덴마크와 대한민국이 똑같지만, 저들은 그것을 삶 속에서 문화로 만들었고, 우리는 아직도 추진 중이다.(여는 글 중)


이 책을 읽다보면 반복적으로 나오는 단어와 문장이 있습니다. ‘자유, 안정, 평등, 신뢰, 이웃, 환경’, ‘스스로, 더불어, 즐겁게’, ‘내가 행복하려면 우리가 행복해야 한다.’, 이 내용들이 새롭지 않았습니다. 오연호 대표는 덴마크 교육을 접하며 어딘가 익숙한 느낌을 받았다고 했습니다. 결국 기억하게 됩니다. 자신이 어릴적, 살던 동네에서 자연스레 행해졌던 일이었습니다. 이웃과 더불어, 스스로, 즐겁게 살았던 추억, 덴마크는 우리나라에도 있었습니다.


저는 아이들을 가르치는 일을 합니다. 해서 교육철학을 묻는 사람들도 많이 만납니다. 철학이 특별한 것이 되어야 한다고 생각하지 않습니다. 결국 바른 교육은 위의 문장에 모두 들어있습니다. 자유롭고, 안정적이며 차별하지 않고 이웃 간 서로 믿으며, 친환경적인 삶을 사는 것, 스스로 서고 즐겁게, 더불어 사는 것, 내가 행복하면 우리가 행복해야 한다. 쉬운 말이지만 옳은 말입니다. 나이를 먹을수록 더 깊이 와 닿는 말입니다.


이 책을 읽다보면 ‘아 그래, 이거야. 이거잖아.’라고 느끼는 부분이 참 많습니다. 게다가 그것이 특별한 것이 아니라 우리가 이미 하고 있었던 것이라는 것이 더 놀랍습니다.


덴마크의 유치원은 100퍼센트 국공립이며 그 중 약 20퍼센트가 숲속에 있는 숲 유치원이다...언덕 너머의 아이들 3~4명은 숲 속을 탐험하듯 여리저기 뛰어다니고 있었다. 원장에게 지금이 무슨 시간이냐고 물어봤다. 어떤 수업을 하는 중이냐고 물은 것인데 뜻밖의 답이 돌아왔다. 


“수업 시간이 아니라 그냥 노는 중입니다. 우리 유치원에는 프로그램이 없습니다. 아이들이 오전 9시에 등원해서 오후 3시에 집으로 돌아가는데, 그동안 우리 유치원은 어떤 프로그램도 진행하지 않습니다. 프로그램이 없으면 어떤 일이 벌어질까요? 아이들 스스로 놀이거리를 찾아서 놀게 됩니다.”, 


“스스로 놀게 하는 것이 좋아 보이긴 하지만, 3000평이나 되는 이 넓은 숲에서 아이들이 놀다보면 다칠 수도 있잖아요. 덴마크 부모들은 그런 걱정을 별로 하지 않나요?”, “놀다 보면 다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아이들은 다치는 과정 속에서도 배웁니다. 너무 빨리 달리다가 넘어져서 다쳤다면, 달릴 때 속도 조절을 어떻게 할 것인가를 배우게 될 겁니다.”


그들은 아이들에게 뭔가를 ‘주입’하고 있는 것이 아니라 아이들과 함께 ‘생활’하면서 아이들이 ‘스스로, 더불어, 즐겁게’ 잘 뛰어 놀고 있는 지 살피고 있었다. (본문 중)


덴마크 유치원 선생님의 역할은 단지 아이들이 ‘스스로, 더불어, 즐겁게’ 잘 뛰어 놀고 있는 지 살피는 것이었습니다. 저는 이 부분이 이 책의 핵심부분이라고 생각합니다. 유치원 선생님의 역할을 선생님뿐 아니라, 어른들이 하는 것, 그것이 우리가 사랑할 수 있는 사회가 될 수 있는 확실한 방법이었습니다.


우리나라는 교육열이 높다고 자랑하듯 선전합니다. 다른 나라에서도 한국의 높은 교육열을 부러워하는 것처럼 말하며 자부심을 가지기도 합니다. 교육열이 높은 것 자체는 자랑꺼리가 될 수도 있겠으나 목표를 보면 그리 명예롭지 만은 않습니다. 덴마크 교육의 최종 지향점은 ‘그래, 인생은 즐거운 거야.’라고 합니다. 


우리나라 교육의 최종 지향점은 ‘너부터 잘돼야 해. 친구들보다 높은 점수를 얻어야 해. 성공하려면 서울로 가야 해. 좋은 직장을 가지기 위해서 명문대를 가야해. 행복? 그건 어른 되어 찾아도 늦지 않아.’, 최종 지향점이 다른 교육은 과정도 다를 수 밖에 없습니다. 우리나라 아이들이 학교를 다니며 행복하지 않다면, 모든 학생이 1등을 할 수 없는 구조의 사회 시스템도 책임이 있다고 생각합니다.


덴마크 사회는 ‘내가 행복하려면 우리가 행복해야 한다.’는 기본 가치를 철저히 현실 속에서 실현하고 있습니다. 책에는 덴마크의 열린 감옥에 대해 소개하는 부분이 있습니다. 


열린감옥에는 경제사범, 교통사범 등이 수감되어 있으며 닫힌 감옥에서 일정 기간 별 문제를 일으키지 않고 수형 생활을 한 죄수들이 모범수가 되어 이곳으로 옮겨 온다. 이곳에는 모든 문이 열려있다. 감옥 정문부터 죄수가 잠자는 감방의 문까지 모두 열려있다. 


열린 감옥에서는 죄수들도 낮에 감옥 밖으로 나가 사회생활을 할 수 있다. 단, 조건이 있다. 저녁 7시 전에 다시 감옥으로 돌아오면 된다. 열린 감옥 시스템을 유지하는 이유는 다음과 같다. “감옥에 온 사람들, 그러니까 죄수가 된 사람들은 자기 인생을 경영하는 데 실패한 사람들입니다. 그래서 투옥이라는 벌을 받게 되는 것이죠. 


문제는 그 후입니다. 그 죄수가 완전히 갇힌 상태에서 사회와 단절된 채 ‘나는 인생의 패배자야. 이 사회에 쓸모없는 인간이야’라는 생각을 계속 품은 채 감옥 생활을 한다면 어떻게 될까요? 그런 상태로 만기 출소해 사회에 나오면 사회생활을 제대로 할 수 있을까요?(본문 중)


상당히 충격적인 부분입니다. 잘못했으니 벌을 받고 격리돼야 해! 가 아니라 그가 사회에 나왔을 때 어떤 일원이 될 것인지까지 배려하는 덴마크 사회, 오히려 이 방법이 범죄율을 낮추는 데 효과적이지 않을까?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잘못했을 때 벌을 주지 않아 아이들이 일탈하는 것이 아닙니다. 되레 너무 심한 벌을 받아 일탈하는 경우를 더 많이 봐왔습니다. 아이들에게 필요한 것은 벌이 아니라 기회와 믿음일 수도 있습니다.


저는 책을 빨리 읽는 편입니다. 하지만 이 책은 천천히 읽었습니다. 아껴 읽고 싶었습니다. 평소 교육관련 책을 자주 읽는 편입니다. 위대한 교육학자들이 쓴 책들도 읽습니다. 정확히 말해 이 책을 쓴 오연호씨는 교육전문가는 아닙니다. 차라리 언론인이라고 봐야 할 것입니다. 하지만 그는 현재 대한민국 강화도에 꿈틀리 인생학교 이사장입니다. 그는 결국 교육에 관심을 가질 수 밖에 없었다고 말합니다. 그리고 아무것도 없는 현실 속에서 2018년 꿈틀리 인생학교는 3기 아이들을 맞이했습니다.


“내가 행복하려면 내가 승자가 되는 것만으로는 불가능하다. 내가 10퍼센트 안에 들어가는 것만으로는 불가능하다. 내가 행복하려면 내 친구들도 승자가 되어야 한다. 90퍼센트 이상이 승자가 되어야 한다. 우리가 행복해야 한다.”(본문 중)


이 말에 동의하시는지요? 우리는 행복할 준비가 되어 있을까요? 우리도 사랑할 수 있을까요? ‘설마? 우리나라가? 에이 아직 국민성이 안돼.’ 라며 의문을 가지시는 분들께 이 책을 권해드립니다. 우리가 덴마크보다 뭐가 부족해서 행복할 수도, 사랑하기 힘든 것일까요? 우리도 사랑할 수 있습니다. 


전국각지에서 작지만 무게 있는 꿈틀거림이 울렁이고 있습니다. 꿈틀거림을 느껴보고 싶으신 분, 꿈틀거리고 싶으신 분, 이 책은 용기와 희망을 줍니다. 우리도 사랑할 수 있고 사랑하고 싶습니다. 행복하기 위해 살고 싶다면, 이 책을 읽어보셔야 합니다.


쉬었다 가도 괜찮습니다. 다른 길로 가도 괜찮습니다. 지금 잘하지 않아도 괜찮습니다.

우리도 사랑할 수 있습니다.

Posted by 마산 청보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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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민주맘 2018.04.10 20:23 신고 Address Modify/Delete Reply

    조금 느려도 괜찮아.
    남들과 달라도 괜찮아..
    최고가 아니어도 괜찮아...
    어른들은 그저 아이들을 믿고 기다려 주기만 하면 되는 것인데
    그게 참 말 처럼 쉽지가 않죠^^;;

[하루 48시간]을 읽었습니다. 개인적으로 이 책을 쓰신 장진석 작가님을 알고 있습니다. 책을 내셨다기에 알고만 있다가 이번에 구입하게 되었습니다. 책을 받자 마자 바로 읽었습니다.

음, 색다른 책이었습니다. 에세이 형태의 책인데, 시, 동화, 수필이 모두 들어있습니다. 이런형태의 책을 저는 접했던 적이 없습니다. 솔직히 처음에는 '이게 뭐야, 정신 사납잖아.'는 생각이 들었지만 다 읽고 나니 참신하다는 생각도 들었습니다.


장진석 작가는, 본인은 글을 잘 쓰는 사람이 아니라고 말합니다. 글을 더 잘 쓰기 위해 노력하는 사람도 아니라고 합니다. 다만 글을 쓰는 사람이라고 소개합니다. 책을 읽다보면 정말 그런 느낌이 납니다. 이 책은 더 많은 사람들이 보고 만족할 수 있도록, 꼼수(?)를 부리지 않은, 작가의 솔직한 글로 씌여져 있습니다. 작가는 큰 욕심이나 다른 목표를 가지고 이 책을 쓴 것 같지 않습니다. 다만 제목처럼 '하루 48시간'처럼 보내는 방법을 알리고 싶었던 것 같습니다.


책을 다 읽고 검색을 해보니 [경남도민일보]에서 소개한 부분이 있어 옮겨봅니다.

<하루 48시간을 펴낸 장진석 작가, 출처 경남도민일보>

"글이란 순간을 두 번 사는 과정입니다. 글로 자신의 일상과 생각을 남기고 기록하여 삶을 되돌아보고 미래를 지향할 수 있다면 그 사람은 하루를 두 번 사는 것입니다."


"처음에는 주위에서 욕도 많이 먹었습니다. 책이란 장르를 정해서 거기에 맞게 써내려가야 한다고요. 하지만 사는 게 장르가 정해진게 아니지 않습니까? 그때그때 사는 느낌이 다릅니다. 때론 시적으로, 때론 동화적으로, 또 때로는 세상이 좋기도 하고 싫기도 합니다. 그에 따라 글을 썼습니다. 시간과 생각의 순간을 기록했습니다. 글의 종류를 정하여 쓴 글이 아닙니다. 그렇기에 더욱 편안하게 글을 읽을 수 있습니다."


"분명히 일을 많이 했는데, 지나가 나면 남는 게 없더군요. 뭘 했는지, 어떤 생각을 했는지, 그러한 것을 붙잡을 수가 없었습니다. 하루는 24시간이지만, 글을 남기고, 글을 통해  그 시간을 되돌아보면 하루를 2번 산 것이 되지 않을까요. 생활을 되돌아보고 반성하는 기회를 가지면 시간이 2배로 늘어난다고 생각합니다.

-2018.1.12일자 경남도민일보-

실험적인 책일 수도 있고 작가가 쓰고 싶은 데로 쓴 책일 수도 있습니다. 저자는 평소 메모하는 습관이 있는 것이 틀림없습니다. 책을 읽다보면 메모한 내용이라는 느낌이 팍팍 듭니다. 그리고 그 내용을 더 많은 독자를 위해 화려하게 치장하여 쓰지도 않았습니다. 해서 이 책은 저자가 평소 자신의 생각을 자신의 손으로 편안하게 적은 글들이라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말은 세상과의 소통이고, 글은 나 자신과의 소통이다. 그렇기에 삶에서 소중한 것이 글쓰기이다. 말은 듣고, 글은 써야 한다. 말은 잘 듣고, 글은 많이 써야 한다. 나의 시간과 생각의 순간을 남겨본다. 그것이 나로 시작하는 참 인생을 사는 최선의 방법이다. 

이 책을 읽는 법에 대하여

시간과 생각의 순간을 기록한 글입니다. 글의 종류를 정하여 쓴 글이 아닙니다. 그렇기에 더욱 편안하게 글을 읽을 수 있습니다. 

하나. 시간대별로 또는 생각별로 아무 페이지나 펼친다.

하나. 글을 읽고 낙서도 마음대로 한다.

하나. 마음대로 책장을 덮는다. (본문 중)

이 책에 대한 다른 분의 리뷰를 찾아 봤습니다. 평이 좋더군요. 솔직히 저는 10점 만점에 7점 이상 주기는 힘든 책이었습니다. 글들은 분명 읽기 편했지만 딱! 그기까지였습니다. 저자의 삶과 그의 생각을 알 수 있으며, 그가 사는 일상을 알 수 있습니다. 저자는 하는 일이 많습니다. 책에 소개된 것만 해도 아동문학과 수필을 쓰고 있고 부모교육, 경제진로교육, 영어교육, 창의요약교육, 소통공감 강연과 더불어 교육문화기획자, 시민기자로 활동하고 있습니다. 책도 분명 산만한 감이 있습니다.


하지만 다 읽고 나니 책의 산만함 또한 저자의 의도가 아니었을까? 라는 생각이 듭니다.


마지막 문단입니다.

인간은 다시 독립된 존재로 자유의지를 불태울 수 있어야 한다. 자연으로부터 독립하고, 신으로부터 독립하고, 타인으로부터 완전하게 독립하길 원한다면, 반드시 자기 삶의 찰나에 의미를 부여할 수 있어야 한다. 이것이 완전한 독립과 자유로 나아가는 유일한 방법이다. 시간에 의미를 부여하는 것은 글이다. 글은 문자요, 문자는 그림이며, 그림은 존재이다. 이미지란 상상이며, 상상이란 그 모습을 또올린다는 의미이다. 이것이 바로 존재의 가치를 확인하는 유일한 방법이다. 이제 글을 쓰자. 찰나를 남기는 유일한 방법이자, 내 존재를 확인하는 유일한 방법이며, 하루를 48시간으로 살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이다. 

저자는 독자들에게 하루를 48시간으로 살 수 있는 유일한 방법으로 글쓰기를 강조합니다.

사람이 살아가면서 자기계발을 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보다 중요한 것은 자기 역사를 남기는 것이라고 저자는 강조했다. "우리는 우리 부모님 세대 등 어르신들의 이야기를 잘 모릅니다. 저도 80대 어머니가 계신데, 어머니가 혼잣말처럼 하는 것을 듣고 그 삶을 겨우 알 뿐이죠. 지금은 다들 많이 배우지 않았습니까. 자신의 생활을 글로 남기면 자신의 역사를 넘어 자식들에게는 가족의 역사가 되고, 나아가 지역의 역사가 될 수 있습니다.

저자는 글을 잘 쓰려고 하지 말라고 충고했다. 고민해서 글을 쓰기보다는 떠오르는 생각을 글로 옮겨 놓는 것이 좋다며, "일단 펜을 드는 것이 중요하다."고 조언했다.

"사람들이 말을 할 때는 술술 막힘없이 잘 말합니다. 중간에 위트 있는 말도 하죠. 그런데 글을 쓰라고 하면 어렵게 생각하고 고민에 빠지는 사람이 많습니다. 그냥 말하듯이 쓰면 누구나 쉽게 글을 쓸 수 있습니다." 이 책 역시 순간의 생각을 남긴 결과물로, 특별하지 않은 소소한 일상을 담고 있다. 그렇기에 읽다보면 그 평범함에 '공감'을 하게 된다. <경남도민일보 인터뷰 기사 중>

호불호가 갈릴 책입니다. 


저는 왠만하면 책을 읽으면 그 책의 특징과 나누고 싶은 점을 찾아 소개하고자 하는 노력을 합니다. 헌데 이 책은 나눌꺼리가 적습니다. 책이 허접하다는 뜻이 아니라 '책은 특별한 사람이 쓰는 것이고 내용도 특별함이 있어야 한다.'는 저의 선입견에 정면으로 질문하는 책이기 때문입니다. 


"왜? 책은 특별한 사람만 써야 합니까? 당신도 쓸 수 있어요. 책이 아니더라도 글을 쓸 수 있어요. 하루를 48시간으로 살고 싶습니까? 글을 쓰세요. 저도 책을 내잖아요. 저처럼 평범한 사람도 이런 멋진 책을 내잖아요. 본인의 삶, 본인이 정리하셔야지요. 잘 쓰는 글? 그런 것 없습니다. 일단 펜을 드세요. 자신의 속내를 편안하게 적어보세요. 어느 듯, 변화하고 있는 자신을 만나게 될 겁니다."


장진석 작가는 이 책을 통해 독자분들에게 이런 말을 하고 있습니다.


시중에 독서와 글쓰기에 관한 책들이 많이 나와있습니다. 이런 류의 책들은 대부분 저자가 엄청난 독서량을 자랑하고, 글쓰기가 얼마나 매력적이며 손쉬운 방법인지 소개합니다. 글을 쓰고 싶다는 생각이 들게 만드는 것도 사실입니다.


[하루48시간]은 조금 다릅니다. 뭔가 산만하고 평범하며, 특별한 감동이나 재미, 배움이 없는 책이지만 용기를 줍니다. 저자는 올해 동화책과 단편소설을 낼 계획이라고 합니다. 그가 사람들에게 '글, 편하게 써보세요.'라는 뜻으로 쓴 이 책과 달리, 전문적으로 만든 동화책과 단편소설에 저절로 관심이 생깁니다.


저자의 말처럼 삶은 장르가 없기에 이 책도 장르가 없습니다. 장르가 중요한 것은 아닙니다. 다만 책을 읽는데 집중이 안 되는 것은 사실입니다. 제가 아는 모든 분들께 '제가 보증할께요. 이 책 재미있습니다. 꼭 읽어보세요.'라고 추천하기는 어렵습니다. 하지만, 책을 쓰실 계획이 있으신 분들, 편하게 책을 읽고 싶으신 분들, 경상도 말을 충분히 이해하시는 분들(내용 중 작가의 일상생활이 담겨 있기에 경상도 사투리가 자주 나옵니다.), 그리고 장진석 작가님을 아시는 분들께는 꼭! 읽어보시라고 추천드립니다.


특별한 순간을 위해 읽는 책도 있지만 평범한 사람을 특별하게 만나기 위해 읽는 책도 있습니다. 


이 책은 그런 책입니다.


마지막 문장을 완성하며 펜을 놓았을 장진석 작가님을 생각하면, 쉽게 서평쓰기 힘들었던 책입니다. 저의 생각을 담기 위해 나름 애썼습니다. 장진석 작가님은 책을 출간한 것만 해도, 축하받아 마땅합니다. 


하루를 48시간으로 보내는 법, 그 방법을 자신의 삶을 통해 소개한 장진석 작가님의 [하루48시간], 잘 읽었습니다.^^

하루 48시간 - 10점
장진석 지음/북랩



Posted by 마산 청보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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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말글손 2018.02.26 12:14 신고 Address Modify/Delete Reply

    고맙습니다. 다시 한번 돌아볼 기회가 되었습니다.

요즘 JTBC의 예능프로인 '착하게 살자'가 화제인 모양입니다. 저는 아직 방송을 보지 못했지만 프로그램 소개가 재미있습니다.

'단순 교도소 체험이 아닌 구속부터 재판, 수감까지, 사법 시스템이 작동하는 일련의 과정을 리얼하게 보여주는 국내 최초 사법 리얼리티 프로그램'


다양한 인물들이 출연하는데요. 저는 유병재씨가 출연한다길래 호기심이 생겼습니다. 최근 그가 직접 쓴 <유병재 농담집 블랙코미디>를 읽었기 때문입니다.


유병재, 참 특이한 인물입니다. 출신이 공채 코미디언 같지는 않는데 코미디언입니다. 게다가 방송작가라고 합니다. 재미있고 리얼한 연기도 잘 합니다. TV프로그램에도 종종 출연하지만 유튜브에 '유병재' 채널 운영, 인스타, 페이스북 등 SNS에서 활동이 더 왕성합니다. 저는 이 책을 읽기 전 '유병재'씨를 무한도전에서 봤고, 청춘들에게 하는 길거리 강연을 봤었습니다. '웃기려고만 노력하는 사람은 아니구나. 깊이가 있고 표현을 잘 하는 사람이구나.'라는 생각을 하게 되었습니다.


이 책은 2017년 10월에 나온 책입니다. 신간은 아닙니다. 당시 유병재 책이 출간되었다는 광고를 봤을 때 읽고 싶은 욕구는 있었지만 잊고 있다가 이번에 읽게 되었습니다. 200페이지의 얇은 책이고 내용의 음미없이 글만 읽으면 한시간 안에 다 읽을 수 있는 책입니다. 짧은 글, 긴 여운, 이 책을 가장 잘 표현한 문장입니다.


4장으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작가의 말을 빌어 각 장을 간단히 소개드리자면 

1장 블랙코미디

내가 가장 좋아하는 것, 그러나 블랙코미디를 한마디로 정의하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다. "금기를 다루어야 한다." "풍자가 들어가야 한다." "우울해야 한다." 등...내가 생각하는 블랙코미디는 웃어야 할지 울어야 할지, 화내야 할지 말아야 할지 고민에 빠지게 되는 코미디이다. 요즘 말로 쉽게 바꾸면 '웃픈' 농담쯤 되려나. 어린 시절 동네 할아버지께서 즐겨 하시던 농담 한마디로 더 이상의 지저분한 설명을 대신하겠다. "내가 구정에 죽어야 느이들이 제사 지내기 수울헐 텐디."

  

제2장 분노수첩

나는 본래 화가 많은 편이다. 누구에게든 미움받기를 겁내는 어리석은 성격 탓에 직접 화를 내본 기억은 많지 않지만, 나라는 인간은 본래 화가 많은 편이다. 용기가 부족해 삼켰던 분노들을 글로 써보았다. 기백은 없고 불만만 많은 인간은 이렇게라도 살아야 한다. 피해의식과 때때로 술기운까지 곁들여진 부끄러운 글이기에 될 수 있다면 나와 비슷한 상황에서 읽어주시기를 간곡히 부탁드린다.


3장 어느 날 고궁을 나서며

내가 좋은 놈일 땐 내가 가장 잘 안다. 내가 나쁜 놈일 때도 그걸 안다는 건 쉬운 일이 아니다. 어쩌면 내가 나를 제일 모른다. 그래서, 나는 어쩌면 나쁘다. 이미 지은 죄가 많아 훌륭한 사람이 되기란 글렀을지 모른다. 하지만 제 몸에 난 뿔도 모르는 괴물이 되고 싶지는 않다. 적어도 알고는 싶다. 이 장을 '분노수첩' 뒤에 배치한 것은 내 분노의 원인들은 결국 나였다. 결국 나도 같은 인간이다. 하는 반성에서 기인했다.


제4장 인스타 인증샷용 페이지

이 책에서 그나마 불편하지 않은 말랑말랑한 이야기들, 불편하진 않지만 불편할 만큼 오글거릴 수도 있는 이야기들, 중2로 돌아가 이 책을 본다 해도 부끄럽지 않을 자신이 없는 이야기들이다. 그래서 인스타에 찍어 올리기 적당한 이야기들이다.(본문 중)

각 장을 작가가 직접 소개한 글입니다. 이 글만 읽어도 아마 책의 내용 유추가 대략 될 것 같습니다. 하지만 첫 장을 넘기자 마자 이 책의 반전매력에 빠지게 됩니다. 첫 꼭지 글 입니다.

변비

똥이 안 나온다. 

난 이제 잘하는 게 하나도 없다.(본문 중)

3초간 정적, 이게 뭐지? 이야, 역시 유병재... 다른 분들은 모르겠습니다만 저는 이 글을 읽자 마자 유병재의 재치에 절로 감탄사가 나왔습니다.


글이 짧고 내용이 쉽습니다. 읽는 즉시 이해할 수 있습니다. 게다가 1장 블랙코미디 편에서는 쓴 웃음이 납니다. '하하하'하는 호탕한 웃음이 아닌 '피식'하는 쓴 웃음이 납니다. 글이 저급해 보여도 너무 공감이 됩니다. 유병재의 책은 글을 멋지게 쓰려고 온갖 미사여구를 동원한 책들, 감정을 짜내기 위해 비현실적인 내용을 구구절절 적어쓰는 책보다 훨씬 솔직합니다. '뭐야. 책이 뭐이래? 이런 것도 책이야? 너무 수준 떨어지잖아.'라고 생각하실 분도 분명 계실 것 같습니다. 이렇게 생각하시는 분은 이 책을 읽지 않는 것이 나을 지도 모릅니다. 하지만 우리나라에는 이 책을 읽으며 공감하실 분들이 대부분이라는 것도 인정해야 할 것 같습니다.

통장

걱정, 근심, 게으름, 시기, 질투, 나태, 친일파, 자격지심, 악성댓글, 독재자, 뻔뻔함, 교만, 식탐, 성욕, 의심, 위선, 이기심, 군부세력, 불평등, 폭력, 성범죄자, 혐오, 피해의식, 적폐, 질투, 차별, 꼰대, 자기혐오를 내 통장에 넣어두고 싶다. 거기는 뭐 넣기만 하면 씨팔 다 없어지던데.(본문 중)

추운 날, 점심을 먹은 후 뜨끈한 바닥에 배를 깔고 엎드려 이 책을 폈습니다. 읽다보니 시간 가는 줄을 몰랐습니다. 짧은 글들이 대부분이라 책도 잘 넘어갔습니다. 중간 중간 접으며 읽었습니다. 유병재가 사는 세상, 유병재가 보는 세상, 유병재가 생각하는 세상이야기가 재치있는 이야기로 가득합니다. 


평소 속에 있는 말을 가감없이 표현한 구절은 속이 후련합니다. 

듣는 순간 기분 나쁜 말.

"기분 나빠하지 말고 들어."


"'생각을 좀 해봐'라고 말하지 마. 얼마나 기분 나쁜지 알아? 왜 몰라? 생각을 좀 해봐."


"내가 너랑 똑같았어. 나 보는 것 같아서 하는 말이야."....라며 충고하는 이들에게 묻고 싶다. 정말 지금의 나와 똑같았다면 내가 지금 당신 말을 듣지 않고 있는 건 왜 모르시나?(본문 중)


저는 지하철이 필요 없는 곳에 살아서 지하철을 탈 일은 없습니다. 만약 지하철을 이용하시는 분이라면 이 책을 꼭 추천드립니다. 아마 출근 시간 중에 다 읽으실 수 있을 겁니다. 퇴근 시간에 한번 더 읽으실 수 있을 겁니다. 이 책을 보고 키득키득 웃으며 공감받는 느낌을 받을 것이고, 속이 후련한 느낌도 받을 것입니다. 내 잘못이 아니라는 것을 알게 될 것이고, 내 주위에 어떤 놈들이 이상한지 깨닫게 될 것입니다.


유병재는 전문 작가는 아닙니다. 이 책은 그의 첫 책입니다. 많은 분들이 이 책을 사서 읽으셨으면 좋겠습니다. 그래서 유병재씨가 용기를 얻어 블랙코미디 2편, 3편을 계속 써주셨으면 좋겠습니다. 본인이 힘들고 어렵게, 약자의 위치에서 살아왔기에 약자들의 마음을 알고 힘을 주려 쓴 책 같습니다. 최소한 외로운 청춘들이 많이 읽으면 좋겠습니다. '요즘 젊은 것들은 싸가지가 없어.'라고 생각하시는 분들께도 조심히 추천드립니다. 당신도 젊었을 때는 별 차이가 없었다는 것을 알아야 합니다. 능력의 차이가 아니라 시대의 차이라는 것도 알아야 합니다.


개인적으로 이 책을 읽고 나서 유병재씨의 팬이 되었습니다. 그의 유튜브 채널도 구독했고 그가 출연했던 SNL코리아 편도 역주행하고 있습니다. 밤에 혼자 보다가 큰 소리로 웃은 적도 있습니다.


유병재씨는 분명 코미디언이지만 그냥 웃기려고만 하지 않습니다. 그의 유머, 풍자를 보면 현실이 있습니다. 분노가 있습니다. 일부러 못본 채 하는 것들을 제대로 응시하게 합니다. 그의 개그를 보며 왠지 뜨끔하는 느낌이 들었던 것은 저만의 느낌은 아닐 것입니다.


<농담집>이라는 타이틀이 있지만 농담 이상의 직언집입니다. 독서의 필요성은 알지만 시간이 없고 두꺼운 책은 보기 힘든 분들께도 권해드립니다. 1시간만에 읽을 수 있는 책이지만 깊이가 있는 유쾌한 책입니다. 


책속의 닫는 글로 서평을 마무리합니다.

코미디를 시작하며 가장 많이 머릿속에 되뇌던 문장이 있다. '사람들이 날 좋아하는 걸 창피하지 않게 만들어야지.'

여러분의 책장에 이 책이 꽂힌 걸 창피해하지 않게 살아가겠다.

노력하겠다.(유병재 농담집 블랙코미디 닫는 글 중)

저도 이 책을 읽은 것을 창피하지 않게 살아가겠습니다. 노력하겠습니다. 

블랙코미디 - 10점
유병재 지음/비채


Posted by 마산 청보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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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끈기 2018.02.19 09:38 신고 Address Modify/Delete Reply

    아~서평도 죽입니다.
    이 서평 읽으니 10시가 아직 인된게 짜증납니다.
    마산 영풍문고는 10시에 문여는데
    오늘 읽어보죠~

엇! 이 책 뭐지?

저는 저 자신도 이유를 정확히 알 수 없는, 한자에 대한 거부감이 있습니다. 이 책의 표지를 처음 봤을 때도 약간의 거부감이 있었습니다. '왜 굳이 한자를 썼을까?' 첫인상은 좋지 않았습니다. 첫 장을 넘겼습니다.


아빠들이 읽어야 할 책

이 책의 소제목은 <함께 걸어 보면 좋은 서울 가이드 북>입니다. 내용은 <아이와 함께 걸어보면 좋은 서울 가이드 북>입니다. 저자 표현준님은 여행 사진가입니다. 그룹전, 개인전, 초대전 등 사진가로서 대단한 분임을 쉽게 알 수 있었습니다. '사진가가 왠 서울 가이드 북? 어떤 상관이지?' 첫 장의 내용을 읽고 저의 궁금증은 바로 풀렸습니다.


 아이의 인생에도 겹겹이 작은 역사가 쌓인다. 아이와 걷고 기록하다 보니 거리의 풍경보다 빨리 변하는 아이의 모습을 발견했다. 가끔 오랜 기억을 더듬어 함께 했던 곳을 찾아가 현재의 모습을 포개어 보기도 했다. 오늘의 산책은 언젠가 미래를 위한 저축인 셈이다. 10년 후, 서울의 풍경은, 또 아이와 나는 얼마나 변해 있을까? 우리 산책의 기록은 의미가 있다.(amaging 중)


아...이 책은 사진가 이전에 아빠가 쓴 책이었습니다. 사진을 위해 쓴 책이 아니라 아이를 위해 쓴 책이었습니다. 첫 장부터 약간의 감동이 있었습니다.


책은 PART1, PART2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PART1은 지역별 가이드로 '다양한 테마가 곳곳에 숨어 있는 상암지구, 예술과 문화가 살아 숨 쉬는 홍대, 미로 속에 숨겨진 상점을 찾는 재미가 한가득 연남동, 골목골목 먹거리와 볼거리 보물찾기 연희동, 느릿느릿 여유를 느끼는 서촌, 오래된 추억들이 한가득 동대문, 문화 체험 공간이 가득한 이태원' 등, 말 그대로 지역별 가이드가 소개되어 있습니다. 읽는 것도 너무 재미있습니다. 단지 장소만 소개한 것이 아니라 아이와 산책 하기 전 필요한 것 까지 당부하며 이 책만 읽고, 아이와 당장 출발해도 전혀 어려움이 없도록 친절하고 자세하게 설명합니다. 


저도 아이와 산책을 종종 가지만 저자의 준비성에 놀랬습니다. 저자는 아이와 산책 하기 전 필요한 것으로 '계획을 미리 알려주기, 그림자 놀이, 느린 산책, 포즈를 요구하지 말것, 계단을 만났을 때는 가위바위보, 산책은 함께 즐기는 것'을 알려줍니다. 책을 위한 산책이 아니라 아이를 위한 느린 산책, 아이를 중심에 두고 있다는 것을 쉽게 알 수 있습니다. 그래서 이 책은 더 따뜻했습니다.


내용이 궁금해 첫 장을 넘기면 상상했던 소개글이 나오지 않습니다. 0.1초간 당황했는데, 저자의 아이로 보이는 아기가 기어가는 사진이 먼저 나옵니다. 카메라 앵글을 쳐다보는 아이를 보고 있자니 절로 미소가 지어졌습니다. 육아서라고 해도 손색이 없을 정도로 아이가 어떻게 자라며 그 순간이 얼마나 소중한 것인지를 일깨워 줍니다. 개인적 의견이지만, 아이가 정말 너무 이쁩니다. 이 예쁜 아이와 매주 산책을 나간 아빠는 얼마나 행복했을까? 아이와의 추억을 남기기 위해 사진을 찍고, 코스를 개발하며 준비를 했던 아빠의 노력과 기쁨이 저절로 느껴졌습니다. 덩달아 행복해 지는 책이었습니다.


지역별 가이드에는 각 지역의 스팟소개와 사진, 매력 포인트, 산책 전 알아둘 점, 교통편, 위치, 그 곳만의 깨알 재미 등이 간결하게 소개되어 있습니다. 정말 쉽고 매력적인 책입니다. 당장 서울로 가고 싶다는 충동이 몇 번이나 일었는지 모릅니다. 아이와 함께 걷는 코스라 그런지 아이들이 좋아할 만한 것을 주로 소개합니다. 그리고 저자가 좋아하는 곳으로 보이는 지역별 서점들도 소개되어 있습니다. 요즘 유행한다는 지역 서점 투어에도 훌륭한 길잡이가 될 책입니다.


PART2에서는 서울 대표 추천 스팟들이 소개되어 있습니다. '서울 산책이라면 꼭 가봐야 하는 한강, 아이들과 함께 가는 한강 난지 한강공원, 서울을 한눈에 서울 성곽길, 도시의 옛 모습과 벽화를 함께 조망하다. 낙산 구간과 이화동, 서울의 대표적인 남산, 4계절 모두 즐기기 좋은 남산 산책로, 서울의 새로운 명소 경의선 숲길, 직장인과 주민의 걸음이 어우러진 대흥역-효창공원앞역'등이 소개되어 있습니다. '우와, 서울에 이렇게 좋은 곳이 많았어? 서울 사람들은 이 길의 매력을 알고 있을까?'라는 의문이 절로 드는 책입니다.


일반 가이드북과는 다릅니다. 아이와 함께하는 산책의 특별함, 이전에 아이와 함께하는 시간의 소중함을 말해주는 책입니다. 저자는 2012년 7월 17일부터 개인 블로그에 연재하기 시작했다고 합니다. 특별한 순간이 아니라 일상의 행복한 순간만을 기록했다고 합니다. 아이가 초등학교 저학년까지 주말에 여건이 허락하면 아이와 함께 가벼운 마음을 산책을 했다고 합니다. 산책을 하며 아이의 자연스런 모습, 길의 특징, 장소의 특별함을 자연스레 카메라에 담았다고 합니다. 저자의 편안함과 여유로움이 책을 읽다보면 저절로 느껴집니다. 이 책은 억지스럽지 않아 더욱 좋습니다.


책의 소개는 여행기라고 되어 있지만 저는 성장기가 더 적합하다고 생각됩니다. 저자는 이 책이 나온 이후에도 계속 아이와 거닐고 있을 것 같습니다. 그의 책이 아이의 성장과 함께 계속 나와주었으면 좋겠습니다. 간단하며 친절하지만 아이와 거닐 때 필요한 것에 대해서는 꼼꼼히 소개한 참 좋은 가이드 북입니다. 솔직히 아이가 없더라도 서울 여행을 원하시는 분들에게 충분히 권할 수 있는 책입니다. 


휘황찬란하고 번쩍거리는 곳 뿐 아니라 사람 사는 곳에 대한 정겨움을 느끼고 싶은 분에게는 이 책은 서울여행 필독서로 부족함이 없습니다. 개인적인 욕심에, 저자분께서 아이와 함께 방학 때라도 지방도 내려와 주시면 좋겠다고 부탁드리고 싶습니다. 지방에서도 아이와 거닐기 좋은 곳을 소개해 주시는 것도 아주 고마울 것 같습니다.


따뜻하고 좋은 책입니다. 서울을 다시 보게 되었습니다. 개인적으로 조만간 서울로 여행갈 계획이 있습니다. 그 전에 이 책을 알게 되어 얼마나 다행인 지 모릅니다. 서울로 가는 여행가방 제일 위에 이 책을 준비해서 올라갈 예정입니다. 이 책을 쓴 저자분의 생각하며 마무리 합니다.


아이와 거닐기

아이의 시기는 우물쭈물하는 사이에, 순식간에 지나가 버립니다. 아이가 두 발로 걷기 시작하면서 함께해 온 둘만의 산책, 훌쩍 커버린 아이는 이제 저만큼 앞서 뛰어갑니다. 곧 아빠 손이 더 이상 필요하지 않은 나이가 된다는 사실도 알고 있습니다. 비슷한 시기를 걸어가고 있는 수많은 아빠들과 함께 공감하고 아이와 함께 추억을 공유할 수 있는 작은 노하우를 알려 드리고자 합니다.


아이가 두 발로 걷기 시작하면서 함께 해 온 둘만의 산책 노하우와 길 위의 이야기를 한 권의 책에 담고 싶습니다. 누군가의 말처럼 '아이'와 함께 거닐기가 이대로 멈추지 않고 쭉 계속되어 '(늙은) 아빠'와 함께 거닐기로 이어져도 꽤 멋진 일이 아닐까요? 


지난 5년간 함께 산책한 찬유에게 이 책을 선물하고 싶습니다.(본문 중)


아이와 거닐기, 아직 늦지 않았습니다. 아이와 산책을 해보지 못하셨던 아빠들께 감히 권합니다. 아이와 함께 하는 시간, 경험만큼 소중하고 값진 것은 없습니다. 이번 주말, 가까운 곳으로 아이와 산책을 나가보시는 건 어떨까요? 아이와 산책은 산책 그 이상의 특별한 추억이 될 것입니다. 아이들도 아빠와 함께 하는 것을 원하고 있습니다.

아이와 거닐記 - 10점
표현준 지음/영진.com(영진닷컴)



Posted by 마산 청보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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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름돋는 책을 읽었습니다.

일본인 '에가미 오사무'씨가 쓴 책입니다. 100% 일본 사회에 대한 책입니다. 하지만 놀랍도록 우리나라와 비슷합니다. 아니 정확히 말하면 앞으로의 대한민국의 미래를 보여주는 책입니다.

'에가미 오사무'씨는 특별한 이력을 가지고 있습니다. 현재는 유명 스포츠선수부터 기업 CEO에 이르기까지 연봉 10억원이 넘는 최상급 클라이언트를 50명 이상 집중 관리하는 부유층 전문 자산 관리사입니다. 회사원 시절에는 보험업에 종사하며 신규 개척 분야에서 전국 1위를 두번 수상, 최단기간 최연소 매니저 승진 등 돈에 관해서는 능력을 인정받는 사람이었습니다. 저서로는 <1년에 10억 버는 사람들의 사고>가 있더군요. 이런 이력을 볼 때, 돈 잘 버는 법에 대한 책을 쓰는 것이 당연한 것으로 생각되는데, 이 책은 그런 내용이 아닙니다. 그래서 더 흥미로웠습니다.


저자의 말입니다.

-100명의 사람이 사는 잔혹한 마을, 나와 함께 이 마을을 방문해보지 않겠습니까? 이 독특한 '마을 탐방'을 통해 우리가 발을 디디고 선 이 사회를 제대로 이해할 수 있는 계기가 될 겁니다. 그리고 한발 더 나아가 새로운 삶의 방식을 발견하는 소중한 기회를 얻게 될 수도 있으리라 믿습니다.


'이렇게 해서 돈을 더 많이 버시오!'라고 강요하는 자기 계발서가 아닙니다. 일본 전체 인구를 100명이 산다고 압축해서 숫자로 일본사회의 현실을 보여줍니다. 그래서 이해가 쉽고 끔찍합니다.


-49명이 남성이고, 51명이 여성이다. 13명이 어린이이고, 61명이 생산 가능한 노동자이며, 26명이 노인이다. 초등학생 5명, 중학생 3명, 고등학생 3명, 대학생 2명이 이 마을에 산다.

100명이 사는 마을에서는 41명의 마을 사람이 고용되어 일한다. 41명 중 26명이 정규직이고 15명이 비정규직이다. 정규직과 비정규직이 한 시간 동안 일하고 받는 돈은 잔혹할 정도로 큰 차이가 난다. 정규직은 한 시간에 1만 9,370원, 비정규직은 1만 2,290원을 받는다. 연봉 2,000만원 이하의 '워킹 푸어'로 불리는 사람들이 이 마을에는 9명이나 살고 있다. 일을 해서 돈을 버는 사람의 4분의 1에 해당하는 셈이다.

 일하는 사람을 남녀별로 보면, 더욱 잔혹한 사실을 발견하게 된다. 정규직의 평균 연봉을 살펴보면 남성은 5,000~6,990만원, 여성은 2,000~2,990만원이다. 비정규직 평균 연봉을 살펴보면 남성은 1,000~1,990만원, 여성은 1,000만원 미만이다. 일하는 여성에게 이 마을에서의 생활은 팍팍하기 그지없다.

 여성의 저소득은 한 부모 가정의 가난으로 이어진다. 이 마을 아동, 청소년(18세 미만)의 약 16%가 빈곤층으로 분류된다. 빈곤 아동 수는 해마다 늘어나고 있고, 그 중 절반이 한 부모 가정의 아이들이다. 이러한 상황에서 주민이 100명인 이 마을에 사는 사람의 절반인 50명이 '생활이 팍팍하다'고 푸념한다. 

이 마을에는 형편이 어려운 마을 사람들을 돕는 '생활보호제도'가 있는데 그 제도의 도움을 받는 사람이 해마다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그러나 얼마 전 마을에서는 생활보호 예산을 줄이고 신청 방법도 까다롭게 바꾸었다. 생활보호를 받는 마을주민이 늘어난 것은 마을 사람들 탓이라기보다 이 마을의 빈곤과 양극화가 심해졌기 때문이다. 참고로, 이 마을의 규칙은 한 번도 쪼들려본 적 없는 촌장과 그 주위의 몇 사람이 결정한다.(본문 중)


이런 식입니다. 너무 이해가 쉽고 끔찍합니다. 우리나라도 별 차이가 없습니다. 제목 그대로 잔혹한 100명이 사는 마을입니다. 이 외에도 굶주리는 사람, 빚 현황, 빚이 생길 수 밖에 없는 이유, 학대 당하는 아이들의 수, 자살, 고령화, 등 심각한 일본 내 사회문제에 대해 다양하게 다룹니다. 저자는 단지 겁을 주기 위해 이 책을 쓴 것은 아닙니다. 100명이 사는 마을의 여러 통계자료를 보여준 뒤 저자는 이렇게 말합니다.


-단언컨대, 만만치 않는 문제에 온 마을 사람들이 한 마음 한 뜻으로 힘을 모을 때, 마을의 미래를 바꿀 수 있다. 그리고 여러분의 인생도.


책은 100명의 주민에 대한 소개 후 본 이야기를 시작합니다. 우리 마을이 어쩌다 이렇게 잔혹한 사회가 되었는지, 이 잔혹한 마을에서 살아남기 위해 어떻게 해야 하는지, 마지막으로 이 잔혹한 세상의 실체와 현실을 직시하라고 말합니다. 마지막 장에서는 일본은 '행복도 순위 46위의 가짜 선진국'이라고 강하게 비판하며 국가가 어떤 것을 해야하는지를 설명합니다. 이 책을 읽다보면 기분이 좋아질 때가 많았습니다. '뭐야. 일본 이 정도 였어? 그래, 그럴 줄 알았어. 별 것 아니었네.'하면서 말이죠. 적어도 이 부분을 읽기 전에 말입니다.


-국제연합(UN)은 2015년 4월, 이번으로 세 번째인 세계 행복도 조사 보고서를 발표했다. 국민 1인당 실질 GDP, 인생 선택 자유도, 부정부패 수준으로 산출한다. 대상이 되는 158개 국 중 1위는 스위스, 2위 아이슬란드, 3위 덴마크 순이다. 아시아에서는 대만 38위, 일본 46위, 선진국 일본은 기대 이하의 성적을 기록했다. 한국은 47위였다.(본문 중)


헉...등에서 땀이 났습니다.

이렇게 잔혹하고 위험하고 미래가 암울한 일본보다 우리나라 행복도가 더 낮다고? 책의 내용을 보면 일본의 상황이 우리나라와 크게 다르지 않습니다. 사회 시스템이 너무나도 비슷하다는 생각이 많이 들었습니다. 옮긴분과 출판사에서는 우리나라 독자분들을 위해 친절하게 원문의 일본 자료 옆에, 한국의 상황에 대해서 자세하게 설명해 줍니다. 결코 더했으면 더했지, 덜 하지는 않았습니다. 


대한민국에 사는 100명의 마을 주민도 너무나 힘들다는 뜻입니다.


관념적으로만 알고 있던 '요즘 삶이 힘들어.'가 아니라 왜! 우리 국민들의 삶이 팍팍한지, 대체 이유가 뭔지, 앞으로 어떤 상황이 펼쳐질 것인지, 대책은 어떠해야 하는지에 대해 자세하게 설명합니다. 하지만 저자는 모든 설명을 '결국 돈이다. 본인의 행복한 삶을 위해 돈을 더 벌어야 한다!'고 이야기 하지 않습니다. 소유에 대한 집착을 버려야 한다고 이야기합니다. 


참 좋은 책입니다. 경제를 어려워 하시는 분들께 추천드립니다. 사회 구조에 대해 알고 싶어하시는 분들께도 추천드립니다. 미래를 예측하고 싶고 대비하고 싶으신 분들께도 추천합니다. 시대를 살고 계시는 부모님들과, 시대를 살아갈 학생들에게도 추천합니다. 사실 모든 분이 읽어보시면 좋겠습니다. 진짜 진실은 신문과 뉴스만이 말해주는 것이 아니기 때문입니다.


충격의 여운이 큰 책입니다. 하지만 이 책을 읽었기에 세상을 더 깊게 볼 수 있습니다. 싫든 좋든 이미 우리는 한 마을에 살고 있습니다. 우리가 살고 있는 이 마을, 100명이 살고 있는 이 마을은 어떤 상황일까요? 우리 마을의 상황에 대해 정확하고 구체적으로 보여주는 사람들이 거의 없습니다. 


이 책을 읽으시고 우리 마을을 정확히 보시기 바랍니다. 어쩌면 우리는 귀마개를 하고 눈가면(경주마들의 눈을 가리는 도구)을 한 상태에서 앞만 보고 달리고 있는지도 모릅니다. 이제는 주위를 돌아봐야 할 때입니다. 그것이 함께 살 수 있는 방법입니다. 

당신이 잔혹한 100명 마을에 산다면? - 10점
에가미 오사무 지음, 서수지 옮김/사람과나무사이


Posted by 마산 청보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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별 기대없이 펼쳤던 책입니다. 사실 지인분께서 선물해 주셨던 책입니다. 어떤 책인지 정보도 없는 상태에서 첫 장을 펼쳤습니다. 책의 첫장부터 신선한 글이 있었습니다. 

일러두기

한 권의 책은 수십만 개의 활자로 이루어진 숲인지도 모릅니다.

'언어의 온도'라는 숲을 단숨에 내달리기보다.

이른 아침에 고즈넉한 공원을 산책하듯이 찬찬히 거닐었으면 합니다.


본문 곳곳에 스며 있는 잉크 무늬는 디자인적인 요소입니다.

창작자의 의도를 너른 마음으로 헤아려주었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_이기주

뭐지? 왠지 모를 기운이 느껴졌습니다. 계속해서 책장을 넘겼습니다.

이 책은 저자가 일상생활 속에서 자신이 경험했던 것, 느꼈던 것, 생각했던 것들을 본인의 시선으로 따뜻한 언어의 온도를 담아 쓴 책입니다. 철학책은 아니지만 깊은 생각을 하게 합니다. 평소 아무렇지도 않게 대했던 것에 대해 또 다른 시선을 보여줍니다. 책을 읽다보면 절로 '아...'하는 감동이 있습니다.

언젠가 2호선 홍대입구역에서 지하철에 몸을 실었다. 맞은 편 좌석에 앉아 있는 할머니와 손자가 눈에 들어왔는 데 자세히 보니 꼬마의 안색이 좋지 않았다. 할머니 손에는 약봉지가 들려 있었다. 병원에 다녀오는 듯 했다.

할머니가 손자 이마에 손을 올려보더니 웃으며 말했다.

"아직 열이 있네. 저녁 먹고 약 먹자."

손자는 커다란 눈을 끔뻑거리며 대꾸했다.

"네, 그럴게요. 그런데 할머니. 할머니는 내가 아픈 걸 어떻게 그리 잘 알아요?"

순간 난 할머니 입에서 나올 수 있는 대답의 유형을 몇 가지 예상해 보았다. "나이가 들면 자연스럽게 알게 된다."라거나 "할머니는 다 알지" 같은 식으로 말하지 않을까, 생각했다. 

아니었다. 내 어설픈 예상은 철저하게 빗나갔다. 할머니는 손자의 헝클어진 앞머리를 쓸어 넘기며 말했다.

"그게 말이지. 아픈 사람을 알아보는 건, 더 아픈 사람이란다..." 

"아..."하는 부분이었습니다. '아픈 사람을 알아보는 건, 더 아픈 사람이란다' 반대로 말하면 안 아파본 사람은 아픈 사람을 알아보지 못한다는 말이었습니다. 깊은 울림이 있었습니다. 할머니와 손자의 대화를 소개하며 저자는 자연스럽게 삶의 이치를 보여줍니다. 읽다보면 좋은 문장이 너무 많습니다. 

흔히들 말한다. 상대가 원하는 걸 해주는 것이 사랑이라고, 하지만 그건 작은 사랑인지도 모른다. 상대가 싫어하는 걸 하지 않는 것이야말로 큰 사랑이 아닐까?

우린 사랑에 이끌리게 되면 황량한 사막에서 야자수라도 발견한 것처럼 앞뒤 가리지 않고 다가선다. 그 나무를, 상대방을 알고 싶은 마음에 부리나케 뛰어간다. 그러나 둘만의 극적인 여행이 대단원의 막을 내리는 순간 서늘한 진리를 깨닫게 된다. 내 발걸음은 '네'가 아닌 '나'를 향하고 있었다는 것을.

위로의 표현은 잘 익은 언어를 적정한 온도로 전달할 때 효능을 발휘한다. 짧은 생각과 설익은 말로 건네는 위로는 필시 부작용을 낳는다.

"힘 좀 내"라는 말만 해도 그렇다. 이런 멘트에 기운을 얻는 이가 있을 테지만 그렇지 않은 사람도 있다. 힘낼 기력조차 없는 사람 입장에선, "기운 내"라는 말처럼 공허한 것도 없다. 정말 힘든 사람에게 분발을 종용하는 건 위로일까, 아니면 강요일까.

이 책은 "말, 마음에 새기는 것", "글, 지지 않는 꽃", "행, 살아 있다는 증거"의 3가지 주제에 대해 다양한 짧은 글로 이루어져 있습니다. 잘 읽힙니다. 저자는 '찬찬히 거닐듯 읽었으면 좋겠다.'고 했지만 읽다보면 그리 안됩니다. 저는 첫 장을 펼치고 글이 예뻐서, 감정을 깨끗하게 해주는 느낌이 좋아서 빨려들어가 단숨에 읽어버렸습니다. 좋은 문장에 밑줄을 긋고 책을 접으며 한장 한장 읽어갔습니다.

다 읽고 나서 이 책이 베스트셀러라는 것을 알았습니다. 사실 저는 개인적으로 베스트셀러 도서를 좋아하지 않습니다. 제가 선택해서 읽는 책이 좋아서 입니다. 하지만 이 책이 베스트셀러라는 것을 알고나니 '그럴만 하다.'는 것과 '사람들의 마음이 비슷하구나. 외로워하는구나. 조용하지만 듬직하게 어깨들 토닥토닥 거리는 위로를 받고 싶어하는구나.' 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전 이 책을 읽으며 위로를 받았습니다. 저자는 독자들을 위로하고 싶었던 것은 아닌 것 같습니다. 그는 사람들에게 잊혀져 가고 있는 것에 대해 말하고 싶은 것 같고, 우리들이 모르고 지나가는 것에 대해 잊지말라며 책을 쓴 것 같습니다. 하지만 이책은 읽는 이로 하여금 '당신의 삶이 허무하지 않다. 당신의 잘못이 아니다. 우리가 잊어서는 안되는 것이 있다. 그래도 세상은 아름답다.'는 메시지를 조용히 들려줍니다. 책의 마지막 문장은 이 책의 존재이유를 말해줍니다.

"아름다운 것을 아름답다고 느낄 때 우린 행복하다..."

아름다운 것을 아름답다고 느낄 수 있는 우리, 힘들면 힘들다고 말할 수 있는 우리, 행복하다면 행복하다고 말할 수 있는 우리, 이런 우리들이 많아지면 외로운 사람도 덜할 것 같습니다. 나의 본 모습을 보고 상대를 배려하는 분들이 많아진다면 위로하고 공감하는 사람도 더 많아 질 것 같습니다. 현대의 사람들이 가지는 가장 큰 스트레스는 인간관계 때문이라는 글을 본 적이 있습니다. 가정에서, 직장에서, 사회에서, 직접적으로 아는 사람이든, 모르는 사람이든, 사람들로 인해 감동받고 스트레스를 받는 분들이 대부분입니다. 아팠던 분이 아픈 사람을 이해할 수 있듯, 최소한 아프지 않았던 사람이 아픈 사람을 함부로 대하는 것은 없어졌으면 합니다. 차가운 말한마디는 상대에게 차가움만 주는 것이 아니라 마음속에 지울 수 없는 상처를 줄 수도 있습니다. 

저자는 상처주는 차가운 말이 아닌 희망을 주는 따뜻한 말을 건넬수 있는, '언어의 온도'가 따뜻한 세상을 꿈꾸며 이 책을 쓴 것 같습니다. 


그런데 말입니다. 저자 이기주씨에 대해 궁금해서 한번 찾아봤습니다. 그리곤 좀 놀랐습니다. 제가 상상했던 것과는 다른 삶을 살아왔다는 것을 알았기 때문입니다. 찾아본 내용을 소개드리자면 이기주 작가는 서울 경제와 헤럴드 경제 등에서 사회부, 정치부 기자로 8년 가량 일했고 이명박 정부시절 2010년엔 기자를 그만두고, 대통령실 연설기록 비서관실에서 스피치 라이터(연설문 작성자)로 근무했습니다.


2012년엔 자유선진당 부대변인으로 비례대표 20번에 이름을 올린 정치인이기도 했습니다. 2017년 7월 현재, 출판사 말글터(<언어의 온도>를 출간한 곳)의 대표를 맡고 있다고 합니다. 즉 정치에 뜻을 두고 활동을 하다가 현재는 출판사 대표를 하고 있다는 건데요. 약간 의아했습니다.


책에서 보인 순수하고 맑은 눈으로 세상을 보는 분의 삶의 궤적이라고 하기에는 뭔가 일치하지 않았습니다. 저자 이기주씨는 이명박 대통령과 일했던 사람으로서 특별하게, 순수한 눈으로 세상을 보는구나...라고 생각하기로 했습니다. 하지만 뒤끝이 개운치 않은 것은 사실입니다.
앞서 말씀 드린 것 처럼 이 책은 베스트셀러였습니다. 이미 이 책을 읽으신 많은 독자분들도 저자의 이력을 알고 감동했을 지 의문입니다. 보통 책을 읽을 때, 저자와 책, 책과 현실을 분리해서 읽지는 않습니다. 그래서 감동이 더 깊은 법이지요. 
하지만 현실과 다른 책, 책을 위한 책을 읽으면 저는 솔직히 불편함을 느낍니다. 저자는 이 후에도 꾸준히 이와 유사한 책을 내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사람이 달라졌는지, 책의 내용을 그대로 느끼면 되는 것인지, 의문스럽습니다.

언어의 온도, 책 내용만 보면 괜찮은 책이었습니다.

언어의 온도 - 10점
이기주 지음/말글터

<이 글은 이기주의 대리인으로부터 신고당해 임시조치로 한달 간 블라인드 처리되었다가 되 살아난 글입니다.>


Posted by 마산 청보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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