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용만의 함께 사는 세상 :: 중2병보다 무섭다는 초등학생 이른 사춘기에 관한 책

현직 초등교사가 쓴, 사춘기 어린이와 함께 사는 부모님들, 사춘기 어린이를 이해해야 하는 어른들을 위한 책입니다. 아니 정확히 보면 사춘기를 맞이해 혼란스러운 아이들을 위해 쓴 책입니다. 지은이는 대마왕이라고 통하는 차승민선생님이십니다. 차샘은 이미 <영화를 보면 아이의 숨은 마음이 보인다.> <선생님 사용 설명서>, <학생 사용 설명서>, <아이의 마음을 읽는 영화 수업> 등의 책을 쓴 중견작가입니다. 


차샘이 쓰신 책들은 공통점이 있습니다. 그의 관심은 오직 아이들을 향해 있습니다. 어떻게 하면 아이들의 마음을 읽어낼 수 있을까? 어떻게 하면 아이들이 학교생활을 잘할 수 있을까? 어떻게 하면 아이들이 아이답게 자랄 수 있을까? 그는 많은 도전을 했습니다. 우연히 아이들과 영화를 함께 봄으로써 영화를 활용한 아이들 마음 읽기를 시작하게 되었고 모든 이들이 당연히 알고 있는 학교지만 그래서 더 어려운 선생님과의 관계 이해를 위해 선생님 사용 설명서를 썼습니다. 아이들을 이해하기 위한 다양한 책을 썼던 그가 또 꼭 필요한 책을 펴냈습니다. <열두살, 나의 첫 사춘기>가 그것입니다.


-차샘도 어릴 땐 사춘기를 심하게 겪었어. 부모님과 싸우기도 하고 친구들과 사이가 멀어져 외롭기도 했어. 공부를 왜 해야 하는지, 또 어떻게 살아야 하는지 고민하기도 했지. 선생님이 되어 오랫동안 아이들을 지켜보면서 느낀 것이 있단다. ‘지금의 아이들도 예전의 나처럼 많이 힘들겠구나.’ ‘그 때 누군가 잘못되지 않았다고 말해줬으면 정말 위로가 되었을 텐데.’ 사춘기를 겪고 있는 아이들에게 좀 더 도움이 되고 싶어. 너희들의 고민은 어른이 되기 위해 꼭 필요한, 소중한 것들이야.(머릿말 중)


차샘은 사춘기를 겪는 아이들을 직접 대하는 어른들도 불편하겠지만 사춘기를 겪어내는 아이들이 더 혼란스럽다고 말합니다. 어른들이 아이에게 넌 잘못되지 않았다고, 너의 행동은 이상한 것이 아니라고 들어줘야 한다고 말합니다. 해서 그런지 이 책은 읽기 쉽습니다. 아이들이 고민할만한, 실제로 했었던 질문들과 사례들을 재구성하여 대화형식으로 풀어냅니다. 이 책의 현실감은 목차를 봐도 알 수 있습니다. “나도 날 잘 모르겠어요. 친구들과 잘 지낼 수 있을까요? 공부를 못하면 인생을 망치나요? 부모님과 어떻게 지내야 하나요?”


누구에게 쉽게 고백하기 어렵고 나만 이상한 아이 같다고 혼란스러워할 아이들에게 차샘은 따스하게 말합니다. “니 잘못이 아니야. 넌 잘못되지 않았어.” 


-“원래 그 땐, 그렇게 사는 거야. 엄마 아빠 어린 시절보다 너희들이 훨씬 행복한거야. 쓸데없는 소리 하지 말고 공부나 해.” 그러면서도 어른들은 우리에게 이런 말을 쉽게 해. 우리는 처음 겪어보는 건데 말이야. 어른들도 사춘기를 겪었으면서, 그 시절이 쉽지 않다는 걸 알면서도 왜 이렇게 쉽게 말할까? 그건 어른들이 그 시절을 잊어버려서 그래. 분명히 어른들도 그 시절을 지나왔고 그 때 엄청나게 고민했지만 시간이 지나고 어른이 되어 잊어버린 거야.(본문중)


누구나 겪어왔던 사춘기, 하지만 누구나 속 시원하게 말해 주지 않았던 사춘기, 친구들과 비밀스럽게 주고받았던 이야기들, 자신을 이해하지 못하는 엄마, 아빠가 괜히 더 짜증나는 이유들에 대해 차샘은 아이들의 입장에서 편안하게 도와줍니다. 


책에는 많은 아이들이 등장합니다. 아이들은 차샘에게 자신이 하는 고민들에 대해 서슴없이 털어냅니다. 차샘은 당황하지 않고 아이들의 눈높이에 맞춰서 알기 쉽게 조언합니다. 강요하지 않습니다. 쉬운 이야기지만 깊이가 있습니다.


-차샘, 행복하지 않아요. 꿈이 없어요. 여자친구를 사귀고 싶어요. 왕따를 안 당하는 방법은 없나요? 어떻게 해야 여러 친구들이 절 좋아할까요? 내가 하고 싶은 것만 하고 싶어요. 대학은 꼭 가야 하나요? 학원 가기 싫어요. 공부를 해도 성적이 안 올라요. 부모님과 잘 지내고 싶어요. 어른들은 왜 하고 싶은 걸 못하게 하죠?(본문 중)


아이들의 물음은 솔직합니다. 차샘의 대답도 솔직합니다. 물론 차샘의 말씀이 완벽한 해답은 아닙니다. 하지만 적어도 그 물음에 대한 가치를 존중합니다. 이 책의 마지막 질문은 이것입니다. 


“어떻게 살아야 하나요?”


-이제 어른이 되는 연습을 하는 거야. 실패해도 괜찮아. 실패가 두렵고 힘들다면 기억도 나지 않은 아기시절 첫걸음을 시작할 때를 생각해 봐. 인생의 가장 어려운 순간 중 하나는 첫 걸음을 떼던 그 순간이야. 첫 걸음은 이미 시작했어. 그 때 잘했듯이 어렵다고 생각하는 지금도 10년 후, 20년 후가 되면 추억으로 남을거야.(본문 중)


개인적으로 책의 저자인 차승민샘을 알고 있습니다. 평소 그의 인품으로 봤을 때 책에 쓰인 내용들은 진실일 확률이 높습니다. 하지만 단 한 가지 이 책에는 결정적인 거짓이 있습니다. 차샘은 표준어를 쓰지 못합니다. 너무나 구수한 갱상도 사투리를 쓰는 험상궂게 생긴 시커먼 아저씨입니다. 하지만 그는 아이들에게 진심으로 용기를 주기 위해 그 힘들다는 표준어를 구사하여 책을 썼습니다. 읽는 내내 그의 실제 말투가 생각나 몰입도가 떨어지긴 했지만 차샘의 진심을 다시금 확인 할 수 있는 좋은 책이었습니다.


미운 5학년이라고 아이를 탓하기 전에 잘 자라고 있는 5학년이라고 인정을 해야 합니다. 자라는 과정에서 당연히 겪어야 할 시기인 사춘기, 요즘은 시기가 빨라져 초등학생 시절에 겪는 사춘기, 사춘기를 겪는 아이들을 위로하고 어른들에게는 아이들의 입장에서 아이를 봐야 한다고 조용히 묻는 책입니다.


아이들은 잘못되지 않았습니다. 굳이 잘못을 찾는다면 아이들을 잘못되었다고 쉽게 판단하고 처방 내리려는 어른들입니다. 자신을 이해하지 못하는 사람을 좋아할 사람은 세상에 없습니다. 아이 때문에 힘든 부모님이 계시다면 반대로 그 아이가 부모님 때문에 얼마나 힘들어 했는지도 생각해 봐야 합니다. 우리는 “다 너를 위한거야.”라는 모호한 말로 아이들에게 불편함을 강요하고 자신의 욕심을 합리화 했는지도 모릅니다. 


아이를 이해하고 싶다면 아이들의 마음부터 헤아려야 합니다. 어른이 되고 싶은 아이들에게는 따뜻한 마음 다독임 책, 어른들에게는 아이들의 마음을 엿볼 수 있는 책, <열두 살, 나의 첫 사춘기>를 추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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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마산 청보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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