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산 청보리' 사는 이야기

초보 농사꾼들의 좌충우돌 농사짓기

마산 청보리 2016. 6. 1. 11:56

작은 땅을 분양받았습니다. 아파트 이웃분들과 함께 텃밭가꾸기를 시작했습니다.



하지만 시간이 지나 여러가지 사정으로 저희 가족만 계속 텃밭을 가꾸게 되었습니다.


'농작물은 농부의 발자국 소리를 듣고 자란다.'는 말이 있더군요.


이 부분에서 농작물에게 미안한 마음이 컸습니다. 자주 가지 못했기 때문입니다.


날이 좋은 5월의 어느 날, 온 가족이 텃밭으로 출발했습니다.


아내가 모종을 많이 사 두었더군요. 씨를 바로 심지 않고 모종을 사서 심었습니다.


딸아이가 엄마를 도와 주었습니다.


저도 큰 일을 하고 싶었지만 저는 주로 물을 떠 날랐습니다.


생각보다 물이 많이 필요하더군요.


다행히 물을 떠 오니 아내가 아주 흡족해 했습니다. 그래서 더 신나게 물을 떠 올수 있었습니다.

모종을 심을 정도로 충분히 땅을 파고, 물을 붓고 모종을 심고 땅을 다졌습니다. 


그리고 그 위에 다시 물을 주었습니다.

지나가시던 동네 어르신께서 


"다음 주 수요일에 비소식이 있던데, 화요일쯤에 심는게 좋을꺼야. 지금 심으면 땡볕이라서 말라 죽을 수도 있어."라고 조언을 주시더군요. 


다음 주 일기예보까지 알고 계시는 것이 신기하면서도 이것이 농부의 삶이구나는 생각도 들었습니다.

나름 물을 주고 잘 심었습니다. 하지만 채소들이 생각보다 시들시들해서 걱정도 되었습니다. 


아이들이 땡볕에서 시간을 보내는 것은 힘든일입니다. 


해서 간단한 용품들을 준비해갔고 아이들은 차안에서, 간식을 먹고 놀았습니다.

꽃은 대부분 딸아이가 선택했습니다. 텃밭에 농작물만 심은 것이 아니라 이쁜 꽃들도 여럿 심었습니다.

2주 정도 지나서 텃밭에 다시 가 봤습니다. 사실 얼마나 살아남았을까..라는 걱정을 안고 갔습니다. 


그런데 이럴수가!!!


시들했던 작물들이 파릇하게 자라고 있었습니다.

너무 신기했습니다. 스스로 자라는 것도 대견했고 작았던 것들이 쑥쑥 자라는 것도 신기했습니다.


텃밭을 일구는 것은 처음해 보는 것입니다. 아내의 강한 의지로 농사를 시작했고 처음에 저는 난색을 표했습니다.


"나는 농사 못 짓겠다."고 선언도 했었죠.


하지만 텃밭의, 정확히 말하면 생명의 신비를 경험하고 나니 저 또한 의욕이 생겼습니다. 


저도 있는 힘껏 함께 해야 함을 알게 되었죠.


이미 아내가 저의 장화와 장비들을 구입을 해 두었더군요. 열시 준비가 철저한 아내님..

자주 가 보려 합니다.


이 날 아이들에게 호미를 하나씩 들리고 땅파게 하고 아내는 심고, 저는 물을 떠 날랐습니다. 


시간과 정성이 작물을 키운다고 합니다. 


저는 개인적인 욕심에, 작물과 함께 우리 아이들도 자연과 함께 자라기를 꿈꿉니다.


자연의 경이로움을 배우고, 생명의 소중함을 느끼기를 바랍니다.


호기심으로 시작한 텃밭가꾸기가 고마운 대상이 되어 갑니다.


이제 식탁에 올라오는 먹꺼리가 예전과 같지 않습니다.


많은 분들의 정성이 들어 있다고 생각하니 쉽게 먹히지 않습니다.


이 더운 날에도 밭에 나가 작물을 키우시는 이 땅의 농민분들에게 감사의, 고마움의 마음을 전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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