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산 청보리' 사는 이야기

세상에 이럴수가! 스스로 자라다니!

마산 청보리 2016. 6. 13. 13:55

텃밭에서 나름 여러가지를 시도해 오고 있습니다.



'초보 농사꾼들의 좌충우돌 농사짓기' 같은 경우는 DAUM 블로그 메인에 뜨기도 했습니다.


엄청난 조회수를 기록했는데요. 그만큼 현대인들의 텃밭에 대한 관심을 반증하는 것 같기도 합니다.


아무튼 저희들은 여전히 초보로서 (농사꾼은 아닙니다. 농사꾼이라는 표현은 너무 건방진 것 같아 생략합니다.) 


텃밭에서 이런 저런 시도를 하고 있습니다.


텃밭을 가꾸고 나서 달라진 것이 있습니다. 그것은 바로 일기예보에 집중하게 된 것인데요. 


비가 오는 지, 안오는 지, 비가 언제 오는 지 등 비 소식에 민감해 지더군요.


텃밭을 가꾸지 않을 때는 무조건 비가 안 오는 날이 좋은 날이었습니다. 가족들이 놀러를 가야 했으니까요. 하지만 텃밭을 가꾸고 나선 비오는 날은 채소들이 잘 자랄 생각에 흐뭇해 하고 있습니다.


지난 주말, 간만에 또 텃밭을 찾았습니다. 그런데 이럴수가!!! 이 놈들이 스스로 알아서 잘 크고 있었습니다.ㅠㅠ..


풀도 뽑아 준 적 없고, 약도 친 적이 없는데...하늘에 맡기기만 했는데 너무 탐스럽게 자라고 있어서 절로. '이럴수가'라는 탄성이 나오더군요.

배춘가요? 쑥쑥 자랐습니다.

방울 토마토도 애법 모양을 갖춰 갑니다.

헉! 막대도 안 대었는데 고추가 이렇게나!!

텃밭을 가꾸고 달라진 점이 또 하나 있습니다.


아이들이 텃밭에 가서 놀때 스마트 폰이나 TV등을 찾지 않는 다는 것입니다. 아이들은 민들레를 찾아서 입으로 불고 엄마, 아빠 도와 풀도 뜯고, 호미로 땅을 막 파며 놉니다. 이번에는 해먹을 가져가서 나무에 달았지요. 해먹에서 한참을 놀다 잠이 들고, 풀벌레 소리 들리고, 무릉도원이 따로 있지 않았습니다. 

딸 아이가 정성껏 딴 채소들입니다. 고추와 배추잎입니다. 배추 잎은 가운데를 잡아 뜯은 것도 보이네요.^^

아내 말로는 대파랍니다. 하지만 저희들이 충분히 돌봐주지 못해 소파의 형태로 자랐더군요. 뽑아 왔습니다.

이 날 나름 수확을 했습니다. 주 메뉴는 김치 돼지고기 찜!


상추와 배추, 고추 등 우리 밭에서 자란 채소를 쌈으로 밥을 먹었습니다.


이야...


직접 키운 것을 먹어서 그런지 밥맛이 꿀맛이었습니다.


텃밭을 가꾸는 이유


저희가 텃밭을 가꾸는 이유는 채소값을 아끼기 위해서가 아니였습니다.


노동의 가치를 알고, 생명을 소중함을 깨달으며, 아이들과 자연의 경이로움을 느끼기 위해서 였습니다.


말이 너무 거창한가요?


해서 저희는 채소들만 심은 것이 아니라, 여러 종류의 꽃들도 함께 심었습니다.


신기했습니다.


앞서 말씀 드린바와 같이, 약도 안치고, 풀도 안 뽑고, 물도 제때 못주었는데 2주간 훌쩍 자란 놈들을 보니 너무 신기했습니다.


저는 솔직히 처음엔 텃밭에 부정적이었습니다. 아내의 강한 의지로 동참은 했지만 영 내키지 않았죠.


하지만 이젠 저도 변했습니다. 어젠(6월 12일) 비가 왔는데, 비 올때 심어야 좋다고 하여 비옷을 사서 비를 맞으며 고구마 모종을 심고 왔습니다.


땅의 경이로움을 한껏 느낍니다.


자연의 감사함을 듬뿍 느낍니다.


음식의 소중함에 다시금 고개가 숙여집니다.


농업이 얼마나 소중하며, 감사한 일인지, 이제서야 알게 되었습니다.


초보 텃밭꾼들의 도전은 계속됩니다.


이 땅의 농민 여러분들에게 다시한번 감사와 존중의 마음을 전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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