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단일기&교육이야기

우산초등학교의 작지만 최고로 재밌었던 운동회^^

마산 청보리 2017. 5. 5. 07:00

지난 5월 1일 진동에 있는 작은 학교인 우산 초등학교에서 운동회가 열렸습니다. 저는 운동회라고 표현하나 학교에서는 '가족어울림 한마당 축제'라고 하더군요. 같은 뜻으로 읽힙니다.^^

우산초등학교는 학년마다 한반씩 있으며 전교생이 유치원 포함 68명이 있는 작은 학교입니다. 학교 행사가 있을 때마다 동네 잔치라고 봐도 무관할 정도로 많은 분들이 오십니다. 

예쁜 학교입니다.

하늘에 휘날리는 만국기, 운동회 시작하기 전, 아이들도 이미 신이 났습니다.

선남련 교장선생님의 개회사가 있었구요. 개회사 후 신나는 운동회가 시작되었습니다.

저학년들 입니다. 가운데 네트 너머로 공을 많이 넘기는 쪽이 이기는, 재미있는 게임이었습니다. 물론 공은 물렁물렁한 안전한 공이었습니다.

고학년들은 협동걷기 게임을 했습니다. 생각만큼 걷기 속도가 나지 않아 아이들이 처음엔 당황해 하더군요. 하지만 누구도 짜증내지 않았습니다. 함께 5년에서 6년을 같이 다닌 아이들이니 그럴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영차 영차 하는 모습이 귀여웠습니다.

줄다리기! 으쌰으쌰!! 2:1로 청팀이 이겼습니다. 아이들 모두 목장갑을 끼고 정말 열심히 당겼습니다. 아이들 몰래 줄 제일 뒤에서 당기든 선생님들과 부모님들을 전 봤습니다.^^

중간 타임입니다. 아이들이 준비한 장기자랑 시간이었습니다. 춤도 추고 노래도 부르고, 담임선생님과 같이 준비한 반도 있었습니다. 흥겨웠습니다. 다만 이 날 상당히 더웠는데, 아이들을 운동장에 모두 앉힌 것은 좀 의아했습니다. 솔직히 구경하던 아이들의 표정이 내내 밝지는 않았습니다. 모래 바람 날리고, 준비한 것을 보여주는 것도 중요하지만 아이들이 주인공이라는 것이 더 중요하다고 생각됩니다.^^

귀여운 유치부 아이들은 비눗방울 놀이에 흠뻑 빠졌습니다.^^

밀어라! 굴려라! 아이들은 정말 신나게 달렸습니다.

학교를 떠나갈 듯 들리는 소리, "청군 이겨라! 백군 이겨라!"^^

부모님들 게임이었어요. 저걸 뭐라고 하죠? 고무재질로 된 말 같았는데, 이것을 타고 한바퀴 돌아오기, 허벅지 확실히 땅땅해 졌습니다.^^

전체 놀이, 훌라후프 돌리기였습니다. 아이들과 함께 하는 재미가 솔솔했습니다.

제가 작년에 우산초등학교 운동회에서 가장 반했던 종목입니다. 전교생 이어달리기.

1학년부터 6학년까지 전교생이 두명씩 짝을 지어 운동장 반바퀴씩 돕니다. 어찌나 신나고 재미있던지요. 이기는 것이 목적이 아니라 친구와 함께 달리는 것에 더 의미가 있었습니다. 모든 아이들이 달립니다. 작은학교라서 가능한 종목입니다.

마지막 게임이었어요. 풍선 채우기, 모든 팀원들이 나와서 풍선에 바람을 불어 비닐에 담아서 채웠습니다. 채운 것으로 끝인 줄 알았는데 본게임이 남아 있더군요. 시~작! 하면 상대편 풍선을 먼저 다 터트리는 팀이 이기는 게임이었어요. 시~작! 하니 "와!!!!" 소리와 함께 달려가고 "펑! 펑" 소리와 함께 "와~~~!! " 하는 우뢰와 같은 함성이!!^^

마지막까지 재미있었습니다.

모든 게임이 마치고 아이들은 간단한 간식을 먹고 종례 후 오전에 마쳤습니다. 개인적인 생각이지만 점심을 먹지 않고 마치니 좋았습니다. 사실 좀 더웠거든요.

총평을 하자면 모든 아이들이 함께 즐길 수 있는 종목들이 많아 좋았습니다. 선생님들께서 아이들과 함께 하시는 모습이 보기 좋았습니다. 부모님들 종목도 중간중간 들어있어 유쾌함을 더했습니다. 특히 몸빼바지 입고 이어달리기는 배잡았습니다.

아쉬운 점은, 청군, 백군 이라는 팀 구분 명칭이 어색했습니다. 저는 개인적으로 학교에 아직 남아있는 군대식 용어에 대해 어떤 형태든 거부감이 있습니다. 학교는 군대가 아닙니다. 자유롭고 건강한 학교 문화를 꿈꾸는 저로서는 청군, 백국, 차렷, 국민체조 등의 군사문화가 아직 학교에 남아있는 것이 씁쓸했습니다. 운동회 도입 부분에 했던 새천년 체조는 참 좋았습니다.

내년부터는 청군, 백군이 아니라 더 아름답고, 아이스러운 팀 이름이 나왔으면 하는 바램을 가져봅니다.

운동회는 말 그대로 운동하고 하루 즐겁게 노는 날이라고 생각됩니다. 

우산초등학교 운동회는 모두가 편안했고 즐겁게 논, 모두의 시간이었습니다. 특히 올해는 신기하게도 청군과 백군의 점수가 똑같았습니다. 그렇습니다. 과연 운동회라고 해서 꼭 팀을 나누어 점수로 평가하고 승자와 패자로 구분하는 것이 교육적인가에 대한 고민도 해봅니다. 경쟁을 통한 승리가 아닌 협동을 통한 하나됨을 추구하는 방법도 찾아보면 재미있을 것 같습니다.

매년 더 즐거워지는 우산초등학교 운동회입니다. 개인적으로 아쉬었던 것은 제가 작년에도, 올해도 학부모 이어달리기에 선수로 출전했습니다. 작년에는 잘 달렸는데 올해는 영 아니었습니다. 해가 갈수록 몸이 무거워짐을 느낍니다. 내년 이어달리기를 위해서 지금부터 특훈을 할 예정입니다. 아이들 운동회지만 아빠도 더 즐기기 위함입니다.^^

작은학교라서 가능했던 우리 모두가 다 같이 즐긴 운동회, 내년이 더 기대되는 운동회, 바로 우산초등학교 운동회입니다.

친구들과, 부모님들과 함께 하는 시간이 많을 수록 아이들은 더 따뜻하게 성장할 수 있습니다.

날이 더웠던 만큼 우리들의 열정도 뜨거웠던 날이었습니다.

작은 학교들을 응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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