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산 청보리가 보는 세상이야기

경남 교육청 북카페, 지혜의 방에 다녀왔습니다.

마산 청보리 2017. 2. 12. 07:00

지난 2월 2일, 경남교육청 제 2청사인 '소통관'이 문을 열었습니다. 사실 일반 관청이 개청식을 한 것에 대해선 저는 개인적으로 관심이 없습니다. 하지만 '소통관'은 달랐습니다. 1층에 '지혜의 방'이라고 하는 북카페가 들어섰기 때문입니다. 신문기사를 접해 소식을 먼저 접했습니다.

박교육감은 "책 향기가 물씬 풍기는 파주 출판단지 '지혜의 숲'을 본떠 지혜의 방으로 이름을 정했다."고 말했다. '지혜의 방' 책 보유량은 1만 권으로 전문 북 카페 이상을 자랑한다. 교육감과 교육청 직원들이 내놓은 도서와 (주)센트랄에서 기증한 850권, 지역도서관에서 이관받은 도서 등으로 책들이 서가를 빼곡하게 메웠다. 복합 기능을 갖춘 전시실에서는 앞으로 다양한 장르 소규모 공연이나 전시도 만나볼 수 있다. 오픈 행사로는 이오덕, 권정생, 하이타니 겐지로 작품으로 꾸며진 '아이처럼 살다.'라는 특별전시회가 마련됐다.

 - 2017년 2월 2일자 경남도민일보

꼭 가서 보고 싶다는 생각이 있었는데 때 마침 2월 3일, 창원 일이 있어 간 김에 들렀습니다.

제 2청사 '소통관' 건물입니다. '경상남도 선거관리 위원회' 건물 바로 옆이었으며, 기존 도교육청 뒤편에 위치해 있습니다.

주차시설이 있더군요. 제가 금요일 12시 40분 쯤 방문했는데 주차건물 1층에 자리가 2~3개 정도 있었습니다. 전반적으로 주차시설이 부족하긴 하나 그나마 위안은 됩니다.

입구에 들어가니 이오덕선생님과 권정생 작가님, 하이타니 겐지로 선생님의 특별전시회가 진행중이었습니다. 3월 10일까지 전시됩니다. 이오덕 선생님과 권정생 작가님은 워낙 유명하신 분이고 하이타니 겐지로 선생님도 17년간 초등 교사를 하신 후 아이들을 위해 다양한 책을 쓰신 일본 아동문학의 어른이시지요. 둘러봤습니다.

세분이 쓰신 이렇게나 많았습니다. 날 잡아서 아침 일찍 가서 읽어볼 계획입니다.

박종훈 교육감이 기증한 책들입니다. 꼼꼼히 둘러보지는 못했습니다만 제 친구인 '흙장난'에 따르면 책들이 좋다고 하더군요. 박종훈 교육감의 책 사랑은 유명합니다. 전 도민이 책을 한 권씩 끼고 다니는 날이 왔으면 좋겠다고 말씀하실 정도입니다. 북카페에 박종훈 교육감의 책사랑이 듬뿍 담겨 있었습니다.

(주)센트랄에서 850권을 기증했습니다. 센트랄은 창원에 본사를 둔 자동차 부품 생산 기업으로 지역사회에 많은 도서를 기증하고 있었습니다. 2015년 9월에는 '독서의 달'에 독서문화 진흥 유공자에게 포상하는 '제21회 독서 문화상'에서 문화체육관광부 장관 표창을 수상했습니다. 매월 2권씩 추천도서를 선정하여 직원들에게 2년간 책 1,379권을 지급하고 사내에 책 600여 권을 구비했다고 합니다. 당해 수상한 25명 중 기업 수상단체로는 센트랄이 유일했습니다.


그리고 그 해 9월 센트랄은 도서 621권을 경남 지역 15개 시, 군 도서관에도 기증했습니다. 매년 정기적으로 필요한 곳에 도서 기증을 하여 사회와 상생해 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네요.


'책을 좋아하는 회사라? 직원들에 대한 대우는 어떨까?' 센트랄에 대해 조사(?)를 해봤습니다. 그랬더니 놀라운 결과가!


2016년 11월 17일 경남도민일보 기사에 따르면 센트랄은 야근 줄이기와 회의문화 개선에 특별한 노력을 하고 있었습니다. 일례로 2016년 1월부터 사내 모든 PC가 퇴근 시간 이후 자동으로 종료되는 시스템을 도입했고, 짧은 회의는 29분, 긴 회의는 59분 안에 마무리하는 캠페인을 진행했네요. 매주 수요일 '가족 사랑의 날'에는 정시퇴근 하는 등 야근자 비율이 20%에서 11월달 10%까지 줄었다고 합니다.


이 모든 게 사실이고 지금도 진행중이라고 한다면 답은 하나네요.


기업들도 책을 봐야 합니다. 돈이 먼저가 아니라 사람이 먼저라는 것, 직원이 행복해야 회사도 성장한다는 것을, 책을 읽은 자만이 깨우칠 수 있는 것 같습니다. 


'지혜의 방'에 책나눔은 센트랄의 지역과 상생하고자 하는 기업 마인드 실천임에 분명합니다. 참 좋은 기업같아요. 창원에 이런 기업들이 많아져서 노동자분들끼리 차별받지 않고 고용안정으로 인해 가족들이 화목해지며, 저녁은 가족들과 함께 하며 책도 함께 읽는, 모두가 행복한 도시가 되기를 바랍니다. 

<센트랄 회사로부터 어떤 협조도 받지 않았음을 알립니다.^^;;>


그 외에도 책은 아주 많습니다. 1만권은 적은 게 아니지요.

피아노도 있습니다. 연주도 가능하다고 합니다.

학생 저자 책만 모은 켠도 있습니다.

아이들과 엄마들과 함께 편하게 책을 볼 수 있는 온돌방도 준비되어 있습니다. 배려가 돋보였습니다.

카페입니다. 바리스타분과 특수교육기관인 창원천광학교 실습생 4명이 운영합니다. 방문객이 몰리는 시간에는 (아마도 점심식사 후) 배진수 특수교육담당 장학관도 거든다고 합니다. 가격은 아래 사진과 같습니다. 너무 착하지요. 1,000원~2,000원. ㅠㅜ. 학생들 인건비는 제대로 나올 지 의문입니다. 많이들 가셔서 많이들 마셔야 겠습니다.^^

내부 구조입니다. 그리 고급스럽지 않으면서 깔끔합니다. 북카페이기에 손님이 많을 때는 소란스럽기도 합니다. 하지만 손님이 적은 시간에 가면 충분히 한적하게 책과 음료를 즐길 수 있습니다.


와이파이가 빵빵한지는 제가 기억이 나질 않네요. 아마 되겠죠? 북카페의 매력 중 하나는 음료를 시켜서 노트북으로 작업을 하는 것이니까요.^^ 


오픈 시간은 오전 9시부터 밤 9시까지라고 합니다. 이야...정말 카페네요. 아직 책이 대여되지는 않았습니다. 이 부분은 검토하고 있다고 합니다. 일반 북카페는 대여가 안되지 않나요? 저는 개인적으로 대여는 안 했으면 좋겠습니다. 그래야 그 책을 읽기 위해 다시 방문할테니까요.^^


'지혜의 방'은 경남교육청이 도민들을 위해 공간을 열었고 그 수단이 책과 카페라는 것은 아주 매력적입니다. 북카페 안에 교육청 홍보를 위한 전시물이 없어서 더욱 마음에 들었습니다. 단순 홍보용 카페가 아닌 도민들을 위한 휴게공간을 교육청에서 준비해 준다는 것은 분명 양질의 서비스입니다.


저도 한번밖에 가보지 못해서 더 자세한 내용은 모르겠습니다. 혹시 궁금하신 사항이 있으시면 미리 통화를 하는 게 현명할 듯 합니다. 북카페 전화번호는 (055-210-5200)입니다.


저 동네 사람들이 부럽다는 생각도 잠시 들었지만 어차피 관공서가 모인 곳, 일 보러 오셨다가 들리셔서 생활의 여유를 만끽하시는 것도 좋을 것 같습니다. 소중한 사람을 초대한다고 해도 전혀 손색이 없습니다. 


거대한 건물을 짓고 길을 넓히는 것만이 도민을 위하는 것은 아닐 것입니다. 자신을 성찰하고 주위를 돌아보게 하는 내면의 힘을 기르는 일도 중요합니다. 경상남도 교육청의 통합도서관 운영과 더불어 북카페 '지혜의 방' 오픈은 이런 면에서 도민들을 위해 꼭 필요한 서비스라고 생각됩니다.

 책을 읽지 않고 산다는 것은 생에 큰 기쁨 하나를 놓치고 사는 것과 같습니다. 우리는 외모 가꾸기에 너무 치중하고 있습니다. 이젠 내면도 가꾸어야 할 때입니다. 책과, 사람과, 차를 만날 수 있는 곳, 경남교육청 제 2청사 1층, 북카페, '지혜의 방'으로 여러분을 초대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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