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산청보리' 요리 이야기

아내가 아픈 날..아내 대신 요리를 했습니다.

마산 청보리 2016. 10. 15. 07:00

아내는 현재 전업 주부입니다. 8살 된 딸아이와 3살 된 개구쟁이 아들을 돌보고 있습니다. 

저는 직장일 한 답시고 일주일에 3~4일을 늦게 귀가합니다.


귀가하여 아이들과 자고 있는 아내를 보면 집에서 애 본다고 고생하는 것이 떠올라 미안하고, 고맙고, 안쓰럽다는 생각이 많이 들었습니다.


아빠가 아프면 아빠만 병원 가면 됩니다.


하지만 엄마가 아프면 집이 마비가 됩니다.


10월의 어느 날, 아내가 아팠습니다.


"여보 괜찮아?"


"응, 30분만 누웠다가 일어날께."


가족 외출을 하고 온 직후였습니다. 아내는 상당히 힘들어 했고 편히 쉴 수 있도록 아이들을 제가 돌봤습니다.


시간이 흘렸고 아내에게 다시 말을 걸었습니다.


"여보 괜찮아?"


"응, 조금만 누워있다가 애들 만두국 끓일께."


아내는 아픈 와중에도 아이들 밥이 신경쓰였나 봅니다.


저는 아내에게 알겠다 답하고 부엌으로 향했습니다.


그리 뛰어난 실력은 아니지만 간단한 요리를 하고 평소 요리에 관심도 많았기에 제가 만두국을 끓이기로 했습니다.


냉장고를 뒤져보니 여러 재료 들이 나왔습니다.


우선 물에 표고버섯, 다시마와 멸치를 넣고 국물을 우려냅니다.

생협에서 나온 좋은 제품이 있더군요. 간단히 끓는 물에 넣었습니다.

물이 끓는 동안 냉동실에 있던 떡을 꺼내 물에 미리 담궈두었습니다. 


솔직히 이유는 모릅니다. 저번에 아내가 떡국 끓일 때 보니 떡을 미리 물에 넣더군요.

재료를 준비합니다. 만두만 넣고 끓이면 심심할까봐 떡도 준비했고 계란도 준비했습니다.

야채도 미리 손질합니다. 제가 먹었던 떡만두국에 뭐가 들었었는지를 기억하며 집에 있던 재료들을 손질했습니다. 양파, 파, 애호박을 먹기 좋게 썰었습니다.

계란도 풀었구요.

새우젓이 있더군요. 소금으로 간 하는 것 보다는 새우젓으로 간을 하면 왠지 깊은 맛이 나올 것 같아 새우젓으로 간을 했습니다. 국간장도 준비했습니다.

어느 새 물이 끓기 시작했습니다.

그 중에 딱딱한 애호박 먼저 넣었습니다.

양파도 넣었구요.

파도 넣었습니다. 간은 새우젓과 국간장으로 했습니다. 국간장을 많이 넣으면 왠지 비린 것 같아서 국간장은 조금만 넣고 새우젓으로 간을 봤습니다.

떡을 먹어보니 야들야들하게 잘 익었더군요. 계란을 넣었습니다.

팔팔팔! 끓여 줍니다.

짜잔! 만두국이 완성했습니다.

제가 며칠 전에 볶아 두었던 김치를 꺼내 아이들에게 차려 주었습니다.


"아빠! 완전 맛있어! 짱짱짱!"


"아빠, 또 조요."


아이들이 두 그릇씩 먹어주니 어찌나 고맙던지요.


시간이 지나 아내가 나왔습니다.


"어머, 당신이 끓였어?"


"응, 더 누워있지."


"괜찮아."


아내도 일어나 제가 끓인 떡만두국에 밥을 말아 먹었습니다.


"여보, 맛있네."


정말 기분 좋았습니다.


너무나 흔한 한끼 밥입니다.


하지만 이날 떡만두국은 저에겐 특별한 음식이었습니다.


가족의 소중함을 느낄 수 있었고, 아내의 감사함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요리를 할 수 있다는 것이 정말 필요하다는 것도 새삼 느낀 하루였습니다.


이젠 아내가 아프지 않아도 주말엔 제가 요리를 해야 겠다는 다짐이 했습니다.


가족이 가장 소중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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