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산 청보리가 보는 세상이야기

아직 끝나지 않은 1950년의 민간인 학살 사건

마산 청보리 2017. 7. 4. 07:00

지난 6월 24일, 창원시 마산합포구 구산면 원전리 앞 괭이바다에서는 "<2017년 제 67주기 10차> 창원지역 합동추모제"가 있었습니다. 저도 기회가 되어 참석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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합동추모제 내용은 아래와 같습니다.

진실화해위원회 결정문 요지(2009.2.18)

마산형무소에서는 1950년 7월 5일, 7월 21일~24일, 8월 24일, 9월 21일 네 차례에 걸쳐 최소 717명의 재소자와 보도연맹원들이 마산육군헌병대에게 인계되어 집단 살해되었다. 이 중 신원이 확인된 사람은 배명기(직다-583)외 357명이다. 대다수의 재소자들은 법적 절차 없이 집단 살해되었으며, 일부는 군법회의에 회부되어 사형을 언도받고 총살당한 것으로 확인되었다.(중략)


본 사건은 국민의 생명과 재산을 보호해야 하는 국가가 형무소에 수감된 재소자와 보도연맹원들을 집단 살해하고, 일부는 적법절차를 거치지 않는 군법회의를 통해 사형시킨 범죄행위이다...이렇게 살해된 희생자의 유족들은 가족의 행방조차 알지 못한 채 '빨갱이'가족이라는 사회적 차별과 연좌제의 고통 속에 하루하루를 살아왔다. 이로 인해 남은 가족들은 경제적, 심리적으로 고통 받았으며, 남은 유족이 다시 가해 기관에 연행되어 구타와 고문을 받고, 심지어 자살을 하는 등 고통 속에서 살아왔다.

흔히 말하는 '보도연맹 학살 사건'입니다. 저도 이날 행사에 참여해서 창원지역에서만 2,300명이넘는 민간인이 학살당했다는 사실을 알았습니다. 그리고 남은 가족들이 얼마나 억울한 고통속에서 살아왔는지도 알게 되었습니다.


지역의 구자환 감독님께서 보도연맹 학살 사건 관련 다큐 영화를 제작하여 유투브에 무료로 올려두었습니다. 제목은 '레드 툼'입니다. 저도 3번 정도 보았습니다. 시간 내셔서 꼭 보시길 추천합니다.


지역의 유가족분들 뿐 아니라 뜻을 함께 하시는 많은 분들이 전국에서 참여하셨습니다.

노치수 회장님이십니다. 지역 유족분들의 억울함을 해결하기 위해 정말 많은 일들을 하고 계셨습니다.

괭이바다로 가는 길은 멀고도 멀었습니다.

전통제례가 행해졌습니다.

영령들을 위로하기 위한 종교의식으로 경법스님의 천도제가 있었습니다.

천주교 백남해 신부님께서 참석하셔서 억울한 영령들을 위로하셨습니다.


문강자님의 '아버님께 띄우는 편지' 김요아킴, 이정연 님의 추모시 등을 들을 때에는 가족분들의 억울함과 그리움이 느껴져 울컥했습니다.

행사의 마지막은 풍선 날리기였습니다. 하고 싶은 말을 쓰셔서 하늘 높이 날렸습니다. 단지 풍선을 날리는 것이었지만 '아부지!'하시며 날려보내시는 유가족분들을 뵈니 너무 마음이 아팠습니다.

아직 진실은 규명되지 않았고 책임지는 사람도 없었습니다. 현재 진실규명을 위한 특별법 제정을 준비하고 있었습니다.


저는 이날 식의 사회를 보았습니다. 유가족분들의 사연들을 들으며 아무렇지 않게 사회보는 것은 불가능했습니다. 연좌제로 인한 사회생활의 어려움, '잠시 다녀오꾸마.' 하고 나가셨는데 그 길로 오지 않으신 아버지.. 행방불명된 아버지 이후 가족의 상처들...


누가 이 분들의 상처를 치유해 줄 수 있습니까? 누가 이 분들의 억울함을 해결해 줄 수 있습니까?...


많은 것을 알고 느끼게 된 하루였습니다.


전쟁은 끝났지만 그 상처는 아직도 계속 되고 있습니다. 우리 가족 일이 아니니 괜찮은 것이 아니라 누구에게든 일어날 수 있었던 일입니다. 진실규명은 유족회를 위한 것이 아니라 이 땅의 정의를 위해 꼭 필요합니다.


진실규명을 위한 특별법 제정을 지지합니다.


노치수 회장 인사말


67년 전 한국전쟁이 일어나자 국민의 생명과 재산을 보호해야 할 국가가 전쟁을 핑계로 아무른 

죄목과 재판절차도 없이 많은 민간인들을 쥐도 새도 모르게 집단학살한 지도 벌써 67년이 흘렀습니다.


전쟁을 이용한 이승만 독재자가 비밀리에 민간인들을 학살하였기에 일반 국민들은 물론이요, 희생자 가족조차 어디에서, 얼마나, 어떻게 죽였는 지 모르고 있다 전쟁이 끝난 10년 후 1960년 4. 19혁명이 일어나자 숨죽이고 있었던 유족들이 전국적으로 들불처럼 일어나 유족회를 결성하였고 


그 해 전국유족회 중심으로 장면정무나 국회에 진상조사를 요구했고 또 자체 조사한 결과를 국무원에 낸 보고서를 보면 경남에서만 25만 명이 희생당하였으며 전국적으로 114만 명이라는 많은 국민이 학살, 희생당하였습니다. 국방부 경비사령부공보처에서도 1950년 6월부터 10월까지 106만명의 민간인이 희생되었다고 하였습니다.


창원지역에서도 마산형무소에 구금돼 있다 이곳 괭이바다에서 대부분 수장당한 1681명과 당시 진해와 창원읍을 포함한 창원군 각 산골짜기에서 죽임을 당한 700명을 포함하면 창원지역에서도 2,300명이 넘는 민간인들이 학살 희생당하였습니다.


여러분들이 잘 아시다시피 죽임을 당한 사람들은 정부에서 만든 보도연맹에 가입한 순수농민들이나 젊은 청년들이 대부분이었고 여성이나 어린 남녀 고등학생들도 있었습니다. 민족주의자나 학자, 사상가, 심지어 나라를 찾겠다고 목숨을 걸고 활동한 독립운동가도 있었습니다.


분명 대한민국은 민주주의 국가이기에 사상의 자유도 있었고 표현의 자유도 있었습니다. 이승만 정부를 반대하고 단독정부를 반대한다고 해서, 미군정포고령을 위반했다고 해서 우리 민족을 배반하고 대한민국을 부정하는 것은 결코 아니지 않습니까?


이런 잘못되고 슬픈 대한민국의 현대사를 바로 잡으려면 정부나 국회에서 하루빨리 특별법을 만들어 못 다한 진실규명을 하여 과거의 잘못을 제대로 정리해야만 한 맺힌 유족의 가슴도 풀리고 구천을 맴돌고 있는 억울한 영혼들도 편히 잠들 수 있지 않겠습니까? 죽인 사람은 없고 오로지 죽은 사람만 있는 이 슬픈 현실을 하루빨리 정리해야만 할 것입니다.


유족 여러분! 힘내십시오.

진실은 언젠가는 반드시 밝혀질 것입니다.

유족들이 특별법을 위해 힘 모아 앞장 서 활동하면 사회의 많은 분들이 함께 할 것입니다.


오늘 바쁘신 데도 불구하고 귀중한 시간을 내 이 자리에 함께하신 모든 분들께 진심으로 감사의 말씀을 드립니다. 정말 고맙습니다.


2017.6.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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